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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제발 잡히지 마
끝나지 않은 이야기, 이주노동자들의 삶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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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006_작가의 말

제1부 이주노동자의 아이들
아미고
어린친구, 샤프라
삼남매
피터팬이 되고픈 자크
마리네 가족
뭉크의 소망
아빠, 제발 잡히지 마

제2부 떠돌이 노동자
퇴직금 소동
운수 좋은 날
그래도 밥은 줘야지
통과의례
응석받이 연수생
추석 풍경
한국인 정남씨
언럭키맨의 진실
떠돌이 노동자
그대

제3부 이주민 아리랑
그가 미쳐버린 사연
성희롱도 한국식?
꼬마도서관 이야기
흰옷
슬픈 아버지
집게손
이주민 아리랑

제4부 죽음보다 무서운 강제 추방
순대국밥집의 대화
우리나라에서는 소고기 안 먹어요
예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이 두렵다
두 이주자
또다시 죽음
밴드 ‘스탑 크랙다운’을 생각하다

제5부 친구들의 나라
그 나라, 네팔
라주네 가족
방글라데시의 두 어머니
미얀마 흘라잉따야에 사는 소녀 미미
걸인에 대한 두 가지 견해
이주노동자, 행복한 귀환을 꿈꾼다
앤이 꿈꾸는 세상

저자 소개 1

1995년부터 지금까지 이주노동자, 이주민과 연대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네팔 출신 이주 노동자들과 친구가 된 덕분에 인권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 이주민과 이주노동자의 삶을 곁에서 보고 듣고 함께 겪으며 마주한 일들을 기록한다. 낯설고 친절하지 않은 세상에 온몸으로 부딪치는 이들의 모습에서 용기와 지혜를 얻고 있다. 이주민을 비롯한 모든 시민이 평등하게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며 ‘아시아인권문화연대’에서 오래 일했다. 제2의 전태일 평전이라 평가받은 『말해요, 찬드라』, 미등록 이주민의 역사를 기록한 르포소설 『로지나 노, 지나』, 청소년을 위한 이주민 인권 이야기 『이주노동자를
1995년부터 지금까지 이주노동자, 이주민과 연대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네팔 출신 이주 노동자들과 친구가 된 덕분에 인권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 이주민과 이주노동자의 삶을 곁에서 보고 듣고 함께 겪으며 마주한 일들을 기록한다. 낯설고 친절하지 않은 세상에 온몸으로 부딪치는 이들의 모습에서 용기와 지혜를 얻고 있다. 이주민을 비롯한 모든 시민이 평등하게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며 ‘아시아인권문화연대’에서 오래 일했다. 제2의 전태일 평전이라 평가받은 『말해요, 찬드라』, 미등록 이주민의 역사를 기록한 르포소설 『로지나 노, 지나』, 청소년을 위한 이주민 인권 이야기 『이주노동자를 묻는 십대에게』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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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5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38g | 148*210*20mm
ISBN13
9788990492739

책 속으로

못내 미안한 친구들이 있습니다. 스무 살 즈음에 한국에 와서 젊은 날을 여기서 다 보내고 이제 마흔 줄에 들어선, 그 긴 세월 내내 미등록이라는 이유로 불안한 삶을 살고 있는 친구들입니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가족을 부양하며 소박하게 살고 싶은 꿈을 가진 이들입니다. 그러나 세월은 그 꿈을 외면한 채 멀리 달아나기만 합니다. 우리 사회는 이주노동자에게 ‘노동’만을 요구할 뿐, 이주노동자가 생활인이며 행복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자꾸 모른 척 합니다. 그러니 이주노동자는 소리 없는 주변인, 있어도 없는 그림자가 되어 숯덩이 같은 가슴을 안은 채 살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 사회가 이주노동자에게 평등한 기회를 보장했더라면, 사람다울 권리를 보장했더라면 아마 친구들의 삶도 달라졌겠지요. 좀 더 열심히 하지 못한 부끄러움, 더 굳게 손잡고 더 깊게 연대하지 못한 마음에 미안합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친구들은요, 방글라데시에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해요. 진짜 마음이 아파요. 내가 친구들에게 우리나라에는 한국에 있는 거 다 있다고 말했어요. 오늘 우리 학교 친구 생일인데요. 그 애 엄마가 학교에 케이크 사 왔잖아요. 반 친구들 다같이 나눠 먹으라구요. 그런데 친구가 나한테 물어봤어요. 우리나라에 케이크 있냐구요. 그리고 자동차도 있냐구요. 그래서 말했어요. 다 있다구요. 우리나라에도 한국에 있는 거 다 있다구요. 나는 한국 좋아하는데 친구들은 방글라데시 안 좋아하나 봐요. 씨이.” --- 「어린친구, 샤프라」 중에서

