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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1. 생태적 사유의 발상지 콩코드의 월든 호수 2. 남북전쟁의 도화선 섬터 요새 * Focus : 남북전쟁과 『톰 아저씨의 오두막』 3. 링컨의 신화 워싱턴, 스프링필드, 게티즈버그 4. 인디언 부족 침탈의 현장 운디드니에서 러시모어까지 * Focus : 성난말 기념상 5. 미국 국립공원의 발상지 요세미티 * Focus : 대륙횡단철도의 개통과 미국 사회의 변화 6. 제국주의의 희생양 하와이 왕국 * Focus : 훌라 춤 7. 하늘의 정복 노스캐롤라이나의 키티호크 * Focus : 찰스 린드버그의 대서양 횡단비행 8. 현대 건축의 상징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폴링워터 * Focus : 라이트와 헤밍웨이 9. 비트문학 운동의 요람 샌프란시스코 * Focus : 1960년대의 히피 혁명 10. 가나안을 향한 대장정 흑인 저항 운동의 산실을 찾아서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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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태적 사유의 발상지, 월든 호수
철도로 표상되는 기술 문명의 도래에 대한 『월든』의 반응은 일찍부터 주목되었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목가적 삶을 흔들어놓은 기계에 대한 불안감과 그것이 표상하는 기술문명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의 교차로 특징지을 수 있다. 다시 말해 그것은 자연 속의 단순 소박하고 조화로운 삶에 대한 동경만도 아니고 기술문명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것만도 아닌 복합적인 감정이다. 일찍이 문학사가 리오 맑스는 숲 속의 고요함을 깨뜨리는 기차의 기적 소리에 대한 소로우, 호손, 에머슨 등의 반응을 자세히 검토하고, 정원과 기계의 갈등이 빚어낸 이런 모순의 감정이 산업화된 미국 사회의 심층적 체험을 이룬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 이는 환경 위기가 날로 심각해지는 오늘에 와서 더욱 절실한 진단으로 들린다. ---p.43 2. 남북전쟁의 도화선, 섬터요새 섬터로 가는 뱃길은 크리스마스 다음 날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붐볐다. 정년을 넘긴 듯한 노부부,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눈에 띈다. 이따금 긴 부리의 펠리컨 새들이 내려앉으며 흰 포말을 그리는 것을 제외하면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다. 여기저기 떠 있는 부표에 갈매기들이 한가로이 앉아 지나는 배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유람선 위에서 찰스턴 항을 뒤돌아보니 이곳이 뛰어난 입지 조건을 갖춘 양항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우측으로는 제임스 섬이, 좌측으로는 포의 유명한 「황금충The Golden---Bug」의 무대이기도 한 설리반 섬이 마치 벌려진 뱀의 입처럼 항구를 옹위하여 대서양의 거친 파도를 막아주고 있다. 이런 천혜의 지리적 조건으로 오늘날 찰스턴은 대서양 연안에서 뉴욕 다음으로 그리고 미국 전체로는 네 번째로 하역량이 많은 항구이다. 섬터 요새는 이처럼 중요한 남부의 관문인 찰스턴 항의 방위를 위하여 만 입구의 한가운데에 축조된 인공의 섬이다. ---p.55 4. 인디언 부족 침탈의 현장, 운디드니에서 러시모어까지 러시모어 산을 포함한 이곳 블랙힐스 지역은 수우 부족에게 오랫동안 성지로 숭앙된 곳이다. 중부 대평원에 우뚝 솟은 이 산간지대는 장엄한 산세를 자랑하고 풍광 또한 빼어난 곳이다. 인디언들은 이곳을 세계의 중심이자 위대한 정령의 거소로 간주하고 이곳에서 신의 가호를 빌고 기도를 드리는 의식을 거행해왔었다. 인디언 추장들은 부족에게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여기를 찾아와 기도를 드리면서 난경을 헤쳐 나갈 비전을 얻곤 했다. 러시모어 대통령 조각상은 이처럼 인디언들이 성지로 여기는 곳의 심장부에 세워져 있는 것이다. 보글럼은 이를 몰랐던 것인가? 물론 아니다. 그가 이곳을 대통령 두상 건립 장소로 선택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것이었다. 보글럼의 의도는 제퍼슨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평가를 통해 엿볼 수 있다. ---p.149 6. 제국주의의 희생양, 하와이 왕국 이올라니 궁의 지하층에 자리한 부엌과 집사의 집무실까지 구경하고 밖으로 나오니 그 사이 구름이 걷히고 햇살이 화사하다. 왕궁 뜰의 거대한 반얀 나무가 눈길을 잡아끈다. 코끼리의 피부처럼 잿빛인 커다란 몸체와 그로부터 뻗어 나온 가지들의 마디마디에서 아래로 늘어진 또 다른 가지들이 대지에 뿌리를 내리면서 스스로 또 다른 몸체를 유령처럼 만들고 있다. 가지가 뿌리가 되어 무한히 증식해가기 때문에 원산지인 인도에서 반얀 나무는 영생의 상징이다. 반얀 나무를 왕궁의 뜰에 심었던 사람들 역시 그런 바람을 가졌을 것이다. ---p.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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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문화유산 답사기」 의 신천지를 개척한 명저!
