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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서문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역자 후기 |
Yan Lianke,閻連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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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뜻은 매일 씻느냐는 거야.”
“매일 씻습니다.” “그럼 가봐.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문구가 새겨진 그 팻말이 식탁 위에 없으면 내가 시킬 일이 있으니 위층으로 올라오라는 뜻이라는 걸 잊지 마.” 우다왕은 도망치듯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가장 먼저 주방의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푸푸 소리를 내면서 얼굴 가득한 땀을 씻어냈다. --- p.40 “우다왕 자네는 사단장이 집에 없다고 류롄을 제대로 모시지 않은 모양이군. 류롄을 제대로 모시지 못하면 사단장께서는 베이징에서 회의와 학습을 진행하시면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을 것이고, 사단장께서 마음을 놓지 못하시면 사단 전체의 업무와 학습, 전투준비와 훈련에 영향을 미치게 될걸세.……그러다가 정말로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라도 한다면 우다왕 자네는 자네 한 사람의 작은 일이 얼마나 거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깨닫게 될걸세. 그때는 우다왕 자네를 백 번 총살시킨다 해도 충분치 못할 것이고, 지도원인 내가 총살당하는 것으로도 부족할 것이며 중대장이 총살당하는 것으로도 모자랄 거야.” --- p.67 그녀가 식당 입구에서 식탁 위에 놓인 나무팻말을 힐끗 쳐다보고 뭐라고 말을 하려는 순간, 갑자기 우다왕이 입고 있던 땀투성이 군복을 벗어 건네며 말했다. “이봐요, 이 옷 좀 빨아줘요.” 그녀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면서 한참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가 물었다. “뭐라고?” 그가 다시 말했다. “더워 죽겠어요. 가서 내 옷 좀 빨아달라고요.” 이렇게 말하는 그의 어투와 동작, 태도는 휴가 때 집에 돌아가 보리를 벨 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 p.140 “류롄 누님, 집에 돌아가고 싶어요.” “언제 갈 생각인데?” “내일, 사단장님이 돌아오시기 전에요.” 그녀는 몸을 일으켜 앉으며 그를 품에 안고는 머리를 틀어 그의 어깨 위에 얹으면서 말했다. “두려워? 내가 있잖아.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마. 내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모든 걸 다 제대로 처리해놓을 테니까 말이야.” --- p.1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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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두 살 사단장 아내와 스물여덟 살 취사병의 사랑 혹은 봉사
[줄거리] 인민해방군의 모범병사 우다왕. 마오쩌둥의 어록을 줄줄 외울 정도로 사상이 투철하고, 삼십 분 안에 네 가지 야채로 최상의 맛을 갖춘 국을 끓여내는 숙련된 취사병. 어느 날 그에게 사단장의 전속 요리사로 차출되어 그의 집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하지만 묻지 말아야 할 말은 묻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하지 않는 군대의 규율을 철저히 따르던 우다왕에게 예기치 않은 시련이 닥치는데, 바로 장기출장을 떠난 사단장의 빈자리를 틈타 그의 젊은 아내 류롄이 그를 끌어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이 부를 때는 언제든 위층으로 올라오라는 사단장 부인의 요구는 점차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급기야 마오쩌둥의 정치 구호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가 새겨진 나무 팻말을 가리키며, 국가를 위해 복무해야 하는 군인으로써 책무를 해야 하는 만큼 사단장의 부인인 자신을 위해 애정을 다해 최선의 ‘봉사’를 해줄 것을 명령하는데……. 출간 즉시 폭발적 논란을 일으키며 전량 회수된 21세기 중국판 금서(禁書) 2005년 봄, 중국 광둥성 격월간 문예지 ≪화청花城≫ 3월호에 장편소설 한 편이 상당 부분 삭제된 채 발표된다. 중국 문화대혁명을 배경으로 어느 군부대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그러나 이미 많은 부분을 사전에 걸러냈음에도 발간되자마자 중앙선전부의 긴급 명령으로 초판 3만 부가 전량 회수?