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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2

베르너 J. 에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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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rner J. Egli

1943년 스위스 루체른에서 태어났다. 만 열세 살에 처음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지만 세 단락을 쓴 뒤 더는 이어나가지 못했다. 그러다가 나중에 미국으로 건너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글을 다시 쓰게 되었다. 지금은 미국, 독일, 스위스를 오가며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첫 번째 작품으로 어른들을 위한 역사 소설을 쓴 뒤 자전 소설인 『달을 보고 슬피 울지 마라』라는 책을 썼으며, 이 작품은 저자를 대표하는 작품이 되었다. 베르너 J. 에글리의 작품들은 전 세계 여러 언어로 번역 출판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1980년 프리드리히-게르스테커 상을 받았고, 1988년 ZDF방송국
1943년 스위스 루체른에서 태어났다. 만 열세 살에 처음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지만 세 단락을 쓴 뒤 더는 이어나가지 못했다. 그러다가 나중에 미국으로 건너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글을 다시 쓰게 되었다. 지금은 미국, 독일, 스위스를 오가며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첫 번째 작품으로 어른들을 위한 역사 소설을 쓴 뒤 자전 소설인 『달을 보고 슬피 울지 마라』라는 책을 썼으며, 이 작품은 저자를 대표하는 작품이 되었다. 베르너 J. 에글리의 작품들은 전 세계 여러 언어로 번역 출판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1980년 프리드리히-게르스테커 상을 받았고, 1988년 ZDF방송국에서 선정한 독자추천상을 받았다. 1994년 베를린 시로부터 청소년문학상을 받았으며, 2002년에는 세계적으로 귄위 있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의 최종 후보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동안 그가 발표한 책들로는 『얼음 속의 불』『폭풍 속의 이방인』『아마존의 황금』등이 있다.

裵琇亞

소설가이자 번역가.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서 이화여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대에 등장한 젊은 작가 가운데에서도 그녀는 독특하다. 이화여대 화학과에 입학한 배수아는 국어 과목을 아주 싫어했다. 그러던 어느 날 20대 후반으로 접어들었다는 자의식으로 인해 소설을 쓰게 됐다. 1993년 서점에서 단지 표지가 이쁘다는 이유로 우연히 집어든 문학잡지 [소설과 사상]에 「천구백팔십팔년의 어두운 방」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취미로 글을 쓴다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문학적 엄숙주의는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그의 문장은 당혹스럽고 생경하며 파격적이다. 배수아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
소설가이자 번역가.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서 이화여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대에 등장한 젊은 작가 가운데에서도 그녀는 독특하다. 이화여대 화학과에 입학한 배수아는 국어 과목을 아주 싫어했다. 그러던 어느 날 20대 후반으로 접어들었다는 자의식으로 인해 소설을 쓰게 됐다. 1993년 서점에서 단지 표지가 이쁘다는 이유로 우연히 집어든 문학잡지 [소설과 사상]에 「천구백팔십팔년의 어두운 방」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취미로 글을 쓴다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문학적 엄숙주의는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그의 문장은 당혹스럽고 생경하며 파격적이다. 배수아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불온하고 불순한 이미지에 둘러싸여 있다. 한결같이 사회로부터 소외당한 늦된 아이들이며 주로 스무살 안팎의 주변적 존재이다. 이들은 사회규범에 적응하지 못하고 진화를 거부하는 인물이며 '스스로 선택한' 이상한 인물이다. 이러한 인물들의 신세대적 일상을 파고들며 신세대적 일상에 숨어 있는 존재의 어둠과 불안, 삶의 이중적 풍경에 대한 감각적 묘사로 일관하다. 체험과 사실성이 강조되던 우리 문학사에서 배수아는 은폐된 존재의 어둠을 탐사하며 독특한 개성을 갖춘 신세대 작가로 성장해왔고, 이제는 미적 성숙의 단계를 완성해가고 있다

『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는 이지적이면서 자기 주장이 강한 문체를 통해 남녀관계의 속물성을 파헤치고, 독신녀의 시선을 통해 보여지는 경제ㆍ섹스ㆍ결혼관ㆍ자기세계에 대한 솔직하고 쿨한 느낌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 사람의 첫사랑』에서 주인공들은 모두 사회로부터 버림받거나 스스로 추락중이다. 그들의 배후에는 일탈과 파격, 섬뜩한 비애가 차갑게 펼쳐져 있다. 세기말의 쓸쓸함과 밀봉된 희망, 피학적인 아픔이 한꺼번에 만져지는 작품이다.

