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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여는 말 : 슬기롭고 즐겁게 쓰는 우리말
1. 마을에서 노래하는 말 골목꽃·골목놀이·마실·마을돈·마을신문·어귀 2. 집이 모여 이웃이 손잡는 말 동무집·두레·모둠집·석 간·숲집·쪽마루·하늘바라기집 3. 가게에서 사이좋게 나누는 말 길장사·닷새마당·에누리·우수리·이웃가게·저자·흥정 4. 잔치로 환하게 어우러지는 말 겨울잔치·곰국·국·누리잔치·예순잔치·잔칫밥·큰잔치 5. 모임을 이루어 넉넉한 말 갈무리·노래모임·동아리·두레누리·사랑모임·어깨나라 6. 배움님이 되어 나누는 따뜻한 말 글쓰기·또래·배움동무·배움바라지·배움책 7. 쉬다 보니 기운이 샘솟는 말 겨를·깁다·느린밥·느린배움·말미·버스터·쉬는차 8. 책으로 이야기꽃 피우는 말 삶말·숲책·오늘이야기·책손질·책쓰기·책찻집 9. 누리마다 고이 퍼지는 말 골·별내·사랑누리·온둥이·울·잘·즈믄·한가람·해누리 10. 그림으로 날아오르는 말 권정생 집·그림터·동화나라·부산책누리·살림그림·한글집 11. 이음고리가 되어 살가운 말 누리그물·누리글·누리날개·누리놀이·누리님·셈틀·열린터·풀그림 12. 탈것을 누리며 마실하는 말 널방아·부름차·쇠돈·아기수레·왼돌이·이음목·타는곳·하늘길 13. 이름마다 서린 그윽한 말 만들다·빚다·손질·짓다·일컫다 14. 믿음을 보듬는 말 넋·부뚜막할매·비손·서낭·신·얼·지킴이·한울 15. 사랑으로 살뜰히 쓰다듬는 말 그리다·다짐글·반하다·사랑·좋다·한사랑·홀리다 16. 살림을 알차게 건사하는 말 나라살림·반짇고리·살림꽃·세간·옷밥집·장이·쟁이·즐김이 17. 텃밭에서 꿈꾸는 말 그릇밭·나눔밥·마음밭·봄걷이·터·텃새·한마당 18. 길을 거닐며 떠올리는 말 거님길·길바늘·길벗·길손집·느린걸음·징검돌 19. 어른으로 자라는 옹근 말 다소곳하다·셈·약돌이·애늙은이·오롯하다·옹글다·철·철모름쟁이 20. 책상맡에서 생각에 잠기는 말 걸음쇠·네글벗·모둠상·앉은뱅이책상·연필주머니·책상물림·책시렁 21. 놀이터에서 뛰어오르는 말 공놀이터·깍두기·깨끔발·소꿉·손바닥놀이터·추임새 22. 건널목에서 기다리는 말 두찻길·빗물닦이·빠른길·어린이길·오솔길·지름길·차둠터 23. 힘이 나는 놀라운 말 바람힘·별빛·손놀림·손힘·전기힘·햇볕힘 24. 곳마다 꽃으로 거듭나는 말 곳곳·새로짓기·숲정이·자투리땅·질그릇·처네·하늘숨 이야기를 마무르는 말 : 이야기꽃을 피우며 꿈꾸자 붙임말 1 : 책에 나온 낱말 뜻 헤아려 보기 붙임말 2 : 인터넷에서 쓰는 말 손질해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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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 운동이 퍼지면서 수수하거나 투박한 시골말이 차츰 밀려났고, 온갖 한자말이 불거졌어요. 학교를 드나드는 문 둘레는 “학교 어귀”이고, 아파트가 늘어선 커다란 마을(단지) 앞에 있는 상가는 “아파트 어귀”인데, ‘어귀’라는 말로 이러한 자리를 가리키는 사람은 요새 거의 없어요. 다들 그냥 “학교 앞”이나 “아파트 단지 입구(入口)”라고만 해요.