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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5
프롤로그 12 1막 흥인문(興仁門) 14 2막 숭례문崇禮門 34 3막 돈의문敦義門 108 4막 북정문北靖門 182 해설_가여운 운명 달래기(신형철) 216 작품 해제_시극 ‘나비잠’의 알레고리(양윤석) 2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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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시적 긴장”과 “격렬한 고요”
시적 드라마의 재미와 문학성과 시극의 부활, 세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작품 김경주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마른 우물’(기근과 가뭄), ‘병든 젖, 젖동냥’(모성의 부재), ‘하얀 달’(불면), ‘성벽’(인간의 욕망), 가마(운명), 나비(인연), 그밖에도 모래를 토하는 새, 목 없는 말, 죽은 자의 머리카락을 담은 항아리 등의 ‘상징과 은유’ 그리고 ‘침묵과 사이’를 통해 작품을 리듬감 있게 이끌어간다. 이러한 시적 기법과 극 기법이 가능한 이유는 이 작품이 바로 시극詩劇이라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김경주는 시극만이 가질 수 있는 시성詩性과 극성劇性, 곧 시적 기법과 극 장치를 매우 효과적으로 동원하고 조화롭게 지휘함으로써, 지은이 자신이 바라본 불면의 세계를 몽환적이고 입체감 있게 구현하고 있다. 지은이 자신이 시인으로서 또 극작가로서의 지금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 부었다고 할 「나비잠」은, 그동안 김경주가 경주해온 문학의 진수를 만날 수 있는 시극 작품이다. 먼저 2013년 서울시극단에 의해 ‘서울의 혼 시리즈 1’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되었고(세종문화회관에 시극이 올라간 것은 처음이다), 미국에서의 공연도 앞두고 있다. 「나비잠」이 한글판, 영문판으로 동시에 출간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언제부턴가 세계의 문단과 극단에서 거의 사라진 시극詩劇이 우리나라 문화 중심 공간과 뉴욕에서 화려하게 부활하는 것이다. 시극은 1,500여 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가진 문학 장르로 알려져 있다. 셰익스피어의 시극들과 20세기에 들어서서 시극이란 장르를 부활시킨 T. S. 엘리엇의 ‘대성당에서의 살인’ 등이 있었고, 또 현대의 ‘캣츠’(T.S. 엘리엇 원작), 가르시아 로르카의 ‘피의 결혼식’ 같은 뮤지컬도 시극에서 출발한 공연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인훈, 신동엽 등이 극 작업을 시도하였으나 이후 우리나라 문학에서 명맥이 끊어지다시피 했는데, 「나비잠」은 그런 시극을 복원하려는 김경주의 본격적인 작품이다. 「나비잠」이 가진 문학성과 문학사적 의미를 잠시 미루어 놓아도 작품이 주는 극적 긴장감과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다. 세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활발하게 시극운동을 펼쳐 온 김경주는 스토리텔링에 치우쳐 단순 소비되는 요즘의 연극 문화를 경계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말한다. “너무도 아름다워 여러 번 감탄한 작품, 이런 스토리텔링이 시극에서 가능하다니!” 플롯과 공간과 언어의 상징성, 시적 메타포와 입체적인 상상력이 어우러진 이 작품이 가진 풍부한 문학성을 생각하면, 문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도 크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