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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를 부르자 말 위에서 죽다 나 자신 - 무당굿하다 나 자신 - 성의 혼돈 나 자신 - 첫사랑 나 자신 - 거적을 입다 나 자신 - 허무한 세상 나 자신 - 친구들 나 자신 - 술 나 자신 - 비틀거리는 새 나 자신 - 무서운 년 나 자신 - 음악 나 자신 - 여행 바위를 뚫고 앉아 있는 나 물 속에 서 있다 하늘에서 잠자다 하늘에서 걷다 2 나팔꽃 그 자신 - 성장 그 자신 - 청춘 그 자신 - 이혼 그 자신 - 이상한 연애 그 자신 - 결혼 포도밭에서 일하는 천사 풀숲에서 눕다 선물 물 속의 부처 유리컵 속에서 뜨는 해 떠나가느 ㄴ배 백 개의 태양 바다 위 컵 속에서 꿈꾸는 인간 3 새를 안고 가는 사람 물고기를 안고 가는 사람 우주 말 우주 새 우주 토끼 토끼 코끼리 헤엄치는 코끼리 닭 학 염소 고양이 양괭이 - 산새 두 님 호랑이 여우 용 게사니 4 아름다운 9월 - 꽃밭 맨드라미 붓꽃, 아이리스 제비꽃 꾀꼬리가 쉬어가는 버드나무 엉겅퀴 백합 히아신스 세 겹의 눈 |
김점선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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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윤선 yunseon@yes24.com
예술가들의 삶을 따라보다 보면 뭔가 다르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의 반경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다. 말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 김점선의 산문집 『10cm 예술』을 보면 그런 심증을 더욱 굳히게 된다. 몇 년 전 나왔던 자전적 에세이 『나, 김점선』을 펴냈을 때에도 참 평범치 않은 사람이구나 했지만, 거침없는 그의 삶은 아직 현재 진행형인 것 같다. 소설가 박완서 씨가 책 뒷표지에 썼던 “머리에 깃털만 꽂으면 영락없이 인디언 추장처럼 보일 여자, 아무도 길들일 수 없는 야생마 같은 여자”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여자, 김점선의 『10cm 예술』의 글과 그림은 그녀만큼이나 자유롭고 꾸밈이 없다.
1946년 개성에서 태어난 그는 빨간색 물감으로 그린 도룡뇽과 말 그림으로 흑색과 백색이 주를 이루던 당시 우리 나라 화단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고 한때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화가는 예술가가 아닌 그림을 그리는 육체 노동자라고 생각하며 1년에 360일 동안 그림을 그린다. 한번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 병이 날 때까지 몸을 쓴다. 이런 방식은 그림에서뿐 아니라 사람들과의 만남, 결혼 등 삶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그런 그가 `오십견'으로 붓을 들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절망하기도 했지만, 곧 `컴퓨터'라는 문명의 이기를 통해 새로운 작업 세계를 열었다. 사방 10cm의 손바닥만한 그림판, `태블릿(tablet)'을 이용하여 그린 그림들과 글들이 묶인 이번 책은 아주 개인적이며 “누군가에게 보여준다기보다는 컴퓨터라는 매체를 통해서 내 자신에게 몰입해가는 성실하고 진솔한 하나의 과정”을 담아내고 있는 책이다. 『10cm 예술』에는 평범하지 않은 운명을 받아들여 오로지 화가의 길을 달려가는 화가 김점선의 `나 자신'의 이야기와 남편과의 만남, 결혼, 죽음 등의 이야기를 담은 `그 자신' 등의 자전적인 내용과 말, 꽃, 고양이 등 대상에 대한 단상 등이 실려 있다. “타인의 삶에 기생하여 예술가연하는 화가가 되지 않기 위해 나는 가난한 남자와 결혼했고 죽음 근처의 가난을 거쳐 왔다”로 시작하는 그의 글들은 직설적이고 솔직하다. 그래서 때로는 도발적이기까지 하다. 또 컴퓨터를 이용하여 그린 그림들은 단순한 듯하지만 예술가의 광기가 번뜩이고 있다. “나는 달리는 말 위에서 죽었다. 죽은 채 땅으로 떨어졌다. 이것이 나의 전생이다. 한 번도 아니고 수십 번 나는 그렇게 죽었다. 나는 매번 스무 살도 되기 전에 죽었다. 몇 년 동안 열심히 무술을 단련하고 첫번째 전투에 나가서 적을 향해 돌진하다가 죽었다. 왜냐하면 나는 매우 용감했기 때문에. 그리고 물불을 가리지 않았기 때문에. 화살이 날아오든 칼이 날아오든 오로지 적을 향해 달려나가다 죽었다. 한 번도 두 번째 전투에 나가본 적이 없었다. 서른이 되도록 살아본 적도 없었다. 내 영혼에 스무 살 너머의 기억은 없다.” 전생에 대해 이렇게 용감하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그래,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거침없는 그의 생각과 삶의 궤적이 두렵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자유로운 그의 글과 그림들을 보는 일은 한여름 밤의 더위를 달래줄 수 있을 듯도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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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을 훌쩍 넘겼던 해의 어느 날, 부모님이 우리 집에 왔다. 구석방에서 남편을 앉혀 놓고 내 이야기를 했다. 나는 관심도 없었다. 부모님이 가고 난 후 남편이 내게 말했다.
