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 정해년(1887년) 만경전에서 열린 신정왕후 조대비 팔순잔치의 기록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사장 김홍렬)은 고종 정해년(고종 24년) 만경전에서 열린 신정왕후 조대비 팔순잔치를 기록한 진찬의궤를 토대로 궁중음식을 재조명 해보는 「고종 정해년 진찬의궤_조대비 만경전 팔순잔치」를 출간하였다.
2007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조 의궤” 중 고종 정해년(고종 24년, 1887년) 1월 익종비인 신정왕후 조대비의 팔순을 기념하기 위하여 창경궁의 만경전에서 열린 궁중연회를 기록한 「진찬의궤」가 궁중음식을 연구하는 학자와 중요무형문화재 궁중음식 기능보유자의 손끝에서 재조명되었다.

제1부는 의궤의 의미, 궁중연회와 의궤, 궁중연회 의궤의 내용, 고정 24년(1887년) 정해년의 진찬의궤, 조대비 8순잔치의 식단, 고종 24년(1887년) 진찬의궤의 음식 중 만경전 정일진찬에 올려진 음식을 사진으로 넣어 알기 쉽게 하였으며, 제2부는 국역 진찬의궤로 권수, 권1, 권2, 권3을 수록하고 별책으로 고종 정해년 만경전 진찬의궤를 영인한 내용이다.

기록문화와 음식문화의 만남
이 책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기록문화를 통해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조선왕조 궁중음식분야의 재조명이라는 측면에서, 그리고 우리 궁중음식을 연구하는 학자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조선왕조 궁중음식 분야의 기능보유자가 함께 연구한 성과물이기에, 학술적인 면과 살아있는 경험이 만난 가치 있는 성과물로 평가된다.

이효지 교수가 1985년에 한양대학교 한국생활과학연구소에서 발간한 한국생활과학연구집 제3집과 제4집에 번역문과 논문으로 실었던 내용을 토대로,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38호 조선왕조 궁중음식 제2대 기능 보유자인 황혜성 교수의 8순을 맞이하여 제3대 기능 보유자인 한복려 원장과 정길자 원장이 주축이 되어 궁중음식연구원의 회원들이 국립극장 야외에서 행하였던 조대비 8순잔치 재현때의 음식사진을 첨부하여 다시 수정, 보완하여 출간되었다.

기록되지 않은 모든 것들은 사라진다.
한국음식의 우수성이 세계에 널리 퍼져 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음식의 근본이 될 수 있는 궁중음식에 관한 연구 성과가 나온 것은 무척 바람직한 일이다. 한국 음식의 세계화를 위해선 바로 우리 음식의 가장 모범이 될 만한 역사적 연구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는 훌륭한 기록문화유산인 의궤의 연구로 귀결된다. 우리 음식문화를 연구하는 연구자들에겐 꼭 필요한 자료라 하겠다.

의궤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가르침은 철저한 기록정신으로 이는 후대에 대한 선현들의 자애로운 마음이 깃든 문화유산이다. 이러한 정신을 본받아, 후대에서 물려받은 훌륭한 유산인 기록문화를 토대로 그 가운데 궁중음식 분야에 대한 연구성과와 귀중한 경험을 기록으로 남긴 집필진들의 후학들을 위한 자애로운 마음이 책에서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