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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파리 날다
시간을 돌리다
산란기
대꽃 피다
사이에서 서성이다
벽화
열매를 놓치다
산에 든다는 것은
봄에도 낙엽은 진다

로드킬에 악어가 산다
숲에 세 들어 살다
사라지는 모든 것들
바람 속을 거닐다

꽃을 훔치다
비밀정원
봄이 깃들다

으름장
귀향
봄이 깃들다

2부
감자를 캐며
단맛과 통하다
시간의 눈물

수궁가, 그 에필로그
고백
봄이 내리는 신원사에 가다
송어낚시
나의 수박씨
산역
호박풀떼
핏줄
꽃상여
오페라 하우스
눈발
들깻잎도 저녁이 되면 문을 닫아 건다
염통을 굽다
수세미
주목을 보며


3부
모녀
新요한계시록
新월하정인도
세상에서 가장 빠른 닭에 관한 보고서
하늘님을 엿보다
호남집
나이테
해탈
소문
색맹
나무 아래서 하늘을 보다
바람의 서편

우중 세한도
가을 사선
장마
길을 잃다
주정의 시간
그때, 나는 전역 중이었다
절창
겨울, 교촌리

해설-김석준 삶의 계보학적 변주 혹은 문명의 그늘

저자 소개

저자 : 이태관
1964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1990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1994년 『문학사상』신인상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저리도 붉은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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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6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규격외
ISBN13
9788993481594

책 속으로

사이에서 서성이다

늦은 저녁 알밥을 먹으러 간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알콩달콩 살라던 예식장이
장례식장으로 바뀌어 있다
삶과 죽음 사이는 얼마나 되나
달궈진 뚝배기에 알이 익는다
씨앗 품어 줄 땅에 허리 조아리듯
밥상 위에 조배한다

살아 있는 물고기는 소금물에 절여지지 않지
초례청에서의 기억이 남아 있었나
장례식장 앞, 머리 흰 노인
마음보다 먼저 몸이 허물어지고 있다
반짝, 달이 빛난다

그러는 잠시
앰뷸런스 사이렌 울리며 지나가고
알이 터진다
갈라진 삶과 죽음 사이에서
내 몸이 부화하기 시작한다

--- p.20

추천평

무량하고 무수한 곡절과 증명할 수 없는 신비와 끝내 밝히지 못할 비밀스러움으로 점철되어 있는 생의 ‘크레바스’는 누구도 말할 수 없고, 말한다고 해서 결코 메워지지도 않는다. 천성이 선한 시인 이태관은 자신의 ‘크레바스’를 삶의 과정으로 여기며 자신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다 그러려니 하며 산다. 이는 필시 자기 포기가 아니면 세계 긍정일 것인데, 현실을 그려내거나 희망을 언급할 적에도 자신과 세상 사이에 금 그어져 있는 모종의 함정이나 부끄러움을 구태여 숨기려 들지 않는다.
이 지독한 결벽성 혹은 정직함이 바로 이태관 시의 정체다. 그의 시를 읽으면 삶이 다소 부끄러워지고, 다분히 가련해지고, 참 슬퍼진다. 자신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것이 바로 우리의 삶이며 현실이기에, 이러한 감정은 저쪽이 아닌 이쪽에서 볼 때 한층 절실하다. 그가 “세상 어느 곳에 틈이 없”겠으며, “삶이란 이름으로 벌려놓은 틈은/어찌 메우나”라고 고민할 때, 우리는 그가 말하는 ‘틈’이 관념이 아니라 실재라는 것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그의 시선이 종종 ‘길’을 응시하며 과거를 현재로 소급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가 말하는 과거와 현재 ‘사이’에는 아침 아닌 저녁이, 낮 아닌 밤이 존재하지만 결코 어둡다거나 절망적이지는 않다. 거기에는 자식 된 자의 삶을 넉넉히 포용하며 어디까지나 언제까지나 인내하고 용서하는 어머니의 모성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 품속의 자식은 그리고, 나이와 시절을 떠나 한없이 착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최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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