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이 싱그러이 드나들면서 오붓하고 포근한 집을 가리켜 ‘보금자리’라고도 하는데, 보금자리는 새가 엮은 집을 가리키는 이름이랍니다. 들새나 멧새나 숲새나 물새가 오붓하게 지내는 자리처럼 사람도 삶자리를 오순도순 가꾸려는 마음으로 보금자리라는 이름을 새한테서 빌렸다고 할 만해요. ‘쉼터’는 “쉬는 곳”을 가리켜요. 배우는 곳은 ‘배움터’이고, 살림을 하는 곳은 ‘살림터’예요. 책이 있는 곳은 ‘책터’이고, 일하는 곳은 ‘일터’이지요. 버스가 서는 곳이라면 ‘버스터’가 될 테고, 기차가 서는 곳이라면 ‘기차터’가 되겠지요. 놀이를 즐기는 곳은 ‘놀이터’예요. 자동차나 버스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쉬기도 하지요? 이때에는 ‘고속도로 쉼터’에 머물면서 쉬어요. 햄버거나 피자를 파는 곳은 ‘패스트푸드’라고 해서 말만 하고 돈만 내면 몇 분이 안 걸려서 먹을거리가 척척 나와요. 영어인 ‘패스트푸드’는 한국말로는 ‘빠른밥’이에요. 그래서 이런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자는 뜻으로 ‘느린밥’을 찾는 물결이 일어요. 느리게 밥을 짓고, 느리게 밥을 먹으면서, 느리게 살림을 짓자는 물결이에요. 기차를 타는 곳은 ‘기차역·역’이라 하고, 배를 타는 곳은 ‘항구’라 하며, 버스를 타는 곳은 ‘터미널’이라고 해요. ‘정류소·정류장’이라는 말도 써요. 택시를 타는 곳에는 ‘택시타는곳’이란 이름이 흔히 붙습니다. 우리는 ‘정류소·정류장·승강장’을 ‘타는곳’으로 고쳐서 쓸 수 있어요. 기차를 타는 곳이라면 ‘기차타는곳’이면서 ‘기차터’라 할 만하고, 버스를 타는 곳이라면 ‘버스타는곳’이나 ‘버스터’라 할 만하지요. 배를 타는 곳은 예부터 ‘나루터’라 했어요. 비행기를 타는 ‘공항’에는 어떤 이름을 붙일 만할까요? 한번 슬기롭게 생각해 보셔요. 아직 힘이 여린 동무가 있으면 슬그머니 어느 자리에든 끼워서 함께 놀아요. 아직 여린 동무이니 굳이 술래를 시키지 않아요. 함께 있기만 해도 즐거워요. 함께 있기에 참으로 신나요. 어느 쪽에든 마음대로 드나들며 어우러지는 놀이동무를 두고 ‘깍두기’라고 하지요. 닭싸움을 하든 씨름을 하든, 깨끔발로 콩콩 뛰어다니든, 흙바닥에 오징어를 그리고 달리든, 또 흙바닥에서 조약돌을 손가락으로 튕기며 놀든, 깍두기 자리에 있는 아이는 같이 어울리면서 활짝 웃습니다. 자동차는 아직 기름을 넣어서 달려요. 앞으로는 기름이 아닌 햇볕이나 전기로 달리는 자동차가 나올 테니, 그때는 ‘햇볕차’나 ‘전기차’라는 새 이름이 태어나겠지요. 그리고 크기로 따져서 ‘큰차·작은차’가 있어요. 사람을 아늑하게 태우는 ‘사람차(승용차)’하고, 짐을 넉넉히 싣는 ‘짐차(화물차)’가 있고요. 곳곳에서 저마다 다른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살림을 지으면서 즐겁게 삶터를 가꿉니다. 나라마다 나라말이 있고, 고장마다 고장말이 있으며, 마을마다 마을말이 있고, 집마다 집말이 있어요. 곳마다 말이 달라요. ‘곳말’이라고 할까요?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