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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라인의 ‘미래사’ 서문
- 데이먼 나이트(작가) 1부 2부 옮긴이의 말 하인라인의 ‘미래사’ 연대기 |
Robert Anson Heinl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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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싫어하거나 증오하는 것은 소수의 비정상적인 사람들일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거라고 보지는 않았습니다. 현대적인 생활 태도는 인종 차별을 없애버렸으니까요. 설사 아직 인종적 편견을 가진 사람이라 해도 그걸 입 밖에 꺼내는 것은 부끄러워하잖습니까. 그래서 이제 단명인들과 공개적으로 평화롭게 살 수 있을 만큼 관대한 사회가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내 생각은 틀렸습니다.” --- p.27 “과학적인 지식을 소수의 사람들만이 독점하는 것은 우리의 관습에 위배됩니다. 생명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이와 같은 지식을 숨긴다는 것은 종족 전체에 대한 배신행위입니다. 나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위원회가 이 문제에 대해 공권력을 행사할 것을 요청합니다.” --- p.66 “인간이 만든 관습은 어떤 것이든지 결국 끝없이 다양한 관계를 규정하기 위한 완전치 못한 시도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언제 어느 때건, 어느 관습이건 예외는 있게 마련입니다.” --- p.66 '그들은 문명이라는 옷을 허물처럼 벗고 폭도로 변하고 있었다.' --- p.137 “내가 일족들한테 질려서 1세기 동안 접촉을 끊고 살았다고 얘기한 거 기억하나?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일족들이 너무 잘난 척하고 일 처리 방식도 주정뱅이 같아서 견딜 수가 없었지. 그 사람들은 영원히 살고 싶어 했기 때문에 나중에는 모든 인간이 그렇게 되는 건 아닐까 하고 겁이 난 거야. 장기적으로 투자를 하고, 비가 오면 장화 신는 걸 잊지 말고...... 그런 것들 있잖나.” --- p.307 “지난 두 세기 반은, 이를테면 내 청춘기였던 거야. 그렇게 오래 돌아다녔어도 마지막 해답을, 중요한 해답을 모르는 건 매거릿 위더럴과 마찬가지야. 인간은, 우리 종족은, 지구인은 중요한 문제에 뛰어들 만큼 충분한 시간이 없었어. 재능은 잔뜩 있는데 그걸 활용할 시간이 없는 거야.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 우리는 아직도 원숭이들이지.” --- p.310 “하지만 이건 말할 수 있네, 리비. 해답이 뭐건 간에 나무가 서 있는 한 계속 기어올라서 구경거리가 뭐 있나 하고 끝없이 둘러볼 원숭이 한 마리가 여기 있다는 사실 말이야.” --- p.3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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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후반, 한 재단이 장수하는 가계의 구성원들을 계획적으로 결혼시켜 장수 유전자를 갖는 종족을 비밀스럽게 창출해낸다. 이윽고 22세기에 이르자 이 종족의 사람들은 백수십 년이 넘는 수명과 노화가 아주 느리게 진행되는 육체를 갖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의 존재가 드러나자 사람들은 장수 종족을 질시하여 조직적인 박해를 가하기 시작한다.
장수종족 중에서도 200살이 넘은 라자러스 롱은 위기에 몰린 동족을 이끌고 지도자로서 과감한 탈출 계획을 추진한다. 그들의 선택은 다름 아닌 우주였다. 실험적 가설로만 나와 있던 첨단 기술을 이용해 우주선을 초공간으로 도약시킨 그들은 낯선 행성에 도착하여 토착 외계인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기에 이른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평화로운 모습과는 달리 그곳에는 무서운 비밀이 도사리고 있었다. 또다시 기약 없는 우주 방랑의 길로 떠나는 ‘므두셀라의 아이들’. 우주에서 새롭게 보금자리를 찾았다 싶을 때마다 운명은 그들을 가만히 놓아두지 않는다. 그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야만 할까? 과학소설 역사상 가장 개성이 강한 캐릭터 중 하나인 지도자 라자러스 롱은 고뇌에 찬 결단을 내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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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러스, 혹은 하인라인
