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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가는 길
두 남자의 평생 우정 이야기
푸른숲 2008.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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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친구에게서 온 뜻밖의 소식
함께한 추억을 산책하며
내년에는 자넬 볼 수 없겠지
기억할 수 있는 한 오래
굿바이, 잭

옮긴이의 글

저자 소개 2

Bob Greene

'뉴욕 타임스'의 칼럼니스트. 자전적 이야기, 사람 사이에 오가는 따뜻한 마음이 담긴 실화를 재구성한 논픽션을 비롯해서 모두 24권의 책을 썼다. 특히, 2차 세계대전 당시 네브라스카 주 한 작은 마을에서 실제로 있었던 참전 용사와 주민들 사이의 마음의 교감을 담은 《옛날 한 마을에서 : 노스 플래트 무료급식소의 기적 Once Upon a Town : The Miracle of the North Platte Canteen》, 음악과 친구를 소재로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을 풀어낸 《학창시절 Be True to Your School》 등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유머러스하면서도 향수 어
'뉴욕 타임스'의 칼럼니스트. 자전적 이야기, 사람 사이에 오가는 따뜻한 마음이 담긴 실화를 재구성한 논픽션을 비롯해서 모두 24권의 책을 썼다. 특히, 2차 세계대전 당시 네브라스카 주 한 작은 마을에서 실제로 있었던 참전 용사와 주민들 사이의 마음의 교감을 담은 《옛날 한 마을에서 : 노스 플래트 무료급식소의 기적 Once Upon a Town : The Miracle of the North Platte Canteen》, 음악과 친구를 소재로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을 풀어낸 《학창시절 Be True to Your School》 등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유머러스하면서도 향수 어린 문체로 사소한 일상에서 의미있는 삶의 순간을 잡아내는 데 탁월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고 프랑스 브장송대학교에서 수학했다. 2003년 ‘올해의 출판인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영어와 프랑스어 전문번역가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총 균 쇠』, 『습관의 힘』, 『12가지 인생의 법칙』, 『빌 브라이슨 발칙한 미국 산책』,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등 100여 권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원서, 읽(힌)다』, 『기획에는 국경도 없다』, 『원문에 가까운 번역문을 만드는 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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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23쪽 | 386g | 152*212*20mm
ISBN13
9788971847947

출판사 리뷰

기쁨과 성공의 순간보다
좌절과 절망에 무릎이 꺾일 때,
내 곁을 더 오래 지켜준 진짜 친구가 있다.
그 우정으로 우리 삶은 더 완전해진다.

돈, 명예, 사랑... 하지만 친구가 없다면 삶은 미완이다


아내는 아이들을 챙기느라 바쁘고 아이들은 얼굴을 마주치기조차 힘들다. 경제 불황의 그늘 속에서 직장 생활은 살얼음을 밟는 듯하다. 낭만적 사랑을 꿈꾸기에는 염치없어진 외모도 문제지만 의무만 잔뜩 주어진 삶이 무거워 새로운 관계는 피곤하다. 음악도, 책도, 드라마도, 영화도 모두 젊은이들을 위한 것뿐이다. 힘들고 불안하고 외로운 중년의 남자들, 누가 혹은 무엇이 있어 그들의 위로가 되어줄까.
이 책 《친구에게 가는 길 And You Know You Should Be Glad: A True Story of Lifelong Friendship》을 쓴 「뉴욕 타임즈」 칼럼니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밥 그린 Bob Greene 역시 그런 중년을 보내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에게 오랜 친구가 나을 수 없는 병에 걸렸다는 갑작스러운 소식이 전해진다. 그후 친구와 남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그는 잊고 있었던 친구와 우정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유치원에서 처음 만나 50년 동안 나눈 그들의 우정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한때 내 삶의 전부였던 친구를 잊고 있었다
_50년 넘게 이어진 우정, 금고 깊숙이 잘 모셔둔 잊고 있던 기념품


성공한 작가로,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잘 나가는 중년의 저자 밥 그린. 어느 날, 그에게 뜻밖의 소식이 온다. 친구 잭이 나을 수 없는 병에 걸렸다는 것이다. 그는 저자가 다섯 살에 처음 만난 50년 지기였다. 그제서야 그는 오래된 우정을 어디엔가 잘 모셔둔 기념품처럼 잊고 지내왔다는 것을 깨닫는다.
서둘러 고향으로 돌아와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에게 연락을 한다. 재판을 미루고, 급한 사업 일정을 취소하고 추억의 레스토랑에 모인 친구들. 그는 자신이 가장 힘들고 외로웠을 때 친구 잭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얼마나 든든했는지 떠올린다. 아내와 사별하고 아들과 단 둘이 남아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세상이 끝나버린 절망감에 빠졌을 때, 자신에게 힘이 되어주었던 친구 잭.

