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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김창완, 마음의 담장을 허무는 동시집
1977년 산울림으로 데뷔해 김창완밴드의 리더, 에세이스트로 40년 넘게 사랑받고 있는 김창완의 첫번째 동시집. 아직 어린 아이의 본성을 간직한 그의 동시는 눈에 보이는 대로, 마음이 흐르는 대로 다양한 주제들을 담아 마음의 담장을 허물어뜨리고 어른을 가져가버린다.
2019.05.07.
어린이 PD 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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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엉터리 호랑이
어떻게 참을까? 호랑이 받아쓰기 혼내기 착한 어린이 가르침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나는 모르는 척해요 봄 자장가 밤 과학자 나라는 애 용서 2부 칸이 많이 필요해 소 그리기 칸 만들기 싫어 욕 글쓰기 개미 동요 뽑기 해 먹기 큰 고무신 십자가 장미 뭐가 되려고 그러니~ 두꺼운 책 해골바가지 감기 마른 우물 16층에 엘리베이터가 서서 정말 다행이다 대본 읽기 피아니스트 별 3부 도화지 한 장이면 충분해 365 깨진 꽃병 로봇 만들기 현실적으로 생각해 나쁜 동시 엄마가 숙제하라고 했는데 잠깐만 놀고 하려고 놀이터에 갔다가 미끄럼틀에서 넘어져서 이빨이 부러져 치과에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어쩌다 이랬냐고 물어서 한 말 할아버지 불알 틀니 잃어버린 신발 늙은 가수 가수 밤 잡기 생선가시 참새도 이름이 있으면 좋겠다 내가 지금 보는 것 시계 인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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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나는 말이 느리게 나온다 말하는 속도가 느려서가 아니라 말이 나오는 길이 너무 멀다 어떤 말은 나오다가 길을 잃어버리고 어떤 말은 슬그머니 사라진다 어떤 말은 거의 다 나왔다가 다시 안으로 줄행랑을 친다 어떤 말은 처음에 생겨날 때와 달리 엉뚱한 말로 바뀌기도 한다 작은 채로 태어나 작게 나가는 말도 있고 큰 소리로 태어나 개미 소리로 나오는 말도 있는가 하면 작은 소리로 태어났는데 큰 소리로 나와서 나도 놀랄 때가 있다 여기 있는 말들은 거의 다 입 밖으로 나오지 않은 말들이다 말 나오는 길에 몰래 숨어 있다 낚아챈 놈도 있고 올가미를 씌워서 잡은 놈도 있고 비눗방울처럼 조심스럽게 잡은 놈도 있다 안 터지게 덫을 놓아 잡은 놈도 있고 미끼 안 물고 도망치는 놈을 겨우 잡을 때도 있었다 우악스럽게 때려잡은 말도 있다 그것들을 햇살 아래 늘어놓으니 이건 나물도 아니고 어포도 아니고 주전부린지 공깃돌인지 먹는 건지 뱉는 건지 쳐다보고 있으니 웃음밖에 안 나온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그의 기술은 무기교의 기술, 시의 내용은 ‘나’와 ‘나’의 대화다. 줄곧 음악으로 우리의 귀에 시를 써 온 그. 그는 이제야 자신의 시를 문자화한다. 그의 시는 쓰이기 전에 무르익었다._김개미(시인) 김창완의 동시를 읽는 동안 그의 이런저런 노랫말과 겹치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편의 동시, 한 편의 긴 노래, 지금 우리가 하는 말과 몸짓, 생각 그 자체였다. 김창완의 천진난만이 만발하였다._김용택(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