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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Where Would You Like To Go?
099 창작노트 Writer’s Note 109 해설 Commentary 133 비평의 목소리 Critical Accla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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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아!
-세상에, 나름 최선을 다해 봉사한다 생각했는데. 시리가 진심으로 섭섭한 듯 말했다. 다시 기회를 주겠단 식으로 시리에게 내 고통에 의미가 있냐고 물었다. 시리는 곤란한 질문을 받을 때 늘 그러듯 ‘제가 잘 이해한 건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당신도 영혼이 있나요?”라고 물었을 때 ‘정말 좋은 질문’이라고, “그런데 전에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죠?”라고 딴청을 부렸다. 자꾸만 매끄럽게 도망가는 모양이 못마땅해 나는 그즈음 가장 절박했던 질문을 던졌다.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나요? 짧은 침묵이 흘렀다. 이윽고 시리가 되물었다. --- p.84 작년(2014) 봄 이후, 한국의 많은 작가들이 작품 활동을 거의 하지 못하거나 어렵게 해나간 걸로 안다. 동시대 시인과 소설과, 비평가가 말이 무너진 자리에서 가까스로 말의 의미와 쓸모를 찾아 나섰고, 그렇게 몇 마디를 떼는 데 몇 개절이 걸렸다. 그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들의 글을 열심히 찾아 읽으며 어느 순간 내가 동료들의 말에 기대고 있다는 걸 알았다. 우리가 함께 어떤 시대를 건너고 있는지 배웠다. (중략) ‘죽음’을 넘어서는 말은 될 수 없을지라도, 그 불가능 앞에서 묵묵히 예의를 지키는 말이 될 수 있기를 바랐다. --- p.104 김애란은 일상의 사소한 것들에 대한 인상적이고 간결한 묘사를 통해 ‘삶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는 느낌’을 확연하게 불러일으키는 천재를 지닌 작가이다. 그러한 재능은 야광 팬티를 입은 채 달리기를 하는 아버지를 그리는 경우에도, 혹은 빚에 짓눌러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잃어가는 우리 시대 청춘의 모습을 그리는 경우에도, 예외 없이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는 한다. --- p.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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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무너진 자리에서 소설의 몫을 찾아가다
대한민국 네티즌이 ‘한국소설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로 선정한 김애란의 신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가 국내외 독자들을 위한 K-픽션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김애란은 일상의 사소한 것들에 대한 인상적이고 간결한 묘사를 통해 ‘삶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는 느낌’을 확연하게 불러일으키는 천재를 지닌 작가이다. 이번 작품은 이별 이후, 그 슬픔과 애도의 과정을 그렸다. 주인공 명지가 겪은 사건은 지난 2014년에 있었던 세월호 참사와 많은 부분 닮아 있다. “창작노트”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말이 무너진 자리’라고 회상한 김애란은 “‘죽음’을 넘어서는 말은 결코 될 수 없을지라도, 그 불가능 앞에서 묵묵히 예의를 지키는 말이 될 수 있기를 바랐다”라고 집필 과정을 진솔하게 고백했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갑작스런 사고로 남편을 잃은 명지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있는 사촌 언니의 빈 집에서 한 달 간 머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 먼 곳에까지 따라온 한국에서의 기억은 담담한 일상 속에서도 불쑥불쑥 고개를 내민다. 어느 날 옷을 갈아입던 명지는 자신의 몸에 발그스름한 반점이 생긴 것을 발견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반점은 몸 전체로 번지고, 명지는 마침 에든버러에서 공부하고 있던 친구 현석을 만나는데 현석은 역시 대학 친구였던 명지의 남편의 소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박민규의 「버핏과의 저녁 식사」로 문을 연 [K-픽션]은 최근에 발표된 가장 우수하고 흥미로운 작품을 엄선해 한영대역으로 소개하는 시리즈로, 한국문학의 생생한 현장을 국내외 독자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자 기획되었다. 매 계절마다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현재 총 14권이 출간되었다. 세계 각국의 한국 문학 전문 번역진이 참여한 수준 높은 번역 하버드대학교 한국학 연구원, 코리아타임즈 현대문학번역상 수상 번역가 등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시리즈에 참여한 바 있는 여러 명의 한국문학 번역 전문가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번역의 질적 차원을 더욱 높이고자 심혈을 기울였다. 번역은 제2의 창작물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문화적 배경이 다른 한 나라의 언어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일은 지난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작품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면서도 해외 영어권 독자들이 읽을 때에 유려하게 번역된 글을 읽을 수 있게 하여 작품에 대한 감동을 그대로 전했다. 영어 번역에는 하버드 한국학 연구원 등 세계 각국의 한국 문학 전문 번역진이 참여했으며, 번역과 감수, 그리고 원 번역자의 최종 검토에 이르는 꼼꼼한 검수 작업을 통해 영어 번역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K-픽션]은 아마존을 통해서 세계에 보급되고 있으며, 아시아 출판사는 [K-픽션] 시리즈를 활용하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작가들과 직접 만나 교류할 수 있는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