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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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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심장마비는 100미터를 달리는 데 얼마나 걸릴까, 거미 목숨의 무게는 얼마나 나갈까, 내 슬픈 사람은 왜 그 잔인한 강에 편지를 쓸까, 그리고 끝나지 않은 것들의 최고 동지는 마법사로서 무엇을 걸칠까

자줏빛은 얼마나 달콤할까, 벽 하나를 무너뜨리는 데는 얼마나 많은 황소가 필요할까, 크랄예비치 마르코의 말이 슈퍼맨과 친척인 이유는 무엇일까, 전쟁은 어떻게 잔치에 이를 수 있을까

바다코끼리 아저씨가 휘슬을 불면 어느 팀이 이길까, 오케스트라에서는 어떤 냄새가 날까, 사람들은 언제 안개를 헤치며 나아갈 수 없을까, 하나의 이야기는 어떻게 하나의 화해가 될까

꽃이 그저 꽃인 때는 언제일까, 헤밍웨이와 마르크스 동지는 서로 어떻게 생각할까, 테트리스의 진정한 챔피언은 누구일까, 그리고 보골륩 발반의 스카프가 겪은 굴욕

무엇이 하나의 사건일 때는 언제이며 그것이 하나의 경험일 때는 언제일까, 티토 동지는 몇 번의 죽음을 맞이했을까, 한때 유명했던 3점 슈터는 어떻게 첸트로트란스 버스의 운전사가 되었을까

바다코끼리 아저씨는 아름다운 여행에서 뭘 가지고 돌아왔을까, 역장의 다리는 어떻게 풀렸을까, 프랑스 사람들은 어디에 좋을까, 그리고 따옴표는 왜 필요가 없을까

저급한 음악 취향은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 말줄임표 노인은 무엇을 고발했을까, 그리고 전쟁은 일단 시동이 걸리면 속도가 얼마나 빨라질까



지하실에서 우리는 무얼 하며 놀까, 완두콩은 어떤 맛이 날까, 정적은 왜 이를 드러낼까, 누구의 이름이 올바른 걸까, 다리는 무엇을 받치고 있는 걸까, 아시야는 왜 울까, 아시야의 얼굴은 어떻게 환해질까

그 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할까, 즐길 줄 아는 자들은 무엇을 마실까, 우리는 러시아어 필기시험 성적을 어떻게 받을까, 황어는 왜 침을 먹으며 한 도시는 어떻게 산산조각 날 수 있을까

에미나를 안고 에미나네 마을을 다니다

1992년 4월 26일

1993년 1월 9일

1993년 7월 17일

1994년 1월 8일

여보세요. 누구라고? 알렉산다르! 와! 어디서 전화하는 거야? 그리 나쁘지는 않아! 이런, 젠장맞을!

1995년 12월 16일

내 정말로 바라는 것

1999년 5월 1일

알렉산다르, 나는 이 소포를 무조건 너에게 보내고 싶다

모든 것이 좋았던 시절 / 알렉산다르 크르스마노비치 / 카타리나 할머니가 써주신 서문과 파즐라지치 선생님에게 제출하려 했던 작문 한 편이 포함됨

2002년 2월 11일

나는 아시야야. 그 사람들이 엄마랑 아빠를 데려갔어. 내 이름에는 어떤 뜻이 있어. 네가 그린 그림들은 형편없구나.

되는대로 눌러본 330개의 사라예보 전화번호 중에서 대략 열다섯 번에 한 번은 자동 응답기가 전화를 받는다

베팅의 귀재들인 와이즈 가이스는 무슨 일을 현명하게 해낼까, 자신의 기억에 대한 판돈은 어디까지 올릴 수 있을까, 누가 발견되고 누가 허구로 남아 있을까

신의 발 뒤편에서는 어떤 경기가 펼쳐졌을까, 키코는 무엇 때문에 담배를 들었을까, 할리우드는 어디에 있으며 미키마우스는 대답하는 법을 어떻게 배웠을까

