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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추천의 글 1. 희망은 내 안에 있다 행복과 불행은 나에게 달려 있다 기쁨이 있으면 슬픔도 있다 고통은 나의 힘 아름답게 나이 드는 법 여유롭고 즐겁게, 그러나 진실하게 죽음을 준비하는 자세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움직임 이 세상에 신은 존재하는가 2. 삶의 여백을 위해 비어 있는 듯 꽉 찬 인생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산다는 것은 우주와 함께 호흡하다 육체를 통해 마음을 바라본다 인생이라는 연극 무대 부부가 된다는 것 의학을 넘어 인간학으로 3. 고통에도 끝이 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나이 든다는 것 노인의 얼굴 인생은 비극인가 무엇이 환자를 절망하게 하는가 고통은 나누면 반이 된다 인간의 어두운 내면―죄와 악 ‘꽤, 잘 살았다!’ 4. 잘 놀고 잘 배우는 법 프로와 아마추어 잘 놀고 잘 배우는 법 여자들의 논리 사랑과 연애는 전혀 다르다 나를 키워준 사람들 가족이라는 것 5.모든 것은 때가 있다 말의 힘 인연의 신비 풍경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소비시대에 예술을 소비하는 법 어느 섣달 그믐날 엔도 슈사쿠를 추억하며 옮기고 나서 엔도 슈사쿠 연보 |
Shusaku Endo,えんどう しゅうさく,遠藤 周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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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말 못할 비밀’을 마음속에 지닌 사람은 그것을 몇 번이고 꼭꼭 되새김질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말 못할 괴로운 비밀로 인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삶의 지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오히려 그 비밀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 그리고 그 비밀을 자각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적어도 세상에서 가장 추악한 위선자―자신은 항상 올바른 사람이라 생각하며 남들에게 심판의 칼날을 들이대는 위선적인 도덕군자―는 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베푸는 선행이나 사랑이 상대방에게는 매우 무거운 짐이 될 수도 있다. 상대방에게는 달갑지 않은 친절일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사실을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한 채 자신의 사랑이나 선의 감정에 눈멀어 자기만족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사람을 일컬어 ‘선마’라고 한다. 사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 나 자신도 이런 ‘선마’였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준 경험이 과거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있었다. 이렇게 악의 없는 ‘빵점’을 받아온 나를 어머니는 슬픔 어린 표정으로 위로하셨다. “너는 대기만성(大器晩成)할 거야!”라는 말씀과 함께. 그러나 초등학생인 내가 그 말뜻을 제대로 파악할 리 없었다. 뜻도 모르는 채 동네 아이들한테 자랑삼아 그 말을 했더니 아이들이 감탄하는 표정을 짓는 것이었다. 그러나 친구들도 그 말뜻을 모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나는 여기저기 그 말을 떠들고 다녔는데, “나는 만기대성한대!”라고 말하고 다니는 모습을 보신 어머니가 또 한번 비통한 얼굴을 하셨던 기억이 남아있다. 내가 ‘꽤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나는 내 안에 존재하는 ‘채널’이 하나뿐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백여 개의 채널을 돌리면서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 노인 탈에는 신의 모습이 숨어 있다. 나도 늙었기 때문일까, 이 노인 탈이 정겹게 느껴진다. 