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캥거루 날씨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졸립다 택시를 탄 흡혈귀 그녀의 거리와 그녀의 면양 강치축제 거울 1963/1982년의 이파네마 아가씨 버트 바카락을 좋아하세요? 5월의 해안선 몰락한 왕국 서른두 살의 데이 트리퍼 뾰족구이의 성쇠 치즈 케이크 같은 모양을 한 나의 가난 스파게티의 해에 논병아리 사우스베이 스트럿 도서관 기담 작가의 말 |
Haruki Murakami,むらかみ はるき,村上春樹
무라카미 하루키의 다른 상품
任弘彬
임홍빈의 다른 상품
|
옛날 옛적에, 어느 곳에 소년과 소녀가 있었다. 소년은 열여덟 살이고, 소녀는 열여섯 살이었다. 그다지 잘생긴 소년도 아니고, 그리 예쁜 소녀도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외롭고 평범한 소년과 소녀다. 하지만 그들은 이 세상 어딘가에는 100퍼센트 자신과 똑같은 소녀와 소년이 틀림없이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
어느 날 두 사람은 길모퉁이에서 딱 마주치게 된다. “놀랐잖아, 난 줄곧 너를 찾아다녔단 말이야. 네가 믿지 않을지는 몰라도, 넌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란 말이야”라고 소년은 소녀에게 말한다. “너야말로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남자아이인걸. 모든 것이 모두 내가 상상하고 있던 그대로야. 마치 꿈만 같아”라고 소녀는 소년에게 말한다. 두 사람은 공원 벤치에 앉아 질리지도 않고 언제까지나 이야기를 계속한다. 두 사람은 이미고독하지 않다. 자신이 100퍼센트의 상대를 찾고, 그 100퍼센트의 상대가 자신을 찾아준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 pp.25-26,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중에서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봄은 근사한 계절이었다. 봄이 오자 나도 그녀도 고양이도 한숨 돌렸다. 4월에는 철도 파업이 며칠간 계속되었다. 파업을 하면 우리는 정말 행복했다. 전차는 하루 종이 단 한 대도 선로 위를 달리지 않았다. 나와 그녀는 고양이를 안고 선로로 내려가 햇볕을 쬐었다. 마치 호수 바닥에 앉아 있는 것처럼 고요했다. 우리는 젊고, 갓 결혼했고, 햇볕은 공짜였다. 나는 지금도 ‘가난’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 삼각형의 가늘고 긴 땅을 떠올린다. 지금 그 집에는 어떤 사람이 살고 있을까? --- p.164, 〈치즈케이크 같은 모양을 한 나의 가난〉 중에서 |
|
단편소설의 무한한 재미를 실감케 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상력과 의식의 파편들! 작지만 큰 작품들을 담은 하루키 초기 단편집! 하루키의 단편은 멋지다. 내 안에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예민한 감수성의 한 부분을 조심스레 들춰내는 듯한 그의 문체는 짧은 단편에서 더욱 그 빛을 발한다. 이번에 새로 출간된 하루키의 소설집,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이 책의 원제는 『캥거루 날씨』로 일본에서는 1983년에 출간되었던 소설집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책이다. 하지만 이미 우리에게는 하루키의 다른 단편소설집에 소개되었던 작품이어서 친숙한 느낌이 든다. 그동안 판매되었던 『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와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걸작선』이 절판됨에 따라 새로이 이 책을 번역 출판하게 된 것이다. 이 책에 수록된 18편의 작품을 하루키는 “짧은 소설과 같은 것”이라고 스스로 주석을 달아놓았다. 길이로 따져서 400자 원고지 8매에서 14매 정도로 단편소설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짧은 것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감각적이고 환상적이며 하루키 특유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소설적 흥취에 흠뻑 빠져들게 한다. 시간이 만들어내고, 어느덧 사라지는 도시의 담담한 슬픔과 허무! 이 책의 제목으로 사용된 작품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이야기를 해보자. 이 작품은 하루키 팬들 사이에서 특히 유명한 단편으로 하루키의 감성을 잘 드러내는 소설이라 할 수 있다. 1981년 4월의 어느 해맑은 아침에, 하라주쿠 뒷길에서 나는 100퍼센트의 여자와 스쳐 지난다. 그 여자는 그다지 예쁜 여자도 아니고 나이도 이미 서른에 가까울 정도다. 그녀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나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걷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얘기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스쳐 지나고 말았다. 너무나 감각적이고 도시적인 이 작품은 하루키를 좋아하는 젊은 독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그 밖의 흡혈귀가 택시기사가 된 이야기인 〈택시를 탄 흡혈귀〉, 또 친구의 결혼식에 가기 위해 12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나’의 이야기를 그린 〈5월의 해안선〉, 두 철길이 교차하는 삼각형 끝 쪽에 위치한 집에 세들어 살고 있는 부부의 이야기 〈치즈케이크 같은 모양을 한 나의 가난〉, 나중에 『양을 쫓는 모험』으로 완성될 단편 〈도서관 기담〉까지 단편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멋스러운 빛깔을 드러낸다. 특히 보편적으로 흐르는 도시적이고 감각적이며 그러면서도 담담한 허무가 느껴지는 그의 매력은 초기 단편에서만 느껴볼 수 있는 소중한 매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