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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강원도 저쪽
강원도 저쪽 진짜 연습곡 아름다운 것들아 후박나무 짧은 그늘 너무 괜찮다 9월 하순의 밤비 망상과 옥계 사이 아무렇지도 않다 외마디 하루살이처럼 나는 내가 아니다 금강경 어법으로 문막 막 지나갔음 저 가을 좀 봐! 뜬구름 잡다 이건 또 뭐냐 나의 변방 누가 묻거든 나는 없다 본의 아니게 미시령 속기(速記) 2부 나 살고 간 뒤 극적인 밤 시차(時差) 김종삼 약국 중복 성공적인 오해 시가 망가지면 새벽 기도 꿈결 붐비는 저녁 4월의 어떤 밤 내 가면 내가 쓰고 장사익 버전 숭고한 생 나 살고 간 뒤 두서없는 봄밤 폰카 작가 3부 더 큰 잔으로! 속옷 구의동 블루스 미니멀리즘 시의 걸음 빈 방 봄산 마음의 꼬리 십일월 더 큰 잔으로! 칭따오로 가는 배 사는 게 별것인 날 춘심(春心) 혼잣말 이런 날 억새 틈에서 밤의 우좌지간 연변풍(風) 묽은 가을 4부 휘갈겨 급히 쓴 시 주문진항 말의 헛울음 자거다치 밤기차 사라지는 기술 내몽골의 흰 밤 시가 어쨌다구? 마음 미지근한 날 밤은 기억할까? 한 끼의 슬픔 비틀즈가 바로크를 쓸쓸한 맛 휘갈겨 급히 쓴 시 금년 여름 12월의 각주 늦밤, 추신(追伸) 같은 오감(五感)을 열 수 있다면 해설 김정남-‘나는 없다’의 변주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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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없다
이제, 나는 세상과 좀 떨어져 있어야겠다 세상이라기보다 세상을 떠받들고 있는 손들과 헤어져야겠다 다 마신 커피잔을 들어서 바닥을 한번 더 들이켤 때가 지금이다 다시는 입에 들어올 것이 없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입술처럼, 나는 입맛을 다시겠다 아침에는 커피 대신 무를 한 컵 마시고 무즙도 괜찮겠다 무의 즙은 겁 없이 늙은 남자의 소담한 폐허를 다스리기에 좋을 것이다 오후에는 아파트 뒷길을 걸어가서 논어를 읽고 있을 당신과 막국수를 먹고 당신에게서 갚지 못할 약간의 용돈을 빌리고 비브라토가 빠진 휘파람을 연습하겠다 식은 국물 같은 삶을 조심히 떠먹으면서 음악 없이 잠들도록 애쓰고 진짜로 꿈꾸지 않겠다고 서약한다 아무래도 나는 내가 아니다 찾지 마라, 나는 없다 --- p.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