“오늘 아침 첫 비행기를 탔어.”
전화도 없이, 마중을 나오라는 말도 없이 시카고행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던 것이다. 그가 다시 말했다.
“네가 아무도 만나고 싶어 하지 않으리란 걸 알아. 상관없어. 방금 호텔에 들어왔네. 계속 여기 있을 테니까 내가 널 위해 할 일이 있다면 언제라도 연락해. 네가 원하면 어떤 짓이라도 할게. 죽은 듯이 있으라면 그렇게 하겠어. 여하튼 네가 연락할 때까지 여기 있을 거야.”(본문 p. 102-103)

그때 친구는 전화 한 통 없이 저자 곁으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다. 그가 해준 일은 어찌 보면 대단치 않은 일이다. 침묵을 함께 나누었을 뿐이니까. 하지만 이제 그가 잭에게 힘이 되어줄 차례다. 가족 앞에서 보이기 힘들었던 약한 모습, 아내에게 털어놓기 힘들었던 아픔을 잭은 오랜 친구 밥에게 털어놓는다. 가족에게는 의연한 체 하지만 친구에게는 내밀한 걱정거리를 털어놓거나 눈물을 흘린다.

어느 날 오후, 우리가 방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재니스가 들어와서 물었다.
“잭, 밀크셰이크 좀 줄까요?”
어색할 정도로 명랑한 목소리였다. 나는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잭은 나날이 살이 빠지고 있었다. 먹을 것을 제대로 삼키지 못했고 식욕도 잃었다.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 …… 재니스는 그녀가 보호자 노릇을 한다는 걸 눈치 채면 잭이 상심할까 봐 조심하고 있었다. (본문 p. 83)

오래된 우정의 진가는 여기에 있다.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어떤 마음인지 알아주고 그것만으로 힘이 되고 의지가 되는 든든함. 힘든 것을 털어놓고 맘껏 울 수 있는 상대. 저자는 그런 친구야말로 사람이 삶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것이자 전부일지 모른다고 말한다.

말하지 않아도 내 뜻을 충분히 헤아리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방에서든 전화로든 곁에 있기만 해도 내 마음을 알아준다. 내가 좌절과 절망으로 최악의 상황에 빠졌을 때 내 곁을 오래 지켜주는 친구. 가혹한 세상이 내게 안긴 고난이 견딜 수 없을 때, 내게 정말로 소중한 친구는 그런 존재다. 어쩌면 그런 순간에 남는 사람들이 삶이 가진 모든 것일지도. 적어도 잭은 내게 그런 존재였다. (본문 p. 101-102)

질풍노도의 동지에서 생활전선의 전우까지
_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우정의 얼굴을 통해 만나는 우리 삶의 국면


어떤 한 사람과 한 사람이 친구가 된다는 것은 추억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50년 동안 이어진 이들의 관계는 우정이 어떻게 시작되고 성장하는지, 그리고 우리 삶에 남고, 마침내 한 사람의 삶에 어떤 의미가 되는지, 우정의 역사와 초상을 보여준다. 아직 낯선 유치원에서 갑작스럽게 코피가 쏟아져 당황했던 다섯 살 짜리 꼬마의 이름을 처음으로 불러준 친구, 그 둘의 우정의 시작이었다.

“밥이 다쳤어요!”
나는 모르는 아이였지만 그 아이는 내 이름을 알고 있었다. 잠시 후, 나는 학교 양호실에 누워 있었다. 피범벅이던 얼굴은 깨끗해졌고 곧 괜찮아질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소리도 들었다. 처음으로 내 이름을 불러주고, 나를 위기에서 구해준 그 아이. 그 아이가 바로 ‘잭 로스’였다. (본문 p. 14)

그렇게 시작한 우정은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자란다. 10대의 우정은 나와 너를 구분하지 않는 우정이다. 잭과 밥, 그리고 친구들은 10대를 토들 하우스라는 음식점에서 붙어지냈다. 친구가 보이지 않을 때 그 식당을 찾아가면 언제나 만날 수 있었다. 그래서 밥은 그들이 늘 함께였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뜻으로 아픈 잭에게 토들 하우스의 접시를 선물한다.

