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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을 안 읽는다는 분들에게 건넵니다
책을 만드는 사람과 독자 사이, 책과 사람을 잇는 일을 하는 북디렉터의 책과 서가 이야기.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책을 가지고 찾아가는 그에게 책이란 무엇이며 책을 소개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분명한 건 책 따위 읽지 않아도 좋지만 읽는 것도 좋다는 사실이다.
2016.10.25.
인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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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책 이야기 1
좋은 책을 읽으면 잠이 달다 내가 서점의 포로가 된 사연 요즘은 책을 안 읽는다는 분에게 창작자의 시선 검은색에 감싸이다-이탈리아의 사진가 1 세상을 보는 황홀한 시선-이탈리아의 사진가 2 한 사람을 향한 순수한 마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상 손과 마음으로 만드는 공간 새롭게 태어나는 SF의 상상력 통통하게 살찐 검은색 노트 여행지에서 만나는 책 사우나와 빛 된장국과 무라카미 하루키 섬을 만나는 색다른 방법 책이 읽고 싶어지는 집 엄청 두꺼운 러브레터 료칸에서 느긋하게 책으로 몸을 씻어도 돼요? 일상에서 책을 발견하다 매혹의 감자 샐러드 자신만을 위한 도피 식사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장소 과학과 시(詩)의 교차점 오늘 밤도 달이 밝네요 선수촌에 도서관을 느슨하지 않은 ‘유루 캐릭터’ 알고 보니 이런 노랫말 축구와 책이 만나다 고통으로서의 오락 나는 즐라탄이다, 너희는 누구냐? 스포츠 전문 서점 산다는 것에 대하여 때때로 생각나기에 살아간다 암과의 만남 Here, There and Everywhere 인간은 유쾌한 생물이다 치매 환자에게 책이 필요할까? 쓰나미에 떠내려간 사진 왜 태어났고 무얼 하며 살까 나와 책 이야기 2 읽는 것에 대하여 커다란 도서관 속 작은 도서관 전자책 사용 후기 소리 내서 읽어보면 책 따위 관심 없는 사람을 위해 에필로그 Book List |
Haba Yoshitaka,はば よしたか,幅 允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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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무언가를 ‘아는 것’이 ‘사는 것’과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최근 들어 자주 한다. 적어도 그런 식으로 책을 읽으려고 노력은 한다. 외부기억장치가 발전할수록 만물박사인 인간은 필요하지 않을 거라 여겼다. 하지만 실제로 외부기억장치에 의존하는 인간은 단편적인 답만 즉각 얻을 수 있는 대체 가능한 존재일 뿐이다. --- p.12
예전부터 있던 소규모 동네서점이 쇠퇴한 이유 중 하나가 구매담당자가 없어서다. 새 책을 발주하지 않아도 판매 이력을 토대로 자동적으로 배본되는 구조였다. 적은 노력으로 서점을 꾸려가는 데는 고마운 제도인데, 반면에 서점 주인의 일은 수동적이 된다. 팔리면 다행이고 안 팔리면 ‘만든 놈 잘못’이라고 반품. 서점 주인은 서가와 평대의 책을 교체하는 일만 했다. 그래도 소매 서점이 잘 돌아가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미래의 서점은 주인이 자신의 주관을 분명하게 관철시켜야 한다. 흔들림 없이 강하게, 어떤 의미에서는 편향적인 시점이 필요하다. --- p.24~25 누군가에게 추천할 책을 고민하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행위다. 여행지에서 그 사람을 생각하며 엽서를 쓰는 것과 같다. 오랫동안 책을 멀리한 사람도 먼 곳에서 보내주는 엽서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렇게 뜻하지 않은 곳에서 보낸 한 권이 요즘은 책을 안 읽는다는 그 사람을 다시 한 번 독서라는 즐거움으로 이끌 수 있을지 모른다. 직업적으로 노력하는 나뿐만 아니라 당신도 할 수 있는 일이다(물론 추천한 책이 장렬히 전사할 때를 대비해 다른 한 손에는 다음 책을 준비하는 것도 잊지 말 것). --- p.30 책을 꽂을 때 한 권의 책 옆에 어떤 책을 놓고, 다시 그 옆에 어떤 제목의 책이 와야 할지를 의식한다. 