이젠 마리가 문제였다. 요즘 마리는 눈물공주가 되었다. 간신히 눈물을 감췄다가 또 울고, 또 울고 했다. 텔레비전을 봐도, 책을 읽어도, 피아노를 쳐도 온통 머릿속에는 그 생각밖에 없다. 방글라데시로 돌아가면 말도 제대로 못하는데 학교에는 다닐 수 있으려나, 공부를 못 따라가면 어쩌나, 한국 친구들과 헤어지면 다시는 못 만날 텐데 어떡하나, 나는 왜 한국에서 계속 살 수 없나, 다른 사람들은 불법으로도 잘만 사는데 왜 우리 부모님은 방글라데시로 가려는 걸까……. --- 「마리네 가족」 중에서

봉투에 적힌 내역을 보니 그가 얼마나 피가 마를 정도로 일을 해댔는지 눈에 보이는 듯했다. 기본급 95만 원에 저녁 6시 30분부터 다음날 아침 7시 30분까지 13시간 일하고, 1시간에 4,000원씩 쳐주는 잔업을 적게는 80시간에서 많게는 117시간까지 했다. 어찌나 죽자 사자 일했는지 월평균 수령액이 130만 원이나 됐다. 말이 열 몇 시간 노동이지, 매일같이 밤을 꼬박 새워가며 그렇게 일하는 것은 거의 자살행위와 다름없었다. 그의 몸이 기계였더라면 벌써 바스라져 버렸을 것이다. 그런 노동을 견뎌 내는 그의 비쩍 마른 몸뚱이가 경이로울 지경이다. 정말 피 같은 돈이요, 애절한 임금봉투였다. 가슴 아파 못 버렸다는 말이 마구 이해되는 임금봉투였다. --- 「퇴직금 소동」 중에서

급기야 나는 이미 무거운 마음일 그이들을 향해 또 한 번 찬물을 퍼부었다. 한국 날씨는 그 옷이 견뎌내지 못할 만큼 춥고, 또 여러분이 견뎌내야 할 노동은 여러분이 한 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고될 것이며, 한국인들의 차별과 냉대는 얼음보다도 더 차가울 것이라고. 부디 많이 기대하지도 말고, 많이 실망하거나 지치지도 말자고. --- 「흰옷」중에서

우리가 긴 세월을 바쳐 결국 얻어내야 하는 세상은 다른 뭣도 아닌 ‘함께 사는 세상’이다. 그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한겨울 추위 속에서 농성도 하고, 스무날 넘게 단식도 하는 게 아닌가. 그런데 지금 함께 싸우고 있는 친구들은 한국에서 그 희망을 찾기 힘들다고 여기는 것이다. 홍세화 선생님은 20년을 프랑스에서 이주노동자로 살았다고 했다. ‘종이 없는’ 미등록 노동자가 아니라 ‘어엿한 종이가 있는’ 등록노동자로 말이다. 그 삶이 선생님을 변화시키고 새롭게 했을 터였다. 선생님이 살았던 그 나라는 그래도 살 만한 나라였던가 보다. 그러나 여기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은 그렇게 여기지 않는 모양이다. 두 친구 모두 이곳을 계속 살기엔 끔찍한 곳이라 여기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두 친구와 함께 만리동 고개를 넘어오며 자꾸 마음이 무거웠다. --- 「두 이주자」 중에서

라주 아버지는 또 다른 생각도 해 보았다. 그것은 라주가 얼른 자라 자기 대신 외국으로 일하러 나갔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라주가 네팔에서 돈벌이하여 잘 살게 되기란 아무래도 힘들 것이고, 걸프 지역보다는 그래도 한국으로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그래서 자기는 아무리 힘들어도 라주가 영어전문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뒤를 봐주고 싶다고 했다. 네팔 소시민의 소박하고도 거창한 꿈이었다.

--- 「라주네 가족」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주노동자, 비정규직, 노숙인 등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의 삶을 보고문학을 통해 전달하고자 노력해온 출판사 「삶이 보이는 창」 에서 119주년 노동절을 기념해 ‘끝나지 않은 이야기, 이주노동자들의 삶의 기록’『아빠, 제발 잡히지 마』를 출간했다. 이 책은 『말해요, 찬드라』의 저자인 이란주의 두 번째 책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 우리 삶의 풍요를 위해 고된 생산에 종사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이 이 땅에서 겪는 삶의 내용들이 차곡이 쌓여 있다.

언어의 문제로 해서 아직 우리는 이주노동자들이 스스로 풀어내는 목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 미등록 노동자라는 신분을 벗어나기도 힘든 지금, 우리와 다른 그들의 고유한 문화와 다른 삶의 가치를 듣기까지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전까지 이란주의 『말해요, 찬드라』와 『아빠, 제발 잡히지 마』는 이주노동자들의 삶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로 오래 남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이주노동자들이 낯선 이방인들이 아닌 우리의 소중한 ‘친구’가 될 수 있길, 국적을 넘어 그들이 우리의 이웃으로 존중받을 수 있길 바란다.

