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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사랑하는 악마 그리고 코시 판 투테 1부. 아가씨들, B급 연애는 잊어줘요! 1. B급 연애를 정의하다 2. 너희가 이태원 걸을 아느냐? 3. 당신은 토이남과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나요? 4.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그리고 스트레이트의 공통점 5. 유부남들의 여신으로 살아가기 6. 영계라는 이름의 뱀파이어 7. 주정뱅이의 연애편력 8. 헤픈 여자는 절대로 행복하면 안 된다? 2부. 사랑 중독자여, 누구의 연인도 되지 말아요! 1. 사랑 호르몬, PEA 중독자의 여정 2. 나 이런 년이야, 알면서 사귄 거잖아? 3. 시부야의 ‘비포 선라이즈’ 4. 도대체 고양이랑 남자한테 뭘 기대한 거야? 5. 오빠라는 이름에서 해방되다 6. 양보할 수 없는 연인 스펙 3부. 오~베이비, 또다시 덤벼요! 1. 십 대여, 줏대를 가질지어다 2. 연애 편견을 해부하다 3. Q & A 언니한테 물어봐봐~ 4부. 남성 여러분, 닥치고 들어봐요! 1. 'No means No' 2. 키스만 하고 째는 건 매너가 아니다 3. 책 읽는 남자는 섹시하다 4. 좋은 남자의 조건 무조건 예쁜 것을 선물하라 붕어빵을 내미는 따뜻한 손 자기만의 향기를 조향하라! 과거는 잊어줘 화났으면 말을 하란 말이야! 보잘것없는 발바리와 산책하는 남자 뒷모습이 쿨한 남자 콘돔을 챙기는 남자가 되자 헬스하는 남자의 몸엔 각이 없다 멋진 중년남이 보고파 나가는 말 B급 연애를 위로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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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좋아하고 남보다 잘난 남자 잡아서 대한민국 1%가 되기를 원하는 아가씨들이라면 얼마든지 그렇게 살아도 나쁠 것 없다. 다만 그렇게 살기 싫은데, 뭔가 자꾸 세상이 바보 취급하는 것 같아서 서글픈 아가씨가 있다면 나는 지금 오직 그녀를 위해 쓴다. 바로 당신을 위해 쓴다. 내 이십 대가 더 가기 전에, 스펙 권하고 또 권하는 사회에 사실은 병신 같은 사랑도 있다고, 이렇게 바보 같은 사랑도 있다고, 잘난 남자 잡으라고 사방팔방에서 부담 주는 세상 조류에 떠밀려 외로운 당신에게 이런 한심한 년도 사는데 괜찮아, 하는 약간의 위로라도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 그것이 내가 이 책을 쓰고 있는 유일한 목적이다. --- p.13
이 병의 치유법은 예뻐지거나 날씬해지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예쁜 여자, 두뇌와 얼굴은 김태희에 신체 비율은 김연아인 여자가 있어도 평생 사랑받는 데 익숙한 여자, 양지만 걸어온 여자한테는 못 이긴다. 사랑받고 산 여자들은 자기가 사랑받지 못하는 순간 그것을 대단히 빠르게 알아차릴 뿐만 아니라 신속히 그 상황을 타개한다. 그 순간을 대단히 기이하고 비정상적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그 상황을 견디지 못하지만 우리 B급 연애 환자들은 참으로 그 따위 상황을 잘 견딘다. 우리는 구박에 익숙해서, 지금 이 상황이 이상한 건지 아닌지도 잘 구분하지 못한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고, 사랑도 받아 본 여자가 계속 받는다. 자꾸 못 받는 데 익숙해지다 보면 주는 사랑도, 떠먹여줘도 못 먹게 된다. 이게 이 병의 가장 무서운 점이다. 나중에는 영양이 공급되어도 피와 살로 못 가는, 마음의 에이즈에까지 이르게 된다. --- p.25 근데 유럽 남자들에 대한 생각을 바뀌게 한 건 재밌게도 유럽 여자들이었어요. 우린 막 서로서로 씹잖아요. 외모 비평할 때는 남자들보다 더 무섭죠. 더 신랄하고. 근데 걔네들은 진짜 눈곱만 한 장점이라도 있으면 거기에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하거든요. 걔네가 ‘얘, 너 정말 부럽다. 피부가 참 곱다. 나도 너처럼 몸매가 굴곡이 있었으면 좋겠어. 갸름한 눈매가 정말 아름다워’ 이런 얘길 막 하는 거예요. 무슨 동화책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금발에 모델 하이디 클룸같이 다리 길고 마른 애들이! --- p.38 가끔은 한 대 콩 쥐어박아 주고 싶은 토이남은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갖고 싶은 남자다. 적어도 그는 부끄러움을 아는 인간형이고, 적어도 그는 마초는 절대 아니고……. 그렇다. 슬프게도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어리지 않은 여자들이 남자를 고르는 기준은 ‘최선’ 혹은 ‘최고’의 선택이 아니라 ‘적어도’ 혹은 ‘그나마’일 경우가 많다. 쾌적한 쇼핑센터에서 상품을 고르는 우아한 쇼핑객의 모습이 아니라 당장 허기를 면하기 위해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지는 길고양이처럼 ‘괜찮아 아주 썩은 건 아니야, 그나마 아직 먹을 순 있겠어’라는 식이기 때문에 간혹 이런 토이남을 보면 어쩔 수 없이 실낱같은 희망이 생긴다. ‘조금만 어르고 달래면 되지 않을까? 좀 고쳐놓으면 괜찮지 않을까? 철 좀 들면 괜찮지 않을까?’ --- p.57 최근 들어 남자 A클래스는 얼마든지 여자 A클래스를 골라잡을 수 있다지만, 소위 골드미스라 불리는 어리지 않은 여자 A클래스는 찾는 층이 없다는 식의 이야기는 절대 진리처럼 만연해 있다. 이른바, 남자는 자기보다 조금 못한 여자를 골라잡게 마련이므로 남자 A클래스는 여자 B클래스를 택하고, 남자 B클래스는 여자 C클래스를 택하며 그리하여 여자 A클래스는 누구의 간택도 받지 못한 채 홀로 남거나 팔리지 않은 떨이 상품처럼 남은 남자 D클래스와 어울리기나 해야 한다는 바로 그 이야기 말이다. 하물며 재력에 학력에 미모까지 갖췄다는 골드미스가 그럴진대 황동미스, 구리미스, 스테인리스 미스들은 어쩌면 좋단 말인가. --- pp.110~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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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마 아가씨, 우린 살아 있잖아”