토들 하우스는 메인 거리에 있었다. 12개의 의자 가운데 5개는 거의 언제나 ABCDJ의 차지였으므로 우리 다섯 중 누구라도 찾을 일이 있으면 거의 반사적으로 토들 하우스로 향했다. 우리에게 그곳은 음모를 꾸미고 실행 계획을 세우는 근거지였다. 찾는 친구가 눈에 띄지 않을 때, 그곳에 가서 기다리면 모두 만날 수 있었다. (본문 p. 72-73)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불리는 10대 후반에는 일탈과 반항을 공유한다. 파티 중인 남의 집에 숨어들어가 75도 짜리 럼주를 훔쳐내오거나 성인인 체하고 성인 전용영화관에 들어가려고 한 것, 지나고 보면 별 것 아닌 일들로 그들은 우정의 역사를 쌓아간다.

다음 날 밤, 우리는 둥그렇게 둘러앉아 술병을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차라리 술병에 독극물 표시가 있으면 마음이 편할 듯했다. 우리의 불운을 탓하며 던져버리면 그만일 테니까. 하지만 이건 좀 센 술일 뿐이니 서로 눈치만 살폈다.
“럼 앤 콕을 만들어 마시면 어떨까? 그런 이름은 많이 들어봤잖아. 왠지 멋지게 들리지 않아?”
하지만 우리 손으로 직접 비소 같은 럼주와 콜라를 섞기가 겁났다. 마침내 내가 말했다.
“이 술을 보통 술처럼 마시면 안 될 거야. 75도나 되는데……. 너무 많이 마시면 죽을지도 몰라.”(본문 p. 51)

하지만 20대로 접어들면서 그들은 친구가 곧 나는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집안 사정으로학비가 싼 오하이오 주립대학을 선택한 잭과 함께 대학 입학 절차를 밟으러 간 저자는 차를 타고 오가는 길에 라디오를 끄지 않는다. 이제 그들이 더 이상 같은 길을 가지 못하게 되리라는 쓸쓸한 예감이 그 둘을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곳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다른 인간관계를 만들게 되는 3, 40대에 우정은 그들에게 표면적으로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해서 월급쟁이가 되면서 우리 관계는 약간 달라졌다. 처음으로 우리 대화에 틈이 생겼는데, 그것은 채워지기 힘든 공백이었다. 그는 교외의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하루하루를 보냈고, 나는 기삿거리를 쫓아 시카고를 뛰어다니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래선지 가끔 만나면 약간 낯선 분위기가 감돌며 대화가 끊기고 짧은 침묵이 흐르기 일쑤였다. 대화도 곧잘 겉돌았다. 예전에 우리가 함께 있을 때는 느끼지 못한 야릇한 기분이었다. (본문 p. 157-158)

그렇다면 50대의 우정은 무엇일까. 아내와의 관계를 편안해지고 아이들은 제 갈 길을 찾고 그런 그들에게 우정은 어떤 의미일까. 잊혀진 기념품 같지만 그 우정은 잭의 이혼이나 밥이 겪은 아내와의 사별 같은 큰 일이 있을 때 표면 위로 떠올라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친구는 가족에게는 이야기할 수 없었던 현실적 어려움이나 아버지나 남편이 아닌 그냥 나 자신의 모습을 내보여도 되는 상대다. 잭은 자신이 죽은 후 남은 가족이 경제적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같은, 가족과 의논하기 힘든 고민을 저자에게 허물없이 털어놓는다. 매년 가는 좋은 사람들과의 소풍을 다음 해에도 과연 갈 수 있을까 나약한 모습을 보이며 눈물 짓기도 한다.

그의 목소리가 흐려졌다. 그가 울지 않으려고 꾹 참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전에도 이랬는데…….”
그가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나는 아무 말도 않고 기다렸다.
……
그가 말을 잇지 못했다. 나는 기다리다가 말했다.
“내년엔?”
수백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었지만 그가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잠시 후, 그가 입을 뗐다.
“내년에도 그 사람들이 보고 싶을 거라고 생각하긴 했어. 그럴 수 없겠지만…….”
우리는 전화를 붙들고 한참을 앉아 있었다. 아무 말도 없이. (본문 p. 96-97)

이런 관계는 어린 시절부터 추억을 함께 나누지 않았다면 힘든 일이다. 나라는 사람을 설명할 필요도, 치장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이들이 각별한 감정을 나눌 수 있다. 그래서 우정의 다른 이름은 추억이다.

통념과는 다른 불확실한 중년 후반에 ?한 성찰
_삶에 대해 분명히 알고, 안정을 얻게 될 줄 알았던 중년, 과연 그럴까?