"자기는 무서운 년이래." 내가 대학을 졸업하자 아버지는 내게 한푼의 돈도 더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나는 대학원에 가야겠다고 했다. 아버지는 더없이 완강했다. 아무리 그런다고 내가 포기하겠나. 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동생들을 다 모아놓고 연설을 했다. "너희들은 오늘부터 다 학교를 자퇴해라. 너희들의 월사금은 다 내가 쓰겠다. 너희들 중 한 놈도 밤새워 공부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우수한 놈도 없고, 학문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놈도 없다. 미래에 대한 야망도 없는 너희들은 어정쩡한 놈들이다. 그러니 너희가 돈을 쓰는 것은 국가와 민족의 낭비다. 너희들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는 교통표지판과 날아오는 고지서만 읽을 줄 알면 충분하다. 너희들은 이미 한글을 깨쳤으니 그만 공부해라. 그렇지만 나는 너무나 우수하다. 지금 공부를 중단한다는 것은 민족 자원의 훼손이다. 내 민족의 장래에 먹구름이 끼는 것이다. 그러니 너희들이 더 이상 돈을 안 쓰는 것은 애국 애족하는 길이다." 동생들은 입을 쩍 벌리고 멍하니 나를 쳐다봤다. 그 광경을 부모님이 보고 말았다. 아버지는 아무 말도 않고 내게 등록금을 줬다. 그날 남편은 부모님으로부터 그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다. 나는 그때까지도 부모님이 그렇게 선선히 등록금을 준 이유를 모르고 있었다. 내가 동생들에게 한 일장 연설을 들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부모님은 남편에게 "쟤는 무서운 년이니까 너도 조심해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부모님은 남편이 나처럼 무서운 년과 십 년이 넘도록 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존경과 연민을 표했다. 백수였음에도 남편은 평생 내 부모님으로부터 무한한 동정과 연민을 받았다. 오로지 나와 살아준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 p.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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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 10cm 태블릿Tablet에 펜으로 그려낸 세상, 그 무한한 예술 세계
컴퓨터가 나타나고 그래픽 프로그램들이 발전하면서 컴퓨터로 그리는 그림, 이른바 디지털 미술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디지털 미술이라고 불리는 이 컴퓨터 미술들은 질적으로 원화가 가지는 아우라나 예술적 진정성을 확보하기는 힘들었다. 서양화가 김점선의 그림은 이런 점에서 기존의 디지털 미술과 분명하게 구별된다.