폐기되고, 향후 출판 및 홍보, 게재, 비평, 각색을 할 수 없는 이른바 ‘5금(禁) 조치’를 당하게 된다. 중국 문단은 발칵 뒤집혔고 당국은 문예계의 거센 저항에 직면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그렇게 작품은 당국의 바람대로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환경에서 이 작품은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되었다. 바로 오프라인 출판물이 전량 폐기되자 수많은 중화권 독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작품의 해적판을 돌려보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의 과잉 탄압은 독자들의 오히려 호기심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작품은 중화권은 물론 해외 독자들 사이에서도 반드시 읽어야 할 문제작이 되었다. 그렇게 작가 의도와는 상관없이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21세기 중국 문단 최고의 화제작이자 비공식적인 베스트셀러로 떠올랐으며, 해외에서도 전 세계 10여 개국에 소개되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혁명의 언어를 욕망의 언어로 비틀어낸 중국 문단 최고의 문제작 문화대혁명 당시의 어느 부대. 사단 전체를 통솔하는 수장은 자신의 성 불능을 감추고 이혼 후 젊은 간호사 출신의 류롄을 만나 재혼하지만 그들의 결혼 생활은 순조롭지 못하다. 그때 상부에서 내린 모종의 지시로 사단장의 집에 파견되어 취사와 청소를 담당하게 된 우다왕은, 뜻하지 않게 마오쩌뚱의 혁명 언어 ‘인민을 위해 봉사하라’는 명제를 타락의 동력으로 자신에게 성과 애정의 봉사를 해줄 것을 강요하는 사단장의 아내 류롄을 맞닥뜨리게 된다. 처음에 우다왕은 그녀의 요구를 거부지만, 승진의 문턱에서 사단장의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되자 결국 고향에 두고 온 아내와 아이를 호강시켜주기 위해 제안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류롄과 애정행각을 벌이면서 우다왕은 점차 자신의 내면에 감춰진 욕망에 눈뜨게 되고, 육체적 사랑이 깊어질수록 두 사람 사이에는 새로운 권력 관계가 형성된다. 파격적이고 시적인 성애묘사로 논란의 중심에 놓였던 이 작품이 당국으로부터 금서 조치까지 받은 이유는 단순하다. 그것은 바로 마오쩌둥이라는 신과 같은 존재가 내세운 혁명의 언어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를 지극히 인간적인 욕망의 언어로 전락시킴으로써, 그의 혁명 전통을 희화화했기 때문이다. 중화인민공화국 건설 이후 중국 사회에서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한마디는 혁명언어의 경전이자 무소불위의 금언이었다. 하지만 작가는 다분히 의도적으로 이 언어를 인간의 욕망으로 해체함으로써, 혁명의 역사를 반문하고 인민이 겪어야 했던 고통의 근원을 확인하고자 했다. 이 작품은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금고 당했던 사랑과 인간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문학인으로서의 노력과, 개혁개방이 시작된 지 삼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역사의 불안 요소로 남아 있는 혁명 세상의 잔재를 해소하고자 하는 작가의 바람을 담았다. 루쉰 문학상, 라오서 문학상 수상작가 옌롄커의 대표 장편소설 현재 중국 평단의 지지와 대중의 호응을 동시에 받으며 ‘가장 폭발력 있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소설가 옌롄커는 1958년 중국 허난성에 태어났다. 1978년부터 본격적인 창작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지금까지 ≪일광유연≫≪물처럼 단단하게≫≪당씨 마을의 꿈≫≪즐거움≫ 등 장편소설 11편과 80여 편의 중단편 소설을 비롯, 다수의 수필과 산문을 발표하여, 제1, 2회 루쉰 문학상과 제3회 라오서 문학상 등 20여개의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군부대 내에서 발생한 권력욕과 인간적 욕망, 성욕 등이 한데 얽힌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이야기의 전개에 치중하는 통속 소설들과는 달리 사물과 심리의 묘사가 뛰어나고 고도의 상징적 수법을 통해 정치적 현실과 인성과의 괴리를 희화화한 작품으로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혁명의 성스러운 언어를 가장 낭만적인 수사로 풍자해낸 이 작품은 “쾌락의 끝을 향해 치닫는 남녀의 사랑 행위와 문화대혁명의 집단적 광기를 대비시킴으로써 혁명 서사에 억눌렸던 인간의 감성을 부활시킨 옌롄커의 대표적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