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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박완서의 삶>
내 인생 내 문학 - 나에게 소설이란 무엇인가(박완서) 내가 본 박완서 - 그이와 함께 걸어온 짧지만 긴 길(김영현) 어머니와 나 - 모녀의 시간(호원숙) 연대기 - 행복한 예술가의 초상(호원숙) <제2부 박완서의 문학> 자선 대표작 - 해산바가지,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 작품론 - 미래의 해석을 향해 달린, 우리 시대의 고전(권명아) <제3부 박완서 연구자료> 연보 / 작품목록 / 참고문헌 |
朴婉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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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많은 식구들의 겨울옷을 손뜨개질을 하거나 편물기계로 털옷을 떠주셨다. 어느 해 겨울인가엔 집안 식구 모두의 털속바지와 스웨터를 뜨신 적도 있었다. 요즘보다 추웠던 겨울 교복 치마 속에 는 어머니가 장미표 505털실로 떠주신 속바지가 우리의 겨울을 따뜻하게 해 주었다. 나는 지금도 어머니의 소설 제목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를 보면 식구마다 입었던 털속바지가 생각난다. 어머니가 떠주신 털속바지만 입고 겨우내 집 안팎을 다니시던 아버지의 모습을 생각하면 그립고도 웃음이 나오게 한다. 어머니는 작가가 되기 전의 시간도 행복하고 창조적인 일로 메우셨고 우리 가족에게는 어머니가 온전히 엄마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의 시간이었기에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
---<모녀의 시간>(호원숙)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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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서서히 죽음을 당했다. 그것도 정신과 육체가 따로따로. 오빠가 완전히 죽기까지는 장장 일 년이 걸렸다. 나는 지금까지도 어느 쪽이 오빠를 죽였는지 확실히 말할 수가 없다. 한쪽에선 오빠를 반동으로 몰아 갖은 악랄한 수단으로 어르고 공갈치고 협박함으로써 나약한 지식인에 지나지 않았던 그를 마침내 폐인으로 만들어 놓고 말았고, 다른 한쪽에선 폐인을 데려다 빨갱이라고 족치기가 맥이 빠졌는지 슬슬 가지고 놀고 장난치다 당장 죽지 않을 만큼의 총상을 입혀서 내팽개치고 후퇴했다. 듣기 좋게 오발(誤發) 사건이라고 했다.(……)
사람이 죽으면 아이고 아이고 곡을 한다. 눈물이 마르면 침을 몰래몰래 발라 가며, 기운이 빠지면 박카스를 꼴깍꼴깍 마셔 가며 곡을 하고 문상객을 치르고, 노름꾼을 치르고, 거지를 치르고, 복잡하고 복잡한 밑도 끝도 없는 여러 가지 절차를 치르고, 차례에 제사에 또 제사를 치른다. 그래서 살아남은 사람은 기운이 빠질 대로 빠지고 진저리가 나고, 빈털터리가 되고 지긋지긋해지면서 죽은 사람한테까지 정나미가 떨어진다. 비로서 산 사람은 죽은 사람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사자(死者)를 삼킨 것이다. 은밀히, 음험하게. ---<나에게 소설은 무엇인가>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