『붉은 손 클럽』은 외형의 독특함을 넘어, 단자화된 관계에 상처받으면서도 결국 또 다시 사랑을 선택하는 인간의 심리, 사랑의 대상을 향한 비이성적 감성들, 일상에 물든 관계의 지리멸렬함을 포착해 내는 배수아의 섬세한 감성과 날카로운 시선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배수아의 감각적이고, 이미지적인 글쓰기가 잘 나타나 있다. 『심야통신』은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그녀 특유의 감각 더듬이로 포착하고 있는 창작집이다. 배수아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고 아무것에도 감동하지 않는 일상인의 내부에 꿈틀거리는 목마름과 허기를 이야기한다. 그녀는 후기 산업사회의 일련의 징후를 상징하고 허무주의적 인간형과 이미지와 기호로 점철된 우리 세대의 문제적인 서사 형식을 보여주면서 자기만의 자리, 자기만의 소설을 탄생시켰다.

『철수』는 인간 존재 안의 어둠과 생의 운명적인 폭력 속으로 더 한층 깊이 탐사해 들어가는 배수아 소설의 불온한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섬뜩한 생의 이면을 보아버린 자의 어둡고 서늘한 내면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이바나』는, 소설 속의 '나'가 외국 여행 중에 산 중고 자동차의 이름이다. 또, '그녀'로 불리는 이바나는 여행기를 편집하는 편집자에겐 신비의 여성이다. '이바나'는 어느 도시의 이름이기도 하고, 어느 지방에선 흔한 이름이기도 하다. 자신의 단편집 말미에, 배수아는 '나에게 제목이란 면상의 흉터와도 같아서 도저히 어찌할 수 없이 치명적이다. ...... 지금 나는 왜 모든 소설은 예외 없이 제목을 필요로 하는가 회의스럽다.' 고 말했다. 가장 짧은 제목이 가장 좋은 제목이라고도 했는데, 이 소설의 제목 '이바나'는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는 이 '이바나'는 내내 소설 속 화제의 중심인데 비해,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모두 뭉개져 있다. 나, K, B, 산나, Y...... '죽기 전까지는 대도시를 빠져나갈 수 없는 사람들', 그들이 견디는 불면의 밤을 섬뜩하게 그리고 있다.

이 외에도 『어느 하루가 다르다면, 그것은 왜일까』, 『뱀과 물』, 『밀레나, 밀레나, 황홀한』, 『멀리 있다 우루는 늦을 것이다』, 『동물원 킨트』, 『이바나』,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 『당나귀들』, 『독학자』, 『훌』, 『에세이스트의 책상』, 『북쪽 거실』, 『올빼미의 없음』, 『서울의 낮은 언덕들』,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 등을 썼다. 산문집 『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창작집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그 사람의 첫사랑』 등과 장편소설 『랩소디 인 블루』, 『부주의한 사랑』, 『붉은손 클럽』 등이 있다. 또한 몸을 주제로 한 에세이 『내 안에 남자가 숨어 있다』를 펴냈다.

역서로는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 프란츠 카프카의 『꿈』,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 W. G. 제발트의 『현기증. 감정들』, 『자연을 따라. 기초시』, 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의 골드문트』, 『데미안』 등으로 2003년 한국일보문학상, 2004년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사데크 헤다야트의 『눈먼 부엉이』,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 프란츠 카프카의 『꿈』,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달걀과 닭』과 『G. H. 에 따른 수난』 등이 있다.

