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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장애를 이유로 멈추지 않는 삶들의 이야기
권용덕
김영사 2026.04.10.
베스트
사회비평/비판 20위 사회 정치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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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사회로 나서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

1. 사라진 아이-민지의 이야기
장애인식|공유하고 공감할 또 하나의 차이

2. 어느 하나 소외되지 않게, 그 누구도 상처받지 않게-혜정의 이야기
유니버설디자인|모두가 주인공인 세상

3. 정규직으로 일하고 싶어요-현준의 이야기
노동|당당히 사회에 참여하기 위하여

4. 아이의 역사와 부모의 역사는-태훈 엄마, 승우 엄마의 이야기
부모|자녀보다 하루만 더 살기를 바라는 삶

5. 가장 싫지만, 가장 좋은 곳-윤경의 이야기
자립|온전한 나로 살아갈 권리

6.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성민의 이야기
통합교육|서로에게 익숙해져가는 시간

7. 천천히 해도 괜찮아-영호의 이야기
진학|각자의 목적지에 잘 도착할 수 있도록

8. 집이라는 테두리를 넘어서-정은의 이야기
건강|장애와 노화라는 이중고

맺음말

저자 소개1

특수교사로 일하며 장애가 있는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특수 교육을 배운 지 2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모르는 게 많아 늘 공부하고 있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이 사회에서 평등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장애와 비장애 상관없이 모두 함께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고 익숙해지기를 바랍니다. 지은 책으로 『진로와 직업 지도서』(공저) 1, 2 『선생님하고 나는 친하니까』 『이런 진로 이야기는 처음이야』(공저) 『장애인이랑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등이 있습니다. 발달장애인의 삶에 유용한 정보를 담는 유튜브 채널 ‘졸업후TV’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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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4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268g | 128*195*15mm
ISBN13
9791173325977

책 속으로

이 책은 장애인을 동정하거나 이상화하지 않습니다. 또한 감동적인 극복 서사를 전면에 내세우지도 않고요. 대신 지금 이 사회에서 장애인, 특히 발달장애인이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는 성취와 가능성뿐 아니라, 반복되는 좌절과 포기, 그리고 말해지지 않았던 불안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 한 사람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제도의 빈틈이 보이고 정책의 한계가 드러나게 됩니다. 동시에 그 틈을 메우기 위해 당사자, 가족, 교사가 감당해온 무게도 함께 드러납니다. 저는 이 책이 장애인의 삶을 ‘특별한 경우’로 보는 책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어떻게 청소년을 어른으로 키워내고 있는지 묻는 책이 되기를 바랍니다.
--- p.9~10

장애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 감기처럼 나아지는 병이 아니라 영원히 계속되는 상태, 장애는 영속하는 것이다. 나쁜 것이 아니기에 극복할 대상도 아니고, 영속하기에 함께 공유하고 공감하면 되는 것이다. 장애를 극복의 대상으로 여겨 이겨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면 평범하게 살아가는 장애인 대부분이 노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여겨지게 된다. 장애가 있는 사람들도 누구나처럼 그들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 대부분의 장애 당사자는 극복을 원하지 않는다. 누구나처럼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길 원할 뿐이다.
--- p.38

“결정적으로 자퇴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체육 시간에 혼자 교실에 있는데 교장선생님인가 교감선생님인가 올라오셔서 ‘중학교 때처럼 네가 있는 교실을 1층으로 배정해줄 수가 없다. 힘들어도 4층에 있는 교실에 다니고, 너를 도와주는 친구에게 봉사점수를 주겠다’고 이야기하셨어요. 당시 저는 어렸고 그게 큰 상처였어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자퇴를 결정했어요.” 셀 수 없을 만큼의 아픈 상처를 지닌 혜정이는, 자신이 겪은 일을 자라나는 아이들이 겪지 않게 하려고 특수교사가 되었다.
--- p.43