학창 시절, 수업 중에 이 노인 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때 배운 것은 이 탈의 이미지는 단순한 노인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신의 모습을 어딘가에 숨기고 있거나 신에 근접한 사람을 가리킨다는 것이었다. 내가 얻은 노인 탈도 소박한 가운데 그런 분위기가 느껴지고, 그런 마음과 함께 자꾸만 쳐다보게 된다. 예를 들면, 당신 친구의 인생에서 당신은 그 사람의 중요한 조연이다. 그의 인생에서 당신은 결코 주인공이 될 수 없다. 조연일 뿐이다. 인간이란 존재는 이렇게 당연한 사실을 종종 잊고 산다. 당신은 당신의 배우자의 인생에서 종종 자신이 조연이라는 신분임을 잊어버린 채 마치 주연인 양 행세하려 들지는 않았던가. ‘아름다운 노년(老年)’ 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지하철역 같은 곳에 노부부의 사진을 붙여놓고 ‘아름다운 노년’이라는 문구를 써넣은 포스터 같은 것도 있다. 그런 포스터를 보면 나는 한없는 부러움을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그런 것이 과연 가능할까?” 하고 반발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곤 한다. 아름다운 노년이라, 그것은 혹시 언어의 속임수 같은 것이 아닐까? 오랫동안 인간의 생명을 육체적인 면만으로 생각해왔던 의사들은 더 이상 고칠 수 없는 말기 암 환자에 대해 의사로서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마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때 많은 의사들이 “의학은 과학이다.”라는 신념을 굳게 믿고 있기 때문에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의학은 과학뿐 아니라 인간학도 알아야 할 때이다. 그리고 과연 생리적인 육체의 종말이 모든 것의 종말인지 어떤지를 자문자답해 보아야 한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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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현대 문학의 거장,
일본인이 사랑하는 다재다능한 작가 엔도 슈사쿠 풍부한 지성과 사람의 향기가 물씬 배어나는 수필의 빛나는 경지, 넘치는 교양과 소박한 삶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 촌철살인의 인생 통찰을 만난다. 종교와 인간에 대한 놀라운 통찰로 노벨문학상 후보에 여러 차례 오른 엔도 슈사쿠의 산문집. 엔도 슈사쿠만이 보여줄 수 있는 부드러운 힘, 인생살이의 무거움을 가벼운 필체로 담아내는 공력이 돋보이는 수필집이다. 엔도 슈사쿠는 일본에서는 매우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이지만 한국에서는 크게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특히 그는 기독교 문학에서 매우 유명하고, 의외로 유머작가로도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유쾌하게 사는 법, 죽는 법』은 그 엔도 슈사쿠가 삶의 굴곡들을 펼쳐두고 그 사이사이에 후회 없이 인생사는 비법을 박아둔 인생론이다. 그의 책을 읽고 나면 ‘인생은 살아볼 가치가 있다’는 엔도 슈사쿠의 메시지가 잔잔하게 마음에 스며든다. 풍부한 교양과 지성, 그리고 인생에 대한 무르익은 통찰이 빛나는 엔도 슈사쿠의 이 수필집은 소설가 엔도 슈사쿠의 숨겨진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소설을 통해서는 알 수 없는 엔도슈사쿠의 소박한 모습, 흔히 관심 갖지 않는 세상의 사각지대를 바라보는 시선과 그것을 그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유쾌한 논리, 자신에게 닥쳐올 죽음을 바라보는 그의 진솔한 생각들이 이 수필집에는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수필집을 통해 엔도 슈사쿠를 내면을 엿보는 것은 이 시대를 정신없이 살아가는 우리들의 가슴에 묵직한 무언가를 던져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엔도의 인생철학이 넘쳐나는 이 책은 행복과 불행의 선택은 본인에게 있다는 점과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담은 ‘1. 희망은 내 안에 있다’, 삶의 여백에 무엇을 채워 넣어야 하는가에 대한 ‘2. 삶의 여백을 위해’, 엔도 자신의 투병생활을 중심으로 늙음과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불청객인 고통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은 ‘3. 