이주민, 이주여성, 이주아동,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기록하다
지난 2003년 이주노동자 인권운동을 해온 이란주의 『말해요 찬드라』가 출간되었다. 이주노동자들의 삶의 애환과 아픔, 꿈이 담긴 감동적인 책으로 극찬을 받았다. 이 책은 우수문학도서, 청소년 추천도서, 각종 단체의 권장도서로 선정되면서 주목받았고, 이주노동자와 다문화사회에 대한 이해를 돕는 청소년 인권교육 필독서로 사랑받았다. 그 후 6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이들을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다.

『말해요 찬드라』가 출간된 지 6년 만에 다시 두 번째 이야기 『아빠, 제발 잡히지 마』가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부천 「아시아인권문화연대」에서 일하고 있는 저자 이란주가 15년간 함께했던 이주노동자, 이주아동, 이주여성들의 삶의 모습들이 그대로 담겨 있다. 『말해요 찬드라』가 부당한 노동조건, 삶터에서의 차별, 불법 단속 등 이주노동자들이 이 땅에서 겪은 인권 유린의 현장에 집중했다면 『아빠, 제발 잡히지 마』는 이뿐만 아니라 이주민, 이주여성, 이주아동,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기록했다.
「1부 이주노동자의 아이들」에는 부모가 미등록 노동자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미등록 아동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샤프라, 마리, 자크, 뭉크, 모루 등 이주노동자들의 자녀들이 이 땅에서 살아가는 고단함과 태어난 나라와 성장한 나라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다양한 “친구들의 나라”에서 온 아이들의 성장기가 담겨 있다.

「2부 떠돌이 노동자」, 「3부 이주민 아리랑」에는 이주노동자들의 퇴직금 소동, 노동부 방문기, 강제출국 당할 위기에 놓인 연수생들, 한국인 여자친구와의 우여곡절 연애기, 방글라데시 출신 한국인 정남 씨, 꼬마도서관과 이주민 아리랑 풍경, 응석받이 연수생과 언럭키맨의 산재 이야기 등 이주노동자들의 삶터와 일터에서의 애환을 담고 있다. 「4부 죽음보다 무서운 강제추방」에는 출입국 사무소의 불법단속에 의한 이주노동자들의 죽음과 인권유린, 미등록 노동자들이 죽음보다 두려워하는 강제추방과 이에 맞서는 이주노동자들의 저항이 담겨 있다. 「5부 친구들의 나라」에는 찬드라 언니와 많은 이주노동자들의 귀환 후의 삶과 저자가 네팔,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 ‘친구들의 나라’에서 직접 보고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119주년 노동절, 이주노동자들이 외친다!
지난 4월 26일, 서울 청계천 광교에서 폭력적 단속·추방 중지, 미등록 이주노동자 합법화, 고용허가제 폐지 등과 함께 경제 위기의 책임을 전가하는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삭감 반대를 주요 요구안으로 내걸고 '경제위기하 이주노동자 생존권 보장 촉구대회'(이하 이주노동자대회)가 열렸다. 평일인 노동절 집회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이주노동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날짜를 주말로 앞당겨 119주년 노동절 행사-이주노동자대회를 연 것이다. 지난 달 중소기업중앙회는 이주노동자에게 숙박시설과 하루 두 끼의 식사를 제공하면 최저임금의 20%를 삭감할 수 있도록 하는 '외국인 근로자 숙식비 부담기준'을 회원 업체들에 보냈다. 또한 한나라당 역시 '외국인 노동자 숙식비 공제 조항'을 담은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실직, 최저임금 삭감 위협 등 최근 경제위기의 책임을 이주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이주기구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해마다 1,000만 명의 사람들이 고향을 떠났고, 현재 2억 명 정도가 이주노동을 하고 있다. 여기에 ‘불법체류자’라고 명명되는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수까지 합한다면, 실제 쳀주노동자 인구는 그보다 많을 것이다. 우리 사회도 어느 순간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이제는 이주민이건 다문화사회건 너무 흔하디흔한 말이 되어 버렸지만, 이 땅에서 이웃으로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편견과 배타적 인식은 여전하다. 자본의 필요로 인해 국내 진입이 허락된 이들은 어느 순간이 되면 권력과 자본에 의해 끊임없이 추방을 강요당한다. 한국에는 60만 명 이상의 이주노동자들이 생활하고 있지만 문화·언어·종교적 차이와 각종 차별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주노동자는 우리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인 동시에 다정한 친구이며, 정당한 권리를 가진 노동자로 인식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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