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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 Brasha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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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폴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 앨리스는 그의 어깨에 턱을 올리고 얼굴은 등대를 향한 채로 그를 껴안았다. 과거와는 약간 다른 행동이었다. 친근함을 강하게 표현하려던 것은 아니었고, 다만 폴을 더는 쳐다볼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정말이지 앨리스는 폴이 눈앞에 있다는 것을 전혀 실감할 수 없었고 그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온몸이 무감각했고, 눈의 초점도 흐려졌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는 두근거리는 심장 박동을 들킬까봐 얼른 포옹을 풀었다. 이게 무슨 일이람? 그냥 그가 온 것뿐이야! 옛날과 변함없는 폴이란 말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폴은 여전히 앨리스의 가장 오래된 친구였지만, 한편으로 가장 낯선 사람이기도 했다. --- p.21 라일리가 감시대 아래쪽에 있던 동료 요원에게 뭐라고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라일리가 호루라기를 두 번 불었다. “바다에서 나와요!” 빨간 깃발을 가리키며 라일리가 고함을 질렀다. 폴이 멀리 바다에서 손을 번쩍 들고 그녀를 향해 흔들었다. 앨리스는 라일리가 폴을 알아보는 순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언니의 요란한 환호성이 앨리스한테까지 들렸다. 뒤를 돌아본 그녀는 백사장에 서 있는 동생을 발견했다. 긴장했던 라일리의 자세가 풀렸다. 입에 물었던 호루라기도 떨어졌다. 그녀는 어깨를 으쓱했고 앨리스는 미소를 지었다. “폴이 돌아온 모양이네.” --- p.25 폴은 늘 하던 대로 자기 집 뒷문에서 앨리스 집 뒷문으로 들어왔다. 정식으로 오려면 현관에서 인도로 나가 최소한 150걸음쯤 걸어야 했는데, 물론 앨리스의 경우라면 걸음 수가 더 많아질 테고, 폴이 거짓말을 섞는다면 훨씬 더 적은 걸음 수가 될 터였다. 하지만 갈대숲을 거쳐 백사장 길로 걸어오면 기껏해야 30걸음 거리였고, 덤으로 바깥 사람들에게 왕래를 전혀 들키지 않을 수 있었다. “아침 먹었어?” 사소한 일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앨리스는 짐짓 대수롭지 않은 듯 물었다. “아니. 근데 괜찮아. 네가 날 먹여 살릴 필요는 없어.” 폴은 약간 풀이 죽은 표정이었다. 앨리스는 쌀로 만든 시리얼 상자와 그릇, 숟가락을 폴이 있는 쪽으로 밀었다. 폴은 방금 자기가 했던 말을 잊은 듯 그릇에 시리얼을 따랐다. --- p.30 앨리스는 짤그락 소리를 내며 세면대에 가위를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양손으로 폴의 머리를 붙잡고 가만히 서 있었다. 한손은 귀에, 한 손은 목덜미 놓여 있었다. 폴이 서서히 머리를 기울여 앨리스의 가슴 바로 아래쪽에 가만히 기대자 앨리스는 숨을 훅 내쉬었다. 그렇게 앨리스는 폴의 머리를 안고 가만히 있었다. 입고 있는 티셔츠 너머로 그의 뺨과 턱의 골격이 느껴졌고, 까칠한 짧은 수염이 옷감 사이로 얽혀 옷의 주름마다 그의 숨결이 고이는 듯했다. 폴은 앨리스와 함께 있었다. 그녀 곁에 있었다. 앨리스는 숨을 쉬는 것이 두려웠다. 부엌에서 방충문이 바람에 딸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폴이 고개를 들었다. 앨리스는 뒤로 물러났다. 그러고 나서 그냥 그렇게, 폴은 더는 앨리스에게 기대지 않았다. 두 사람을 함께 감쌌던 공기도 헝클어져 각기 떨어진 그들 주변으로 자리를 잡았다. 폴은 잠시 앨리스를 쳐다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앨리스는 떨리는 손으로 가위를 집어 플라스틱 상자에 다시 담았다. 폴은 자리에서 일어나 거울로 자기 모습을 확인했다. “잘 잘랐네.” 폴의 말을 듣고서야 앨리스는 자기가 알던 예전의 폴로 원상 복귀시키는 임무를 완수했음을 깨달았다. 두 사람이 함께 한 일이었다. 그는 이상하고 낯선 모습에서 사랑스러운 옛날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그 짧은 변화의 순간에 잠깐의 일탈처럼 폴은 접촉을 해왔다. 