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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만약 진실을 안다 해도 그는

다윈의 법칙

20년 후의 나에게

저자 소개 2

저시라이시 가즈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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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zufumi Shiraishi,しらいし かずふみ,白石 一文

1958년 후쿠오카현 출신 작가. 2000년 『찰나의 빛』으로 데뷔, 2009년 『이 가슴에 깊게 박힌 화살을 뽑아』로 제22회 야마모토슈고로상을 수상했다. 2010년에 『특별한 당신에게』로 제142회 나오키상을 받았으며, 최근 작품으로 『네가 없으면 소설을 쓸 수가 없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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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서강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일본 구마모토대학 비교문학과에서 일본근대문학을 전공했다. 현재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몽십야』, 『월식』, 『여자의 결투』, 『아베일족』, 『국화와 칼』, 『얼마만큼의 애정』, 『지금 사랑해』, 『공부를 돈으로 바꾸는 기술』, 『효웅 오다 노부나가 』(전3권), 『왜 세계는 전쟁을 멈추지 않는가?』, 누쿠이 도쿠로의 『증후군 시리즈』(전4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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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1월 12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425g | 125*181*20mm
ISBN13
9788993285567

책 속으로

"무슨 일이야? 할 말이라는 건 또 뭐고?"
밝은 전등불 밑으로 보이는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다.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나는 냉정한 어조로 그녀에게 재촉했다.
"저와 이혼해주십시오."
히사코는 꿀꺽 침을 한 번 삼킨 다음 조금 쉰 듯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 앞에 앉아 있는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혼해주십시오."
이번에는 확실한 어조로 히사코가 다시 한 번 말한다. --- pp.42~43

'그와 나는 그만큼 깊은 관계를 맺어왔으니까.'
사토미가 남긴 이 말을 되새기며 나는 복잡한 생각에 빠져들었다.
역시 사토미 고이치로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요 며칠 동안 혹시 그가 몰랐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모두 잘못된 생각이라는 확신이 들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는 언제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걸까? --- p.56

"이제 이것으로 우리는 끝이야. 이건 당신을 위한 결정이야."
카렌은 담담한 목소리로 이별을 입에 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한마디 덧붙였다.
"아-아. 그런 전화는 당신에게 하는 게 아니었는데." --- p.77

"사랑하는 사람과는 어떤 일을 해도 즐겁지. 여행이나 영화, 쇼핑을 함께하는 것도 좋지만,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는 어디에도 가지 않고 둘이서 방 안에 있는 게 최고야." --- p.116

"우리 어머니는 몸이 약했던 여동생만 예뻐했고 아버지는 너무 일찍 돌아가셨어. 그래서 난 부모님의 사랑을 거의 못 받고 자란 것 같아.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렇게 어른스럽게 보여도 난 정말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이야. 그런데 최근 2년간 츠토무를 만나면서 내 외로움을 메워줄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어. 그래서 헤어지고 싶어."
치카가 이렇게 말하자 츠토무가 말했다.
"외로웠으면 그렇다고 말해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언제나 냉정한 표정이더니 이제 와서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이라고 하면 그건 반칙 아냐?"
"상대가 외로운지 아닌지 말로 해야만 알 수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이 문제가 있는 거야." --- p.138

그런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자 일주일이 지난 순간부터 만나고 싶고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열흘이 지나자 거꾸로 아무 연락도 하지 않는 히데이치가 미워졌고 반달이 지난 지금은 그의 안부가 걱정되었다. --- p.163

치카는 자신의 선택에 조금의 잘못도 없기를 열망했다.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는 자기만 아는 일이다. 누군가와 경쟁심을 갖고 미래를 결정한다거나 다른 사람과 조금 다르게 살고 싶다는 기준으로 미래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 정말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에는 결코 경쟁이나 모험심이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에는 자기 영혼의 목소리가 지시하는 바대로 스스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 --- p.174

"어쨌든 집에 돌아오면 텔레비전을 켜. 딱히 텔레비전을 볼 필요는 없어. 그냥 어른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이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전혀 느낌이 다를 테니까."
역시 마이코는 독신생활의 베테랑이었다. 그녀의 충고는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이후 미사키는 방에 들어서자마자 텔레비전을 켜는 게 습관이 되었다. 전화를 걸 때에도 볼륨을 조정하면서 자기 전까지 화면을 계속 켜놓았다. --- p.200

'이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 게 아니야. 단지 아내가 될 만한 대상을 찾고 있는 거야.'
이 두 가지가 어디가 어떻게 다른지, 아내 될 사람을 찾는 게 왜 잘못인지 그건 잘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미사키로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지점이었다. --- p.239

하지만 실제로 20년이 지난 지금, 미사키는 아직도 자신이 어른이 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놀랍고도 한심할 정도로. 아니 그보다는 인간이란 본래 어린아이의 상태에서 인생의 대부분을 보내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서른아홉이 된 지금도 그녀는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 p.285

출판사 리뷰

연인과 타인 사이, 사랑의 그 어디쯤에서 망설이고 있는 세 남녀의 이야기
일, 사랑, 미래… 현실속의 만남과 헤어짐을 리얼하게 그려낸 영화 같은 소설