전통 소설의 인물과 이야기 중심에서 벗어나 어떻게 서술 자체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인 「무종」을 통해 2010년 제34회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였으며, ‘월요일 독서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독특한 문체와 색깔로 열혈 독자군을 거느려 왔던 그녀는 이제 사유하는 문장의 힘으로 새로운 독자들과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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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8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400g | 148*210*20mm
ISBN13
9788925539317

책 속으로

노인은 일순 동작을 멈추었다.
일이 터지겠구나,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노인이 그 생각을 채 끝마치기도 전에, 총소리가 울렸다. 자동소총이었다. 총소리가 스타카토처럼 빠르게 울렸다. 귀를 찢을 듯 파열하는 소음 속에서 지프가 둔탁하게 울부짖고 있었다. 마치 총알로 치명상을 입은 당사자인 것처럼. 군인들이 고함을 지르고, 사방은 흙먼지로 자욱하다. 피어오르는 짙은 먼지에서는 휘발유와 화약 타는 냄새, 그리고 피 냄새가 났다.
갑자기 지프의 엔진 소리가 멈추었다.
최후의 총소리가 마지막으로 한 번 울려 퍼졌다.
그런 다음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그러나 조금 전과는 다른 종류의 정적이었다.
이 정적 속에는 손에 총을 든 채로 낮은 담장 너머로 몸을 일으키는 오마르와 타렉의 모습이 있었다.
이 정적 속에는 울음을 터트리는 어린 아이가 있고,
이 정적 속에는 세계가 침몰하고 있다,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 pp.14-15
*
“바람 냄새를 맡는 거예요, 도?”
도는 고개를 들었다. 어둠 속에서 그의 이빨과 눈의 흰자위만이 하얗게 빛났다.
“지금 바람 속에서 풍겨오는 이 냄새가 아프리카의 냄새인 거죠? 말하자면 사하라 사막의 냄새 말이에요. 뜨거운 모래의 사막. 아니면 울창하게 우거진 정글의 냄새인 건가요?”
도는 모자를 벗더니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 씁쓸한 표정으로 웃었다.
“토미, 네가 진짜 아프리카 냄새를 맡게 되면 아마도 악취 때문에 토하고 싶을 거다.”
“하지만 분명 이 바람 속에는 색다르고 독특한 기운이 느껴진단 말이에요, 도. 난 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이 바람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아프리카의 냄새는 이것과 달라, 토미. 아프리카는 굶주림의 냄새가 진동하지. 그건 죽은 아이들의 냄새야. 썩은 오물과 진창의 냄새. 피와 고름이 흐르는 상처의 냄새. 그런 게 아프리카의 냄새란다.” --- pp.44-45
*
“너희가 가진 물건이 전부 군인들 거라면, 그 빌어먹을 군인놈들은 내가 아니라 너희가 분명하군!” 하고 검은 그림자는 잔뜩 비꼬는 투로 말했다.
“우린 군인이 아니야. 우린 큰 강 계곡으로 가는 중이야. 거기로 가면 블랙 샤크와 어떻게든 줄이 닿을 테니까.”
“블랙 샤크?”
“그래. 우리는 정의를 위해 투쟁하려고 블랙 샤크를 찾아가는 중이란 말이다.”
“정의를 위해 투쟁한다고? 너희가? 도대체 누구를 상대로 투쟁한다는 거지?”
“우리의 앞을 막는 거라면 뭐든지 다 투쟁의 상대로 삼겠어! 우린 오직 하나의 법만 따르기로 했어. 바로 블랙 샤크라는 법!” --- pp.95-97

해적 한 명이 높다랗게 쌓아 놓은 고기 통조림 상자를 거칠게 걷어찼다. 상자들은 와르르 무너져 내렸고 밖으로 튀어나온 통조림이 철판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토미와 누리아의 몸을 가려주고 있는 상자에도 깡통이 와서 부딪혔다.
“여긴 아무도 없어” 하고 상자 더미를 걷어찬 해적이 소말리어로 말했다. “나가자. 다른 데를 더 찾아보자구.”
“그런데 저기 자루 뒤쪽은 안 본 거지?” 다른 한 명이 이렇게 물었다. “내가 한번 살펴볼게.”
해적은 그들이 숨어 있는 통조림 상자 바로 앞까지 다가와 멈추어 섰다. 그 사이 다른 해적은 이미 몸을 돌리고 식품 저장실을 나가려는 몸짓을 하고 있었다.
토미의 눈에 상자를 들추려고 가까이 다가오는 해적의 커다란 손이 보였다. 가운데 손가락과 약지가 없는 손이었다. 대신 새끼손가락에 금반지를 끼고 있었다. 그가 상자더미 위로 몸을 수그리자 토미와 누리아가 숨어 있는 뒤쪽 벽에 그의 그림자가 기다랗게 드리웠다. 이제 그가 상자 하나만 치우면 토미와 누리아의 몸이 고스란히 드러날 참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주방에 있던 해적이 숨어 있는 놈을 하나 발견했다고 고함을 치는 것이었다. “여기 한 놈 있다!” --- pp.202-203

