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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장 호시노가 나카타 노인에게 끌린 이유 9
제25장 엄마 같은 연인, 연인 같은 엄마 26 제26장 ‘입구의 돌’을 찾는 별난 안내자 50 제27장 15세 때 그녀와 50대 그녀 사이 67 제28장 철학과 여대생의 지적인 매춘 83 제29장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환상과 현실 93 제30장 실용주의적 존재의 의미 106 제31장 산다는 건 꿈을 꾸고 있는 것 118 제32장 사람은 누구나 속 빠진 빈 껍데기 139 제33장 “난 당신의 연인이며 당신의 아들입니다” 163 제34장 나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178 제35장 ‘우연의 일치’ 같은 두 용의자 195 제36장 천진스런 살인자 209 제37장 그림 속에 담긴 과거의 시간 231 제38장 나카타의 종착역 고무라 도서관 243 제39장 근친들을 향한 성적 망상의 밤 262 제40장 도서관 금지 구역에서 나눈 밀담 274 제41장 아버지의 저주는 끝나지 않는다 295 제42장 과거만 있는 사람과 현재만 있는 사람 307 제43장 ‘이 세계’와 ‘저 세계’의 경계선 321 제44장 기구한 생애의 막은 내리고 336 제45장 ‘저 세계’에서 15세 소녀로 재회한 사에키 상 352 제46장 죽은 자와 산 자 374 까마귀라고 불리는 소년 386 제47장 재생과 구원의 길 394 제48장 그 “입구의 돌을 닫아라” 416 제49장 눈을 뜨면 넌 새 세계의 일부가 되어 있다 436 추천의 말 하루키 문학의 새 지평을 보여주는 《해변의 카프카》 458 |
Haruki Murakami,むらかみ はるき,村上春樹
무라카미 하루키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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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이 돌아왔을 때, 나는 깊은 덤불 속에 있다. 축축한 땅바닥에 통나무처럼 뒹굴고 있다. 주위는 짙은 어둠에 싸여 있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따끔따끔한 관목 가지에 머리를 기댄 채 숨을 들이마셔 본다. 한밤의 식물 냄새가 난다. 흙 냄새가 난다. 개똥 냄새 같은 것도 어렴풋이 섞여 있다. 나뭇가지 사이로 밤하늘이 보인다. 달도 별도 없는데도 하늘으 이상하게 밝다. 하늘을 뒤덮은 구름이 스크린처럼 지상에 빛을 반사하고 있는 것이다.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조금씩 가까워졋다가 서서히 멀어져간다. 귀를 기울이면 거리를 오가는 자동차의 타이어 소리도 희미하게 들린다. 아무래도 나는 도시의 한 모퉁이에 있는 것 같다. 나는 어떻게든 나 자신을 본래대로, 완전한 나로 봉합하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기저기로 찾아다니며, 나로부터 떨어져 나가 흩어진 파편을 긁어모아야만 한다. 조각조각 흩어진 지그소 퍼즐 조각을 하나씩 하나씩 정성껏 주워 모으듯이. 이건 처음 경험하는 일은 아니야, 하고 나는 생각한다. 전에도 이와 비슷한 감각을 어디선가 맛본 적이 있다. 그것이 언제 일이더라? 나는 기억을 더듬으려고 한다. 그러나 그 약한 기억의 실은 곧 끊어져버린다. 나는 눈을 감고 시간이 흘러가게 둔다. - p.1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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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깊어진 주제, 삶에 대한 진지한 고찰
《해변의 카프카》는 23년간의 하루키 문학을 집대성하는 소설이다. 그의 전작들에서 이룬 성과에 대한 끊임없는 반성과 동서양의 고전, 특히 인간의 삶의 원형이라는 그리스 비극에 대한 깊은 고찰이 이 소설의 주제의 근간을 이룬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 독자들을 매혹시켰던 내면적인 세계와 《태엽 감는 새》에서 추구했던 역사와 개체 간의 관계는 더욱 심화되었고, 그리스 비극에 나오는 부모 자식간의 모습과 일본의 고전 《겐지 모노가타리》에서 차용한 생령의 모습 등에서 볼 수 있듯 문학적 모티프는 더욱 풍성해졌다. 특히 아이들의 꿈과 어른들이 만들어 낸 현실의 틈바구니에 자리한 미궁 속에서 끝없이 방황하고 고뇌하며 힘겹게 성장해 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성장의 두려움을 겪은 독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절실함으로 가득하다. 독창적이고 유머러스하며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 《해변의 카프카》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독특한 캐릭터이다. 지금까지 하루키의 장?단편에서 종종 등장하던 양 사나이나 뚱뚱하지만 매력적인 여인 등의 캐릭터 대신 좀더 현실적인 인물들(카프카, 아버지, 사에키 상)과, 그들의 내면과 과거를 상징하는 또 다른 분신 같은 존재들(까마귀라 불리는 소년, 조니 워커, 사에키 상의 생령)을 등장시켜 현실과 초현실의 두 가지 트랙을 함께 그림으로써 하루키는 하루키 특유의 내면세계의 묘사에 있어 또 한번 한계를 뛰어넘는다. 이와 함께 하루키가 《해변의 카프카》만을 위해 창조한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자신의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하면서 자신만의 ‘인간답지 않은’ 독특한 말투로 고양이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나카타 상의 캐릭터는 일본 독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으며, 미키마우스가 될 뻔 했으나 결국 KFC의 상징인 커널 샌더스의 모습을 하게 된 ‘본래 형태가 없는 추상 관념’의 모습은 그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던진다. 을씨년스럽고 공허한 집 안에서 고양이의 시체들을 냉장고 안에 가둬둔 채로 여러 가지 기괴한 일들을 벌이는 조니 워커의 캐릭터는 하루키가 아닌 그 누구도 창조해 낼 수 없을 것이다. 독자를 흡인하는 스토리와 문장력, 아련한 여운 이 책은 추리소설이 아니면서도 눈을 뗄 수 없는 스토리 전개가 대단하다. 열다섯 살의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소년’과 ‘고양이와 대화를 나누는 노인’을 양대 축으로 하여 미스터리와 스릴러, 판타지를 오가며 숨 한 번 고를 틈을 주지 않고 독자를 이끌어간다. 이런 스피디한 스토리 전개 속에서도 하루키는 특유의 문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작품의 주된 배경이 되는 고풍스런 도서관 건물과 옛 책들이 자아내는 공기는 나도 이 복잡한 세상 어딘가에 그런 ‘세계의 움푹 패인 데와 같은 은밀한’ 은신처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절로 갖게 만들고, 고속도로를 달려가는 자동차의 진동, 인적 없는 산 속의 신선한 공기 등은 배경 그 자체만으로 독자의 상상력을 깊숙이 자극한다. 특히 《상실의 시대》에서도 두드러지는, 책을 덮은 후 오래도록 가슴 속에 머무르는 작품의 여운은 변함이 없다. 긴 여정이 끝나고 마침내 환상을 떠나 현실의 세계로 돌아오는 주인공의 내면 묘사와 소년을 현실로 돌려보내야만 하는 사에키 상과의 절절한 이별의 대화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묵묵히 속으로만 담아낼 수밖에 없었던 우리 자신의 아픈 시절을 불현듯 떠오르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