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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아버지는 마름 소작인으로 용연 마을의 지주 정덕호의 일꾼인데, 그의 심부름으로 빚을 받으러 갔다가 소작인을 도와준 죄로 덕호에게 맞은 것이 원인이 되어 죽는다. 그 후 어머니마저 가슴앓이 병으로 죽자 선비는 정덕호의 집에 얹혀살며 집안일을 돕게 된다. 덕호의 꼬임에 정조를 잃은 선비는 그의 집을 도망쳐 나와 덕호 첩이었던 간난이를 찾아 서울로 간다.
선비를 좋아하던 소작인 첫째는 친구의 빚 때문에 덕호에게 반항하다가 그의 술책으로 소작을 모두 떼이고 고향을 떠나 인천의 부두 노동자가 된다. 신철은 덕호의 딸 옥점이를 보러 왔다가 선비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그는 옥점과의 결혼 강요로 부모와 갈등 끝에 가출하여 인천 부두에서 노동자 생활을 하다가 첫째를 만나 그를 강한 노동자로 키우기 위해 학습을 시킨다. 서울에 올라온 선비는 간난이를 만나 일본인이 경영하는 인천의 방적 공장에 취직하여 새 삶을 시작하려 한다. 이 공장은 수많은 여공들을 기숙사에 수용하고 갖은 방법으로 노동력을 착취한다. 간난이는 자본가의 횡포와 노동자가 겪는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비밀활동을 추진한다. 후에 부두 노동자들의 시위가 일어나고 사람들이 검거되자 그 일을 선비에게 맡기고 공장을 탈출한다. 간난이가 나간 후 선비는 공장 감독의 유혹을 뿌리치며 고된 노동에 혹사 당하다가 폐결핵이 악화돼 죽는다. 첫째는 신철을 만나 자신의 현실을 인식하고 부두 노동자의 파업을 이끌지만, 죽은 선비를 보고 인간이 해결하려 한 인간 문제는 신철과 같은 지식인에게 찾을 것이 아니라 노동자 자신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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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년 동아일보에 연재된 '인간문제'는 1930년대 일제 강점기의 조선의 농촌과 도시, 농민과 노동자의 현실을 배경으로 하여 항일 투쟁을 직접 다룰 수 없는 상황에서, 농민 운동과 고달프게 살아가는 도시 근로자의 궁핍한 삶과 노동 운동이라는 두 가지 제도의 모순을 다룬 장편 소설이다.
작품의 전반부는 무지하지만 선량한 선비와 간난이, 첫째 등에게 대응하는, 지주이자 면장인 정덕호 일가로 대표되는 착취계급 사이의 갈등과 대립 관계를 보여 준다. 덕호네 일꾼으로서 남을 도와주었다는 이유로 그가 던진 주판에 머리를 맞아 죽은 선비의 아버지와, 덕호의 꼬임에 넘어가 순결을 빼앗기고 성적으로 농락 당한 끝에 도망치는 선비와, 타작 마당에서 소작인들을 선동하여 지주에게 대들다가 도망을 가는 첫째, 신철이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덕호의 딸 옥점이 등의 인물은 친일 지주와 농민들 사이의 계급 모순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후반부는 농촌의 주요 인물들이 인천이라는 공간으로 무대를 옮겨 일제를 상대로 한 근로자의 노동 운동을 보여 준다. 먼저 상경한 간난이와 함께 인천에 대동방적 공장의 노동자로 일하는 선비, 인천에서 부두 노동일을 하는 첫째, 노동자들의 의식을 조직화하는 신철이 등이 모두 인천으로 모인다. 방적 공장 노동자와 부두 노동자들의 구체적인 작업과 방적 공장의 기숙사 생활, 여공들의 성적 착취, 공장 내의 의식화와 노동자들 사이의 연대 등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가 빼어나다. 가난한 일꾼의 딸로 태어나 조실부모하고 주인에게 짓밟혀 고향을 떠나 방직 공장의 여공으로 일하다가 폐결핵으로 죽는 '선비'의 일생이 그 시대 상항을 고발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 작품은 일제 강점기의 농민과 노동자들이 얼마나 비참한 삶을 살았는지 보여 주면서 그 고통과 비극이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제시하고 있다. 양분화된 소설의 구성이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하지만 그 시기의 인천 부두와 방적 공장의 묘사를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연재 직전 작가는 “이 시대에서 인간의 문제를 해결할 인간이 누구며, 그 인간으로서의 갈 바를 지적하려 했다.” 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