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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빈방>
인천, 서울, 그리고 큰꿀벌들
봄날은 간다
내 자신이 빈방이라는 생각
고양이의 죽음에 대하여
허공에 떠가는 거울
지난 여름 마당에서 생긴 일
엄마 왜 안 와
토끼의 방문
오락실에서 난쟁이를 바라보다
오이의 속을 파 실로 묶은 두레박
구멍과 햇빛과 풀
기억과 상징 사이에서

<수면의 빛>
모과나무와 어머니
흔적
콩나물 삶는 냄새
밤강에 흘려보낸 포도알
가을의 저쪽
오묘한 통증이자 짜릿한 모험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
토성에서 돌아오다
사유의 정원, 공원의 쓸쓸함
거미의 향기
저녁의 무늬
어머니의 편지

<옴팍집>
비료푸대 발
바라봄의 이쪽과 저쪽
어떤 불꽃놀이
날아오르는 일이 갈망이었을 때
채변봉투와 부엌칼
슬픈 유희
밤에 대하여

<풀잎 우물>
고독과 메모
가난의 상상력에 대하여
샤머니즘과 빈집, 그리고 문학
나 자신에게 말걸기
누가 내 누이의 벗은 발을 볼 것인가

저자 소개 1

朴瑩浚

1966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199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빵냄새를 풍기는 거울』 『물속까지 잎사귀가 피어 있다』 『춤』 『생각날 때마다 울었다』 『불탄 집』, 산문집 『저녁의 무늬』 『아름다움에 허기지다』, 평론집 『침묵의 음』 등이 있다. 현대시학작품상, 소월시문학상, 육사시문학상, 유심작품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동국대학교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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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8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19쪽 | 152*210*20mm
ISBN13
9788972752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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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는 것처럼, 벗이여, 저 일렁이는 불빛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는 것처럼, 나는 이제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다만, 사람들을 만나 상처주고 상처받는 동안 나는 저녁의 무늬로 새겨지고 싶은 소망을 가지게 되었을 뿐이다. 나무를 잘라야 나이테를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나는 당신 생각으로 바스러져 저녁 강물을 바라보며 한숨을 쉰다. 안간힘으로 불빛의 끈을 붙들고서, 당신을 기다렴 모아둔 한숨을 부끄럽게 당신 앞에 내밀 생각을 한다.

추천평

그는 농촌과 도시를 오가며 '무늬'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그는 아주 느린 동작으로, 가끔씩 가슴에 묻어둔 거울을 꺼내 무늬를 찍어내는 사람이다. 그는 앞다투어 지나가는 사람의 무리에서 멀찌감치 비켜나 자신을 돌아보는 사람이다. 그는 앞에 나서지 않는다. 쉽사리 뭔가를 말하려 하지도 않는다. 그게 그가 가진 天性이고, 그의 글이 가진 美學이다. 그의 마음은 비애로 가득 차 있지만, 그 비애는 그가 가진 거울을 통해 아름다운 무늬로 다시 태어난다. 그가 마지막까지 보여주는 세상의 무늬는 알전구 속 필라멘트처럼 섬세하고 눈부시고 아리다. 그는 언제나 뒤에 남아 사람들이 놓치고 간 무늬를 채집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저녁의 무늬>를 읽다보면, 그의 눈망울과 무시로 맞닥뜨려야 한다. 나는 그가 보여주는 <저녁의 무늬>에서, 오래전에 버린 희망의 고리들을 주워 담는다.
--- 이윤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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