나는 목록을 만들었다

끝나지 않은 것들의 최고 동지다

저자 소개 2

사샤 스타니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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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소도시 비셰그라드에서 태어났다. 1992년 보스니아 전쟁이 일어나자 무슬림인 어머니와 세르비아계인 아버지와 함께 고향을 탈출해 독일 하이델베르크로 이주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서 독일어와 독일 문학을 공부했고, 2004년에는 독일 문학에 관한 논문으로 독일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의 학문적 성취를 기리는 위르겐 프리첸샤프트 상을 받았다. 2006년 첫 장편소설 『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가 발표되자 독일 평단은 그 언어적 신선함과 문학적 깊이에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독일 문학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새로운 자산이라는 평과 함께
1978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소도시 비셰그라드에서 태어났다. 1992년 보스니아 전쟁이 일어나자 무슬림인 어머니와 세르비아계인 아버지와 함께 고향을 탈출해 독일 하이델베르크로 이주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서 독일어와 독일 문학을 공부했고, 2004년에는 독일 문학에 관한 논문으로 독일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의 학문적 성취를 기리는 위르겐 프리첸샤프트 상을 받았다.

2006년 첫 장편소설 『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가 발표되자 독일 평단은 그 언어적 신선함과 문학적 깊이에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독일 문학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새로운 자산이라는 평과 함께 스타니시치의 등장을 반겼다. 이 소설은 데뷔작으로서는 최초로 독일도서상 후보에 올랐으며, 지금까지 32개국에서 번역되었다.

2018년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연극이 츠카구치 토모 연출로 한국에서 공연되기도 했다. 2015년 [슈피겔] 베스트셀러 『축제 전야(Vor dem Fest)』로 다시 한번 독일문학상 후보에 올랐고, 이 작품으로 라이프치히 도서전 상을 수상했다. 2017년 단편집 『덫을 놓은 자(Fallensteller)』는 라인가우 문학상과 슈바르트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19년 자전적 장편소설 『출신』으로 독일도서상을 수상하며 독일 문단의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사샤 스타니시치의 다른 상품

번역하는 사람. 『빛을 먹는 존재들』, 『이토록 아름다운 뇌』, 『어떤 죽음의 방식』, 『호라이즌』, 『욕구들』, 『자연에 이름 붙이기』, 『경험은 어떻게 유전자에 새겨지는가』, 『우울할 땐 뇌 과학』,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등을 번역했다.

정지인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505g | 141*210*30mm
ISBN13
9788992997010

책 속으로

돌아가신 날 아침, 슬라브코 할아버지는 나뭇가지를 깎아 요술 지팡이를 만들어 내게 주시고는 이렇게 말하셨다. 이 모자와 지팡이에는 마법의 힘이 깃들어 있으니 네가 이 모자를 쓰고 이 지팡이를 흔들면 너는 비동맹국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마법사가 될 게다. 네가 부리는 마법이 티토의 이념을 잘 따르고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의 법규에 어긋나지만 않는다면, 너는 많은 것들에 혁명을 가져올 수 있을 게야.
나는 마법은 의심했어도 할아버지는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다. 가장 값진 재능은 창작이고, 가장 귀중한 재산은 상상력이란다. 명심해라, 알렉산다르. 할아버지가 요술 모자를 씌워주며 진지하게 말하셨다. 그걸 명심해서 세상을 더 아름답게 그려내려무나. 할아버지가 내게 요술 지팡이를 건네주셨다. 나는 더는 아무것도 의심하지 않았다. --- pp.11~12

