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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신예 작가 한차현의 첫 장편 추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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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번호 ㅊ0013e, 고객번호 f0512ㄹ의
2. 부추와 돼기고기와 당면과 그 밖의 것 3. 이상한 만두 4. 폭력과 폭행 5. 왼쪽 손목이 시릴 때 6. 상처는 도진다 7. 백지 유서의 길이 8. 아주 나쁜 꿈 9. 떡만두국의 기억 10.어부들 11.오래된 사건 12.불쌍한 허벅지 만두 작품해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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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일이, 어떻게 되는 노릇인지 점점 더 생소하고 낯설고 서툴러지고 있다. 대단한 삶의 방식에 관한 이야기도 아니다. 간만에 안부 전화를 걸어온 친구에게 인사말을 건넬 때. 술자리에서 사람들을 만나 술에 취하기 전까지 그 서먹하고 막막한 시간을 어쩔 수 없이 보내야 할 때. 새벽이 깊으면 자리에 누워 반듯이 천장을 바라보다가 억지로 눈을 감을 때. 필경은 정오가 넘은 시간 잠 깨어 안경을 찾아 쓰고 옷을 입고 화장실 가서 칫솔을 집어들 때. 때로는 밥상 아닌 책상에 홀로 라면을 끓여와 앉아 젓가락을 드는 일조차 내 자신을 한없이 서먹하게 만드는 것이다.
사는 일이 어색하고 서툴러지고 있다는 점이, 실은, 바로 소설 쓰기에 있어서도 크게 다를 게 없다. 물론 쓰는 일이야 언제나 피곤하고 머리 아픈 작업이다. 문제는 점점 더 심해진다는 점이다. 20년 전. 그리하여 10대 중반. 소설을 쓰리라 했던, 세상에 그만큼 복되고 즐거운 일이 어디 있을까 싶었던, 하여 노트 갈피를 꾹꾹 눌러가며 기본도 되지 않은 습작글들을 국사시간에 버스 안에서 잠자리에서 겁도 없이 갈겨대던, 그때의 나는 어디로 갔는가. 아련한 기억 저편의 나로부터 나는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매번 어색해지고 구차해지고, 또한 조심스러워지고 있다. 공연한 엄살이 아니다. 심한 경우 검은 플러스펜을 어떻게 쥐어야 하는지, 그것조차 기억이 나지 않아 난감해지는 때가 있으니까 말이다. 예전엔 안 그랬는데, 그런 경우가 드물었는데, 이즈음엔 가끔씩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 늙어서 그렇다. 왼쪽 손목이 느닷없이 저릴 때도 물론 있는데 소설 속 어느 남자처럼 불안해지지는 않는다. 몸이 아플 때면 나는 내 몸에서 삐걱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나사가 헐거워졌구나. 조금씩 느슨해지는 중이로구나. 머잖아 남김없이 해체되겠구나. 가끔씩 몸 여기저기가 아플 때면 아직 살아 있는 중, 이라는 사실을 어색하게 깨닫는다. 그리고 삶 너머에 도사린 어떤 수렁 혹은 어둠의 경지를 그 한없이 신비로운 무엇을 아득히 실감하기도 한다. 일상 가운데 가장 경건해지는 시간이 있다면 바로 그 무렵이다. ---「작가의 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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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를 넘어서기 위한 뉴에이지의 한 실험
『왼쪽 손목이 시릴 때』가 획득한 최대의 미덕은 인간의 근본 문제들을 다루면서도 고루한 해설과 직설적인 자기 주장에 빠지지 않고, 젊고 발랄한 시선으로 새로운 해석들을 슬며시 내비치고 있다는 점이다. 자칫 무겁고 지루할 수도 있는 주제들이 한 청년작가의 눈을 통해 때로는 희화화되고, 때로는 의도적으로 왜곡되면서, 마치 한 편의 거대한 만화경을 보는 듯한 기이한 경험 속으로 우리를 끌어들인다. 그 만화경 속에서 현실과 비현실의 구분은 별 의미가 없어지고, 과거와 미래는 같은 선상에서 뒤섞인다.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사랑과 증오가 얼마나 가까운 것인지, 삶과 죽음이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를 새삼 깨닫고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왼쪽 손목이 시릴 때』는 실험과 새로움이 증발한 우리 문학이 오랜만에 만나는 즐거운 유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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