고통에도 끝이 있다’, 다방면에 능통한 엔도가 말하는 연애와 사랑의 다른 점을 중심으로 쓰인 ‘4. 잘 놀고 잘 배우는 법’, 인생 전체의 시기와 현 소비시대에 대한 통찰을 이야기 한 ‘5. 모든 것은 때가 있다’, 총 5부로 이어져 있다. 가톨릭과 기독교인의 필독서, 『침묵』의 작가 엔도 슈사쿠만이 보여줄 수 있는 부드러움의 힘 불우한 유년기와 오랜 투병생활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 책을 쓸 때 진지하고 무거운 표정이 아닌 여유롭고 평화로운 얼굴로 글을 썼다고 한다. 투고 과정에서 그는 지난했던 과거의 삶을 돌아보는 일이 괴롭거나 힘든 일이 아니라 따뜻하게 보듬고 싶은 것이었던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유쾌하게 사는 법, 죽는 법』은 인생살이 지혜에 대한 성숙한 통찰과 그의 풍부한 지성을 가벼우면서도 차분한 필치로 고스란히 옮기고 있다. 지칠 줄 모르는 배움의 열정으로 글 이외에도 다도, 바둑, 그림, 연극 등 다방면에 재능을 발휘했던 엔도 슈사쿠. 그는 자신이 오로지 소설가로 남길 원하지 않았다. 그는 소설가 이전에 삶을 사랑하고 그 삶을 어떻게 아껴줄 것인지를 진심으로 고민하던 청년이자 끊임없이 인간과 삶을 탐구하는 학생이었다. 이 산문집은 그의 인생살이 지혜를 응축해 놓은 요약본이고 우리가 청춘을 지나치고나서야, 그 때 알고 있었더라면 좋았을 걸, 하는 것들을 인생선배의 입장에서 후배들에게 성심성의껏 가르쳐주고 있다. 그는 가족들이 오순도순 거실에 모여 가장인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 풍경을 떠올리며 수필집을 썼다고 앞서 밝혔다. 영어공부를 하거나, 다가올 시험을 대비하는 공부를 하기 이전에 인생의 쉼표로 엔도 슈사쿠가 전하는 인생살이 지혜를 공부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긴장하지 않아도 되고 미친 듯이 집중하지 않아도 되는, 그러나 더없이 소중한 것들을 담아놓은 공부거리를 어깨에 힘을 풀고 읽어보자. 문장과 문장 사이마다 넘쳐나는 인생의 자양분을 마음껏 흡수한다면 엔도 슈사쿠가 저 세계에서 빙긋이 미소를 지을 것이다. 인생 곳곳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폐기물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살다보면 버리고 싶은 기억들, 지우고 싶은 과거들이 마음 한켠에 쌓이게 된다. 이것은 의지가 아니며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되는 것이다. 엔도 슈사쿠는 오랜 투병생활, 늙음에 대한 두려움, 병원에서 만난 환자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고통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그 고통의 끝을 말한다. 중요한 것은 손등에 불행이 있다면 불행과 행복이 양면의 동전과 같아서 불행의 뒤편에는 행복이, 행복의 뒤편에는 불행이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자각함으로써 인생이라는 여행길에서 더 안전하고 유쾌한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행동퇇다면 누구에게도 완벽한 패배는 찾아오지 않는다. 이 책에는 끝없는 절망과 더 나아가 자기혐오에 이르는 고통의 나날 속에서 이 인생 폐기물들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인생에서의 마이너스를 어떻게 플러스로 전환시키는지 저자가 전하는 비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유쾌하게 즐기다보면 정말 ‘잘’ 살게 된다 아무리 부자여도, 아무리 잘났어도 살아가면서 유쾌한 일만 겪으면서 살 수는 없다. 그런데 엔도 슈사쿠는 정말로 유쾌한 인생을 살고 있다. 그는 어떻게 유쾌한 삶을 확신하고 행동할 수 있을까? 그것이 바로 엔도 슈사쿠만이 가진 탁월한 인생비법이다. 그에게 닥친 시련들과 고통이 결코 작거나 희미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 장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울어야 할 대목에서, 고통스럽거나 절망해야 할 대목에서 낙천적인 한마디를 던지고 있는 엔도 슈사쿠를 발견할 수 있다. 그는 그저 소박하게 ‘행복 반, 불행 반인 상태가 우리네 인생에는 가장 많지 않을까.’ 하며 지금 발딛고 선 불행이 아닌 이미 그곳을 초월한 삶의 더 높은 지점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