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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풀잎에서 메뚜기가 떨고 있구나
조정육
고래실 2002.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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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조선시대 회화사

책소개

목차

1. 연담 김명국 - 어느 통신사 수행화원의 일기
2. 설탄 한시각 - 현란한 낙조는 붓끝에서 잠든다
3. 공재 윤두서 - 슬픈 자화상
4. 남리 김두량 - 자연으로
5. 겸재 정선 - 금강산에 피어난 힘찬 필치
6. 관아재 조영석 - 모두 떠나갔는데 그림만 남았군요
7. 능호관 이인상 - 겨울 소나무에 찬바람은 불고
8. 현재 심사정 - 가을 풀잎에서 메뚜기가 떨고 있구나
9. 표암 강세황 - 나에게는 나의 길이 있다

저자 소개 1

글과 강의를 통해 옛 그림에 담긴 인간 정신의 진수를 전하는 작가이다. 전남대학교 불문과, 홍익대학교 미술사학과 석사, 동국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다. 고려대학교, 국민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그림을 통해 동양의 정신과 사상을 알리기 위해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옛 그림을 소재로 삶의 이야기를 녹여낸 『그림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를 시작으로 『거침없는 그리움』 『깊은 위로』로 이어지는 ‘동양미술 에세이’ 시리즈,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에 맞춰 불교의 진경과 동양화의 진경을 아우르는 ‘옛 그림으로 배우는 불교 이야기’ 시리즈를
글과 강의를 통해 옛 그림에 담긴 인간 정신의 진수를 전하는 작가이다.
전남대학교 불문과, 홍익대학교 미술사학과 석사, 동국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다. 고려대학교, 국민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그림을 통해 동양의 정신과 사상을 알리기 위해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옛 그림을 소재로 삶의 이야기를 녹여낸 『그림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를 시작으로 『거침없는 그리움』 『깊은 위로』로 이어지는 ‘동양미술 에세이’ 시리즈,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에 맞춰 불교의 진경과 동양화의 진경을 아우르는 ‘옛 그림으로 배우는 불교 이야기’ 시리즈를 펴냈다. 『그림공부, 사람공부』 『좋은 그림 좋은 생각』 『그림공부 인생공부』 등을 통해 옛 그림에 담긴 인생의 지혜와 가르침에 귀 기울이는 한편, 『조선의 글씨를 천하에 세운 김정희』 『조선의 그림 천재들』 등 어린이를 위한 책, 그림 명상 에세이 『오늘 하루도 잘 살았습니다』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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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752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9995036

책 속으로

얼마 전에 아버지가 그린 개 그림을 보았을 때도 김덕하는 소스라치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무 아래 앉은 개가 가려운 듯 뒷발로 몸을 긁고 있는 그림이었는데, 이런 형식의 그림은 아버지 말고도 여러 사람이 즐겨 그렸다. 그런데 아버지가 그린 그림은 그 누구의 그림도 아니고 오로지 아버지만이 그릴 수 있는 그림이었다. 가려운 곳을 긁고 있는 개의 표정은 그야말로 백미가 아닐 수 없었다. 그 표정은 오랫동안 개의 속성을 관찰한 사람만이 집어낼 수 있는 것이었다. 가려운 곳을 긁을 때의 그 시원함과 만족감이 개의 얼굴에서 온몸으로 이어지고 있었고, 그림을 보는 사람의 감정까지 시원하게 해주었다. 아버지의 개 그림과 똑같이 그린 다른 사람의 그림들은 아버지의 그림에 비하면 그야말로 메아리에 불과했다.

p.132

"메뚜기가 가을 풀잎에서 떨고 있구나!"
5~6월에 왕성하게 활동을 하는 메뚜기는 가을이 되면 알을 낳고 죽는 곤충이다. 그런데 어느 가을 날 바위 틈에서 자란 풀잎을 보니 메뚜기 한 마리가 붙어 있었다. 그때 심사정은 가슴 한켠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여름의 싱싱한 풀 위가 아닌 탄 이슬 내리는 가을 풀위에 힘겹게 앉아 있는 메뚜기가 왠지 자신의 못브 같았다. 풀잎에 곧 떨어져 내릴 것 같은 모습. 그것은 그림 하나로 이 험한 세상에서 떨어져 내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자신과 하등 다를 바 없었다.

