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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단원고약전 《짧은, 그리고 영원한》
2학년 5반(5권)-엄마,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요 김건우1 속정 깊은 쿨 가이 김건우2 책임감과 배려심이 강했던 진정한 축구돌 김도현 자유로운 영혼의 작은 천재 피아니스트 김민성 속 깊고 철들었던 아들 김성현 형의 자리에 앉아 김완준 그 새벽의 주인공 김인호 사랑했고, 사랑하고, 영원히 사랑할 사람에게 김진광 “나는 듣는 사람, 내가 네게 갈게!” 김한별 한별아 나의 아가 문중식 체체, 엄마를 지켜줘! 박성호 평화와 정의 실현을 꿈꾼 어린 사제 박준민 행복한 마마보이 박홍래 한 마리 자유로운 새가 되어 날아왔어요 서동진 끼가 넘치는 명랑소년, 서동진 오준영 엄마의 편지 : “안산은 아침이 아프다” 이석준 영원한 아가, 이석준 이야기 이진환 곁에만 있어도, 절로 웃음이 나는 아이 이창현 바람처럼 빠르고 햇살처럼 따스한 이홍승 나는 이홍승 인태범 와스타디움 ‘편지 중계’ 다시 쫌 안 되겠니? 정이삭 엄마,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요 조성원 오! 해피 데이 천인호 너는 사랑만 주었다 최남혁 보석처럼 빛나는 아들 최민석 민석이는 떠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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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음식을 하다가 조금 손을 데이고 난 다음 날, 집에 돌아온 엄마에게 너는 엄지손가락이 들어가게 만든, 벙어리장갑 모양의 두툼한 장갑을 내밀었어. 천을 여러 겹 덧대서 비뚤비뚤한 바느질 솜씨로 만든 그 장갑. 그때는 감동보다, 이 녀석이 어떻게 이런 걸 만들었대? 하는 신기함이 더 컸는데, 한 쪽이 불에 그을린 그 장갑을 엄마는 지금도 쓰고 있단다. 언젠가 닳고 해지더라도 엄마 평생 가지고 갈 장갑이구나.
--- 416단원고약전 짧은, 그리고 영원한 2학년 5반(5권) 《엄마,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요》 오준영 〈엄마의 편지 : “안산은 아침이 아프다”〉 내 이름은 이홍승, 열여덟 살, 무슨 일을 하게 될지 아직은 모른다. 지금 좋아하는 일은 미용 일이다. 싫증을 내지 않은 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빌라 현관 밖까지 짭조롬한 간장 냄새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엄마다. 잔업을 마치고 돌아온 엄마가 밑반찬을 만들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나는 두세 계단씩 뛰어올라가면서 소리쳤다. “엄마! 나 배고파!” --- 416단원고약전 짧은, 그리고 영원한 2학년 5반(5권) 《엄마,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요》 이홍승 〈나는 이홍승〉 엄마와 둘이 살다가 수학여행을 떠났다. 엄마는 시력을 잃어 느낌과 촉각으로 이삭을 알아보았다. 생활보조금과 복지도우미의 도움을 받으며 살았다. 엄마를 따랐다. 엄마와 같은 처지의 이웃들을 돌보는 사회복지사가 되는 게 꿈이었다. 어디를 가든 엄마의 손을 잡고 다닐 만큼 착하고 따뜻한 아이였다. 엄마가 오백 원을 주면 자기가 먹고 싶은 것 하나만 사서 먹지 않고 꼭 엄마와 자신이 함께 먹을 수 있도록 두 개를 샀다. 지 좋아하는 것 하나, 엄마 좋아하는 거 하나. 혼자 남은 엄마가 차분하게 이삭이의 삶을 말한 걸 적었다. “방안에 공기가 하나도 없는 거 같아요…… 우울하다가도 이삭이 생각을 하면 웃음이 나고…… 너무 보고 싶어.” --- 416단원고약전 짧은, 그리고 영원한 2학년 5반(5권) 《엄마,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요》 정이삭 〈엄마,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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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그리고 1년이라는 시간
2015년 3월, 세월호 참사를 1주기 앞두고 단원고 희생자들에 대한 약전 기록이 시작됐다. 준비 과정을 밀쳐두더라도 꼬박 1년이 넘은 것이다. 꽃샘추위가 기승인 3월을 시작으로, 안산에서 봄을 맞고,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함께하고, 겨울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이제 다시 봄이 오고 있다. 일주일을 앓다 약전 취재를 위해 처음 유가족을 만난 날을 기억한다. 그 날은 봄비가 내린 뒤라 꽤 쌀쌀했다.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약전작가 컨테이너에서 아이의 어머니를 기다리는 동안 마음이 초조했다.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인사말은 뭐가 좋을지 궁리하느라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더니 나중엔 피 맛이 났다. 하지만 정말 힘든 건 내 마음을 단단히 하는 거였다. 나는 떨리는 심장을 어쩌지 못하고 서늘한 컨테이너 안에서 식은땀을 흘렸다.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온 어머니는 나보다 단단했다. 5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듣는 동안 가져간 휴지 한통은 내가 다 써버렸다.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2014년 4월 16일 아침까지 겪은 일들이 내 속에 오롯이 담기는 시간이었다. 그 날 집으로 돌아와 꼬박 일주일을 앓았다. 아이들의 삶이 내 가슴에 문신처럼 새겨지다 시간이 지나자 가고 없는 아이가 내 속에서 되살아났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생전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이의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들리는 착각에 빠진다. 그렇게 아이들은 글에서 다시 태어났다. 실제로 대부분의 약전이 세월호 참사 직전까지의 삶을 기록하고 있다. 완성하고 보니 곱지 않은 삶이 없다. 안타까움에 탄식이 절로 나올 만큼 그들은 소중한 존재였다. 그렇게 작가들의 가슴엔 자신이 기록한 희생자의 삶이 문신처럼 새겨졌다. 그리고 이제 그 문신은 무엇으로도 지울 수 없게 되었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 그리고 기억하기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나 생각하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도 아니다. 거창하지도 않다. 기억하는 일이다. 잊지 않겠다는 처음의 약속을 지키는 거다. 진실이 밝혀지고, 아이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진짜 나비가 되고 별이 되는 날까지 기억하고 기억하는 거. 그게 우리에게 주어진 몫이다. 작가들의 가슴앓이로 완성된 416 단원고 약전이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희망이 되길 바란다. 더불어 세월호 참사로 상처받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도 치유를 줄 수 있길 희망한다. -오시은(약전발간위원·집필 작가) / 월간 [어린이와 문학] 기고글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