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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사일런트 머신, 길자 숲으로 간 죠죠 죠죠 그 이후 M. C. 에셔(1898~1971) 유니 윤 판사와 소매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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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조금만 기다리세요. 됩니다. 바다 속 같은 세상을 곧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이씨의 웃음소리가 고래 배 속에서 울려 나오는 것 같았다. 드디어 첫 번째 기계가 완성되었다. 옛날 축음기의 혼같이 생긴 나팔이 사과상자 위로 솟아 있었는데 이씨는 그 기계를 ‘길자’라고 불렀다. 길자는 이씨의 아내 이름이다. ---「사일런트 머신, 길자」에서 “(…) 누구나 왔던 곳으로 반드시 돌아가게 된다. 어디서 왔는지를 잊지 않고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단다. 연이 연줄이 없으면 날 수 없듯이 숙명은 우리에게 연줄 같은 거란다.” 엄마가 말을 마치고 났어도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멜론상자 안엔 약간의 울림이 남아 있었다. (…) 죽은 고양이의 날인 어제와 산 고양이의 날인 오늘이 너무나도 똑같은 게 나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숲으로 간 죠죠」에서 윤 판사는 그런 거짓말들이 형량을 결정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피고인들이 알면서도 거짓말을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법 앞에서 벌거벗겨질 때 느끼는 수치심을 거짓말로라도 가려보려는 걸까? 어찌 보면 거짓말은 양심의 일부인지도 모른다. 아니면 양심이 잘못 누른 엔터키인지도……. ---「윤 판사와 소매치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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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처럼 다른 빛깔, 다른 울림을 주는 여섯 가지 이야기
오늘이 몇 년 모 월 모 일이라는 게 뭐 대수인가? 바다 속에서는 날짜도 계절도 없다. 그래도 모든 것이 태어나고 사라지고 평화롭고 풍요롭고 인자하고 끝까지 인내하지 않는가? 침묵의 세계여! -「사일런트 머신, 길자」에서 표제작 「사일런트 머신, 길자」는 세상의 온갖 소음에서 벗어나고픈 발명가 이씨의 이야기다. 아내의 잔소리, 흉악한 사건을 보도하는 뉴스, 도로를 내달리는 자동차 소리 같은 것들이 모조리 사라진 세상을 한 번쯤 꿈꾼 이들이라면 주인공의 발명품에 쾌재를 부를 터. 소리가 사라진 순간 벌어지는 혼돈도 때로는 감내하고 싶어진다. 여기서 ‘소리’란 물리적인 소리 이상임을 짐작하기에 더욱 그렇다. 고양이 죠죠와 그 가족의 삶을 그린 「숲으로 간 죠죠」와 「죠죠 그 이후」는 동화처럼 아름답고도 슬픈, 그러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이야기다. 작가의 분신처럼 느껴지는 죠죠의 성장기는 책을 덮은 뒤에도 긴 여운을 남긴다. 소설 속 허구와 현실이 교차하는 「M. C. 에셔(1898∼1971)」, 가슴 저릿한 아픔과 상실에 관한 이야기 「유니」, 진실과 거짓과 위선의 경계를 묻는 「윤 판사와 소매치기」 등, 한 편 한 편이 톤을 달리한 삽화와 맞물려 각기 다른 울림을 준다. 짧은 이야기들에 담긴 위트와 풍자, 리얼리티에 어떤 땐 웃음이 쿡쿡 나오고, 순간 코끝이 찡해오기도 한다. 작가 김창완이 깔아놓은 ‘이야기 주단’은 다양한 울림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동안 뮤지션이자 방송인으로서 다하지 못한 ‘위로’의 말들을, 글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우리에게 건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