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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단 한 번, 단 한 사람을 위하여
표지 2종 중 랜덤 발송
황주리
노란잠수함 2017.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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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prologue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
한 남자와 두 번 이혼한 여자
불도그 편지
바오밥 나무를 좋아하세요?
사랑에 관한 짧은 노래
내 사랑, 체 게바라
스틸 라이프
epilogue

저자 소개 1

화가 황주리는 산문가며 소설가다. 기발한 상상력과 눈부신 색채로 가득한 그의 글과 그림은 삶의 순간들에 관한 고독한 일기, 다정한 편지이며, 촘촘하게 짜인 우리들 마음의 풍경화다. 산문집 《산책주의자의 사생활》, 소설 《마이 러브 프루스트》 등을 펴냈다. 현재 동국대학교 석좌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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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2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448쪽 | 125*188*30mm
ISBN13
9788955967845

책 속으로

아마도 그는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때는 바야흐로 또 늦은 여름이었다.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중에서

하지만 우리가 자신의 삶을 설명하는 그 많은 단어들과 자신이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걸 알게 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삶은 무엇인가? 모래성이었다.
(...) 우리가 언제 만났었던가? 그녀에게 수학을 가르쳐 주던 남편의 풋풋한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그때 그가 그녀에게 가르쳐 준 미분과 적분과 삼각함수가 다 모래성이었다. 아인슈타인은 알았을까? 그가 발견해 낸 상대성 원리가 바로 모래성을 쌓는 일이었다는 걸.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구가 어느 날 영원히 마지막을 고할 때, 그래도 모래 위에 손가락으로 남기고 싶은 단 하나의 단어가 ‘사랑’이라고 그녀는 믿고 싶었다.
---「한 남자와 두 번 이혼한 여자」중에서

“선?이” 하고 어눌하게 발음할 때, 소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남는 건 그리움이었다.
---「바오밥 나무를 좋아하세요?

사람의 삶이나 개의 삶이나 지나가면 아무것도 없네요. 도대체 뭐가 남을까요? 그래도 사랑이 남겠죠.
(…) 하지만 언니, 제 기억은 즐겁게 남겨 주세요.
---「불도그 편지」중에서

산다는 일은 어쩌면 서로에게 흔적을 남기는 일이다. 아주 짧은 순간 마주쳤던 사람들조차 깨알 같은 흔적 하나씩을 남기고 돌아선다. 너무 많이 사랑하고 사랑하다, 사랑의 끝까지 가본 사람에게 그 작은 흔적들은 커다란 흉터나 상처가 되어 버린다. 그저 우리는 서로의 상처를 만드는 일에 잠시, 혹은 오랫동안 동참했을 뿐이다.
(…) 그는 자신이 아주 깊게 상처받았다고 생각했다. 사랑이란 날카로운 칼을 상대에게 쥐여 주고 자신을 찌르지 않기를 바라는 어리석은 마음이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사랑에 관한 짧은 노래」중에서

가끔 혁명은 사랑을 닮았다고 생각해요. 결국 실패해야 아름답다는 점에서.
---「내 사랑, 체 게바라」중에서

사랑은 어느 날 갑자기 잊히는 게 아니라 자기도 모르는 새 서서히 잊히죠. 그리고는 몸에 있는 옅은 점처럼 그렇게 마음에 남게 마련이죠. 그 기억이 좋으면 좋은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나쁘면 나쁜대로. 남남이 되어 버린 우리들 사랑의 기억은 마치 오래전에 꾼 악몽 같아요. 기억하기도 싫은데 또렷이 기억나는 나쁜 기억이기 일쑤죠. 그 누구의 것인들 그렇지 않겠어요.

---「스틸 라이프」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응준(소설가, 시인)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과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얼마나 다른 일일까? 사랑은 모험이지만 자신과 자신을 지나간 모든 것들을 정돈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고통스러웠으나 그로 인해 성장할 수 있었다면 그 사랑은 옳기까지는 아닐지언정 있어서는 안 됐을 사랑은 아닐 것이다. 당당하게 외롭고 깊이 슬픈 사람은 쓸쓸하되 고요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을 그리고 쓴 이가 그러하고 이 책은 그러한 책이다.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과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다르지 않다. 사랑만큼 가치 있는 일이다.

정여울(문학평론가)
작가 황주리의 글과 그림은 따스하고 친절하다. 타인의 아픔을 돌보느라 미처 자신의 상처를 살피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바로 우리 주변의 착하고 여린 사람들의 인생을 쏙 닮아서 더욱 가슴 시리다. 한겨울에도 마음 속의 따사로운 봄을 찾는 당신이라면, 각박한 세파에 시달려 한여름에도 문득 추위를 느끼는 당신이라면, 황주리의 글과 그림이 빚어내는 향기로운 공감의 하모니 속에서 커다란 위안을 얻을 것이다.