책이 이어졌을 때의 목소리를 중시한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그 책장을 보는 사람은 우리의 의도를 뛰어넘어 책과 책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만든다. 전혀 생각지 못한 형태로 받아들인다. 책장을 응시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어딘가가 자극받는 것이다. 그때 나는 책장의 의도가 전해지지 않은 것을 절대 안타까워하지 않는다. 보는 사람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발판으로 기능했다는, 자신의 의도가 조금은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 p.44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언제 싹이 올라올지 알 수 없는, 오랜 뒤에 보람이 나타나는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다. 그리고 그 씨에서 뻗어나가는 뿌리는 자신도 느끼지 못할 만큼 깊게 퍼진다. --- p.239 우리는 거창한 일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적어도 이십 분 동안 가족들이 미래를 그려보았으면 했다. 예를 들어 다음 여행지를 꿈꾸는 책을 제안한다. 조금 먼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돌봄이 끝난 후의 날들도 분명 있다는 것을 떠올리게 하고 싶었다. 예를 들어 하늘에서 지구를 내려다본 사진집을 놓아 본다. 집중해서 가족을 간호하는 그들에게 짧은 순간이라도 높은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보게 하고 싶다. 그런 시도로 준비한 책들이 조금이라도 환자 가족이 어깨에 짊어진 짐을 가볍게 해주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책을 준비하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 p.221 지금까지 도서관은 대규모 기록이나 자료 수집 업무를 우선순위로 삼았다. 책을 보존해두는 것이다. 눈앞을 지나치는 사람에게 ‘이 책, 재미있어요’ 하고 제시하기보다는 몇 년 후 검색해 찾아올지 모를 누군가에게 ‘잘 보관하고 있었어요’ 하고 건넬 수 있도록. 하지만 정보를 검색하는 세상으로 옮겨간 후 도서관처럼 책과 신체 접촉을 할 기회가 있는 장소에서는 모르는 책에 흥미를 갖고 우연히 맞닥뜨리게 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 스스로가 ‘이 책 재미있어요’ 하고 말하는 공간을 만드는 ‘라이브러리 in 라이브러리’ 워크숍을 개최한 것이다. --- p.242~2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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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사람을 잇는 세계적 북 디렉터,
하바 요시타카에게 듣는 책과 서가, 그리고 인생 이야기 ‘사람들이 서점에 오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책을 가지고 사람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 일을 한다.’ 책을 다 읽고 나는 다시 맨 앞장으로 돌아온다. 작은 책방을 운영해오며 ‘사람들이 서점에 오지 않는다.’는 말은 나 역시 수없이 내뱉었다. 그러나 그다음 문장까지 내뱉을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었다. 놀랍다. 이토록 근사한 인과(因果). - 요조(가수, 책방무사 주인) 책이 당신을 찾아갑니다 국내 한 해 쏟아지는 출간 종수는 4만5천여 종(2015년 기준)이나 된다. 하루에 120여 권이 출간되는 꼴이다. 읽을 책은 많지만 서점에 오는 사람들은, 책을 읽는 사람들은 갈수록 줄고 있다. 일본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누구보다 책을 사랑하는 저자, 하바 요시타카는 서점에서 일하다가 북 디렉터로서 책을 가지고 사람이 있는 곳을 찾아가기로 한다. 몰랐던 책과 우연히 만나는 기회를 일상 속 여기저기 흩뿌리고 싶어서다. 저자는 병원, 백화점, 기업, 카페 등 책을 잃어버린 공간에 책이 스며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서가를 만들어왔다. 음악축제에 뒤지지 않는 낭독페스티벌을 열어 몸으로 느끼는 독서를 체험하게 하고, 치매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책장을 만들고, 지방의 온천마을을 문학의 거리로 탈바꿈시키기도 했다. 