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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2부 3부 4부 역자의 말 |
Andrew Sean Gr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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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熙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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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도치된 삶을 살아가는 기구한 운명의 내밀한 고백이면서 동시에 우리에게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지, 시간의 본질이 무엇인지 새삼 묻게 합니다. 듣는 대상에 따라 변하는 몇 겹의 고백의 목소리가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과 장소와 결합하여 빚어내는 이 슬픈 감정의 파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는 결국 읽는 사람 각자의 몫이겠지요. 하나 우리 인생이 시간과 환경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결정론적인 사고를 그대로 인정한다 해도, 거꾸로 우리는 거기에 대항하는 가련한 몸짓이라도 내보여야 그래야 그것이 진정 우리의 인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 역자의 말 중에서 그것은, 게처럼 내가 뒤로 간다는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열두 살 소년처럼 보인다. 거의 예순이 다 된 나이에 내 운동화에는 모래가 들어 있고, 모자 테두리에는 진흙이 묻어 있다. 지금 나는 사과 속과 같은 볼품없는 미소를 얼굴에 그리고 있다. 그러나 한때는 총을 들고 가스 마스크를 쓴 스물두 살의 멋진 청년으로 보였다. 그전에는 지진이란 재앙 속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찾아 나선 삼십대 남자였다. 그리고 그전에는 열심히 일한 사십대, 세상을 두려워한 오십대, 그렇게 세상에 태어난 시기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늙어갔다. --- p.15 “나는…… 네가 생각하는 내가 아니란다.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니야. 물론 내가 어떤 모습인지는 나도 안다.” 나는 중간 중간 거친 숨을 몰아쉬며 힘들게 말을 토해냈다. 내 목구멍이 그 바보 같은 말을 흘려보내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계속 말을 이었다. “앨리스, 난…… 난 열일곱 살이야. 무슨 말인지 알겠니? 앨리스, 난 소년이야.” 깜짝 놀란 당신 표정을 보았을 때 나는 무언가가 분열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소. 당신은 나를 그 방 안에 있는 또 다른 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지. 그곳에 내가 있었는데. 내내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이며, 한때 단념한 사랑을 알려주는 존재로 그 방 안에 있었는데도 말이오. 카펫 위, 당신 앞에 무릎 꿇고 있었는데. 내내 당신처럼 비참한 심정으로 그곳에 있었는데도. --- p.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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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티볼리의 평범하지 않은 삶을 통해 되묻는
시간, 외모와 실제, 그리고 영원불멸한 사랑의 본질 2004년에 출간되어 전미 최고의 작가들과 비평가들에게 절찬을 받은 《막스 티볼리의 고백》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부분은 주인공 막스 티볼리가 70살 노인의 외모로 태어나 시간이 흐를수록 젊어진다는 기발한 설정 자체에 있다. 독특한 신체 변형을 소재로 한 버지니아 울프의 《올란도》,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등의 고전을 연상시키는 이 작품에서 막스는 남들과는 반대되는 시간의 흐름을 경험하며 기구한 삶을 사는데 그의 여정을 통해 독자들은 시간이라는 것이 결코 절대적이거나 고정적인 것이 아닌 허구적이고 상대적일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또한 노인의 외모를 하고 있지만 안으로는 겁 많고 여린 소년의 내면을 간직한 막스의 유년 시절이나, 반바지를 입은 12살 소년의 모습이지만 실은 연민 어린 시선으로 삶을 관조하는 따스한 심성의 노인인 막스의 노년은 우리에게 한낱 신기루와 같은 외모에 집착하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가르쳐준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감동을 빛나게 하는 건 막스가 평생을 걸쳐 뒤쫓은 앨리스와의 세 번에 걸친 만남과 이별, 그럼에도 영원히 지속되는 사랑이다. 늙은 몸뚱어리를 가진 소년 시절에는 천형과도 같은 육체로 인해 다가가지 못하고 애만 태우다, 정신의 나이와 육체의 나이가 동일해진 30대에 마침내 결혼으로 사랑의 결실을 이루나, 다시 어린 아이의 몸으로 되돌아가 결국 좌절하고 마는 막스의 애절한 사랑은 읽는이로 하여금 다시 없을 슬픈 감정의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언제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결코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앨리스의 곁에 머무는 막스의 용기와 고집스러울 정도의 치명적 사랑은 그를 더 이상 남과 다른 외모로 인해 불행한 삶을 산 가련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게 만든다. 그가 남긴 마지막 편지에는 “너무 짧은 인생. 슬픔만 가득한 인생. 그러나 난 내 인생을 사랑했소”라고 적혀 있다. 누구보다 슬픔과 좌절이 많았던 막스지만 운명에 처연히 굴복하기보다는 삶을 긍정하고 적극적으로 살아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앨리스에 대한 사랑이었음을 확인하게 하는 대목이다. 밀도 높고 장중한 바로크적 문체와 틈틈이 숨어 있는 독창적인 은유와 날카로운 유머,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뒤로 갈수록 막스의 사랑의 행방이 밝혀지는 추리소설적 구성으로 읽는 맛을 더한 《막스 티볼리의 고백》은 모든 독자에게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재미와 감동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