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은품 '미니노트'(50포인트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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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랑은 야채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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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어려운 까닭은 시의 문법이 일반적인 산문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시에서는 세부적인 요소들을 생략한 채 압축적인 이미지만 제시된다. 생략과 압축은 필연적으로 상상력을 요구한다. 상상력이란 대상과 그 대상을 이해하려는 마음 사이의 신선한 마찰음 같은 것이다. 그래서 친절한 설명이 생략된 시 읽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에게 상상력을 요구하고 또 증대시킨다.
예를 들어 백석의 시에 나오는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라는 표현을 보자. 이 문장을 겉으로 드러난 뜻 그대로 읽으면 “산골에서는 자작나무를 집 짓는 재료로 많이 쓰는구나.”라는 정보만을 인식할 것이다. 그러나 시에서라면 그 풀이가 달라진다. 자신도 모르게 시를 읽는 동안 순백의 자작나무가 지닌 자태를 떠올리거나 무척이나 향기롭다는 자작나무로 지어진 산골집은 어떤 곳일지 상상하게 되지 않을까. 실제로 이 시에 뒤이어 나오는 “그 맛있는 모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까지 읽고 나면 자작나무는 더 이상 단순한 자재나 땔감이나 배경이 아니라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는 우주의 원소가 된다. ‘백화’라는 이 시는 무척 짧은 편이고 표현 역시 동시처럼 단순하지만 몇 줄 안 되는 문장이 발현하는 힘은 크다. ‘산골에서는 자작나무가 집 짓는 재료로 쓰인다’고 읽는 것과 ‘순백의 자작나무가 지닌 자태와 향기가 서린 산골 집’을 느끼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이러한 의미의 차이는 정보만을 찾아서 읽는 것과 마음을 담아 느끼면서 읽는 것의 차이에서 비롯한다. 마음으로 읽게 되면 정보로만 읽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이것이 시가 추구하는 문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학생들이 마음으로 시를 읽으면서 시의 문법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도록 이미지 중심의 선명하고 아름다운 시들로 구성했다. 또한 같은 소재를 다룬 시 두 편씩을 짝지어 대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눈길을 체험할 수 있게 하였다. 이미지는 부딪힘을 통해 더욱더 선명하게 발화된다. 서로 다른 이미지를 지닌 두 편의 시를 경험하는 동안 학생들의 시적 체험은 저절로 충만해지고 숨어 있는 시의 행간을 이해하는 힘 또한 자연스레 길러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