그 순간을 앨리스는 두고두고 소중히 간직할 것이다. --- pp.39-40 가수면 상태에서 걱정스러운 꿈을 반복해서 꾸듯 줄곧 폴을 괴롭히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 사랑이 지속될 수 있을까? 험난한 사춘기의 굴곡을 거치며 어린 시절의 사랑을 어른이 될 때까지 깨뜨리지 않고 이어갈 수 있을까?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사랑이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만 바뀌었을 뿐, 어른 세상에서도 조금도 변함없는 사랑으로 탄생할 수 있을까? 혹시 두 가지 사랑은 전혀 다른 종류여서 서로 절대로 어울리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당혹스러운 것은 단순히 그 질문에 대한 대답만이 아닐 수도 있다. 어쩌면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랑만 있는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수천만 종류의 사랑이 존재할 수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딱 하나뿐이거나. --- pp.153-1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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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낙원이라고 불리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섬 파이어 아일랜드. 푸른 나무와 별장들 사이로 산책로가 이어져 있고, 야생 사슴과 다람쥐를 만날 수 있는 평화로운 곳이다. 아이들은 여름의 시작과 함께 페리선을 타고 이곳에 와서 새카맣게 그을 때까지 모래를 잔뜩 묻힌 채 하얀 모래사장에서 뛰어다니며 소리치고 수영을 하며 보내다가 여름 끄트머리에 떠나간다.
폴, 앨리스 그리고 라일리. 그들에게 여름과 섬은 인생의 전부를 의미한다. 이십대인 라일리와 앨리스 자매는 태어나서부터 해마다 여름이면 부모님 소유의 소박한 바닷가 별장으로 돌아왔다. 체구는 작지만 매사에 집요한 라일리는 수상 안전요원으로 일하는 말괄량이 아가씨로, 한밤중의 수영이든, 강풍을 헤치는 항해든, 맨발의 백사장 달리기든, 언제라도 주저 없이 뛰쳐나갈 준비를 갖춘 역동적인 인물이다. 아름답고 늘씬하고 온순하며 애서가이자 사색가인 앨리스는 언니를 마음 깊이 사랑하고 숭배한다. 두 자매의 초라한 별장을 무색하게 할 만큼 위풍당당한 이웃 대저택에 살던 폴은 매년 여름 그들과 함께 성장했고, 두 자매에겐 섬만큼이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친구였다. 그런 그가 3년이라는 오랜 부재 끝에 섬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의 귀환은 매해 평화롭기만 하던 그들의 여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이성간의 이끌림, 심각한 병의 발견, 서로가 서로에게 감추고 있는 깊은 비밀을 겪으며, 세 친구는 낯선 어른들의 세계로 들어서고, 그들의 여름 안식처는 더 이상 세 젊은이를 보호해주지 못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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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청바지 돌려입기』의 작가 앤 브래셰어즈의 최신작
비밀의 섬, 파이어 아일랜드 그 섬에 두고 온 사랑과 성장의 기억 “그 섬은 내게 아이들의 천국이자 어른들의 세계로 들어서는 문이었다.” 『청바지 돌려입기』 시리즈로 8백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으로 열광적인 팬들을 확보하여 가장 성공한 현대 작가의 반열에 오른 앤 브래셰어즈의 첫 번째 성인소설. 우정의 힘과 상처, 견디기 어려운 상실의 아픔, 복잡한 가족애의 무게 등 성장통을 새삼 환기시켜주는 이 소설은 젊은 시절을 향한 아련한 향수와 찬란한 여름을 추억하는 최고의 상찬이다. 여름 한 철을 보내는 별장들로 이루어진 파이어 아일랜드. 이곳에서 매년 여름을 함께하며 남매처럼 자란 라일리, 앨리스 자매와 폴. 세 사람은 마치 남매처럼 자랐다. 함께 놀고 꿈꾸고 이야기하고 오점 없는 자신들만의 세상에서 언제까지나 변하지 말자고 묵약했던 친구였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이들은 어느 누구보다 가깝지만 동시에 여름방학만을 함께하기에 일상과는 동떨어져 있었다. 