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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꽃 두 송이
2. 그 스승에 그 제자 3. 두 눈에 반하다 4. 달려라, 달팽이! 5. 얼굴은 차갑게 마음은 뜨겁게 6. 마음 읽는 명형사 7. 텔레파시 8. 혼자 흔들리는 마음 9. 아득한 내 마음 |
丁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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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한은 그제야 쉬쉬의 눈동자가 유난히 까맣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너무 까매서 좀 무서울 정도였지만, 눈빛은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은 눈빛. 뭐랄까…… 그가 마음속으로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다 꿰뚫고 있다는 느낌.
--- p.9 쉬쉬는 선천적으로 ‘일을 어떻게 해야 하나’에 더 신경을 쓰는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 꼭 되겠다’는 특별한 열망은 애초부터 없었다. 범죄심리 연구에 종사하는 이유는 그저 그걸 좋아하고 또 잘하기 때문이다. 쉬쉬는 다른 사람의 관심에도, 심지어 자기 자신의 느낌에도 딱히 관심이 없었다. 이런 특징이 그녀를 유난히 냉정해 보이게 만들었고, 그만큼 인간미도 없었다. --- p.51 검은색 외투를 걸친 그는 우뚝 솟아 보였다. 날카롭고 또렷한 얼굴선에 자리 잡은 이목구비는 깊고 부드럽다 못해 심지어 아름다울 정도였고, 강인함 속에 온화함이 내비쳤다. 사진보다 젊어 보였고, 새까만 짧은 머리와 눈썹, 눈에서는 생동감 넘치는 기개가 느껴졌다. --- p.107 피비린내가 가득한 공기 속에 역겨운 냄새가 섞여 있었다. 기나긴 복도를 지나니 이미 말라붙은 핏자국이 보였다. 경찰학교에서 시체를 본 적이 있기는 했지만, 예쯔시의 이런 모습에 쉬쉬는 순간 넋을 잃고 말았다. 주변 세상은 정적에 잠긴 듯했고, 오직 예쯔시의 희고 적나라한, 난잡하게 어지럽혀진 시체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 p.178 "예쯔시는 가슴에 치명상을 입었지만, 즉사는 아니었어요. 분명 반사적으로 손을 가슴에 대 피를 멈추려 했을 겁니다. 나중에 휴대폰을 꺼내 도와달라는 문자를 보낼 때 휴대폰에 분명 피가 묻었을 거예요. 한 시간이면 잔존 혈흔은 찾아낼 수 있어요. 감식 보고서가 나와야 솔직히 털어놓을 겁니까? --- p.293~294 이미 온 하늘이 어두워져 있었다. 불 꺼진 별장은 빽빽이 들어선 수풀 속에 숨어 있고, 어두운 구름이 하늘가에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 사건 발생 당일을 연상하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이 집에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손에 피를 묻혔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입을 다물고 있는 걸까. --- p.299 결국 쉬쉬는 잠들지 못했다. 일어나 앉아, 이불을 뒤집어쓴 채 손으로 턱을 괴고 생각했다. 자신은 건강한 본능을 가진 여성이니, 최근 툭하면 지바이의 남성적인 몸에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은 아마 생리 기간 중 호르몬의 장난일 가능성이 높다. --- p.311 “몸에 오래된 상처가 많아요. 팔과 목에 모두 발버둥 치며 싸운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옷가지가 엉망이었고, 허리띠도 제대로 맨 상태가 아니었어요. 인신매매범이나 구매자가 저지른 강간 미수 살인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 p.383 귓가의 음악 소리가 아득히 멀어지고, 주변에서 무리 지어 움직이는 사람들의 그림자는 밤 경치와 함께 흐릿한 배경이 되어버렸다. 쉬쉬는 그의 팔꿈치 안쪽에 폭 안긴 채,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가벼운 현기증을 느꼈다. 이런 게 사랑에 사로잡혀 울렁이는 느낌일까. --- p.4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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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이 네 앞에 섰을 때
증거가 없어도 녀석을 알아봐야 해’ 모든 단서가 가리키는 단 한 사람을 찾아야 한다! 첫 만남 이후 지바이는 인간미가 부족한 신입에게서 빛나는 잠재력을 발견하고, 쉬쉬는 누구보다 항상 한발 앞서는 사수의 풍부한 수사 경험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리라 판단한다. 그리하여 철저히 각자의 이익을 위해 의기투합했던 두 사람은 점차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면서 신뢰와 함께 호감을 쌓아나가는데 그 모습이 여느 커플과는 달라 뭔가 어색하지만 둘만의 특별한 세계는 그렇게 천천히 시작된다. [그것이 알고 싶다], [시그널], [크리미널 마인드] 등 미디어를 통해 국내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프로파일러’ 숨막히는 세계를 종횡무진하는 주인공 쉬쉬는 사건 현장과 각종 통계, 사진 자료 분석 등을 통해 범인에 대한 포위망을 빈틈없이 좁혀나간다. 더하여 『달팽이가 사랑할 때』의 영문 원제인 『Love and Criminal Mind』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범죄심리를 포착하는 동시에 로맨스가 가미되어, 두 사람의 관계가 진전되나 싶으면 금세 살인 사건의 한복판으로 떨어진다. 사소한 단서에서 시작해 큰 그림을 펴내는 프로파일러의 명쾌한 추리 능력과 동시에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 있는, 끊어질 듯 이어지는 두 사람의 로맨스가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작가는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벌어지는 두 가지 이야기 중 어떤 흐름도 놓치지 않고 마지막 장까지 변주를 계속한다. 도처에서 끊임없이 출몰하는 극악한 살인마들…… 쫓고 쫓기는 추격전 속에서 펼쳐지는 아슬아슬한 로맨스 출간작마다 중국 독자들을 열광케 한 작가 딩모는 촘촘한 짜임새가 돋보이는 스릴러에 엉뚱발랄한 로맨스를 더해 그녀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인정받았다. 연재하는 작품들마다 월 독자 누적 순위, 분기별 순위, 연도별 순위, 판매 순위에서 1위를 석권하는 등 중국 장르소설을 이끌어가는 딩모의 이번 소설 『달팽이가 사랑할 때』는 그중에서도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왕카이·왕자문 주연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지난 연말, 단기간에 중국 드라마 사이트에서 10억 뷰를 돌파하여 극찬을 받으며 2016년 ‘올해의 웹드라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소설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여성 캐릭터의 존재감이다. 범인의 심리에 가장 가까운 곳까지 접근하여 사건의 가장 꼬여 있는 매듭을 푸는 사람, 두려움 속에서도 연쇄 살인마의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사람은 모두 여성이다. 딩모가 그리는 작품 세계 속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감정 표현에 숨김이 없고 경계를 허물며 두려움에 굴하지 않는다. 우리는 딩모의 문장을 따라 쉬쉬의 눈과 귀가 되어 그녀가 현장에서 주목하는 단서, 범인을 제압하는 방법 등을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다. 쉬쉬와 지바이, 두 사람이 처음 합동 수사를 맡게 되는 ‘공원 커터칼 사건’부터 산속 외딴 별장에서 칼로 난자당한 채 발견된 재벌 2세, 미성년자까지 납치해 타국에 밀수해온 국제 인신매매 조직, 목숨뿐 아니라 피해자의 영혼까지 앗아간 변태 살인마까지. 마음 한구석이 고장 난 인간들의 어둡고 기이한 심리를 파헤치기 위해 분투하는 두 경찰의 추격전과 예리한 수사 과정을 통해 권선징악적 서사 구조가 전하는 후련함과 함께 이야기 자체의 긴장감과 속도감에 빠져들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