p.278

"내가 비록 왜인들의 요구에 의해 선화를 그려 주기는 했지만, 잠을 줄여 가면서까지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선화가 나의 기질과 잘 맞았기 떄문이다. 하기 싫은 일이었다면 업무가 끝난 이후에 쉬어도 될 터였다. 그러나 기분이 내키는 대로, 때로는 슬쩍 장난기를 섞어 넣어도 그들은 그저 좋아하기만 했다. 어느 떄는 내가 생각해도 붓질 몇 번만으로 그린 스님상에서 천지를 꿰뚫는 듯한 알 수 없는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경구는 극히 드물었다. 밤새 그려 봐야 한 작품 나올까 말까였다. 그런 작품이 나오면 나는 왜인들에게 주는 것이 아까워 실패작이라 말하며 슬그머니 뒤로 빼놓기도 했다. 이틀 전에 왔던 어떤 중은 내가 준 달마도를 보더니 갈 생각은 않고 내게 절을 해 대는 통에 민망하기까지 했다. 꿈속에서 보았던 달마대사의 모습을 친견하게 되었다나 뭐라나 하면서."

p.38

"메뚜기가 가을 풀잎에서 떨고 있구나!"
5~6월에 왕성하게 활동을 하는 메뚜기는 가을이 되면 알을 낳고 죽는 곤충이다. 그런데 어느 가을 날 바위 틈에서 자란 풀잎을 보니 메뚜기 한 마리가 붙어 있었다. 그때 심사정은 가슴 한켠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여름의 싱싱한 풀 위가 아닌 탄 이슬 내리는 가을 풀위에 힘겹게 앉아 있는 메뚜기가 왠지 자신의 못브 같았다. 풀잎에 곧 떨어져 내릴 것 같은 모습. 그것은 그림 하나로 이 험한 세상에서 떨어져 내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자신과 하등 다를 바 없었다.

p.278

"내가 비록 왜인들의 요구에 의해 선화를 그려 주기는 했지만, 잠을 줄여 가면서까지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선화가 나의 기질과 잘 맞았기 떄문이다. 하기 싫은 일이었다면 업무가 끝난 이후에 쉬어도 될 터였다. 그러나 기분이 내키는 대로, 때로는 슬쩍 장난기를 섞어 넣어도 그들은 그저 좋아하기만 했다. 어느 떄는 내가 생각해도 붓질 몇 번만으로 그린 스님상에서 천지를 꿰뚫는 듯한 알 수 없는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경구는 극히 드물었다. 밤새 그려 봐야 한 작품 나올까 말까였다. 그런 작품이 나오면 나는 왜인들에게 주는 것이 아까워 실패작이라 말하며 슬그머니 뒤로 빼놓기도 했다. 이틀 전에 왔던 어떤 중은 내가 준 달마도를 보더니 갈 생각은 않고 내게 절을 해 대는 통에 민망하기까지 했다. 꿈속에서 보았던 달마대사의 모습을 친견하게 되었다나 뭐라나 하면서."

p.38

출판사 리뷰

이 책의 내용과 특징
조선 전 시대를 다루었다
조선 초기의 대표적 화가인 안견에서 시작하여 조선시대 마지막 초상화가인 채용신을 끝으로 33명을 선정, 모두 3권으로 구성함으로써 조선 전 시대의 화가들을 다룬 셈이다. 여기에는 개별 작가의 생애와 작품 분석을 중심으로 하였기에 이미 검증된 화가들을 우선으로 선정하면서도 자료가 거의 없는 작가는 애석하지만 뺄 수밖에 없었다.