홀연히 등장하여 동족을 위기에서 구해내다 - 스토리텔링의 귀재 하인라인이 펼쳐 보이는 ‘미래사’의 파노라마 - 어릴 때부터 전사의 도덕률을 흠모했던 하인라인은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직업군인의 길을 걸으려 했지만 건강 문제로 제대할 수밖에 없었던 좌절을 겪었다. 그 뒤로 그는 자신의 소설에다 소신과 이념을 고스란히 투영시켜 발표했다. 그에 더해서 글쓰기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난 덕분에 그는 순식간에 과학소설 작가로서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강렬한 캐릭터와 역동적인 스토리가 빚어내는 흥미진진한 하인라인 식 드라마는 20세기 중반 미국 문화의 아이콘이 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아시모프가 회고했듯이 하인라인은 탈고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다른 작가들이 퇴고 과정을 거치면서 한 번 더 타이핑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하인라인은 ‘왜 두 번씩이나 타이핑을 하지? 처음부터 안 틀리게 치면 되잖아’라고 말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22세기를 배경으로 한 「므두셀라의 아이들」은 격정과 스릴이라는 하인라인 특유의 스타일이 잘 살아있는 모험담이다. 보통 사람들에게 박해 받는 소수의 선택받은 종족이라는 설정은 가까운 미래에 인류에게 실제로 닥칠 상황을 은유하는 구성이기도 하다. 이들이 장수유전자를 지녀 평균 수명 200살이 넘는 특권적 지위를 누리는 것처럼, 실제 우리의 미래 사회에서는 정보나 하이테크가 빈부의 격차를 야기하여 새로운 양상의 계급, 계층 갈등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하인라인의 ‘미래사’란 이렇듯 갈등과 흥분과 감동이 뒤섞여 명멸하는 미래 사회의 갖가지 에피소드들을 독립적으로, 때로는 유기적으로 연결시킨 연작 시리즈이다. - 미국 대중문화의 숨은 멘토, 로버트 하인라인 - 하인라인이라는 작가를 좋아하냐 싫어하냐 와는 상관없이 오늘날 미국이라는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는데 핵심적인 인물 중 하나로서 그의 비중은 막대하다. 60년대에 「낯선 땅 이방인」이라는 소설로 히피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쳤는가 하면, 월남전과 레이건 시절의 SDI계획에 찬성했던 우익 자유주의자로서 그의 논리는 적잖은 사람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갔다. 마치 아인 랜드(Ayn Rand)가 「아틀라스」, 「마천루」 등의 소설로 미국 자본가들에게 ‘이상적 개인주의’라는 이념적 토대를 제공했던 것처럼, 하인라인의 숱한 과학소설들은 대다수 미국인들에게 자유와 진취성이라는 덕목을 뿌리 깊게 각인시켰던 것이다. 톰 클랜시처럼 하이테크 군사력에다 미국식 자유와 명예라는 가치를 스토리로 접목시켜 크게 성공한 작가가 하인라인을 극찬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클랜시는 하인라인이 남긴 발자국을 미국이라는 나라 전체가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이다. 20세기에 청소년기를 거친 미국인 대부분은 하인라인의 소설을 읽으며 은연중에 그 이념의 세례를 받은 것이다. - ‘므두셀라의 아이들’, 20세기 미국 이야기 문화의 한 풍경 - 하워드 재단에 의해 300년이 넘도록 비밀스럽게 육성된 장수종족 ‘므두셀라의 아이들’. 정기적으로 신분을 바꾸며 숨어 살았지만 22세기의 어느 날 결국 정체가 드러나고 만다. 시급하게 소집된 일족 회의에서 갑론을박을 펼치며 위기 탈출 해법을 궁리하는데 홀연히 라자러스라는 사나이가 등장한다. 나이순으로 발언권을 주려 하니 라자러스야말로 가장 연장자였다. 그가 오랜 연륜으로 짐작해보는 분위기는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우려하던 대로 그의 일족들에 대한 전면 체포령이 내려지는 순간, 라저러스는 오랫동안 우주를 돌아다니다 온 경험을 십분 살려 불가능에 가까운 탈출 계획을 실행한다. 이 소설에는 우리가 흔히 과학소설에서 기대하는 거의 모든 것이 들어가 있다. 하이테크, 초인, 우주, 외계, 외계생명, 미래사회 등등. 게다가 흥미진진한 스릴러로서 갖출 면모도 빠지지 않는다. 일촉즉발의 위기와 아슬아슬한 탈출이라는 공식이 충실하게 반복 구사되면서도 구성이 결코 허술하지 않다. 한편으로 드라마를 극적으로 몰고 가는 여러 입체적인 캐릭터들의 포진도 수준급이다. 이들이 연출하는 반전의 재미도 쏠쏠하다. 이 모든 요소들이야말로 하인라인이 스토리텔링의 귀재라는 찬사를 듣는 충분한 논거인 셈이다. 한 마디로 「므두셀라의 아이들」은 20세기 미국 대중문화의 한 풍경을 장식했던 과학소설의 전형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