불량소녀 김현진, B급 연애를 위로하다 불량소녀, 88만 원 세대의 B급 연애를 이야기하다 아파본 사람만이 아픈 사람의 마음을 안다는 말이 있다. 대한민국 정규 교육의 잔인함을 고발하는 ‘불량소녀’로 세상에 알려진 글쟁이 김현진. 그녀의 글은 아파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진정성에서 우러나오는 강한 호소력을 지님과 동시에 뭔가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되게끔 만드는 독특한 마력, 거기다가 심각하고 우울한 상황에서도 피식피식 웃음이 터져 나오게 만드는 블랙코미디 같은 유머감각까지 삼박자를 다 갖추고 있다(저널리스트 고종석은 “김현진의 글을 읽고 나는 그녀의 팬이 되었다”고 했으며, 경제학자 우석훈은 “김현진은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적확히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20대”라 호평했다). 고등학교 중퇴 그리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최연소 합격 이후 고학생 겸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며 여러 매체에 생계형 글을 써온 김현진은 최근 1년여 동안 MB 정권과 격렬히 불화하며, 원피스와 하이힐 복장으로 촛불집회장에 나타나는가 하면 기륭전자, 강남성모병원, KTX, 이랜드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싸움터에서 살다시피 하며 행동하는 20대, 자기 목소리를 내는 20대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언제나 지는 연애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대는 여자들의 이야기, A급 연애는 못하고 항상 구질구질한 B급 연애에만 빠지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펴냈다. 『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김현진의 B급 연애 탈출기』(2009년 8월, 레드박스 발행)가 바로 그 책이다.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 호주제도 폐지되었고 기계문명이 발달하여 여자들이 많이 편해졌다고들 하지만 스펙과 몸값 올리기에 열 올리게 만드는 ‘신자유주의’의 광풍 속에서 88만 원 세대 여자들은 전 세대 여자들이 그랬듯 여전히 비교당해서 주눅 들고 가부장제에 찌든 나쁜 남자들과 릴레이로 연애하느라 쓰리고 아파 눈물 마를 날이 없다. 저자 김현진은 그런 여자들의 영혼에 손 내밀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울지 마 베이비, 우린 살아 있잖아. 괜찮아, 베이비. 코시 판 투테(Cosi fan tutte, 이것이 여자라는 것이다)! 그녀의 글이 여느 심리 치료사의 글 못지않게 호소력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스스럼없이 자신의 아픈 상처까지 드러내는 솔직함 때문이며, 여자라는 프리즘으로 세상을 재해석하는 내공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내 감정주의자’가 여자들에게 바치는 위로와 동감의 노래 앨리스 워커의 동명 시에서 제목을 따온 『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는 술술 읽힌다. 권위와 허풍도 없다. 거창하게 무슨 무슨 주의자라 말하지 않고 그때그때 자기감정에 충실한 ‘내 감정주의자’로 세상을 살아가겠노라고 말하는 김현진의 글답게 감성적 펀치가 세고 시크하다. 여느 20대들처럼 쉽게 냉소와 비관주의에 빠지는 것 같다가도 금세 사회구조적 맥락에서 현상을 파악하고 특유의 ‘건강한 삐딱함’으로 웃음 짓게 만드는 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존중받지 못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여자들은 필연적으로 B급 연애에 빠져 스스로를 괴롭힌다. 그래서 연애할 때는 반드시 공부가 필요하다. 자신의 장?단점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하며 상대에게 요구하는 기대치에 대한 이해도 정확해야 한다. 그래야 너무나 흔하고 익숙해서 정상인지 비정상인지조차 분간이 안 가는 ‘착한 여자 콤플렉스’, ‘신데렐라 콤플렉스’, 가장 최근에는 실체 없는 ‘된장녀와 골드미스’까지 남성주의 사회가 만들어놓은 덫에 걸려 무릎 까이지 않는다.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여자들의 B급 연애 이야기를 수집하여 들려주며 다친 여자의 마음을 다독이는 그녀의 글은 이전에 써왔던 것들과 마찬가지로 몹시도 날카로운 사회 비판적 요소가 강하게 깔려 있다. 또한 그 날 선 비판의 칼날은 가부장 사회의 수혜자로서 이기주의를 온몸에 두르고 있는 남성들에게로만 향하지는 않는다. 심하게 오지랖 넓은 한국인들, 다른 여자의 외모 평가에 철저하게 남성적 사고방식을 답습하는 여성 집단, 자유로운 연애를 구가하는 여자 연예인에게 ‘걸레’라는 오명을 씌우고 쉽게 뒷말을 해대는 여성 대중의 얄팍한 습성 역시 도마 위에 올려놓고 사정없이 칼날을 휘두른다. 이것이 그녀의 균형 감각이다. 연애 심리 에세이를 표방하고 있지만 이 책이 결코 가볍지 않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