한 작가의 생애를 이해하기 위해 텔레비젼 단막극에서 볼 수있는 옴니버스 형식을 차용했다
즉 그 작가의 생애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인생의 몇 장면을 특별히 시간 흐름에 구애받지 않고 보여 주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가능한 한 그 장면 장면 속에서 독자가 한 작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일화들을 끼워 넣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살았던 작가들은 다른 작가들을 기술할 때 다시 한 번 언급하는 식으로 작가와 작가를 씨줄과 날줄처럼 얽어 놓았다. 그러므로 33편의 글은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얻기 위함이다.

이 책이 이야기 회화사인 만큼 화가와 그림에 관련된 부분에 많은 괌심을 기울였다.
그러나 단순히 그림을 설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그림들이 그려지게 된 배경과 작가의 독특한 인생편력 그리고 그 속에서 작가가 느꼈을 심리적인 변화 과정을 보여 주려고 노력했다. 그림은 곧 작가의 인생이고 붓질은 마음의 변화 과정을 그대로 전달해 준다. 때문에 작가가 살아가면서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는 작가와 작품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엄저앟고 논리적인 논문이나 학술서에서는 다루기 힘든 작가의 일상사를 엮어 보았다.

시대상황과 정치 · 생활사적인 면의 결합에 치중했다.
김명국이 일본에 갈 때 인삼을 밀매하여 징계를 먹는 장면은 당시 직업화가의 열악한 생활 조건을, 한시간 편에서는 당시 사대부들의 산수유람 풍조에 대한 내용을, 영조가 사대부인 조영석에게 어진을 그리라고 하자 단호히 거절하는 장면에서 사대부로서의 자존심을 엿볼 수 있다. 심사정 편에서는 역적 집안에 태어난 사람의 비극적인 생애를 통해 조선사회의 가문이란 무엇인가를, 강세황 편에서는 나이 60이 넘어 관직에 나아가는 대기만성형 인간의 자세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각각의 글에서 당시 화가들과 교유했던 사람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다루었다.

여기에 표현된 일화들은 거의 문헌이나 논문에 인용되어 있는것을 취사 선택했다.
예를 들어 이상좌 편에 나오는 금년이의 얘기는 실재했던 사건으로 전용우의 「조선 초기 양반들의 노비 관련 범죄 및 처벌에 대하여」라는 논문자료를 참고했다. 이경윤 편에 묘사된 전쟁 후의 믿기 어려운 참상 등은 『조선왕조실록』에서 가져왔다. 또 조선통신사 수행화원으로 일본에 갔던 김명국의 일기는 1636년에 그와 함께 도일했던 부사 김세렴의 일지가 남아있어 많은 참고가 되었고, 허유와 김정희의 관계는 『소치실록』과 김정희의 『완당전집』이 바탕이 되었다. 이 밖에도 『연려실기술』, 『그역서화징』과 최근의 석사논문까지 참고할 수 있는 자료는 최대한 활용했다. 또한 조선시대의 풍속에 대해서는 『동국세시기』에서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등 최근의 연구 성과물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배경 설명 또한 당시의 문헌에서 상당부분 참고했다.
이를테면 강희안 편에 나오는 한양 거리의 풍경은 박지원의 『열하일기』와 박제가의 『북학의』의 내용을 표현만 바꾸어 옮겨 놓았다. 물론 강희안이 살았던 조선 전기와 박지원이 살았던 후기가 시간상 많은 차이가 있지만, 당시의 완만한 역사 흐름을 감안할 때 한양 도성의 풍경은 그다지 크게 변하지 않았으리라는 판단에서이다. 물론 가끔씩 지은이의 상상력이 가미된 부분도 없지 않지만, 그것도 한 작가의 예술세계를 이해하는데 방해되지 않는 범위로 한정했다.

미술사를 공부하는 사람에게 참고할 수 있는 자료로서의 가치도 놓치지 않았다.
책이 단순히 재미있다는 차원을 넘어 미술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작가의 생애를 알고 싶을 때 참고할 수 있는 자료로서 가치를 지녀야 한다는 의도에서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생애와 작품 경향, 그리고 당시의 회화 흐름과 시대적 상황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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