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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허균이 살다간 시대
제1부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난 예술가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난 예술가 엄정한 유학자의 길을 걸어간 아버지 벗과 사귀며 글을 배우다 시의 세계를 가르쳐준 작은형 허봉 천재 시인 허난설헌 서얼 출신의 스승, 손곡 이달 스승의 전기 '손곡산인전' 참다운 글공부의 시작 불교의 가르침을 전해준 사명당 제2부 전쟁의 참상을 시로 읊다 임진왜란이 일어나다 나라를 지키기 위한 대책을 논하다 전쟁의 아픔을 딛고 첫 저서 '학산초담' 낙산사에서 시집을 엮다 제3부 출세의 꿈, 귀거래의 꿈 드디어 문과에 급제하다 하늘이 주신 본성대로 살리라 파란 만은 벼슬길에 오르다 지식의 목마름을 달래준 중국 중국 시인과의 만남 벼슬의 즐거움, 파직의 아픔 출세의 꿈, 귀거래의 꿈 놓쳐버린 출세의 길 금강산에서 신선 세계를 꿈꾸다 드디어 군수가 되다 중국 사신 주지번과의 만남 유교와 불교의 세계를 넘어 제4부 유배지에서 탄생한 문집 떡 한 덩이의 의미 '장생전'을 통한 현실의 고발 조선 최고의 시선집 '국조시산' 동지들과 함께한 시간들 인간의 숙명적 한계를 보여준 '남궁선생전' 이건 허균의 시다 궁녀들의 이야기를 시로 읊다 자연을 그리며 지은 '한정록' 소외된 벗들을 위한 '전오자시' 동지들을 과거에 급제시키다 유배지에서 탄생한 문집 친구의 억울한 죽음에 붓을 꺾다 제5부 혁명을 꿈꾸다 '홍길동전'에 담긴 허균의 개혁사상 호민론과 유재론 서얼 동지들의 옥사 권력의 핵심에 들어가다 유교반도의 길 폐비론을 일으키다 옛 제자의 밀고 사면초가 실패한 혁명 에필로그 - 허균은 과연 역적인가 인명해설 허균 연보 참고문헌 찾아보기 |
Hur Kyoung-jin,許敬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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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이 귀양 떠나던 날에 여러 벗들이 나와서 전송해주었다. 술과 안주를 가지고 나와서 위로해준 친구도 있었고, 시를 지어주며 함께 슬픔을 나눈 친구도 있었다. 허균은 1611년 1월 15일 함열에 도착했다. 허균이 비록 귀양 왔다지만 당상관까지 올랐던 실력자인 데다 형이 아직도 판서로 있었기에 힘들지 않은 귀양살이를 했다. 현감 한회일이 연어알을 비롯한 토산품들을 자주 보내주었고, 이웃 고을인 용안의 현감까지도 음식물을 보내주었다. 한회일은 기생들을 데리고 찾아와서 위로해주기까지 했다.
할 일 없어 책상자를 들쳐보던 그는 백거이의 시집을 찾아냈다. 1609년에 유용을 맞으러 종사관으로 나갔을 때에, 서명으로부터 받았던 것이다. 당나리 시인 백거이는 여러 가지로 혀균과 비슷했다. 홀어머니에게서 자랐고, 아내를 여의었으며, 중들과 어울려 좌선하기를 즐긴 시인이었다. 더군다나 그가 강주사마로 쫓겨난 것도 지금 귀양 온 허균과 같은 나이였고, 그 뒤에 노장 쪽으로 기운 것까지도 같았다. 허균은 그가 강주로 쫓겨나 지은 시들 가운데 25편을 골라서, 그 운을 그대로 빌려 자기의 마음을 읊었다. 낯선 곳에서 봄도 저물려 하니 나이가 늙는 것을 어찌할거나. 숲 속 꽃 위로 빗즐기가 언뜻 스쳐가자 새들의 지저귐도 더욱 맑아졌네. 신세도 한가로워진 나그네가 하늘과 땅 사이에서 거칠 것 없이 노래 부르니, 삶을 잊으려고 무엇에 힘입었던가 책상 위에는 '능가경'이 있을 뿐일세. --- pp.278-27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