‘미국학’의 권위자 서울대 신문수 교수가 들려주는 미국 문화역사이야기 이 책의 일부는 2006년 1월부터 월간 『신동아』에 「미국문화원류탐험기」이란 제목으로 1년 반 동안 연재되었다. 저자는 연재를 거치면서 생각을 더욱 가다듬고 글의 호흡을 조절하며, 특히 독자들의 반응을 통해 미국문화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기대 지평을 헤아려 내용을 보충하고 발전시켜 2권의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서울대에서 미국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여전히 가깝고도 먼 나라, 친숙한 듯하면서도 낯선 사회인 미국을 제대로 알리고, 더 나아가 미국문화 전반을 보다 깊게 이해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길 기대한다. 저자는 또한 우리 현대사에서 그 어떤 나라보다도 중요한 파트너였고 교류가 빈번한 나라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미국사회와 미국문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바로 서야 하며, 그렇기에 더욱 우리는 미국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려는 노력을 더 한층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의 역사와 문화를 다루는 책들은 부지기수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른 책들과 다르게 저자가 현장을 탐방하며 미국사의 이정표적 사건이나 중요한 문화유산의 현장을 찾아보고 그 역사적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며 역사의 자취를 더듬어가는 여정은 독자로 하여금 책 속에 묻혀 있던 사건이나 상황을 생생한 현실로 추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피상적으로 장소를 방문하는 여행이 아닌, 마음을 열고 장소가 들려주는 옛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거대한 대륙의 역사 이면에 가려진 인디언의 눈물, 하와이 왕궁의 몰락, 흑인노예의 절규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미국사의 이정표적 사건이나 중요한 문화유산의 현장을 찾아보고 그 역사적 의미를 새롭게 되새겨 보고자 하는 노력의 소산이다. 역사의 자취를 더듬어가는 여정은 책 속에 묻혀 있던 사건이나 상황을 생생한 현실로 추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현장 탐방은 이른바 ‘장소의 정령’을 매개로 역사와 문화의 내밀한 숨결을 호흡함으로써 그 이해의 심화에 이르는 한 방편인 것이다. 과거가 살아 숨 쉬는 역사의 현장에서 나는 역사적 상상력이 자발적으로 발동되는 흔치 않은 즐거움을 맛보곤 했다. 달리 말해 그것은 서책에 갇혀 있던 지식이 보다 큰 비전이나 어떤 깨달음으로 변모되는 경험이다. 여기에 실린 대부분의 글들은 그런 희열의 기록이기도 하다. 역사의 현장을 되돌아보는 것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노상의 여정이다. 책의 제목은 이런 뜻에서 붙여진 것이지만, ‘노상에서’란 말은 또한 지극히 미국적인 삶의 방식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하다. 이민자의 나라이자 서부 개척을 중요한 역사적 체험으로 간직하고 있는 미국사회에서 공간적 이동 혹은 사회적 변전은 삶의 자연스런 리듬이었다. 비트문학 운동의 대변자 잭 케루악의 대표작 『노상에서』는 미국인에게 내면화되어 있는 이런 노마드적 정서를 드라마틱하게 표출한 것이다. 이 책에서도 다루었지만 서부로 가는 여로의 한 종착지인 샌프란시스코에서 태동한 비트문학 운동의 주역들 대부분이 동부 출신이라는 사실은 이동, 변화, 사회적 동요를 특징으로 하는 미국문화의 한 단면을 새삼스럽게 상기시킨다. 문화의 내밀한 숨결을 느껴보고자 하는 발로에서 시작된 탐방은 처음에는 주어진 여정의 편의에 따라 산발적으로 이루어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그것에 통시적 질서를 부여하여 미흡한 대로 미국문화에 대한 어떤 전체상을 그려보고픈 욕심을 갖게 되었다. 그 결과 탐방은 어느 시점부터는 그 전체상을 구체화하고 결락을 메우는 기획의 틀 속에서 진행되었다. 