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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그리고 감사의 글_ 평범하지만 특별했던 그 시절을 기억하며
1. 단순함의 행복 2. 키드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3. 영웅의 탄생 4. 흥분의 시대 5. 재밋거리를 찾아서 6. 훔쳐보고 싶은 속살 7. 우르르 쾅! 8. 로봇을 만드는 학교 9. 일하는 남자 10. 황금빛 추억은 어디에 11. 난 괜찮을까? 12. 우리들만의 놀이터 13. 다 거짓말 14. 이제는 안녕! 옮긴이의 말_ 행복했던 시간들 |
Bill Bryson, William McGuire Bryson,윌리엄 맥과이어 브라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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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싱크대 아래에 온갖 단지를 모아두었다. 그중에는 ‘토이티’ 단지로 알려진 것도 있었다. 우리 집에서 ‘토이티’는 ‘오줌’을 뜻했다. 외출를 해야 하는데 공교롭게도 ‘누군가’가 갑자기 오줌을 누고 싶다고 말할 때마다 토이티 단지가 사용됐다. (…)
따라서 어느 날 저녁에 이등분한 복숭아를 또 먹으려고 냉장고를 뒤지다가 우리 모든 식구가 하루 전에 내 오줌을 담았던 단지에서 디저트를 꺼내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내가 얼마나 놀랐고 당황했는지는 누구라도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단번에 그 단지를 알아봤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단지에는 조로의 표식을 떠올리게 하는 Z 모양의 상표가 새겨져 있었다. 더구나 내 몸의 소중한 감로수로 단지를 채우면서 내가 기쁜 마음으로 눈여겨봤던 것이 아닌가! (…) 나는 그 단지를 들고 식당 문 쪽으로 가면서 어머니에게 말했다. “엄마, 이거 토이티 단지인데요.” 어머니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거침없이 대답했다. “아니다, 아가야. 토이티는 특별한 단지란다.” 아버지가 재밌다는 표정으로 복숭아를 입에 넣으며 물었다. “토이티 단지가 뭐니?” 내가 대답했다. “내가 쉬하는 단지예요. 이게 그거예요.” “빌리가 단지에 오줌을 눈다고?” 아버지는 약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좀 전에 입에 넣은 복숭아 반쪽을 씹지도 못했다. 대신 혀에 복숭아를 올려놓고는 단지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듣고 싶어했다. 어머니가 말했다. “아주 가끔 그럴 뿐이에요.” (…) 그러나 어머니는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 자포자기한 듯이 덧붙여 말했다. “어쨌든 깨끗이 헹군 다음에 또 쓴다고요.” 아버지는 벌떡 일어나 부엌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쓰레기통 위로 얼굴을 숙이고는 복숭아 반쪽을 떨어뜨렸다. --- pp.35~37, '단순함의 행복' 중에서 어린 시절이 번개처럼 지나간다는 말은 우리 삶에서 잘못 알려진 신화에 불과하다. 키드의 세계에서 시간은 훨씬 느리게 움직인다. 후텁지근한 오후의 교실에서는 시간이 다섯 배쯤 느리게 흐르고, 어떤 자동차로 여행하든 8킬로미터를 넘은 순간부터는 시간이 여덟 배나 느리게 움직인다. 특히 네브래스카나 펜실베이니아처럼 가로로 길쭉한 주를 횡단할 때는 무려 86배까지 치솟는다. 또 생일, 크리스마스, 여름방학 등을 앞둔 주에는 시간이 굼벵이처럼 흘러간다. 따라서 어른의 기준으로 계산할 때 어린 시절은 족히 수십 년은 된다. 오히려 어른의 삶이 눈 깜짝할 새에 끝난다. --- p.51, '키드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중에서 1950년대를 이끌어가던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결론에 이르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것이 우리에게 좋다고 말했다. 