한 동안 섬을 찾지 않았던 폴과 3년 만에 재회한 앨리스는 이성으로 서로에게 끌린다. 그러나 순수한 관계를 지속해온 이들은 변화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더구나 늘 함께 했던 라일리를 배신하는 것 같아 조심스럽기만 한데……. 세 사람이 성장하면서 이들의 사랑도 함께 성장한다 폴, 앨리스, 라일리는 이성간의 사랑, 자매애, 우정까지 서로 각기 다른 형태의 사랑을 보여준다. 폴과 앨리스는 어린 시절에는 남매처럼 자랐고 성인이 되어서는 연인으로 발전한다. 이들의 어린 시절 순수했던 관계가 사랑을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거부할 수 없지만 서툰 폴과 앨리스의 사랑은 사랑을 하고 싶은, 하고 있는, 했던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조용하고 섬세한 앨리스와 말괄량이 라일리는 성격이나 취향이 전혀 다르지만 끈끈한 자매애를 과시한다. 특히 앨리스는 라일리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폴과의 이별까지도 참아낸다. 폴과 라일리는 남녀관계이긴 하지만 남자 여자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는 강한 우정을 보여준다. 세 사람의 서로 다른 사랑은 때로는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주인공들의 성장과 함께 성숙한 관계로 발전한다. 서로를 배려하기 위한 비밀이 그들의 세계를 흔든다! 3년 만에 재회한 폴과 앨리스는 이성으로 서로에게 끌린다. 그러나 남매처럼 순수한 관계를 지속해온 그들은 변화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두 사람 사이에는 라일리의 존재가 있었다. 연인 관계로 발전하면서 두 사람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라일리를 배신하는 것 같아 변한 관계를 이야기하지 못한다. 라일리는 심장병에 걸리지만 가장 편한 친구에게는 오히려 자신의 병을 숨기려고 한다. 적어도 폴에게만은 환자 취급을 받고 싶지 않은 것이다. 앨리스는 라일리의 비밀을 지켜주기 위해 이유도 밝히지 못하고 폴과 헤어진다. 폴과 라일리는 어린 시절 폴의 어머니와 라일리 아버지가 함께 있는 불륜 현장을 목격하지만 앨리스만은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 때로는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때로는 서로의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서 만든 비밀들은 결국 그들이 더 이상 아이로 있을 수 없게 만든다. 신비로운 섬 파이어 아일랜드에서 아이들은 자란다 여름 한 철을 보내는 별장들로 이루어진 신비롭고 아름다운 섬 파이어 아일랜드. 기억하지도 못하는 아기 때부터 매년 여름 그곳에서 만나 함께 성장한 폴, 앨리스 그리고 라일리. 이들은 맨발로 모래사장을 뛰어다니고 바다에서 헤엄치고 격식 없이 서로의 집을 드나들며 자랐다. 그만큼 가까운 사이였지만 여름방학만을 함께 했기에 폴과 앨리스는 진로에 대한 고민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함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폴과 라일리는 일상으로 돌아가도 편지를 주고받았지만 폴과 앨리스에게는 파이어 아일랜드에서의 기억만이 전부였다. 현실에서 동떨어진 공간에서 추억을 만들고 사랑하게 된 이들이 그만큼 순수했다. 이런 폴과 앨리스가 처음으로 뉴욕이라는 생활의 공간에서 부딪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보다 현실적으로 바뀐다. 진정한 어른으로 서로를 대해야하는 순간이 온 것이다. 상실, 아픔, 그러나 인생은 계속된다 폴과 앨리스는 전부터 조금씩 자라온 서로에 대한 감정에 이끌려 서툴지만 조금씩 조금씩 서로에게 다가간다. 그렇게 여름 한철 동안 사랑의 기쁨을 누리지만 그 기쁨은 여름이 채 끝나기도 전에 라일리의 병으로 인해 끝이 난다. 그리고 긴 고통의 시간이 이어진다. 앨리스는 폴에게 자신이 그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진실을 밝히지 못하고, 폴은 자신을 매정하게 버린 앨리스를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다시 여름, 긴 고통의 시간이 있었기에 두 사람은 그만큼 성숙해졌고 이제야 새로운 관계를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되었다. 그렇게 인생은 계속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