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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해방과 대한민국 성립 이후의 한국정치를 이끌고, 그 성격을 결정지어온 정치리더십의 특성을 밝혀내 보이는 데 주안점을 둔다. 관찰 분석 평가의 주 대상은 박정희와 양김(김영삼?김대중)의 정치리더십이다. 이를 권위주의적 리더십 대 민주화 투쟁 리더십의 대결 구조 속에서 파악하고자 했다. 그것이 한국현대정치사 반 세기의 특징적 양상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대결구조가 양측 리더십의 본질적인 차이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권력투쟁 과정에서 자연스레 형성된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찰할 필요가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한국정치리더십의 특성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양측의 대결구조는 ‘탄압적 리더십 대 저항적 리더십’으로, 또 ‘사인형 정치리더십 대 공인형 정치리더십’으로 치환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후자의 대결구조는 동양의 사정치 전통에서 착안된 개념이다. 이에 비해 민주정치는 그 연원에서 공정치다. 다른 한편으로 시사를 받은 것은 번즈의 거래적 리더십과 변혁적 리더십의 구분이다. 번즈는 지도자-추종자 사이의 상호작용은 두 가지의 근본적으로 다른 형태를 취한다면서 이 같은 리더십 유형을 대비적으로 제시한다. 사정치형 리더십과 공정치형 리더십을 구분하는 뷰-파인더로는 4개 측면의 비교 틀을 설정한다. 첫째 이념적ㆍ제도적 측면에서 민주형 대 비민주형의 구분이다. 셋째 추종자와의 관계에서 개방ㆍ상호존중형인가 폐쇄ㆍ군림형인가의 구분이다. 그리고 넷째는 동기 및 목적의 측면에서 공정치형이냐 사정치형이냐의 구분이다. 분석의 대상은 중요한 정치적 계기에 노출되었던 리더들의 반응, 대응, 결정 등이다. 이에 앞서 리더십의 배경 또는 요인으로서 한국 근대정치사, 사상사, 개인적ㆍ사회적 환경이 고찰된다. 이 책의 결론은 한국의 정치리더십의 특성을 이념적으로는 비민주형, 성향적ㆍ방법적으로는 권위주의형, 추종자와의 관계에서는 폐쇄ㆍ분열형, 동기 및 목적에서는 사정치형으로 분석한다. 이를 다시 아울러 그 성격을 규정한다면 사정치형 리더십이다. 그러나 사정치형 리더십 혹은 사인형 정치리더십을 당사자들만의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박정희와 양김은 개인적 사회적, 그리고 역사적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리더들이다. 환경의 인력이 너무 강력해서 범인들이 벗어나기는 정말 어렵다. 대부분의 리더들이 이 한계에 갇힐 수밖에 없었다면, 역대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정치리더들의 책임 몫은 그만큼 경감될 수도 있다. 다만 이러한 인식이 정치리더십의 환경결정론에까지 가버리면 곤란하다. 그것은 운명론과 이어진다. 민주정치가 성숙되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역사적 전통적 관습적 여건과 환경 탓이라고 하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되면 리더들 개개인은 이를 자신의 방패막이로 삼으려 하게 마련이다. 리더 각자가 책임져야 할 몫도 적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사명감, 그리고 도덕성의 부족은 특별히 지적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리더들이 도덕적으로 철저히 무장했더라면 한국의 정치 민주화 과정은 훨씬 순조롭고 빨랐을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의 마지막 결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