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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kiya Shoji,しょうじ ゆきや,小路 幸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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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빛나면서도 가슴 저린 이름
누구에게나 찬란한 시절이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일반적으로 ‘청춘’이라 일컫는 시기를 인생의 정점으로 꼽을 것이다. 주머니는 가볍고 장래도 불투명하지만 책임질 것이 없어 마음껏 사랑하고 슬퍼하고 낙담하고 재기할 수 있는 시절. 인간이 길고 고된 인생을 짊어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은 가슴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는 청춘의 추억 덕분이 아닐까. 그러나 많은 이들이 그 시절을 그리워하면서도 함부로 입에 담지 못하고, ‘청춘’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겸연쩍은 듯 얼굴을 붉히게 되는 것은 아마도 추억이 반드시 아름답지만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스러운 순간이 있는가 하면 부끄러워 고개도 못 들 것 같은 순간이 있고, 너무나 가슴이 아파 되새기기도 싫은 순간이 있다. 시간이 흘렀음에도 돌이키면 여전히 주먹이 쥐어지는 분노의 기억도 있다. 그 모두가 복잡 미묘하게 얼크러져 청춘이라는 두 글자로 농축되어 우리의 마음에 고인다. 이 책의 주인공인 다이와 준페이, 신고, 와료, 히토시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누구나 부러워할 정도로 사이가 좋았던 다섯 친구. 서로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오총사.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각지로 흩어진 다섯 명은 이후로 이십 년이 흐르도록 단 한 번도 한자리에 모인 적이 없다. 여전히 서로를 진정한 친구라고 믿으면서도, 어째서? 이 차를 타고 달리다가, 난 자살할 거야 그들이 이십 년 만에 한데 모인 곳은 장례식장이었다. 오총사 중 한 명인 신고의 죽음. 갑작스러운 부고에 마음을 추스를 틈도 없이 모인 네 친구는 그저 눈물밖에 쏟아낼 수가 없다. 잃어버리고 나서야 얼마나 소중한 친구였는지를 깨닫고, 왜 진작 모이지 않았을까 그저 후회와 탄식뿐. 장례식을 마친 다이와 친구들이 슬픔을 끌어안은 채 돌아서려는데, 느닷없이 준페이가 폭탄선언을 터뜨린다. “난 자살할 거야.” 농담인가 생각했지만 준페이는 그렇게 실없는 녀석이 아니다. 진지한 얼굴로 선언을 되풀이하는 준페이. 당황한 다이와 와료, 히토시는 비행기 표를 취소하고 준페이의 차에 올라탄다. 달래기도 하고 으르기도 했지만 준페이는 결심을 철회하지 않을뿐더러, 무슨 까닭인지 이유도 전혀 얘기해 주지 않는다. 결국 다이와 와료, 히토시는 준페이를 설득하여 자살을 결심한 이유를 알아내면 선언을 취소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다.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 봐도 답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준페이는 그들이 이미 이유를 알고 있으리라는 수수께끼 같은 힌트를 던진다. 그렇다면 우리가 공유했던 시절에 단서가 있는 게 아닐까.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세 친구의 대화는 점차 추억담으로 바뀌고, 잊혀졌던, 또는 은밀히 묻어 두었던 이름과 얼굴들이 하나 둘 떠오르기 시작한다. 볼륨을 높이고 달리자, 아침이 올 때까지 20여 년 전, 대학교 동기인 다이와 준페이, 신고, 와료, 히토시는 다이네 집에 모여 공동생활을 하게 된다. 우연히도 다섯 명 모두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밴드를 결성해 집 안에서나 밖에서나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우정을 다진다. 서로가 서로의 수족인 양 모든 것을 알고 의지하던 다섯 친구의 일상에 파문이 인 것은 그들 사이에 한 여자가 들어섰기 때문이었다. 청순한 회사원인 아카네 씨는 오총사보다 다섯 살이나 연상이었지만 금세 그들 사이에서 아이돌 같은 존재가 된다. 머지않아 그녀는 준페이와 연인이 되고, 네 친구는 두 사람을 진심으로 축복한다. 아카네 씨가 비밀을 감추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채. 1980년대의 그리운 노래들이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가운데 드라이브는 계속 이어지고, 다이와 와료, 히토시는 끊임없이 추억의 실타래를 잣는다. 이제는 모두 어른이기에 지켜야 할 것이 있고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지만, 이야기를 하는 동안만큼은 거리낄 게 없던 20대 청년으로 되돌아간 기분이다. 떠난 사람들, 줄곧 곁에 있는 사람들, 새로 인생에 맞아들일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다이는 점차 준페이의 의도를 눈치 채고, 긴 드라이브의 목적 역시 깨닫게 된다. 새콤달콤한 청춘 소설이자, 아련하고 따뜻한 회상 소설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개성이 분명한 작품들을 연달아 발표해 현재 일본의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꼽히는 쇼지 유키야는, 이 소설에서 청년의 활기와 중년의 향수를 절묘하게 버무려 인생의 긴 풍경을 펼쳐 보인다. 그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몸에 점점 더 많은 것을 걸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것이지만, 한편 그 무게가 있기 때문에 살아 있다는 것을 실감하며 걸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무게를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몇십 년 넘는 세월의 무게를, 그 세월에 켜켜이 쌓인 기억과 추억 들쟀 무게를. 그것이 어떻게 쌓여 갔는지, 또는 사라져 갔는지,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지. _본문 중에서 삶이란 돌아봄과 내다봄 어느 하나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길이 계속되는 한 사람은 추억을 등에 업고 희망은 가슴에 안은 채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친구의 죽음으로 남은 사람들의 어깨에는 무게가 더해졌지만, 그마저도 그리움으로 승화시켜 인생에 불을 지펴야 한다고, 어른의 성장이란 그런 것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