책과 사람을 연결하는 ‘북 디렉터’라는 지금도 생소한 일을 오랫동안 해온 저자는 책의 다양한 가능성과 독서의 의미, 책의 미래, 책과 발견에 대해 그간의 농축된 생각을 『책 따위 안 읽어도 좋지만』에 담았다. 유려한 글과 깊은 사색이 어우러진 40편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당장이라도 책이 읽고 싶어진다. 저자는 책 읽기의 핵심은 자신의 내면에 콕 박혀 계속 빠지지 않는 한 권을 만나는 행위라고 말한다. 저자의 내면에 콕 박힌 책들을 하나의 서가처럼 책으로 엮어 책과 책 사이의 목소리를 만들어낸다. “책이 있는 공간은 당신을 어딘가로 이끌어줄 것이다”라고 웅변한다. 책을 잃어버린 공간에 향기 나는 책장 만들기가 목표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을 만나면 멸종위기종을 만난 것 같은 시대. 책 읽는 사람이 드물어진 만큼 우리 주변 곳곳에서 책이 밀려나고 있다. 특히 병원과 기업, 백화점, 노인 돌봄 기관 등 지금까지 책이 없었고, 없어도 별 문제 없이 기능해왔던 장소들. 저자는 책을 잃어버린 장소에 서가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한번은 치매환자가 중심인 병원에 서가를 꾸민 적이 있다. 과연 치매환자에게 책장이 필요할까? 누구나 갸우뚱 하겠지만 저자는 수차례 인터뷰를 통해 치매환자와 가족을 위한 책을 선별했다. 어디서부터든 읽을 수 있고, 끝낼 수 있는 책으로, 휘릭휘릭 넘기기만 해도 즐길 수 있는 사진이 많이 들어간 책으로 책장을 꾸며 호응을 끌어냈다. 누군가를 위해 책을 고르는 일에 정답은 없다. 좋아하지 않으면 얼른 다음 책을 내밀면 된다. 추천한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실망할 필요도, 자신이 부정당한 느낌을 받을 필요도 없다. 상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자신이 추천하고 싶은 책과 눈앞의 누군가에게 권해야 할 책과의 거리를 좁혀가는 것. 저자는 그런 위치를 찾으면서 매일 일하고 있다. ‘책이 읽고 싶어지는 책장’ 만들기가 목표인 저자는 책이 서로 이어졌을 때의 목소리를 중시한다. 책장을 만든 사람의 의도를 넘어서 책장을 보는 사람은 책과 책 사이에서 새로운 관계를 만든다. 책장을 응시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어딘가가 자극을 받는 것이다. 그렇게 책에 무관심한 사람들의 걸음을 멈추게 하는 책장을 그는 오늘도 탐색 중이다. 오락거리는 넘쳐나고 시간쟁탈전은 격렬하다 그 치열한 싸움에서 책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과하다 싶을 만큼 많은 책들 속에서 우리는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아니 왜 책을 읽어야 할까? 좋은 음악을 들으면 밥맛이 나듯 좋은 책을 읽으면 잠이 달다. 저자는 책 읽기는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느낄 것. 그 감촉을 기념사진처럼 장식하는 데 그치지 말고 일상에 스며들게 하라고 말한다. 책을 읽고 무언가 ‘아는 것’이 ‘사는 것’과 이어져야 한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무엇이든 답을 얻을 수 있는 시대, 뭔가를 굳이 기억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에 지식을 위한 독서는 이제 멈추어도 되지 않을까. 그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읽은 책의 문장 하나, 단어 하나에 마음이 꽂히는 독서. 그래서 그것이 피와 살이 되고 하루하루 실제 생활에 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책 읽기야말로 우리 스스로를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만드는 길이기 때문이다. 오락거리는 넘쳐나고 시간쟁탈전은 격렬하다. 스낵컬처 중심의 콘텐츠 소비문화가 팽배한 요즘이지만 이 책은 책 미디어가 갖는 매력을 아낌없이 소개한다. 동네서점이나 도서관 등 책과 관계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책장을 꾸미는 아이디어를 자극하고 책 따위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는 책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만들 것이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압박이 아닌 제목 그대로 ‘책을 읽어도 좋고 읽지 않아도 된다’ 하는 느긋한 마음으로 책과 사람을 잇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