식사하기 전의 음주? 많이 마실수록 좋다! 흡연? 두말하면 잔소리다. 담배는 우리를 더 건강하게 해준다! 불안감을 달래주고, 지친 정신을 예민하게 만들어준다. 적어도 당시의 광고에 따르면 그렇다. L&M 담배는 ‘의사들이 즐겨 태우는 담배!’라며, 1960년대까지 담배 광고가 허용되던 <미국의학협회지>에 광고를 하기도 했다. --- p.107, '흥분의 시대' 중에서 그 폭발로 그들의 집이 무너지거나, 그들이 영원히 귀머거리가 될 수도 있다는 경고는 전혀 없었다. 또 낙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는 더더욱 없었다. 방사능 낙진이 비 오듯 떨어지자 섬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낙진이 뭐로 만들어졌는지 알고 싶어 혀끝으로 맛까지 보았고, 머리에 수북이 내려앉은 낙진을 손으로 털어냈다. --- p.187, '우르르 쾅!' 중에서 선생님들은 정말 이상한 것까지 알고 싶어했다. 그때마다 나는 당혹스럽기만 했다. 예컨대 내가 화장실에 가겠다고 하면, 선생님들은 내게 1번을 할지 2번을 할지 물었다. 내 생각에는 결코 건전하지 않은 호기심이었다. 게다가 1번이나 2번은 우리가 집에서 사용하는 단어가 아니었다. 우리 집에서는 토이티에 간다거나 장운동을 해야겠다고 표현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그냥 “화장실에 간다.”고 말했다. 더구나 공개적으로 떠들면서 화장실에 가지도 않았다. 따라서 화장실에 가겠다고 처음 허락을 얻으려 했을 때, 선생님이 내게 1번을 할지 2번을 할지 물었지만 나는 무슨 뜻인지 짐작조차 못했다. 나는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솔직히 대답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큰 장운동을 하고 싶습니다. 3번이나 4번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탈의실로 보내졌다. 영문도 모른 채 탈의실로 보내진 적도 적지 않았다. --- pp.211~212, '로봇을 만드는 학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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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빌 브라이슨의 재밌는 세상!’
우리 모두의 기억이 만나는 공감도 테스트! 1. 슈퍼맨을 흉내 내며 보자기를 두르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린 적이 있다. 2. 치과에서 발가락이 신발을 뚫고 나올 정도로 아픈 기억이 있다. 3. 운동화 밑창에서 개똥처럼 물컹한 것을 파내느라 한나절을 보내곤 했다. 4. 모기가 활개를 치는 초여름, 소독차 뒤꽁무니를 신나게 따라다녔다. 5. 코피를 흘리는 친구는 잠깐이나마 연예인 대접을 받았다. 6. 구멍가게에서 아저씨가 한눈파는 사이 과자를 슬쩍한 경험이 있다. 7. 플라스틱 모형을 조립하느라 손이 접착제로 범벅된 적이 있다. 8. 부모님 방에서 야한 잡지나 비디오가 있는지 찾아봤다. 9. 학교에서 민방위 훈련 때만 되면 의자 밑으로 기어들어갔다. 10. 겨울이면 옷을 많이 껴입히는 어머니 때문에 난감했다. 10개 문항 중 ‘O'를 표시한 문항이 5개 이상이라면 당신은 분명 어린 시절에 ‘선더볼트 키드’였다. 당신은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들 것이다. “선더볼트 키드? 무슨 뜻이지?”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빌 브라이슨과 함께 떠나는 여행의 티켓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웰컴 투 ‘빌 브라이슨의 재밌는 세상!’ 재기발랄하고 따뜻한 눈을 지닌 작가, 빌 브라이슨의 성장 에세이 세심한 관찰력과 위트 있는 문체로 이미 수많은 언론과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빌 브라이슨. 