그러는 중에도 헬기에서는 사방을 향해 총탄이 발사되고 있었다.
타렉이 갑자기 픽 쓰러졌다.
오마르가 타렉 곁에 앉아 상처를 살폈다. 총알이 타렉의 가슴에 명중했고 그의 입과 코에서는 피가 뭉클뭉클 새어나오고 있었다. “타렉!” 오마르는 친구의 이름을 절규하면서 어떻게든 그를 일으켜 세우려고 했다. 그러나 타렉의 상태는 심각했다.

--- pp.282-283

줄거리

영국의 화물선 엠마 루 호는 구호물자를 가득 싣고 소말리아를 향해 항해를 떠난다. 엠마 루 호에는 주방보조 토미를 비롯해 에이미, 누리아 등이 승선한다. 영국 소년 토미는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잊기 위해, 엠마 루 호 선장의 딸 에이미는 불성실한 학교생활과 남자친구와의 도피 등으로 말썽을 일으켜 긴 항해를 마치면 철이 들까 하는 부모의 권유로 배에 올랐다. 한편 누리아는 소말리아 소녀로, 정부군과 인신매매상인들을 피해 달아나는 생활을 해왔다. 가난과 고통의 땅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으로 가는 것이 목표였지만 피난을 위해 탄 배가 난파를 당해 엠마 루 호의 구조를 받게 된다. 한편 소말리아 소년인 타렉과 오마르는 해적단 블랙 샤크에 들어가기만을 꿈꾸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엠마 루 호가 블랙 샤크에 점령당하고 만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던 이들 다섯 아이들의 운명이 블랙 샤크의 엠마 루 호 습격을 계기로 교차되고, 위험한 모험을 감행하게 되는데…….

출판사 리뷰

끊이지 않는 내전 속 가난의 땅 소말리아에서 펼쳐지는 다섯 소년소녀들의 아름다운 성장 이야기
청소년문학의 거장 베르너 J. 에글리가 또 한 번 세계를 뒤흔들었다. 베르너 에글리는 프리드리히-게르슈테커 상, 독일 공영방송 ZDF 선정 책벌레상, 베를린 외국인청 수여 청소년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지난 2002년에는 ‘아동·청소년문학의 노벨상’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다수의 상과 대중적 인기로 유럽을 대표하는 청소년문학 작가로 자리매김한 그는 신작 『블랙 샤크』를 통해, 지구촌에서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할 제3세계 국가의 상실과 절망을 다루며 다시 한 번 역량을 과시했다. 소설 『블랙 샤크』는 제3세계 국가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소년소녀들의 모험으로 형상화 했다. 이 작품은 소말리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국내외 정세는 물론 해적, 난민, 고아 등 삶 곳곳의 문제들을 사실적으로 그리면서도 독자들을 감동적인 순수와 모험의 세계로 이끈다.

지구 반대편, 가난과 상실의 땅 아프리카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소설 『블랙 샤크』는 소말리아 해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소말리아는 기아에 허덕이는 불행한 나라로 알려져 있는 한편 우리나라 화물선을 나포한 적이 있는 공분의 대상으로도 알려져 있다. 굶주리는 아이들을 향한 국제적 원조는 결국 어른들의 손아귀에서 뿔뿔이 흩어지고, 채 자라지도 않은 아이들의 고사리손에는 총이 쥐어지고 있는 것이 소말리아의 현실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다섯 소년소녀는 소말리아를 비롯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적확하게 드러낸다. 아프리카 난민 소년 오마르와 타렉은 총을 들고 싸우고, 난민 소녀 누리아는 피난길에 동생의 죽음을 목격한다. 오마르와 타렉은 운명과 맞서기 위해 해적 블랙 샤크의 부하가 되려 하고, 누리아는 영국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블랙 샤크에 대항하려 한다.

