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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싱턴의 유령
녹색 짐승 침묵 얼음사나이 토니 다키타니 일곱 번째 남자 작가의 말 추천의 말 옮긴이의 말 |
Haruki Murakami,むらかみ はるき,村上春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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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적 풍경을 가진 작은 우주 같은 일곱 개의 이야기
하루키 원숙기에 쓰인 단편문학의 정수라 할 『렉싱턴의 유령』은 환상과 신비라는 파인더로 포착한 삶의 불가해성을 서로 다른 일곱 빛깔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조곤조곤 속삭인다. 특히 이 작품집은 5년이라는 시간차를 두고 쓰인 하루키의 독창적인 작품들을 현시現視와 환시幻視라는 상반된 시각으로 교묘하게 배치했다. <녹색의 짐승>처럼 환상의 세계에나 있을 법한 꿈같은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게 하는가 하면 그 다음은 <침묵> 같은 살 떨릴 만큼 예리하고 사실적인 현실 세계의 이야기가 펼쳐져 롤러코스터 같은 짜릿함을 느끼게 한다. 독자들은 그 속에서 환상과 현실의 세계를 오가며 불가사의하고, 때로는 두려운, 신비의 세계를 여행하게 된다.
하루키는 자신의 ‘주된 싸움터’는 어디까지나 장편소설이며 단편소설은 그 장편을 쓰기 위한 ‘도움닫기’와 같은 심정으로 쓰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고 단편에 애정을 덜 쏟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장편에서 미처 풀어내지 못한 영감이나 기발한 아이디어 등을 단편으로써 표출하고, 다음 장편의 거름으로 삼는다는 뜻이다. 특히 그는 단편소설을 마음에 들 때까지 몇 번이나 개작하고 심지어는 발표 후에도 더 짧게 혹은 길게 고쳐 쓰기도 하는 등 작품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렉싱턴의 유령》도 그러한 점에서 예외가 아니며, 특히나 이 단편집에 대해 하루키는 “독자적 풍경을 가진 작은 우주”라는 표현을 쓰며 각별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렉싱턴의 유령>(1996) 렉싱턴의 고저택에서 유령과 조우하게 된 어느 작가의 이야기. <녹색의 짐승>(1991) 전업주부 앞에 뜬금없이 나타난 녹색 짐승의 비극적 사랑 고백. <침묵>(1991) 학창 시절 급우들에게 따돌림 당한 남자가 전하는 무시무시한 독백. <얼음사나이>(1991) 얼음사나이와 결혼한 여자, 그 고독의 체험담. <토니 다키타니>(1991) 731벌의 옷만 남긴 채 죽은 부인의 자취를 찾는 남자 이야기. <일곱 번째 남자>(1996) 일생 동안 끔찍한 기억의 노예로 살아온 사내가 들려주는 이야기. <장님 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1995) 잊혀지지 않는 어느 여자의 괴이하고 환상적인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