“예전에 잠깐 쉴 때 이수매니지먼트라는 곳에 가봤던 적이 있어요. 거긴 여태 일했던 곳과는 다르게 좋았어요. 일하는 공간도 좋고 사람들도 모두 좋고…. 그런 곳에서 정규직으로 일하고 싶어요. 자꾸 잘리고, 자꾸 다른 곳에 면접 보고 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일하고 싶어요.” (…) 누구나 안정적 일자리, 정규직으로 일하기를 바란다. 큰 욕심이 아니라 할 수 있지만, 발달장애 당사자들에겐 어쩌면 큰 욕심일 수도 있을 만큼 안정적 일자리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 p.85

최저시급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최저임금제도는 근로자가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만든 법이다. 매년 최저시급을 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월급을 지급한다. 〈최저임금법〉은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만든 법이라고 하지만 예외 조항이 존재한다.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사람”은 최저임금제를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명시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당사자들도 있다. 이들은 평균 10~30만 원의 월급을 받으며 살아간다. 아니, 살아지게 된다.
--- p.96~97

어머니는 태훈 씨와 함께 학교를 다녔다.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면서 한 달 동안 태훈 씨의 옆자리에 앉아 학교 공부를 함께했다. 당시 앉을 의자도 직접 구매했고, 아이들에게 ‘교실 엄마’라고 불리며 다른 아이들까지 모두 보살피는 생활을 했다. 아이들이 어머니에게 관심을 보이며 친해진 모습에 위기감을 느꼈는지 담임은 이제부터 복도에서 대기하다가 태훈 씨가 교실 밖으로 나갈 때 자리로 돌려보내라고만 했다.
--- p.104

장애가 있는 자녀의 부모들 중에는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게 해주세요”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다. 오랫동안, 아니 어쩌면 지금도 많은 부모는 본인이 장애가 있는 아이보다 하루 더 살길 바라는 ‘꿈’을 꾸며 살아가고 있다. 자식이 먼저 죽기를 바라는 삶이 어떻게 그들의 꿈이 되었을까?
--- p.120

“윤경 씨, 학교에 있는 선생님들과 일반학급에 있는 비장애 학생들한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선생님들은 특수학급 학생을 무조건 귀찮다고 혼내지 말고 사랑으로 보듬어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일반학급 친구들에게는 비장애인들하고만 어울리지 말고, 장애인들과도 함께 어울렸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 p.139

어머니의 장애에 대해 조심스레 묻자 성민이가 답했다.
“장애가 나쁜 건 아니잖아요. 사람들이 나쁘게 봐서 불편한 거잖아요.”
“그래, 맞아. 장애는 나쁘거나 부끄러운 것이 아니지.”
“엄마가 장애가 있어서 부끄럽진 않아요.”
자신의 장애에 대한 부끄러움은 있어도, 어머니의 장애에 대해선 부끄럽지 않다는 성민이의 말을 들으니 괜스레 눈시울이 뜨겁다.
“네가 엄마를 그렇게 생각하는 것처럼, 너도 너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 성민이가 잘 살았으면 좋겠어, 행복하게.”
정말, 진심으로 성민이가 행복하게 잘 살아가길 속으로 빌어보았다. 어머니에 대해 마지막으로 물었다.
“엄마한테 하고 싶은 말 있어?”
“내가 돈 많이 벌어서 엄마 행복하게 해줄게.”
멋진 말에, 잠시 숨을 멈추어본다.
--- p.163~164

“제가 스스로 답을 내릴 수 있을 때까지 조금 기다렸다가 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제가 생각해서 말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 아닐지언정 어쨌든 그거를 말할 때까지 기다려줬으면 좋겠어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부모님을 향한 영호의 마음은 이랬다. 어떤 일이 있을 때,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해주는 건 고마운 일이지만 본인의 생각을 먼저 들어주길 바랐다.
--- p.189~190

발달장애인에게 대학 입학이 ‘새로운 시작’이 아닌 ‘또 다른 어려움의 시작’이 되고 있다. 장애 특성에 맞는 학습 지원과 실질적인 진로 연계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진정한 대학 교육의 가치가 완성될 수 있기에 대학은 물리적 개방을 넘어 이들이 전공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포용적인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운영해야 한다.
--- p.203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남은 가족은 언젠가 겪게 될 어머니의 부재를 걱정하며 정은 씨의 거취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형제자매들은 정은 씨를 시설로 보내자고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아버지만큼 딸을 아꼈던 어머니의 강한 거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집에 있어도 바깥세상에 나가지 못함은 매한가지지만, 그래도 어머니는 본인이 눈감는 날까지 딸을 품겠노라 하셨다. 그게 가족이라 하셨다.
--- p.213

