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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an Gren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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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일생에서 한두 번 귀중한 그림이나 시인의 원고 같은 보물을 본다. 나는 지금 들고 있는 것이 한 진정한 작곡가의 미간행 악보 전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3킬로그램 남짓한 이종이는 앞으로 수세기 동안 이름을 떨칠 것이다.
리코리니 선생님은 오랫동안 악보를 훑어보셨다. 그런 다음 피아노 앞에 앉아 조금 쳐 보다가 말씀하셨다. "거…… 난 안 되겠는걸! 특히 어려운 부분이 여기, 열두 번째 소절인데……. 피에르, 자네가 한번 쳐 보게."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피아노에 가서 앉았다. 소나타 곡명은 '베르주라크'였다. 처음 연주할 때는 빠르기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체적으로 잘 보는 편이 낫다. 한 소절 한 소절 느릿느릿 쳐 나갔다. 그렇지만 대곡이라는 사실은 간파할 수 있었다. 선생님의 논평이 들렸다. "거기, 거기, 왼손 아르페지오로 되어 있는 셋잇단음표, 스타카토로 되어 있는 부분 말일세……. 대단해! 훌륭하군! 다시 한 번 쳐보게!" 나는 초인종 소리가 나는 것도 듣지 못했다. 그런데 연주를 멈추고 보니 졸리부아 씨가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 다혈질의 마르세유 출신인 졸리부아 씨는 일종의 감동 증폭 장치였다. 놀랄 정도가 우리 두 사람의 차원을 넘어섰고, 최상급 감탄사가 생각나지 않자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pp.109~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