돌아보면 멈춰 있는, 이미 흘러가 버린,
손쓸 수 없어 아련한 것들에 불어넣는 숨결

다정하면서도 쿨한,
한국적이면서도 이국적인,
아련하면서도 현대적인
묘한 매력의 감각적이고 다채로운 일곱 개의 소설

사물과 기억에 생명을 불어넣는 숨결
빈 도자기 위에 꽃을 그려 넣는 마음


사랑의 기억들 중 어떤 것은 시덥잖고, 어떤 것은 즐겁고, 어떤 것은 영원한 상처로 남는다. 이 책은 그러한 기억들 모두를 돌아보는 ‘돌아봄’에 관한 소설집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의 ‘돌아봄’은 단순한 회상이나 그리움에 그치지 않는 매우 적극적인 ‘돌아봄’이며, 나아가서는 시들어 있던 기억에 생명을 불어넣는 숨결과도 같은 것이다. 이것은 저자 황주리의 소설뿐만 아니라, 그림 작품 속에 더욱 잘 드러나 있다.
화가 황주리는 캔버스뿐만 아니라 사물에 더 자주 그림을 그린다. 돌 위에, 의자 위에, 안경 렌즈 부분에, 사진 위에. 그중, 이 소설들과 관련해 가장 주목해서 볼만한 작품은, 빈 도자기를 찍은 사진위에 그린 그림이다. 비어 있는 도자기 위에 꽃을 그려 넣은 그림이다. 사물에 온기와 생명을 불어넣어 주려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다른 작품들을 살펴보아도 마찬가지다. 멈춰 있거나, 흘러가버린 것, 이미 손쓸 수 없는 것들에 온기와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다정함이 녹아 있다. 소설 속에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점들이 녹아 있다.

하지만 ‘따뜻한’, ‘다정한’과 같은 ‘착한’ 표현을 들었을 때 드는 선입견들이 있다. ‘착함’이란 좀 낡은 느낌을 준다는 것, 재미가 없다는 것, 의외성이 없다는 것. 그렇지만 이 소설집이 매력적인 이유는 다정하면서도 쿨하고, 한국적이면서도 이국적이며, 회상하는 듯 아련한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풍기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소설들은 ‘착한 글’이 아니다. 신파도 아니고, 낡지도 않았고, 촌스럽지도 않다. 그러면서도 ‘돌아봄’을 행하는 시선과 태도 자체가 다정하기에 이 소설들을 읽고 나면 묘한 매력에 빠져들고 마는 것이다.

시덥잖은 기억도, 깊은 상처를 남긴 기억도 조각보처럼 이리저리 꿰매어져 하나의 삶을 이루고 있다. 이 소설집은 꿰매어진 하나의 천 같은, 그래서 하나의 삶 같은 소설집이다. 이 소설집을 읽는 일은 그 조각보 속 풍경들을 하나하나 천천히 들여다보는 일이 될 것이다. 보석 같은 문장들을 발견하게 되는 것은 덤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래 위에 손가락으로 남기고 싶은 단 하나의 단어,
‘사랑’


사람을 사랑하는 일의 끝을 우리는 안다. 텔레비전 정규 방송이 끝난 뒤 빈 화면의 침묵, 고요하지만 견딜 수 없는 그 지지직 하는 소음
_사랑에 관한 짧은 노래

모든 사랑은 상처로 남는다. “그저 우리는 서로의 상처를 만드는 일에 잠시, 혹은 오랫동안 동참했을 뿐”이다. 사랑이란 “날카로운 칼을 상대에게 쥐여 주고 자신을 찌르지 않기를 바라는 어리석은 마음”이며, 사랑의 기억이란 “마치 오래전에 꾼 악몽”처럼 “기억하기도 싫은데 또렷이 기억나는 나쁜 기억이기 일쑤”다.

아무리 아픈 사랑이나 이별도 매일의 일상보다 힘이 없다는 것을 우리는 무력하게 깨달아야 하며, 주어진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 위로 시간이 쌓이고, 자기도 모르는 새 사랑은 서서히 잊힌다. 몸에 있는 옅은 점처럼, 희미해진 멍처럼, 있는 듯 없는 듯, 꿈인 듯 아닌 듯. 그렇게 우리는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삶은 무엇일까?

하지만 우리가 자신의 삶을 설명하는 그 많은 단어들과 자신이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걸 알게 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삶은 무엇인가? 모래성이었다.
_한 남자와 두 번 이혼한 여자

삶이라는 것은 모래성처럼,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듯 여겨진다. 그러나 소설 속 인물들은 이 같은 상황을 비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구가 어느 날 영원히 마지막을 고할 때, 그래도 모래 위에 손가락으로 남기고 싶은 단 하나의 단어가 ‘사랑’이라고 그녀는 믿고 싶었다.
_한 남자와 두 번 이혼한 여자

그 혹은 그녀가 사라진 뒤에도 강물은 흘러가고 인생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수많은 시간들이 사랑의 기억 위를 켜켜이 쌓고, 상처도 사랑도 몸에 있는 옅은 점처럼 희미해졌을 때, 그래도 모두가 다 사랑이었다고 품을 수 있는 다정한 태도를 가지는 것. 이 책에 실린 모든 소설들은 이런 내용을 품고 있다.

“선?이” 하고 어눌하게 발음할 때, 소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남는 건 그리움이었다.
_바오밥 나무를 좋아하세요?

일곱 개의 소설을 하나로 관통하는 것은 ‘모두가 다 사랑이었다’는 것. 그 혹은 그녀의 이름을 발음한 소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남는 것은 그리움이라는 여운뿐인 것처럼, 이 책은 사랑이 우리에게 남기는 길고 긴 잔상 같은 소설집이다.

이제 사라진 자와는 아무 상관없다는 듯 무심하게 흘러가는, 그럼에도 누군가에게는 무척이나 소중한 순간들에 관한 이야기. 이 책은 어쩌면 지구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의 모든 사랑유전자를 담아 오늘까지 지속되어 온, 사물과 식물과 동물과 우주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짝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_epilogue

리뷰/한줄평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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