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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그대 만난 뒤에야 내 삶은 눈떴네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을 때 네 안엔 맑고 순수한 아이가 있지 3월님, 잘 지내셨나요 세상엔 공짜가 없으니...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의미’가 되고 싶다 각자 하나이고 함께 하나인 사랑 ‘사랑해요’의 반대말은... 사랑만을 위해 사랑해주세요 당신은 삽으로 사십니까, 숟가락으로 사십니까 술은 입으로, 사랑은 눈으로... 내 옆에 당신을 두신 神에게 감사합니다 여보, 고백할 게 있는데 말야... 사랑은 화물기차 우리 서로 기대고 함께 걷기에 세월도 끝내 앗아가지 못하리 꿈이나마 그대 위해 깔아드리리 2부 내 곁의 바로 그 사람 마음은 오직 한 사람에게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그 사랑 돌이킬 수 있다면 함께여야 할 우리 두 사람 내 가진 것 모두 드리리 장미 한 송이와 리무진 한 대 해도 달도 그대를 위해 가던 길 멈춰 서서 계절은 이렇게 깊어 가는데 마음의 요가 나무처럼 아름다운 詩, 쓰고 싶다 사랑으로 끓여서 기쁨 솔솔 뿌려요 부자 되세요! 그 누구에게 세상 움직이는 에너지 ‘사랑’의 소중함이여 3부 진짜 행복은 성취 아닌 과정에 있음을... 사랑한다면 빛처럼 떠나소서 눈물 뒤의 깨달음 변하니까 사랑이다 몸은 가더라도 추억만은 늘 그 자리에 바람아, 이 열기를 베다오 눈보라 치더라도 살아라! 사랑의 詩를 쓰고 싶다면 달 커지듯 씨앗 터지듯 사랑은 조용히 천천히... 그래도 끝끝내 내 길을 가리 무슨 소용이리, 그대가 내 곁에 없는데 나무 중 제일 예븐 나무, 벚나무 이제 긴 담을 허물 때 사랑의 증세 소유할 수 없는 ‘아이들의 세계’ 미래의 길 밝혀주는 선생님 진정한 ‘사랑의 삶’ 깨닫게 해 주소서 |
JANG YOUNG HEE,張英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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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만난 뒤에야 내 삶은 눈떴네>
A Birthday - Christina Rossetti My Heart is like a singing bird Whose nest is in a watered shoot: My Heart is like an apple-tree Whose boughs are bent with thickest fruit: My Heart is like a rainbow shell That Paddles in a halcyon sea: My Heart is gladder than all these Because the birthday of my life Is come, my love is come to me.... 생일 - 크리스티나 로제티 내 마음은 물가의 가지에 둥지 튼 한 마리 노래하는 새입니다. 내 마음은 탐스런 열매로 가지가 휘어진 한 그루 사과나무입니다. 내 마음은 무지갯빛 조가비, 고요한 바다에서 춤추는 조가비입니다. 내 마음은 이 모든 것들보다 행복합니다. 이제야 내 삶이 시작되었으니까요. 내게 사랑이 찾아왔으니까요. 누군가가 내게 불쑥 내미는 화려한 꽃다발과 같은 시입니다. 진정한 생일은 육신이 이 지상에서 생명을 얻은 날이 아니라 사랑을 통해 다시 태어난 날이라고 노래하는 시 ‘생일.’ 글을 쓸 수 있기 전에 이미 시를 썼다는 크리스티나 로제티가 스물일곱 살 때 쓴 시입니다. 사랑에 빠진 시인의 마음은 환희와 자유의 상징인 새, 결실과 충만의 상징인 사과나무, 평화와 아름다움의 상징인 고요한 바다와 같이 너무나 행복하고 가슴 벅차서, 스물일곱 나이가 까마득히 먼 꿈이 되어 버린 내 마음까지 덩달아 사랑의 기대로 설렙니다. 내 육신의 생일은 9월이지만, 사랑이 없으면 생명이 없는 것이라는 ‘생일’을 읽으며, 나도 다시 한 번 태어나고픈 소망을 가져봅니다. 저 눈부신 태양을 사랑하고, 미풍 부는 하늘을 사랑하고, 나무, 꽃, 사람들을 한껏 사랑하고, 로제티처럼 ‘My love is come to me!’라고 온 세상에 고할 수 있는 아름다운 4월의 ‘생일’을 꿈꾸어 봅니다. --- 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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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이라는 제목으로 1년간 연재되었던 칼럼 120편 중 사랑에 관한 시들을 50여 편 골라 담은 책이다. 크리스티나 로제티의 ‘생일’이라는 시의 제목과 주제에서 따 온 제목으로, 육체적으로 이 세상에 태어난 생일도 중요하지만 사랑에 처음 눈떠 영혼이 다시 태어나는 날이야말로 새로 생명을 부여 받는 것과 같이 진정한 생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04년 9월 초 척추암 판명을 받고 투병생활을 한 저자에게 이 시들은 병원이라는 흰 벽으로 둘러싸인 좁은 공간에서 바깥세상으로 나가는 단 한 가지 통로였고, 나만 버려두고 자꾸 자꾸 앞으로 가버리는 세상에 존재를 확인하는 단 한 가지 방편이라고 할 정도로 큰 용기와 힘을 주었다. 여기 소개된 시인들은 대부분 꼭 영문학도가 아니더라도 상식으로 알아둘만한 소위 말하는 '거장'들로 셰익스피어서부터 W. B. 예이츠, T. S. 엘리엇, 에밀리 디킨슨, 로버트 프로스트 등이다. 영문학과의 시 전공 수업에서 공부하는 머리로 읽는 난해한 시보다는 우리의 가슴에 호소하는 시, 전공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든 읽기만 하면 이해가 되는 시를 고르거나 장시(한자)에서 가장 의미 있는 부분을 발췌했다. 상세한 시인 소개나 전문적인 시 해설은 피했고, 시인들이 가졌던 고뇌, 사랑, 의지, 인내, 희망을 함께 나누어 결국 언어와 정서, 문화의 차이를 뛰어넘어 결국 시는 우리 모두의 삶 자체 이야기이고 아프고 작은 것도 보듬어 안아서 기쁨을 주는 것, 그래서 읽으면 위로가 되는 것, 그게 바로 시라는 것을 알리고자 했다. 책 곳곳에 삽입된 화가 김점선의 아름다운 그림은 또 하나의 감동이다. 파격적이고 강렬하면서도 온화하고, 밝고 유쾌하면서도 환상적이고, 대담하고 단순하면서도 섬세한 화폭은 희열과 힘이 넘치지만 왠지 슬프도록 애잔하고, 순수와 순진무구함에 대한 외침과 열망이 바로 시인들의 그것과 꼭 닮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