‘불혹’으로 요약되는 중년의 삶은 경제적으로든, 감정적으로든 안정된 삶의 다른 이름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것은 ‘중년의 신화’임이 드러나고 있다. 이 책은 10대와 20대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막연히 생각했던 중년의 실체가 오해와 착각이었다는 성찰을 보여준다. 그 성찰은 두 가지. 하나는 쉰을 넘으면 모든 것이 분명해질 거라 생각했던 삶의 정체가 여전히 모호하다는 깨달음, 다른 한 가지는 중년이 되면 안정된 삶이 펼쳐질 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밥과 잭은 1947년생이다. 어린 시절에는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 행동하는 어른들처럼 그들도 어른이 되면 삶에 대해 뭔가 알게 될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막상 쉰 여섯이 된 그들은 세상과 삶에 대해 여전히 모르고 오히려 모르는 것이 더 많아졌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나 쉰세 살은 상상하기 쉽지 않은 나이였다. 그래도 한 가지만은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모든 것에 대해 훨씬 많이 알 게 될 거라는 것! 쉰세 살이 되면 우리는 모든 것의 답을 알 것 같았다. 그렇게 오래 살면 예기치 못한 일이라는 건 더 이상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
2000년이 되었을 때, 잭과 나는 어렴풋이 짐작만 하던 사실을 깨달았다. 그건 새로운 세기가 되어도 우리가 모든 걸 알지는 못한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모든 해답을 갖게 되리라 생각한 나이가 되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았다. 아니, 오히려 예전보다 더 많아졌다. (본문 p. 107, 108)

안정된 중년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둘은 이른바 ‘힘의 시기’라고 불리는 중년에 갖는 정신적 안정 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은 3, 40대에 열심히 일하고 나면 중년에는 갖고 싶은 건 다 가질 수 있고, 세상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중년이 되어서도 여전히 크고 작은 걱정거리와 불안에 시달리는 자신들이 모습을 보면서 중년에 얻게 될 안정감이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성공했다는 40대 남자들을 봐. 그들은 멋들어진 넥타이를 매고 아내와 함께 모금 행사에서 찍은 사진이 매일 신문에 실려. 만면에 웃음을 띠고. 대개가 그런 모습이잖아? 그 얼굴을 보면 갖고 싶은 건 다 갖고 있고, 세상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그런데 왜 바보가 되는 때라는 건가?”
“자신의 알량한 힘에 도취되어 바보처럼 속으니까. 그들은 이제부터 삶이 순탄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세상일은 그렇지가 않거든. 힘은 환상에 불과한 거야.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걸 몰라.”(본문 p. 166)

우정과 삶에 대해 성찰하게 한 잭은 결국 죽음을 맞는다. 이제 즐겁고 반가운 이야기, 슬프고 힘든 이야기를 그와 함께 나눌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친구와의 마지막 시간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것도 없는 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오랜 우정은 나와 네가 한 시대와 비슷한 공간을 살아가면서 ‘너도 거기 나처럼 살고 있지?’하는 마음을 나누는 것이라는 걸. 10대 아이들처럼 꼭 붙어다니지 않아도, 꼭 옆집에 살고 있지 않아도 말이다. 그래서 저자는 우정이 세상 모든 곳의 어떤 사람에게든 공평하게 찾아드는 축복이라고 믿는다. 비슷한 중년을 보낸 번역자 강주헌은 아픈 친구 아내의 치료를 친구들이 돌아가며 맡았던 추억을 떠올리며 우정이 몇 사람만의 특권이 아니라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날 내린 눈은 ABCDJ 벽돌과 오디 머피 언덕을 하얗게 뒤덮었다. 아무리 봐도 눈에 보이는 것은 하얀 눈뿐이었다. 하얗게 쌓인 눈 아래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 마음속에만 간직된 우정도 마찬가지이리라.
하지만 그 순간에도 세상 곳곳에서, 세상의 모든 집에서 우정은 다시 시작된다. 우정이 맺어진다. 수증기처럼 날아가버리는 우정도 있지만 끈질지게 이어지는 우정도 있다. 우정을 갓 맺기 시작한 친구들, 하지만 그들은 모른다. 언제 우정이 시작되었는지. 누구도 모른다. 기적은 소리 없이 다가오는 법. 마법의 힘은 시간표에 맞춰 드러나는 법이 없다. 그러나 우정은 어느 순간 싹튼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 불멸의 것, 당신 가슴에 간직할 수 있는 유일한 것.(본문 p. 219-220)

우정이 이 책의 주인공들이나 나만의 특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우정이 그처럼 극적일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뭔가를 보면서 문득 떠오르는 사람, 뭔가를 경험했을 때 그 얘기를 전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든 소중한 사람일 것입니다. 이 책은 모든 이들의 우정을 축복합니다. 혹시 진정한 친구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용기를 내도 좋겠습니다. 우정은 기적처럼 소리없이 다가오는 것이니까요. 벌써 당신의 우정은 누군가와 시작됐는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모르? 있을 뿐 ……. (옮긴이의 글 중에서 p.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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