종결과 끝을 맞는 모든 것들, 그리고 모든 죽음들이 나에게는 불필요하고 불행하며 가치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여름은 겨울이 되고, 집들은 헐리고, 사진 속의 사람들은 묘비에 놓는 사진이 된다. 끝나지 않은, 미완의 것으로 남아 있어야만 하는 것들은 아주 많다. 월요일이 오지 않으려면 일요일이 끝나서는 안 되고, 강물의 흐름이 멈추지 않으려면 댐도 완성되면 안 된다. 책상에는 내게 두통을 불러일으키는 냄새가 나는 니스를 칠하면 안 되고, 방학이 끝나 개학이 되면 안 되며, 만화영화가 신문 기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머리칼이 아주 긴 다니옐라를 향한 나의 사랑도 짝사랑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또한 나는 할아버지와 요술 모자를 만드는 것을 결코 끝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유고슬라비아 공산당을 위해 마법사로서 일하는 인생의 장점에 관해, 또 유성의 꼬리에서 나오는 가루를 빵에 뿌린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에 관해 할아버지와 끝없이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나는 끝나는 것에 반대한다. 멈춰버리는 것에 반대한다. 완성되는 것은 저지되어야만 한다! 나는 계속되고 이어지는 것들의 최고 동지이며 또한이나 기타 등등으로 이어지는 것들을 지지한다! --- pp.27~28

나는 앞으로 10년 동안 기억하는 일을 그만두겠다고 약속하고 싶었지만, 카타리나 할머니는 잊는 것을 반대하셨어. 할머니에게 과거란 개똥지빠귀들이 지저귀고, 이웃 아낙네들도 재잘거리고, 누구나 우물에서 커피를 끓여 마실 물을 퍼올 수 있고, 슬라브코 할아버지와 친구들이 숨바꼭질을 하던 정원이 있는 여름 별장이야. 그리고 현재는 그 여름 별장에서 멀리 데려가고, 탱크의 캐터필러 밑에서 흐느끼고, 자욱한 연기 냄새가 나고, 말들이 도살되는 길이지. 뒷자리에 있던 할머니가 내게 속삭이셨어. 사람은 둘 다 기억해야만 한단다. 모든 것이 좋았던 시절과 아무것도 좋지 않은 시절 모두를 말이야. --- p.177

할아버지라면 이렇게 말하셨겠죠. 좋은 이야기란 우리 드리나와 같은 이야기란다. 드리나는 결코 잔잔하게 졸졸 흐르는 강이 아니야. 드리나는 격렬하고, 광활하고, 지류들이 흘러들어 더욱 풍요로워지고, 강둑 위로 넘쳐흐르고 콸콸 솟아 흐르며 거친 물소리를 내고, 때때로 얕아지기도 하지만, 강은 곧 다시 급류가 되고 출렁거림이 없는 심연의 서막을 여는 것이란다. 할아버지, 그런데 한 가지, 드리나도 이야기도 둘 다 할 수 없는 게 있어요. 그 둘에게는 되돌아감이 없죠.

--- pp.420~421

출판사 리뷰

여러분 책장에 꽂혀 있는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옆자리를 비워놓으시라
독일 문단을 신선한 충격에 빠뜨린, 보스니아 출신 젊은 작가의 눈부신 데뷔작


돌아가신 날 아침, 슬라브코 할아버지는 나뭇가지를 깎아 요술 지팡이를 만들어 내게 주시고는 이렇게 말하셨다. 이 모자와 지팡이에는 마법의 힘이 깃들어 있으니 네가 이 모자를 쓰고 이 지팡이를 흔들면 너는 비동맹국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마법사가 될 게다. 네가 부리는 마법이 티토의 이념을 잘 따르고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의 법규에 어긋나지만 않는다면, 너는 많은 것들에 혁명을 가져올 수 있을 게야.

나는 마법은 의심했어도 할아버지는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다. 가장 값진 재능은 창작이고, 가장 귀중한 재산은 상상력이란다. 명심해라, 알렉산다르. 할아버지가 요술 모자를 씌워주며 진지하게 말하셨다. 그걸 명심해서 세상을 더 아름답게 그려내려무나. 할아버지가 내게 요술 지팡이를 건네주셨다. 나는 더는 아무것도 의심하지 않았다.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1978년생 보스니아 출신 신예 작가--지난 16년 동안 독일에서 살았음에도 아직은 독일 시민권을 갖고 있지 않지만, 그는 독일어로 생각하고 독일어로 글을 쓴다--의 눈부신 데뷔작은 이렇게 시작한다.