그리하여 목차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탐방의 발길은 영국인들이 신대륙에 발을 내딛기 시작한 초창기 식민지 시대부터 현금에 이르기까지 미국문화 전반을 관통하는 역사적 흐름을 좇는 것이 되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멋진 신세계의 꿈’이라고 이름붙인 제1권은 월터 롤리의 로어노크 식민지 건설에서부터 남북전쟁 이전까지, ‘팍스 아메리카나로의 길’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제2권은 남북전쟁 무렵부터 20세기 후반 민권운동 시대까지의 중요한 역사적 체험을 각각 다루고 있다. 탐방이 이런 틀을 갖추게 된 데에는 매년 담당하여 가르치고 있는 ‘미국문화와 미국문학의 이해’라는 과목도 한몫을 했다. 한 학기 동안 미국문학을 개관하고 곁들여 미국문화 전반을 조감해야 하기 때문에 강의는 늘 시간에 쫓겼다. 선별하여 읽는 텍스트의 역사적 맥락을 포괄적으로 설명해주고 텍스트와 텍스트 사이의 틈을 메워주는 것이 필요했지만 그것을 대신해줄 적절한 책을 찾기 어려웠다. 이 책이 그런 필요성을 충족시켜주고 더 나아가 미국문화 전반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길 기대한다. 문화는, 특히 외국문화는, 어떤 정서적 느낌 속에서 가까이 다가오는 법이다. 옛 선현은 “마음이 실리지 않으면 보되 보이는 것이 없고 듣되 들리는 것이 없다”(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고 썼다. 많은 사람들이 외국 여행을 다녀오지만, 대부분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곧 여행지에 대한 인상이 흐려지고 마는 것도 그것에 대한 내적 공감을 가질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단순한 관찰만으로 그런 내적 울림을 기대할 수는 없다. 문화의 이해도 마음을 여는 공부가 필요하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이 책이 미국문화에 대한 그런 안내서가 되었으면 한다. 권말에 참고문헌을 덧붙인 것도 이 책이 그런 공감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이다. 학생들을 통해 새삼 확인하는 것은 미국은 여전히 가깝고도 먼 나라이며 친숙한 듯하면서도 낯선 사회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사회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한미동맹이 표상하는 정치적 관계나 할리우드 식 대중문화의 프리즘으로 굴절된 피상적인 차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미국이 우리 현대사에서 그 어떤 나라보다도 중요한 파트너였고 일반의 교류가 빈번한 나라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놀랄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미국사회와 미국문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피상적인 데는 우리의 책임만이 아닌 면도 물론 있다. 우선 나라의 크기나 사회문화적 다양성이 손쉬운 일반화를 거부한다. 근래에는 좀 달라졌지만 미국은 또한 그 역사의 이면을, 수탈과 살육으로 얼룩진 부끄러운 기억을 지우고 은폐하는 데 힘써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아니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미국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려는 노력을 더 한층 기울일 필요가 있다. 새삼스러운 말이지만 지구촌이 하나로 연결된 오늘날 지리적으로나 교류의 차원에서 우리와 가까운 나라일수록 또 다른 측면에서는 우리와 치열한 경쟁자이기 십상이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근래에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의 위상이 흔들리는 듯이 보이기도 하지만, 21세기 역시 ‘미국의 세기’가 될 전망을 부정하기 어렵다. 싫든 좋든 미국과의 지속적인 교류, 협력, 그리고 경쟁 속에서 우리의 미래를 꾸려나갈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이 점에서 미국사회와 미국문화에 대한 심층적 이해는 지적 호기심의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생존과 국익을 위해서 긴요한 일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바라건대 이 책이 미국을 제대로 아는 데 지렛대 역할을 하였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