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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독자들에게
첫 비행 지도 밖 사람들 시베리아 횡단 철도|늑대 사냥|모자|불법 택시|영혼의 통로|마왕과 소년|지도 밖 사람들 |남자 흉년|바냐|농노 합주단|부족의 숫자|간이 매점|약물 분실 사건|가짜 독재자|차, 증발하다|빵과 자유|기분 좋은 발음|성상 숭배|무당의 충고|양다리 사진|스텝 민족의 무기|통나무 처형|수감자에서 정착민으로|신비한 폭탄|지도 읽는 사람|딜도 월급|마녀 벌목 기계|이방인의 꿈|보안검색기 속의 제재소 바이칼, 얼음 호박 아무르 호랑이|별들의 입김|철갑상어|양극의 기온|새들의 사원|여름 벌레|수확의 들판 |바이칼, 얼음 호박|떨어지는 폭포, 솟아오르는 나무|비버의 끈기|허공의 합창|곰의 습격|만화경, 살아 있는 세계|폭풍 뒤 유골|위대한 날짐승들|아침 산책|야생화 풍년|집 안으로 들어온 새|말라리아 약이 보여준 괴물|바다의 칼, 빙산|밤 무지개|신성한 광물 툰드라의 노부부 |뱀 머리|유목민의 후예|황족의 후예|로마노프 황조의 운명|카자크, 자유 전사|라스푸틴의 시대|예언과 기적|부족 간 교류|성적 교접은 신의 뜻|흑해의 유대인|숲속 기인|투르게네프의 사냥과 플로베르의 쉼표|작가의 얼굴|툰드라의 노부부|판사의 희열|진드기 중공군|훕시 족 여인을 사랑한 뒤|미친 버스 운전사|초콜릿―검사 이야기1|파프리카―검사 이야기2|수도원|예술가의 묘지|모스크바의 친척|낭떠러지에 선 믿음|군인과 전갈|쿨라크|소비에트의 신|체첸 무슬림의 딜레마 신은 어린이다 첫 만남|젖 먹는 시간|배변 훈련|아기를 기다리는 시간|자작나무 울타리|아이와 보모 |가족애|미입양|모두 똑같은 아기|친부모의 기념품|신은 어린이다|손짓 따라하기|아멜리아의 새로운 세상|온통 노랑|울음을 터득하다|젊은 보모들|아이의 시간|세월|반짝, 이곳을 알게 된 순간 에필로그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
이수영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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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문화에 푹 젖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사람들은 시베리아를 변방이자 가축 몰이꾼의 땅으로 생각한다. (…) 모스크바 사람들은 시베리아 사람들을 자본의 본령인 ‘상거래’의 체계와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는 느릿하고 활기 없는 종족이라고 얕본다. --- pp.37~38, 「지도 밖 사람들」에서
숨을 내쉬자 입김이 짝 얼어붙어 잠시 공중에 멈췄다가 장화 위에 모래처럼 바사삭 부서져 내렸다. ‘별들의 입김’이라 부른다고 읽은 적이 있다. --- pp.99~100, 「별들의 입김」에서 우리는 원장의 작은 사무실에 앉았다. 원장은 (…) 우리에게 친모의 건강 기록, 친부의 직업, 키, 그리고 놀랍게도 알코올 중독이 아닌 점에 대해 읽어주었다. 고아원 의사가 우리 딸과 함께 문간에 모습을 나타냈다. 기저귀 찬 아이 엉덩이를 한 손으로 받친 품이 전구라도 갈아 끼우러 온 것처럼 가벼워 보였다. 의사가 아이를 이쪽저쪽으로 돌려보았다. 아이의 반짝이는 파란 눈에 어리둥절한 표정이 어렸다. 아내가 까꿍, 하자 방안 가득 웃음이 터졌다. --- p.274, 「가족애」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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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나라에서 보내온 따스한 입양기
자연·문화·역사 등 시베리아 서정에 스민 산문 100편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변호사이자 작가인 리처드 와이릭은 쉰의 나이에 셋째 아이를 입양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2004년부터 업무차 우크라이나와 시베리아를 오가던 중, 소련 붕괴 후 급증한 고아들을 보며 결심한 일이다. 하지만 입양 과정은 쉽지 않았고 자신의 아이가 생소한 문화권, 미지의 땅에서 온 아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결국 리처드 와이릭은 막내딸 아멜리아를 알기 위해 아이의 고향인 야로슬라블을 비롯한 시베리아 곳곳을 방문했다. 『너의 시베리아』는 거기서 보고 듣고 기록한 산문 100편을 묶은 입양 여행기이다. 이 책은 입양기뿐 아니라 시베리아의 자연과, 문화, 인물 등에 관한 이야기를 포괄하며 미지의 풍경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얼어붙은 입김이 발등 위로 쏟아지는 혹독한 기후, 아이 머리를 뱀 모양으로 만들어주는 부랴트 족의 관습, 바이칼 호수의 신성한 생물들, 월급으로 딜도를 받는 사회상 등 동토凍土의 삶이 기묘하게 펼쳐진다. 여기에 제정 러시아의 운명, 극단의 혁명가들, 유형자들의 역사, 끊임없는 민족 분쟁 들을 삽입하며 역사라는 축으로 시베리아를 재조명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시적 서정으로 넘쳐, 여행을 떠난 이에게 받은 엽서처럼 명징한 이미지를 남긴다. 여정을 경로대로 설명하기보다 시베리아의 서정에 그대로 스며들어 시와 같은 글로 남겼기 때문이다. 이는 아이가 자라 이 책을 들었을 때, 자신의 탄생지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하기 위한 배려일 것이다. 