어른이 된다는 것은 완벽해지는 일이 아니라, 자기 삶의 주어가 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이 책 속의 주인공들은 이미 그 길을 당당히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그 길을 얼마나 넓고 단단하게 만들 것인지는 사회의 일원인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아이들이 어른이 되는 것은 기적이 아니라 당연한 순리여야 합니다. 그 순리가 장애라는 이유로 멈추거나 꺾이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더 넓은 자리를 내어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 p.229~230

출판사 리뷰

“우리 사회는 어떻게 아이를 어른으로 키우고 있을까?”
20년 차 특수교사가 전하는 장애 당사자들과 가족의 이야기

교실에서 사회로, 보호에서 관계로, 배려에서 권리로
장애를 이유로 멈추지 않는 삶에 대하여

오늘날 장애 당사자의 탈시설과 지역사회에서의 자립이 화두다. 2025년 〈장애인 탈시설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되었으며, 탈시설한 당사자가 지역사회에서 자유롭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구체적 실상을 반영한 정책과 시민의식의 성숙이 중요한 상황이다. 한편 교육부의 〈2025 특수교육통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특수교육 대상자는 총 12만 735명이고 그중 약 74퍼센트인 8만 9,440명이 일반학교에 다닌다. 1990년대 이후 특수교육 정책에서 통합교육이 중심이 되어 양적·질적 성장을 위한 노력이 있어왔다. 특수교육 대상자가 일반학교에서 비장애 학생과 함께 생활하면서 상호 존중과 다양성 교육 등을 의도하는 것이다. 장애·비장애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며 서로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어른이 되어 같은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때도 매우 중요한 지점일 것이다. 이 ‘익숙함’은 장애 당사자가 자립해 공동체에서 함께 살아갈 때 소중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이때 우리가 무엇을 준비하고 어떠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하는지 성찰을 전하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를 김영사에서 출간한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는 장애 청소년의 교육을 담당하는 20년 차 특수교사 권용덕이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장애 당사자들과 가족의 목소리를 담은 사회과학서다. 저자가 짧게는 2021년에 처음 만나 관계를 이어가는 제자부터, 길게는 40년을 넘게 만나왔던 장애 당사자의 진솔한 이야기를 엮었다.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에 들어서는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사회에 참여하고 있는지 자세히 드러난다. 책은 여덟 가지 이야기로 구성된다. 세상의 모진 말들에 부딪히며 자신의 장애를 수용해가는 아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려 노력하는 청년, 특수학급을 향한 편견에서 벗어나고픈 아이, 자녀의 장애 진단과 함께 아이의 삶에 헌신한 부모, 자신이 겪은 상처를 제자들은 겪지 않게 하려는 특수교사 등. 각각의 이야기는 장애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갈 때 겪는 현실과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장애인식, 유니버설디자인, 장애인의 노동과 자립, 부모의 삶, 통합교육, 대학 진학, 장애와 노화라는 키워드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감에 있어 중요한 주제를 짚어나간다.

저자 권용덕은 특수교육 대학원 박사과정에 있으면서 일반고등학교의 특수학급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졸업 후 학교에서 받던 돌봄과 교육이 멈추고, 그 빈자리를 오롯이 당사자와 가족이 감당해야 하는 현실을 보며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해 제자들이 사회에 진출하기 위한 길을 마련하려 노력하고 있다. 저자는 아이들이 어른이 되는 것은 기적이 아니라 당연한 순리여야 하며, 그것이 장애를 이유로 멈추거나 꺾이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길 바란다고 밝힌다. 이 책은 극복이나 동정 서사가 아닌, 당사자의 슬픔과 기쁨, 불안 등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통해 장애인이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정직하게 기록했다.

