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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
무엇을 비웠습니까? 이해의 길 비어있음[空]은 영원한 것 행복한 지속 장미와 쓰레기 항상 달[月]인 달 부처님은 부처님이 아닌 요소로 이루어졌습니다. 자유 사바하! |
Thich Nhat Hanh,ティク ナット ハン,釋一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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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당신이 시인이라면 이 한 장의 종이 안에서 구름이 흐른다는 것을 분명히 볼 것입니다. 구름이 없다면 비는 내릴 수 없고,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나무는 자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나무가 자라지 않는다면 종이를 얻을 수 없습니다. 종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구름이 필수입니다. 만일 구름이 이곳에 없다면 종이도 여기에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구름과 종이는 서로 공존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 종이 안을 더욱 더 깊이 들여다보면 햇빛을 볼 수 있습니다. 햇빛이 없다면 숲이 성장할 수 없고 아무것도 자랄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들조차 생존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햇빛 또한 이 한 장의 종이 안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종이와 햇빛은 서로 공존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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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도서출판 장경각은 <평화로움><삶에서 깨어나기><소설 붓다> 세권의 책을 통해 틱낫한 스님을 한국에 소개했다. 당시 화제의 베스트셀러는 아니었지만 최근까지도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스테디셀러였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 지금은 스님의 다양한 서적들이 출간되었고, 더 많은 이들이 스님을 알게 되었다.
2003년을 보내면서 도서출판 장경각에서는 부처님 말씀의 진수를 담고 있는 '반야심경'을 틱낫한 스님의 지혜로 읽어보려 한다. 틱낫한 스님은 베트남의 선사이다. 다른 남방 불교국가들과는 달리 베트남은 대승불교, 곧 한문경전의 가르침이 전해오는 곳이기도 하다. 이 책은 스님이 미국 각지를 돌며 '반야심경'을 주제로 강의한 내용을 엮은 것으로, 한국에서도 아침저녁으로 수많은 불자들이 암송하는 '한문 반야심경'을 틱낫한 스님이 영문으로 번역하고 주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반야심경'은 300자도 채 되지 않는 짧은 경전이지만, 부처님의 팔만사천 법문이 다 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 뜻을 제대로 짚어 생활에 적용해 나가기란 무척 난해하고 어려운 경전이다. 그러나 틱낫한 스님의 주석은 쉽고도 명쾌하다. 한평생 수행과 평화를 위한 기도로 일관해온 스님의 삶에서 우러나는 지혜와 통찰로 '반야심경'의 내용을 상세하고도 따스하게 풀이해 가고 있다. 살아 숨쉬는 매순간이 놀라운 기쁨의 시간임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틱낫한 스님의 법문은 배앓이를 하는 아이에게 엄마의 손길이 약이 되듯 한 구절 한 구절이 얼어붙은 현대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다독여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