흥미로운 것은 블랙 샤크의 존재이다. 소설 안에서 블랙 샤크는 국제 해적단의 우두머리로 누군가에게는 영웅으로 추앙되고 누군가에게는 범죄자로 비춰진다. 그렇다면 블랙 샤크는 과연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 소설을 읽으며 자연스레 생겨나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소말리아 땅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폭력들이 어째서 서로 다른 모습들을 띠고 있는가’, ‘폭력과 상실, 가난과 고통의 근원은 무엇인가’를 생각할 때 비로소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소말리아는 서구의 식민 지배를 받아오다 1960년에 독립을 이루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나라가 조각조각 나뉘어 끝없는 내전에 시달리고 있는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있다.

시작은 탐욕이었다. 아프리카를 멋대로 자르고 나눈 제국주의의 탐욕, 자파 이익을 우선시한 군벌의 탐욕,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정치 세력만을 지원하는 외국 정부의 탐욕, 빼앗을 수 있으니 빼앗는다는 개인의 탐욕, 혼란을 틈 타 자원을 강탈한 외국 기업들의 탐욕, 탐욕이 폭력을 부르고 작은 폭력은 더 큰 폭력의 뇌관이 된다. _동화작가 김남중의 추천사 중에서

육지는 물론 바다까지 풍요로운 자원을 자랑하던 아프리카가 굶주림과 폭력 속에 허덕이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현명한 세계인이 되기 위해 반드시 생각해볼 문제이다. 폭력의 근원을 생각해볼 때 소말리아의 아픔이 다시 나에게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의 평화를 원한다면 제3세계 국가의 평화를 지원하는 것이 올바른 시작일 수 있다.

탄탄한 스토리라인에 모험과 감동이 함께하는 청소년 필독서
자칫 우리와는 너무도 멀리 느껴지는 이러한 이야기들은 영국 소년 토미와 영국 소녀 에이미의 등장으로 더욱 생동감을 갖는다. 토미는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삶의 의욕을 잃고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고, 에이미는 학교를 뛰쳐나오고 남자친구와 도피를 계획하는 등 방탕하고 불성실한 생활을 하며 말썽을 일으키는 불량학생이었다.

평화롭고 안락한 영국에서 각자 나름의 고민을 안고 있던 토미와 에이미는 우리네 아이들 또는 우리의 청소년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이 마냥 낭만적인 자원의 보고로 생각하고 있던 아프리카에서 맞닥뜨린 오마르와 타렉 그리고 누리아는 지구 건너편의, 평화가 상실된 아픔의 땅을 대변한다.

미처 알지 못한 아프리카 아이들의 이야기가 우리와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고민들을 안고 살아가는 토미와 에이미의 눈을 통해 전달되면서 이야기는 한층 자연스럽게 피부로 와 닿는다. 더불어 세계적 거장의 손길로 이야기는 읽어 내려갈수록 흥미를 더하고, 상상치 못한 결말은 생각할 거리를 다시 한 번 던져주며, 독자들에게 스릴과 감동은 물론 잊지 못할 여운을 선사한다.

추천평

이 책은 시사성을 갖춘 모험소설이며 동시에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성장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또한 이 시각 지구의 어느 한편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인간의 아픈 문제를 문학이란 형태로 우리에게 내어 보인다. 범죄자는 누구인가. 해적인가, 반군인가, 총을 든 어린 소년들인가, 아니면 그 모두를 단죄하는 자들인가. 과연 기부금과 구호품은 소말리아의 고통을 구할 것인가. 이 책은 피하고 싶은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배수아 (소설가)
소말리아를 아는 것은 전쟁까지 비화된 폭력의 원인과 그 과정을 아는 것이며 평화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것이다. 폭력의 연쇄작용을 안다면 그곳에 어떻게 평화를 불러올까 고민하는 것이 결국 우리의 평화를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긍정하게 될 것이다. 모두들 내 눈앞의 이익만 보고 전력 질주하는 지금, 소설 『블랙 샤크』의 메시지가 의미 있는 이유다.
김남중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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