모든 것을 아우르는 섬세한 민족지 또 다른 문명의 구원자, 시베리아 시베리아는 유럽과 경계를 가르는 우랄 산맥에서 태평양에 이르는 러시아 영토로 아시아 대륙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며, 석유·석탄 등 자원의 보고로 소련(러시아) 경제에 큰 역할을 해왔다. 현재 시베리아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민족은 러시아 인이지만, 16세기 슬라브 인들이 모피를 구하러 이 땅을 접수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원주민의 터전이었다. 투바(몽골 국경 바로 위 러시아 연방 자치 공화국)의 알타이 족, 바이칼 호수의 부랴트 족, 만주의 나나이 족 등 30여 개 부족이 삶을 영위해온 것이다. 하지만 슬라브 족의 침입과 공산화의 격랑 속에 이들은 정복과 약탈의 대상으로 핍박받았으며, 도로 정비·철도 건설·광산 개발 등 동토 개발에 무차별 동원되었다.(1989년 인구 조사에 따르면 시베리아 인구 3200만 명 가운데 원주민 수는 160만 명 정도라고 한다.) 저자 리처드 와이릭은 이러한 역사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여행에서 만난 부족들의 일화를 다채롭게 들려준다. 물론 유럽계 러시아 인들과의 만남도 기록하지만, 초점은 원주민들의 전통·문화·역사이고 그는 이 삶에 연민과 공감, 위로를 빠뜨리지 않는다. 서구에서도 시베리아 역사를 정복과 약탈의 관점에서 다룬 책이 드문 사정을 고려하면 저자의 관점은 독특하다. 그리고 바로 그 시각 덕분에, 독자들은 여러 민족적 전통이 혼재된 시베리아의 진면모를 알 수 있다. 원주민의 사냥이 부족의 정체성을 추구하는 의례였다거나, 나나이 족이 호랑이를 숭배하며 ‘할아버지’라고 불렀다거나, 훕시 족 무당이 이방인을 침입자로 경계했다는 언급 등은 여느 민족지만큼이나 흥미롭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들소 사냥이 그랬듯, 시베리아 사람들에게 늑대를 쏘는 것은 늑대라는 존재와 철저하게 함께 살아가기 위한 행위다. 성스러운 변화나 윤회전생 같은 것보다 더 심원한 현상으로, 포획자가 포획물의 ‘영혼을 뒤집어쓰는’ 것이다. (…) 톨스토이와 손자들이 늑대 사냥 후에 찍은 사진이 있다. 축 늘어진 털가죽들이 널려 있는 가운데 가족들이 서 있다. 신과 대천사와 아기천사들이 옹기종기 모인 것처럼, 엄숙하면서도 꽤 흥겨운 분위기다. --- pp.22~23, 「늑대 사냥」에서 이 책이 초점을 두는 것 가운데 또 하나는 시베리아의 자연 묘사다.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원시림과 북극 빙하, 청정한 바이칼 호수를 품은 시베리아는 저자에게 숭고함을 안겨주는 예찬 대상이다. 동시에 광활한 자연, 야생 그 자체이다. 밤에도 무지개가 뜬다. (…) 바이칼 호 가장자리 톱니 사이에 둥글게 걸린 무지개를 보았다. 달이 꽉 차올라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유난히 맑고 밝아야 안개 띠에서 색이 반사될 만큼 광량이 확보된다. 비 온 날의 선물이 텅 빈 밤중에도 피어나는 것이다. 고옌은 천상의 축복을, 혹은 지상의 어느 정령에게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 p.147, 「밤 무지개」에서 한편 저자는 시베리아를 ‘영혼의 정화와 부활의 땅’으로 바라본다. 톨스토이나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속 주인공들이 유형을 떠나면서도 신비로운 희망을 품었다거나, “즽연을 발견하려” 떠난 체호프가 “모든 것을 보았다”라고 말한 대목을 소개한 데에서 짐작할 수 있다. 시베리아를 한계에 다다른 서양 문명의 구원자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은 저자가 아멜리아라는 새 생명을 바라보는 관점과 궤를 같이하는 듯하다. 딸아이가 내 엄지를 놀라운 힘으로 붙잡는다. 아이는 시비르스코예 즈도로브예(시베리아의 건강)를 지녔다. (…) 나는 이기적으로, 혹은 딸아이를 위해 이타적으로, 아이의 움켜쥔 손의 힘이 독특한 갈망의 징후라고 생각한다. 딸아이는 길을 잃고 헤매며 단련된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 p.280, 「모두 똑같은 아기」에서 ‘모두 같은 아이’에서 ‘나의 아멜리아’로 새 아이를 만나는 과정은 긴 여행 『너의 시베리아』 4부 「신은 어린이다」에서 저자는 그간 방문한 러시아의 고아원 이야기나 입양 현실을 전한다.(2006년 기준, 러시아의 고아는 50만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러시아의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인한 고아원의 궁핍도 그렇지만, 여건상 아이들이 집단적으로 양육되는 현실 또한 안타깝다. 일제히 일렬로 누워 젖병을 물거나, 같은 시간에 배변 훈련을 해야 하는 등 고아원 아이들에게 부모의 배타적 사랑은 허락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멜리아가 ‘모두 같은 아이’에서 ‘나의 아멜리아’가 되고, 부모와 관계 맺으며 변화하는 과정은 뭉클하다. 새아빠가 된 친구는 입양 후 서너 주 지난 어느 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때 그는, 이 어린 소녀들이 추운 지옥, 정글에서 완전히 벗어난 걸 알게 됐음을, 새 환경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프레시디오 언덕을 산책하던 아이들이 야생화를 한 아름 꺾더니 새엄마에게 주었다. --- p.274, 「가족애」에서 이 책의 글들은 새 아기를 만나고 가족이 되는 것이 긴 여행과 같다는 점, 또 그 길 끝에는 새로운 사랑과 성장이 기다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