소설의 주인공 알렉산다르는 작가와 마찬가지로 1990년대 보스니아 비셰그라드에서 자랐다. 알렉산다르는 축구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드리나 강에서 낚시하기를 즐기며, 마르크스의 자본 1장을 암기하고 있고, 아버지처럼 그림을 그리고 싶어한다. 뛰어난 이야기꾼이자 열렬한 마르크스주의자이며 알렉산다르의 최고의 우상인 슬라브코 할아버지가 칼 루이스가 1991년에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는 장면을 보다가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자, 깊은 슬픔에 잠긴 알렉산다르는 할아버지의 유업을 이어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걸 결코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이 다짐은 알렉산다르에게, 또 누구보다도 독자들에게 대단한 결실을 낳을 결심이 된다. 알렉산다르는 상상력이라는 재능을 이용하여 계속 자신의 기술을 갈고 닦으면서 할아버지가 들려주고는 했던 풍부하고 다채롭고 길들지 않은 이야기들을 다시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벨레토보 마을에서 자두 수확 잔치가 열린 뒤, 유고슬라비아 내전의 첫 징후가 알렉산다르의 세계 속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알렉산다르는 자신의 가족을 소개하면서 여러 인종이 혼합된, 흥미롭고 풍요로운 군상을 묘사하며 이야기를 펼치지만 전쟁이 목전에 놓인 조국의 현실은 그의 이야기들을 압도해버린다. 이윽고 세르비아 군대가 마침내 비셰그라드로 침공해오자 알렉산다르의 이야기는 더욱 강렬해지면서 내전 당시 보스니아에서의 삶에 대한 보고서가 된다. 알렉산다르의 어린아이다운 순진함은 무섭고도 엄밀해진다. 알렉산다르와 친구들은 약탈과 강간과 살인과 수류탄을 목격하고, 방공호 같은 지하실에서 불안한 날들을 보내며, 그 와중에도 계속 낚시를 하거나 축구를 하기도 하고, 장난스럽지만 오싹한 전쟁놀이를 하면서 외부 세계를 모방한다. 친구들 중에는 무슬림 소녀 아시야도 있는데, 알렉산다르는 아시야가 잡혀가지 못하게 돕기도 한다. 알렉산다르의 부모--어머니는 지식인 마르크스주의자이자 무슬림이며, 아버지는 가구 공장 직원이자 화가다--가 피난하기로 결정하자 알렉산다르는 가족들과 함께 독일로 이주해 낯설고 적대적인 환경에서 생활하게 된다. 알렉산다르는 전쟁 이전에 행복했던 기억들을 모든 것이 좋았던 시절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정리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와 보스니아에서의 전설적인 이야기들을 모두 기록한 알렉산다르는 마침내 할아버지의 10주기를 맞아 고향을 찾아가기로 결심한다. 한때 자신이 남겨두고 온 그 삶을 다시 만나고자 하는 필사적인 마음으로 알렉산다르는 전쟁에 의해 폭력적으로 끊어져나간 자신의 다른 삶의 상징이 되어버린 아시야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그의 귀향길은 행복한 결말을 제공해주지 않는다. 사라예보와 비셰그라드 여행은 치유의 여행이 되지 못하고, 아시야를 찾지도 못하고, 자신의 이탈과 소외와 현재 보스니아의 상황을 이해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아주 인상적인, 초현실적인 원환적 서사 구조 속에서 알렉산다르는 카타리나 할머니와 그의 증조부모님과 미키 삼촌과 함께 슬라브코 할아버지의 무덤을 찾게 되고, 그럼으로써 이야기는 완전한 원환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정신을 냉철하게 일깨우는 돌아옴이며, 전쟁과 폭력과 이주와 뿌리 뽑힘, 죽음과 상실, 그리고 사랑과 인간성의 돌아옴이며, 궁극적으로는 기억의 돌아옴, 이야기하기와 유머의 힘으로 이루어진 놀랍고도 진실한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마무리하는 돌아옴이기도 하다.

