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장. 끌림
2장. 열림 3장. 울림 |
장철영의 다른 상품
|
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진사였습니다.
님이 세상을 바라보고 품으려는 방식이 얼마나 정의롭고 따뜻한지 잘 알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님을 다시 카메라에 담을 수는 없지만 저는 사진으로 그 순간들을 회상할 수 있어 여전히 행복한 사진사입니다. --- p.25 님은 저를 보시며 한 마디 하셨습니다. ‘그렇게 많이 찍었는데 아직도 계속 찍고 싶나?’ 저는 웃으며 ‘네’ 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럼 한번 니 마음껏 찍어봐라… 어디에서 포즈를 취하면 좋겠나?’ 님은 제가 가리키는 곳에 털썩 앉으셨습니다. 처음 있는 일이라 저는 신이 나서 마구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 p.132 저는 돌아서 혼자 담배를 피우며 한숨을 짓습니다. 님, 보고 싶습니다. 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고놈, 참’이라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바보 같은 저는 그저 님을 크게 불러봅니다. --- p.54 |
|
사진으로 읽는 대통령의 은밀한 ‘사생활’
그는 대통령의 진솔한 모습을 가감 없이 사진으로 담고자 직접 제안서를 만들어 부속실에 올렸다. 노무현 대통령 이전에 다른 대통령들은 비공식 일정을 사진으로 남기는 경우가 흔치 않았기에 그의 도전과 제안은 도발적이었다. 그의 제안은 받아들여졌다. ‘기록’은 머지않아 ‘역사’가 된다고 믿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평소 철학에 부합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 경호실과 외교부로부터 “장철영이 사진 찍는 것을 방해하지 말라”는 공식 지시가 내려졌다. 돈 없고 ‘빽’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귀담아 듣고자 했고, 언제든지 가장 낮은 곳에서 힘없는 이들의 손을 맞잡았던 노무현 대통령의 일상적인 모습, 이웃집 아저씨 같은 소탈한 모습을 전속 사진사는 청와대 재임기간 동안 50만 컷 넘게 촬영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실제 모습은 어땠을까? 청와대 경호실 직원은 물론 정원 관리사에게도 스스럼없이 인사하고 대화하는 모습을 보며 전속 사진사는 겸손함과 소탈함이 몸에 밴 노무현 대통령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 등산 중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등산화 속의 돌멩이를 털어 내거나(심지어 무좀방지용 발가락 양말을 신었다!) 자신 앞에 놓인 축하 케이크를 손으로 찍어 맛을 보거나 손녀를 자전거에 태우고 청와대 경내를 달리던 모습은 그렇게 촬영되었다. “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진사였습니다” 그가 기억하기에 노무현 대통령은 사진 찍히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 ‘모델’이었다. 실제로 노무현 대통령은 늘 따라 다니는 그의 카메라를 부담스러워 했다. ‘별 걸 다 찍는다’는 농담 섞인 핀잔도 들어야 했다. 공식 일정이나 인터뷰에 앞서 하는 ‘메이크업’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싫어했던 일이 바로 사진 촬영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노무현 대통령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최고의 모델이었다. 무엇보다 노무현 대통령은 사진사에게 한번도 ‘자신이 어떻게 찍혔는지 보여달라’고 하지 않았다. 사진을 찍을수록 그는 대통령의 소탈함과 겸손함에서 진정성을 느꼈고 그를 대통령 이전에 인생의 ‘스승’이자 본받아야 할 대상으로 삼았다. 노무현 대통령 퇴임 후 다음 정권에 인수인계를 위해 청와대에 남아야 했던 그는 노무현 대통령과 마지막을 함께하지 못했다. 가장 가까이에서 대통령의 표정과 느낌을 카메라에 담았던 그였기에 그가 받은 충격과 안타까움은 더 컸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 항상 마음의 짐으로 간직하고 있던 그는 자신이 찍은 사진 중에서 인상적인 컷을 골라 52통의 편지를 썼다. 그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하지 못한 마지막 한 마디가 가슴을 울린다. “대통령님, 촬영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