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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구름의 장례식 내 고양이는 지금 어느 골목에 있을까 배꼽 혀를 위한 노래 모과나무 밑 (그 사이) 그 순간, 혀 눈동자에서 새소리가 나요 발톱 그러니까, 모두 갑자기 빗방울 튀김요리 2부 석양 아무도 없는 물가에서 노래를 불렀다 亡者들 숨이 차… 계단에 웅크린 여인 날개가 뜨겁게 달궈지도록 숲 속의 귀 간 자의 그림자 雪魚를 위한 노래 구름무덤 기억 물의 寺院 격렬하게 창을 긁어대는 검은 손톱들 모르는 게 분명해 3부 바닥의 힘 물의 힘 月光 구름이 울 때 몰래, 온몸에 주름을 접는 태아 으으아아, 혹은 너울거리는 뱀 사흘 밤 뼈를 빻아 구름 냄새 그럴 때 그럴 때 막다른 골목에 물컹한 세계 물결종이 4부 뺨 生 뱀여인 그때는 어떤 노래가 필요했을까 다정하지 않은 밤, 제 노래에 취한 새 밤새, 밤새가 운다 무성합니다 뼈를 위한 노래 통곡 네 어깨 너머, 시끄럽다! 사람아 허공이라는 묵정밭 빗속에서, 두두두 아무 망설임 없이 해설/김정남-우주의 날씨를 그리는 氣象圖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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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책의 편집자입니다.
2010-11-04
이 시집은 2010년 제1회 김춘수시문학상 수상작입니다! 아래는 송수권, 정일근 심사위원의 평입니다.
김충규는 고통 앞에서도 활달하고 거침없으며 ‘바닥의 힘’이 대단했다. 특유의 입체적인 진술은 시를 찬란하게 만들어 읽는 즐거움까지 전달하고 있었다. 그러한 이유로 김충규 시집 <아무 망설임 없이>를 제1회 김춘수詩賞 수상 시집으로 결정했다. 사족 같지만 김충규 시집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경기문화재단의 검증을 통과했다는 점도 신뢰를 가지게 했다. 최근 여러 지면에서 보여주는 시인의 왕성한 창작활동 또한 그의 시가 안주하지 않고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김충규 시인에게 축하의 말과 박수를 전하며 대성을 빈다. 심사위원 송수권(시인. 순천대 명예교수) 정일근(시인· 경남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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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
가끔 배꼽을 내려다본다 특히 샤워하고 나올 때 약간 물기가 묻은 배꼽을 내 몸이 가진 아주 작은 우물, 샤워할 때 고이는 물, 혹은 몸이 땀을 낼 때 그 땀으로 연명하는, 태어나자마자 얻은 흉터, 이 흉터는 평생 가져가야 한다 살아가면서 갖가지 흉터가 몸에 기록되지만 배꼽은 그 모든 흉터의 원형인 것, 허리를 체조선수같이 구부릴 수가 있다면 혀로 살짝 핥아보고 싶은 배꼽, 사랑하는 여자의 배꼽을 애무할 때면 그 몸의 전체가 서서히 비틀리며 전율하는 것같이 결국 흠씬 땀을 흘리는 것같이 내 혀가 내 배꼽에 닿을 때의 느낌도 그러할까 배꼽에 귀를 대어볼 수 있다면 끊기기 전 모친의 자궁과 연결되었던 탯줄의 가느다란 떨림이 전해질지도 모를 일, 거울을 통해서도 볼 수 있으나 배꼽은 고개를 밑으로 젖히고 보는 게 제격, 평생 메우면서 살아가는 삽질의 달인도 제 작은 배꼽은 메우지 못하고 일생을 마감한다 배꼽을 가끔 들여다보면서 때를 벗겨준다 태어나자마자 얻은 최초의 고통, 그 신성한 흉터의 제단을 말끔하게 청소하는 것이다 그 아주 작은 우물 안에 내 첫 울음이 매장돼 있으므로 --- p.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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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규의 시에서는 ‘빛’도 ‘비’처럼 내린다. 햇빛조차도 후드득 떨어지고, 구름은 울며 비로 떨어져 스스로의 장례를 치른다. 그러나 그것은 구름의 울음이 아니라 ‘구름 속에 절여진 사람의 울음’(「구름이 울 때」)인 것! 상처와 고통의 시선에 포착된 우주의 날씨는 질퍽하게 젖어있을 수밖에 없다. 지상의 날씨뿐만 아니라 온 우주의 날씨가 이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눈물 없이 그의 시를 읽을 수 있을까. 그는 허공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나무다. 떨며, 흐느끼며, 울부짖으며 서 있는 나무! 어쩌면 그에게 삶은 하나의 형벌! 그 형벌의 기록이 그의 시다.
그가 생의 실존적 국면을 파고들어 건져 올린 핏기 흥건한 시어들은, 그의 내면의 등가물이자 파국의 끝자락에 서 있는 우주의 날씨를 기록한 고통의 흔적들이다. 그가 그리는 우주의 주요 오브제들은 달과 별과 구름, 비와 햇빛과 새, 강과 나무이다. 이들은 화자를 둘러싸고 있는 외물이면서 동시에 쉼 없이 서로를 드나드는 내면적 상관물이다. 우선 달과 별과 구름은 우주의 가장 높은 천상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강과 나무가 가장 낮은 지상의 영역에 위치한다. 비와 햇빛과 새는 이 둘 사이에 위치하는 중간적 존재이자 그 간극을 매개하는 대상이다. 구름은 제 살을 찢어 눈물을 뿌리고, 물과 새 사이에는 빛의 그물이 쏟아지며, 새는 구름 속을 휘젓는다. 화자는 당연히 지상에 위치하지만, 우주의 모든 것과 교감하며 이들 사이를 마음대로 날아다닌다. 시인의 의식은 온 우주를 자기 속에 끌어안으며 또 그들 속을 파고든다. 아프다. 그가 감응하는 대상마다 모두 상처입어 눈물 흘리고 있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