현실에 저항하는 이야기하기의 마법과 그 힘에 대한 파괴할 수 없는 신뢰
풍성하고 유머러스하지만 그 누구도 무심하게 넘길 수 없는, 망각에 저항하는 희비극적인 소설


전쟁, 죽음, 이민, 언어와 정체성, 실향의 아픔, 소외, 그리고 공산주의에서 자본주의에로의 이행 같은 주제들이 장대하고도 세밀하게 깔려 있기는 하지만, 스타니시치의 소설은 무엇보다도 어린 이야기꾼 알렉산다르 크르스마노비치의 가슴 아픈 성장담이다. 평화롭고 아름답던 어린 시절의 그 모든 익숙한 것들을, 무엇보다도 관계들을 어느 날 갑자기 잃어버린 한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전쟁과 그 상실을 통해 성장하게 되는 소년, 그리고 그 소년은 이야기를 함으로써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해간다는 점이 소설의 밑바닥을 흐르고 있는 물줄기가 된다.

군인이 고장난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지를 바라보는 소년의 눈을 통해 우리는 전쟁을 탐색하게 되지만 그 소년은 전쟁의 참상을 기록하는 데 관심이 없다. 그는 결코 가볍지 않은 소재 앞에서도 경쾌한 유머를 그리면서 전쟁의 부조리를 절실하게 고발한다. 그 점이 발칸반도의 전쟁을 다룬 여느 소설과 다른 점이기도 하다. 마법 같은 유년기와 초현실적인 전쟁, 망명 생활과 언어의 힘이 어우러져 생생하게 살아나는, 이 반짝거리고 풍성한 소설은 심장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목소리에, 역사적 순간을 훌쩍 넘어선 곳에 존재하는 이야기로 독자들을 이끄는 것이다.

작가와 주인공이 태어나서 유년기를 보낸 비셰그라드는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 내 소도시였지만 이제 유고슬라비아라는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비셰그라드는 1991년 당시 21,200명의 인구가 살고 있었는데, 그 중 3분의 2가 무슬림이었다. 1995년 데이턴 평화협정이 조인되었을 때, 그 도시에 무슬림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탈출할 수 있는 사람들은 탈출했지만, 2,500명 이상이 세르비아 군대에 살해되었다. 희생자의 상당수가 드리나 강의 다리에서 아래로 던져졌다. 이듬해 봄에는 보스니아의 비셰그라드도 세르비아 군대에 점령되었다. 그 뒤로는 많은 사람들이 드리나 강의 물고기들을 더 이상 먹으려 하지 않았는데, 이는 참극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사샤 스타니시치는 소설 속에서 정감 가는 시골 생활과 닥쳐오는 내전의 증오를 대치시킨다. 전쟁이 터지자 누구도 그 전쟁을 전쟁이라 부르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것이라고 말했다. 또는 염병할 것이라고 말했고, 또는 금세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1992년 4월 비셰그라드에 첫 번째 수류탄이 떨어진다. 아파트에 살던 사람들은 모두 지하실로 몰려가고 이 절반의 어둠 속에서 이 소설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세르비아 점령군과 양측이 서로 저지른 범죄는 희미한 그림자처럼만 표현된다. 이 전쟁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이 소설의 클라이맥스이자 백미 중 하나인 신의 발 뒤편에서는 어떤 경기가 펼쳐졌을까(314쪽 이하) 챕터에 등장하는 짧은 휴전 기간 동안 양측 병사들이 벌인 축구 경기에서 탁월하고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젊은 사샤 스타니시치는 거대한 주제를 우화적인 이미지들로 시처럼 표현할 때든, 아니며 장황하게 허풍을 떨듯 말할 때든 자기가 다루는 소재를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다.