사람의 일생에 사랑은 한 번만 오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고 헤어지고, 망설이고 흔들리고, 사랑은 언제나 그렇게 복잡다단한 표정으로 다가와 사람들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한다. 아무리 반복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사랑이기 때문인지, 사랑을 할 때마다 그 각각의 빛깔이 다르기 때문인지 사랑 앞에서 우리는 언제나 미숙하다. 어떤 길이 옳은 것인지, 나와 상대방의 행복을 위해서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인지 몰라 가슴 아프고 어리둥절할 때도 많다. 여기 그런 선택의 기로에 선 세 쌍의 남녀가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아내에게 이혼통보와 함께 감당하기 어려운 고백을 들은 40대의 남자, 어린 시절 자신이 그렇게 비난해 마지않던 사랑에 빠진 20대의 여자, 첫 결혼의 실패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30대 여자……. 한두 번의 사랑을 경험하고 다시 사랑 앞에 선 도시남녀. 일과 사랑과 현재와 미래 등 등장인물들의 고민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자칫 뻔하게 흐를 수도 있는 소재를 시라이시는 특유의 깊은 사유와 디테일한 묘사, 흥미로운 소설적 장치를 통해 전혀 새로운 빛깔로 뽑아내며 공감을 자아낸다. 「만약 진실을 안다 해도 그는」은 복잡하게 얽힌 네 남녀의 심리를 탁월한 스토리텔링과 반전을 통해 묘사하고, 「다윈의 법칙」은 당연하게 치닫는 결말을 역전시킴으로써 통속적 결말을 비껴간다. 또한 「20년 후의 나에게」에서는 상대방의 숨겨진 진심과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자신의 순수한 마음을 교차시킴으로써 뭉클함을 자아낸다.

이 사람을 잡을 것인가 놓아줄 것인가, 여기서 멈출 것인가 더 나아갈 것인가, 이 사람과 저 사람 중 어떤 이가 나의 진정한 사랑일까, 사랑을 선택하는 기준이란 게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사랑 앞에 선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질문들. 이 질문에 등장인물들은 각각의 해답을 내린다. 키워드는 '자기 자신의 진심, 그리고 상대방의 행복'이다. '마음에 관한 보고서'와도 같은 이 책 속에서 독자 역시 스스로의 사랑에 대한 화두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인정사정 보지 않고 흐르는 시간, 그 시간 속에서 사랑을 잡을 수만 있다면……
진정한 사랑은 추억이 되지 않는다, 언제나 진행형이다.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미래를 꿈꾼다. 평생 헤어지지 않기를, 이 사랑이 영원하기를……. 하지만 냉정하게 흐르는 시간과 인연의 복잡함은 그 바람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상대방의 마음이 갑작스레 엇나가기도 하고, 스스로의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잠시 헛발을 디디기도 하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기도 하고, 스스로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흔들리기도 하고……. 20대 후반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 소설은 그 복잡다단한 마음의 결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사랑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하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사랑을 찾아 나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아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와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는 가정에도 숨겨진 비밀과 얽히고설킨 감정의 실타래가 숨어 있고(「만약 진실을 안다 해도 그는」), 혼자 생활하는 20대 후반의 여자는 과거 생각했던 '사랑'과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사랑'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한다(「다윈의 법칙」), 또한 마흔이 다 됐지만 스무 살 그때처럼 한 치 앞 내일을 내다볼 수 없고 현실은 버겁기만 한 여자에게도 '진정한 사랑'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20년 후의 나에게」). 각각 처한 입장과 감정은 다르지만, 모두 사랑의 내밀한 속살을 들여다본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그 복잡한 인연의 끈을 풀어내는 것은 자기 자신일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공통된 주제의식을 드러낸다.

시라이시 가즈후미는 전작인 《얼마만큼의 애정》을 비롯해 이 소설집에 수록된 세 편의 작품을 통해 일관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확실함'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사랑은 눈에 보이지도, 무게를 잴 수도 없다. 그렇지만 자기 스스로를 들여다보면 분명한 답을 얻을 수 있음에는 틀림없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확실한 그것을 향해 우리는 오늘도 부딪히고 깨져도 앞으로 나아간다. 마치 아무리 상처입어도 사랑하기를 멈출 수 없다는 듯이.

이 모든 것들은 곧 사라질 텐데,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세 편의 이야기 속에 공통된 모티브가 하나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죽음'이다. 「만약 진실을 안다 해도 그는」에서는 주인공 이치가와가 아버지처럼 생각하는 절친한 소설가 사토미의 죽음룀로 숨겨진 진실이 속속 드러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또한 「다윈의 법칙」의 주인공 치카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감정적인 부채감을 가지고 있는데, 이 죽음은 치카가 가지고 있는 사랑에 대한 가치관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20년 후의 나에게」의 주인공 미사키는 직장후배인 안자이의 아버지가 죽음으로써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게 된다.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다시 또 누군가를 자기 삶 속으로 맞이하는 이 과정을 보면 마치 시라이시는 '삶과 죽음 사이에 유일한 진실은 사랑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사랑'은, 그리고 그 사랑을 통해 자기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은 '삶과 죽음'처럼 절실한 일이라고,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언젠가는 사라질 텐데 어떻게 이 순간의 진실한 감정을 외면할 수 있겠느냐고 말하는 것 같다. 소설의 등장인물들처럼 선택의 기로에 선 사람들에게 공감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다. 문득 자기 안에서 걷잡을 수 없는 바람이 분다고 느껴질 때, 감정의 갈피를 잡을 수 없어 어쩔 수 없는 마음이 들 때 위안과 공감, 그리고 용기를 선사해주는 책이다.
리뷰 총점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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