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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바다
고은주
이가서 200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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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냄새, 혹은 시선
2.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3. 타피오카 소녀
4. 처음 본 내 모습
5. 지나간 시간들이 떠오르지 않아
6. 유나의 집
7. 강을 따라서
8. 훔치고 싶은 빛깔
9. 그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10. 뜻대로 되지 않는 일
11. 산을 오르다
12. 내 애인의 약혼녀
13. 아쿠아마린
14. 가질 수 없다면
15. 카오스의 나날
16. 외면, 혹은 도피
17. 그럼에도 불구하고
18. 시간의 걸음걸이
19. 예상 밖의 일들
20. 그리고 바다를 떠났다

저자 소개 1

1967년 6월 부산에서 태어나 1990년에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나이 차가 많은 언니 오빠들 덕분에 일찍부터 헤르만 헤세나 토마스 만 등의 독일 관념 소설을 접할 수 있었던 그녀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부산시내 백일장에서 장원을 하면서부터 작가의 꿈을 키워왔다. 학창시절에는 반장을 도맡아했고 전교학생회장을 지내는 등 이른바 '범생이'였다. 작가가 꿈이면서도 생활인의 의무도 다하고 싶었던 그녀는, 예술지상주의보다는 삶에 뿌리내린 문학, 살면서 얻어지는 것들을 담아내는 문학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진주 MBC 아나운서 시험에 합격했고, KBS
1967년 6월 부산에서 태어나 1990년에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나이 차가 많은 언니 오빠들 덕분에 일찍부터 헤르만 헤세나 토마스 만 등의 독일 관념 소설을 접할 수 있었던 그녀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부산시내 백일장에서 장원을 하면서부터 작가의 꿈을 키워왔다. 학창시절에는 반장을 도맡아했고 전교학생회장을 지내는 등 이른바 '범생이'였다. 작가가 꿈이면서도 생활인의 의무도 다하고 싶었던 그녀는, 예술지상주의보다는 삶에 뿌리내린 문학, 살면서 얻어지는 것들을 담아내는 문학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진주 MBC 아나운서 시험에 합격했고, KBS 'TV 책을 말하다'의 진행자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아나운서 생활 역시 소설가로서 경험을 쌓기 위한 일이었기 때문에 약 3년 간 활동한 후 미련 없이 그만두었다.

1995년에 단편소설 『떠오르는 섬』이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에 등단했고, 이후 '정확한 문장으로 주인공의 일상과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 내는 솜씨가 탁월하다'는 찬사를 받으며 여러 작품활동을 해왔다. 1999년에는 첫 장편소설 『아름다운 여름』으로 제23회 오늘의 작가상을 공동 수상하였다. 『아름다운 여름』은 그녀가 아나운서로 일했을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로, 방송국 아나운서로 살아가는 여주인공과 그녀에게 옛 애인의 모습을 투영시켜 집요하게 접근하는 스토커의 이야기가 얽힌 일종의 성장소설이다.

두 번째 장편소설인 『여자의 계절』은 [문학사상]지에 발탁되어 1년간 연재 후 출간한 것으로, 나날이 변화하고 있는 한국의 사랑과 성(性) 풍속도를 대담하고 치밀한 묘사로 보여준다. 그녀는 기교를 부린 문체보다는 진지한 자기 고백적 글쓰기로 호평을 받고 있다. 그 밖의 저서로는 첫 창작집인 『칵테일 슈가』를 비롯하여 동화 『너는 열두 살』, 장편소설 『현기증』, 『유리바다』, 『신들의 황혼』 등이 있다.

고은주의 다른 상품

저자 : 고은주
1967년 부산에서 태어나 1990년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5년 단편 「떠오르는 섬」이 『문학사상』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99년 장편 『아름다운 여름』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였다. 주요 작품으로 장편소설 『여자의 계절』(2000), 『현기증』(2003), 동화 『너는 열두 살』(2002)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4년 01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399g | 152*211*20mm
ISBN13
9788993065589

책 속으로

십이 주 동안 우리는 어둠에 취해 있었다. 그동안 저마다 끌어안고 살아온 어둠이 상대의 어둠을 알아보고 본능적으로 이끌려 들어갔던 것이다. 그러나 어둠은 한편으론 빛을 원한다. 스스로는 결코 빛날 수 없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

어둠 속에서 그가 쓸쓸하게 다가왔다. 내 곁에 누울 때 느껴지는 체온마저도 쓸쓸했다. 하지만 우리는 곧 뜨겁게 서로에게 다가갔다. 서로의 몸을 빈틈없이 밀착하면서 서로의 체취를 함께 호흡하는 동안 우리는 완전히 서로에게 속해 있었다. 푸른빛의 절정을 향해 솟아오를 때 그는 완벽하게 나의 소유였다.

---p. 234

그날 밤, 나의 좁은 침대는 그대로 천국이었고 또한 그대로 지옥이었다. 산타나는 저녁 식사도 마다하고 내 시선까지도 외면한 채 나를 침대에서 놓아주지 않았다.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할수록 욕망은 더욱 힘을 얻는 것 같았다. 그 욕망은 서로에게 전염되고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우리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맹목적인 몰두와 광포한 집착의 절정으로…….

---p. 259

누군가 내 손을 잡는다. 나는 이 손이 누구의 것인지 잘 알고 있다. 이것만은 제발 환각이 아니기를……. 나는 힘주어 그 손을 마주 잡는다. 이제는 더 이상 예상 밖의 일들에 시달리지 않기를…….

내 간절한 바람에 답하듯 어디선가 희미하게 아쿠아마린의 음률이 들려온다. 나는 다시 한 번 힘주어 손을 잡는다. 그는 지금 틀림없이 내 곁에 있다. 그는 분명 나와 함께 있다. 안도감 속에 나는 비로소 눈을 감는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푸른빛이 눈앞에 가득 들어찬다. 깊게, 투명하게, 아주 오래오래.

---p. 276

출판사 리뷰

다가가면 부서지지만 뛰어들지 않을 수 없는 '유리바다'
이 소설의 주인공 '나'는 친구의 결혼식장에서 만난 남자를 보며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강렬한 체취에 이끌린다. 아무런 이유도 없고 특별한 동기도 없다. 마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몰입과 집착만이 있을 뿐이다. 그가 결혼이 얼마 남지 않은 약혼녀가 있는 남자라는 사실은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그 열악한 상황이 더욱 남자에게 몰두하게 만든다.

이러한 내용은 일반 독자들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설정이다. 평소에 잘 일어나지 않는, 그래서 보편적인 상상 속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고 해서 영영 안 일어나는 일이라고 볼 수는 없다. 우리 삶은 어느 날 갑자기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생김으로써 생애 전체가 흔들리기도 하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생애 전체를 흔들어놓는 지점에 '유리바다'가 있다. 다가가면 부서지지만 뛰어들지 않을 수 없는 바다. 이건 애간장을 녹이는 사랑일 수도 있고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꿈일 수도 있다. 어느 것이 되었든 우리는 누구나 '유리바다' 하나씩은 갖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애틋하고 간절한 사랑 이야기를 통해, 분명히 갖고 있지만 잊고 지냈던, 우리 삶의 '유리바다'를 뜨겁게 만나는 계기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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