인권기록활동가 홍은전은 책을 추천하며 “우리는 이들을 위해 사회가 더 준비해야 할 것들을 배울 수 있지만, 그중 가장 소중한 것은 어린 사람들이 겪는 통증에 책임을 느끼고 끝도 없이 미안해하는 저자의 태도일 것”이라 썼다. 독자는 어른이 되어가는 장애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상상하고 우리 사회를 돌아볼 계기를 얻을 것이다.

“장애가 비극이 되는 순간은,
사회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지 않을 때뿐이다”
동일한 출발선이 아닌
모두가 목적지에 잘 도착하는 세상을 꿈꾸다

“장애가 비극이 되는 순간은, 사회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지 않을 때뿐이다.” 인권운동가 주디스 엘런 휴먼은 말했다. 장애를 향한 관점은 과거 장애를 개인의 문제로 인식했던 개별적 모델에서 사회의 문제로 보는 사회적 모델로 변했고, 장애를 만드는 것은 개인의 신체가 아니라 그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 구조임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여기서 “비극”은 몸 그 자체가 아닌 바로 무관심과 차별, 준비되지 않은 사회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는 장애 당사자들이 자립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때, 과연 우리가 어떤 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하는지 묻고 있다.

“아직 덜 준비된 사회에 너무 일찍 와버린 존재들은 수많은 차별과 배제를 겪는다.” 이러한 현실에서 이 책은 시혜나 동정이 아닌,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권리를 가진 장애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모두가 함께 나아가야 할 바를 가리킨다. 당사자의 목소리에 조금 더 귀 기울이고 조금 더 인내하며 기다려주는 것, 처음부터 ‘모두’를 위한 환경을 설계하는 것, 시혜적 배려가 아닌 당연한 권리를 보장하는 것. 저자는 이 책이 새로운 대화의 시작이기를 바라며, 교실에서 사회로, 보호에서 관계로, 배려에서 권리로 나아가는 논의가 이어지길 소망한다고 피력한다.

우리 모두는 아이에서 어른으로 커간다. 사회와 학교, 그 주변이 이 과정을 뒷받침하는 데 있어 장애를 이유로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되며, 모두를 포함할 수 있도록 지원을 더욱 넓혀가야 한다. 이 책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완벽해지는 일이 아니라, 자기 삶의 주어가 되는 일”이라 칭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어른이 되는 데 중요한 ‘자립’을 바라볼 수 있다. 비장애인과 동일한 자립의 개념을 장애인에게 적용함이 아닌, 장애의 조건과 특성에 맞춤으로써 모두가 목적지에 잘 도착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 중요해진다. 이 책은 ‘상대적 자립’(완전한 자기결정권에 기반을 둔 자립 생활이 어렵다 하더라도, 개인의 기준에서 이전 생활보다 상대적으로 더 자립적 생활이 가능하다면 이를 자립으로 볼 수 있다는 개념), ‘권리를 생산하는 노동자’ 같은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장애 당사자가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사회에 참여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깊이 생각할 거리를 제시한다.

아울러 개인의 이야기와 사회적 질문이 긴밀히 이어지도록 본문을 구성했다. 각 부는 장애 당사자의 인터뷰로 문을 열고, 거기서 함께 고민해야 할 주제를 후반부에 나눠 배치했다. 한 사람의 목소리를 따라가면서 자연스레 제도의 한계와 사회 인식의 빈틈, 개선점이 드러나며 당사자와 가족이 짊어진 삶의 무게와 희망, 기쁨과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도록 의도했다.