사다리를 놓고 대작을 그리는 것이 꿈인 김점선에게 어느 날 오십견이 왔다.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오른쪽 어깨의 통증 때문에 도저히 그림을 그릴 수 없었다. 화가에게 손을 쓸 수 없다는 것은, 또한 그런 이유로 그림을 그릴 수 없다는 것은 육체적 고통보다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심적 고통에 가깝다. 이런 위기와 고통의 순간에 김점선이 만난 것이 컴퓨터. 처음엔 글이라도 쓰려고 시작했지만, 어느새 포토샵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손바닥만한 그림판, 태블릿을 사용해, 그녀가 화폭에 담았던 그림만큼 예술성 있는 그림들을 예전보다 더 쉽게 더 많이 그릴 수 있게 됐다. 이 그림들은 팔로 그림을 못 그려서 컴퓨터로 그려졌고, 굉장히 개인적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준다기보다는 컴퓨터라는 매체를 통해서 내 자신에게로 몰입해가는 성실하고 진솔한 하나의 과정이다. 이 과정들이 과연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하다. -'글머리에'에서 작가의 말처럼 이 그림들은 팔로 그림을 못 그려서 그리게 된 그림들이지만, 오히려 자기 자신에게로 몰입해가는 성실하고 진솔한 하나의 과정이 되었다. 화가의 입장에서 컴퓨터로 그리는 그림의 장점은"물감과 화폭을 무한정 쓸 수 있고 그림 백 개를 그려서 쌓아놔도 짐이 되지 않는 데다, 어딘가로 옮겨도 무겁지 않고 곰팡이도 슬지 않는다"는 편리함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한 가지 주제를 여러 각도로 탐구하듯 아주 깊이, 아주 많이 그릴 수 있다는 것이 디지털 미술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녀의 말대로 이 그림들은 그녀에게'사람이 언어를 떠나서 시각만으로도 사고할 수 있을까'에 대한 탐구에 다름 아니다.『10cm 예술』에는 김점선이 그린 200여 점의 그림 중에서 마음산책에서 고른 64점의 그림과 57편의 신작 산문이 실려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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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글에 담아낸 화가 김점선의 예술과 인생 </b>
자신의 삶에 대한 단상에서 예술론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김점선의 그림을 이해하게 하는 단서와 길잡이다. 그녀의 글은 마치 자유롭고 거침없는 그녀의 천성과 같이, 돌려 말하지 않고 삶과 예술의 핵심을 직설적으로 풀어낸다. 책 속의 글 제목은 그림의 제목과 같다. 글은 그녀의 그림을 직접 보여주는 창이기도 하고, 또한 세상을 바라보는 한 예술가의 잘 삭은 인생론이기도 하다.
1부 유년의 기억에서부터 결혼 후 죽을 고비를 넘기며 그림을 그렸던 결혼 생활까지, 그녀의 삶을 투영하는 그림들을 밑바닥에서부터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글들을 모았다. 2부 남편과의 만남, 결혼 그리고 사별까지의 아픈 추억과 남편에서 확장된 그들, 즉 사람에 대한 김점선의 생각을 담았다. 남편과 사별한 뒤 새벽마다 새벽길을 걸어 성당에 도착해보면, 늘 먼저 온 사람이 한두 명씩은 있게 마련이었고 그때마다 김점선은'세상엔 나보다 불행한 사람들이 또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남편을 위해 기도하고 돌아오는 길의 환한 나팔꽃 무리들은 그녀에게 슬픔 속에서 오히려 더 깊은 진실과 희망을 깨닫게 해주는 매개체였다. 3부 김점선의 그림 중 가장 주요한 모티프를 이루는 동물 소재의 그림과 글. 동물은 그녀에게 먼저 떠난 사람들이 잠시 다시 태어나 우리를 기다리는 존재이기도 하며(게사니, 학)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을 반성하게 하는 대상이기도 하다(토끼, 염소). 동물은 또한 때로는 우리를 넉넉히 품어주는 따뜻하고 커다란 존재이기도 하고 때로는 우리 품에 안겨 있는 다른 세계의 측은한 존재이기도 하다(새를 안고 가는 사람, 물고기를 안고 가는 사람). 4부 역시 김점선 작품의 주요 모티프인 식물성 이미지의 그림과 글. 그에게 식물은 과거를 환기시키는 비자발적 기억의 매개물이기도 하고(붓꽃, 제비꽃, 히아신스, 백합) 자기 자신의 모습의 투영이기도 하다(맨드라미, 엉겅퀴). 마지막으로, 고정된 시각이 아니라 몇 겹의 자유롭고 폭넓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것을 화폭에 담는 화가의 예술론을 만날 수 있다(세 겹의 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