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는 형식과 내용 모두 야심 찬 소설이지만, 그럼에도 단 한순간도 그 추진력을 잃지 않으며 독자들을 따분하게 하거나 어리둥절하게 하지 않는다. 연대기적으로 하나하나 들려주는 전기적인 글이 아닌 이 소설이 파편적 구조를 갖고 있음에도 여전히 정합적인 하나의 전체를 이루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쉴 새 없이 책장을 넘기도록 만드는 것은 바로 그 몽타주들의 텍스트 내적 논리와 주인공들의 목소리 덕분이다. 그 야심 찬 구조와 세련된 스타일, 유머러스하면서도 감동적인 목소리 때문에 이 소설은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작품에 곧잘 비견되고 있다. 스타니시치는 거기에 진정성을 더해놓았다. 스타니시치와 그의 데뷔 소설은 그와 동세대인 많은 작가들과 작품들에 결여된 무엇을 갖고 있는데, 그건 바로 치열한 주제의식이 더해진 문학적 기술이다. 그만의 언어와 문체와 목소리, 그만의 문학적 기술과 구조는 전 세계의 문학 독자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소설에 담겨 있는 풍성한 이야기들과 일화들, 전쟁과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은 특유의 보편성으로 광범위한 독자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추천평

웃기면서도 가슴 아리고, 뻔뻔스러우면서도 진실한 이야기. 여러분 책장에 꽂혀 있는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옆자리를 좀 비워놓으시라. 뛰어난 목소리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반가운 목소리, 사샤 스타니시치. 우리는 그의 이름을 똑바로 발음하는 법도 배워두어야 할 것이다. 그는 금세 사라질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콜럼 매칸 (『댄서』의 저자)
사샤 스타니시치의 언어가 닿으면 인물들은 손에 잡힐 듯 구체적으로 살아나며, 세상은 낯설고도 친숙해진다.
율리 체 (『독수리와 천사』의 저자)
불행한 보스니아 소도시에서 펼쳐지는 장려한 이야기의 향연. 예리하고 웃기며 인간적이고 때로는 마술적인.
게리 슈타인가르트 (『망할 놈의 나라 압수르디스탄』의 저자)
익숙한 것들의 난폭한 상실에 관한 이야기이자 전쟁기의 성장담인 동시에 고급스러운 유머가 담긴 가족 앨범. 이 소설은 세계를 물구나무세운다. 그것도 아주 영리한 머리 위에. 저명한 문학평론가들이 기뻐하며 예언하고 있듯이, 우리는 이 젊은 작가에게 아주 많은 것들을 기대하고 있다.
「디 벨트」
한 소년은 보스니아 내전을 어떻게 경험하는가? 유희와 진지함의 경계가 해체되는 곳은 어디인가? 사샤 스타니시치의 데뷔 장편소설에서 어린 알렉산다르는 역설로 가득한 자신의 경험들소박하면서도 통렬하고 시적이면서도 희극적인을 이야기한다. 그 누구도 무심하게 넘길 수 없는, 망각에 저항하는 한 권의 책.
「푸스터탈러 차이퉁」
놀랍도록 창의적이고 인상적인, 젊은 작가의 데뷔작이자 상실에 대한 감동적인 편람. … 사샤 스타니시치는 주인공 알렉산다르를 통해 상상력이야말로 잔혹한 현실에 대항하는 무기임을 보여준다.
「가디언」
우리는 지옥의 가장자리를 걸어본 적이 있는 이 젊은 작가가 인간의 존재 조건에 내재되어 있는 본래적인 모순들과 씨름하는 것을 멈추지 않기를, 카타르시스를 일으키는 웃음과 감동으로 가득 차 있는 이야기를,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고 의미심장하며 상상력 넘치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더 많이 들려주기를 바란다.
「LA타임즈」
보스니아 내전을 다룬 여러 소설과 회고록 중 하나이지만, 스타니시치가 들려주는 이 이야기는 특별하게 기억될 것이다. 그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잔혹한 역사를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을 만큼 아름답고 가슴 뭉클한 무언가로 바꿀 수 있는 천부적인 이야기꾼이기 때문이다.
「빌리지 보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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