그의 글을 읽는 동안은 웃음을 참느라 안면 근육을 씰룩이게 되고, 그 맛깔스런 문장에 입맛을 다시게 되며, 읽고 나서는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힘에 압도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관심사 또한 다양하여 여행, 과학, 언어 등의 분야를 종횡무진하는데, 여행기 《나를 부르는 숲》과 과학서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모두 베스트셀러로 만든 바 있다. 그런 빌 브라이슨이 이번엔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성장에세이를 펴냈다. 미국의 세기 중반 1951년, 미국 중부 지역인 아이오와 디모인에서, 베이비 붐 세대의 중간쯤에 태어난 저자는 ‘선더볼트 키드’라는 페르소나를 출발점으로 삼아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과 그 시대상을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난 세상을 구할 거야! 왜냐면 선더볼트 키드니까! 저자는 여섯 살 때 지하실에서 선더볼트(번개) 무늬가 그려진 낡은 스웨터를 발견한다. 아무도 그 스웨터가 누구 것인지 몰랐지만, 저자는 그 비밀을 알았다고 말한다. 분명히 엘렉트로 별의 볼튼 왕이 부모님에게 자신을 맡기면서 남긴 유산일 것이라고. 그 스웨터를 입고 망토를 두르면 초능력을 발휘하게 된다고 믿은 어린 빌 브라이슨. ‘선더볼트 키드’의 탄생의 내막은 그러했다. 우리에게도 슈퍼맨이나 원더우먼을 꿈꾸며 망토를 두르고 뛰어다닌 어린 시절이 있다. 세상 모든 것이 느낌표와 물음표로 다가오던 시절 말이다. 빌 브라이슨은 바로 그 두근거리고 설렜던 순간으로 우리를 데려다준다. 앞의 공감도 테스트에서 살펴본 10개 문항은 모두 빌 브라이슨의 어린 시절 이야기에서 뽑아낸 것이다. 다른 시대, 다른 공간의 이야기임에도 우리의 어린 시절과 놀랍도록 닮아있다. 또한 지역신문의 스포츠 담당기자로서 자부심이 있었지만 밤참을 만들 때면 꼭 반벌거숭이 차림이여서 식구들을 놀라게 한 아버지, 음식을 하도 태워 부엌을 화상병동으로 만들기 일쑤고 자식들이 어느 계절에 태어났는지도 잊어버리는 어머니, 과학적 실험정신으로 집을 날려버릴 뻔한 윌러비 형제, 화물차에서 맥주를 차떼기로 훔친 친구 스티븐 카츠 등의 이야기는 우리의 어린 시절 주변 인물들을 하나둘 떠올리게 한다. 글로서 1950년대 미국의 사회문화상을 그리다 이 모든 것들은 그 시절 길가에 굴러다니던 종이쪽지 하나에 얽힌 이야기까지 풀어놓을 듯한 빌 브라이슨의 놀라운 기억력과 세심한 관찰력, 철저한 자료 조사 덕분이다. 그는 그 당시 어떤 정치사회적 사건들이 있었는지, 텔레비전 프로그램, 만화, 광고, 스포츠 등에서 무엇이 이슈였는지, 고향의 거리 풍경은 어땠는지, 어떤 먹을거리와 전자제품이 인기였는지 등을 눈앞에 그림을 그리듯 보여준다. 또한 챕터마다 실린 신문기사 한 구절을 읽어보는 것은 이 책의 또 다른 재밋거리다. 한편으론 담배, 방사능 낙진이 몸에 해롭지 않고 오히려 좋다고 광고하거나 학교에서 강제로 민방공 훈련을 시키는 미국 정부를 풍자하고, 핵 개발, 공산주의자 색출 등에 희생당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도 놓치지 않았다. 어이없게도 우리는 이런 유쾌하지 않은 기억들조차 공감하게 된다. 시대만 다를 뿐 우리도 비슷한 과정을 지나왔으므로…. 지나고 나면 모든 것이 그리움인 것을 “우리를 특별하고 남다르게 만들어주었던 것들을 지키지 못해 너무 부끄럽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도 새것이 마냥 좋아서, 일상의 피곤함에 지쳐서 그 옛날 반짝거리던 추억을 잃어가고 있다. 《빌 브라이슨의 재밌는 세상》은 그런 우리에게 추억을 마음속에 붙잡아둘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즐거운 놀이를 마음껏 즐기지 못할 만큼 여유가 없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어른들 모두에게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