공유하고 공감할 또 하나의 차이, 장애
자기 삶의 주어가 되어가는
장애 당사자들의 여덟 가지 시간

이 책은 총 8부로 구성되었다. 각 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 모두 가명으로 표기했다. 1부 〈사라진 아이〉에서는 자신의 장애를 수용해가는 민지의 목소리를 차근히 따라간다. 편견이 서린 모진 말들에 부딪히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민지를 통해 우리가 ‘장애’를 어떻게 인식해야 할지를 논한다. 장애는 개인에게 있어 그저 하나의 특징이며 수많은 사람에게서 하나의 다름일 뿐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2부 〈어느 하나 소외되지 않게, 그 누구도 상처받지 않게〉는 고등학교 시절 자신을 배제하는 학교 환경에 큰 상처를 받아 자퇴하고, 특수교사가 되어 장애 학생들을 위해 애쓰는 혜정의 이야기다. 이와 함께 모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으로 디자인하는 ‘유니버설디자인’에 대해 살펴본다. 3부 〈정규직으로 일하고 싶어요〉에서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기 위해 분투하는 현준의 이야기를 담았다. 장애 당사자에게 주어지는 노동 기회가 극히 제한적인 현실을 드러내고, 그들이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살아가기 위해 사회가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 따져본다. 4부 〈아이의 역사와 부모의 역사는〉에서는 발달장애가 있는 자녀를 키우는 태훈 엄마, 승우 엄마의 진솔한 삶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어서 국가의 지원과 정보 접근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계속된 좌절과 무거운 책임감에 짓눌리는 양육자의 소진 문제 등에 사회적 주목을 촉구한다.

5부 〈가장 싫지만, 가장 좋은 곳〉에서는 한국피플퍼스트 대표 윤경의 목소리를 담았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장애인에게 자립이란 무엇이고, 그들의 결혼을 둘러싼 편견을 불식하며 ‘온전한 나’로 살아감에 대해 논한다. 6부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는 특수학급을 향한 편견으로 인해 친구를 잃은 성민의 이야기다. 저자는 통합교육을 위한 특수학급 체계가 오히려 분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한다. 그럼에도 통합교육이 필요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학교와 교사가 추구할 방향과 자세는 무엇인지 고찰한다.

7부 〈천천히 해도 괜찮아〉에서는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어 대학에 진학해 사회복지사가 되려는 영호가 등장한다. 오늘날 많은 발달장애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지만, 그들이 잘 적응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준비를 하고 있지는 못하는 현실이다. 저자는 대학이 이들을 위한 적절한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무엇보다 전공을 살려 취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마지막 8부 〈집이라는 테두리를 넘어서〉에서는 장애로 인해 집 밖을 벗어나기 힘들었던 정은의 이야기가 담겼다. 정은과 함께 살아간 가족의 이야기도 전하며 환갑이 지난 정은과 일흔이 지난 그의 언니 정애가 장애와 노화를 이중으로 겪는 상황을 조명한다. 우리나라 장애인 중 65세 이상 고령장애인의 수는 이미 절반을 넘어섰는데, 그 이면에는 ‘장애인의 고령화’와 함께 ‘노인의 장애인화’ 현상이 자리한다. 저자는 그들이 존엄하고 건강한 노후를 보낼 권리를 위해 사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자세히 검토한다.

추천평

아직 덜 준비된 사회에 너무 일찍 와버린 존재들은 수많은 차별과 배제를 겪는다. 특수교사인 저자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찾아다니며 교실 안과 밖에서 그들이 어른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듣는다. 덕분에 우리는 이들을 위해 사회가 더 준비해야 할 것들을 배울 수 있지만, 그중 가장 소중한 것은 어린 사람들이 겪는 통증에 책임을 느끼고 끝도 없이 미안해하는 저자의 태도일 것이다. ‘선생’이 먼저 산 사람이라면, ‘좋은 선생’은 다름 아닌 먼저 미안해하는 사람 같고, 그것은 장애·비장애를 떠나 그저 진정한 어른이 되는 법과도 같지 않을까. - 홍은전 (인권기록활동가, 《그냥, 사람》 저자)
비장애중심주의가 기본값인 한국 사회는 늘 ‘장애인을 위해서’라는 말을 해왔다. 하지만 우리가 만들어가야 하는 건 장애인을 동정하고 위해주는 세상이 아니라, 그들의 목소리가 동등한 시민으로서 경청되고 존중되는 세상일 것이다. 20년 차 특수교사 권용덕 선생님은 학창시절을 통과해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 제자들의 삶을 당사자와 가족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에게 차분히 들려준다. 그 이야기에 함께 귀 기울이는 것, 크게 어렵지 않지만 소중한 연대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 김도현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활동가, 《장애학의 시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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