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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잼을 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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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히라마쓰 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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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ko Hiramatsu,ひらまつ ようこ,平松 洋子

맛과 사람을 잇는 작가. 식문화와 라이프스타일, 문학과 예술을 테마로 폭넓게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유명 레스토랑 음식에 별점을 매기는 일보다는 퇴근 후 서둘러 집에 돌아가 해 먹는 밥 한 끼의 매력, 도시 변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매일의 음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소하지만 하루의 위안이 되는 먹을거리에 대한 그녀의 관심은 그 음식을 만드는 부엌과 도구로 이어진다. 좋은 물건을 찾아내는 탁월한 눈과 평범한 것에도 적절한 쓰임새를 부여하는 손길로 그녀는 평범한 물건도 가지고 싶은 아이템으로 바꿔 놓는다.《어른의 맛》 《한밤중에 잼을 졸이다》《바쁜 날에도 배는 고프다》《혼자
맛과 사람을 잇는 작가. 식문화와 라이프스타일, 문학과 예술을 테마로 폭넓게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유명 레스토랑 음식에 별점을 매기는 일보다는 퇴근 후 서둘러 집에 돌아가 해 먹는 밥 한 끼의 매력, 도시 변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매일의 음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소하지만 하루의 위안이 되는 먹을거리에 대한 그녀의 관심은 그 음식을 만드는 부엌과 도구로 이어진다. 좋은 물건을 찾아내는 탁월한 눈과 평범한 것에도 적절한 쓰임새를 부여하는 손길로 그녀는 평범한 물건도 가지고 싶은 아이템으로 바꿔 놓는다.《어른의 맛》 《한밤중에 잼을 졸이다》《바쁜 날에도 배는 고프다》《혼자서도 잘 먹었습니다》《일본 맛집 산책》《근육과 지방, 몸의 목소리를 듣다》 등 맛에 대한 에세이를 다수 썼고 그중 《산다는 건 잘 먹는다는 것》은 소설가 야마다 에이미가 심사위원을 맡은 제16회 분카무라 되마고 문학상을 수상했다. 문학성 짙은 글쓰기는 탄탄한 독서 이력이 밑거름이 되었다. 독서 에세이《야만적인 독서》로 제28회 고단샤 에세이상을 수상했고, 소설가 오가와 요코와 공동 집필한 《요코 씨의 책장》으로 애서가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히라마쓰 요코는 《나의 부엌》에서 욕심내어 고르고 고른 냄비, 세계 여러 도시를 헤매며 손에 넣은 그릇 그리고 그렇게 찾은 물건의 새로운 면면을 소개한다. 뿌듯하면서도 애틋한 감정이 넘치는 그 소개를 읽다 보면 물건을 길들이는 즐거움과 나에게 좋은 물건을 쓰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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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이영희
연세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일본 게이오대에서 한일 관계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중앙SUNDAY』 S매거진 문화부 기자로 일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어쩌다 어른』 『징글맞은 연애와 그 후의 일상』(공저)이 있고, 옮긴 책으로 『그렇지 않다면 석양이 이토록 아름다울 리 없다』 『걷는 듯 천천히』가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7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98g | 145*204*20mm
ISBN13
9788955619355

책 속으로

먹고 싶을 때 먹는 게 아니다. 매일 만드는 것이다. 당연한 사실에 전율했다. 만들지 않으면 먹을 수 없다.
---「이런 것을 먹어 왔다」중에서

일상을 바꾸는 그릇이 있다. 난 그것을 옻그릇으로부터 배웠다.
---「옻그릇과 이별하다, 만나다」중에서

혼자 마시는 술은 자신이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시간 보내는 법을 터득해 가는 길이기도 하다.
---「한잔하고 싶은 날」중에서

넘어서는 안 될 선은 어떤 음식에도 있지만, 과일의 경우 유독 무너져 버린 단맛에 끔찍한 기분을 맛본다. 고기나 생선, 야채 때와는 미묘하게 다른, 순수한 것을 짓밟아 진흙으로 더럽힌 것 같은 씁쓸한 뒷맛, 죄책감. (……) 그런데 좋은 방법이 있었다. 잼을 만드는 것이다. 피차 가장 행복한 때, 냄비 속에서 시간을 멈추게 한다. 그러면 불쌍해지지도 부패하거나 먹지 못하게 되지도 않는다.
---「한밤중에 잼을 졸이다」중에서

맛국물이란 도대체 뭘까. 물에 우러난 맛과 향이다. 맛국물은 재료가 갖지 못한 맛을 더하고 보완해 풍부한 맛을 만든다. 이것이 맛국물의 역할이다.
---「나의 맛국물 이야기」중에서

소금이 정해지면 맛도 결정된다. 요리의 맛을 딱 결정하는 큰 바탕은 간장의 양도 불을 쓰는 방식도 아니다. 우선은 소금의 양, 즉 소금 간이다.
---「딱 맞는 소금 간」중에서

“이왕 짓는 거면 맛있는 편이 좋지, 역시나.”
---「맛있는 밥을 짓고 싶어」중에서

섞은 맛. 이것이 한국 요리의 진면목이다. (……) 일단 그릇에 보기 좋게 담아 놓아도 그러고 나서 말도 안 되게 섞어 버린다. 그런데 한입만 떠먹어 보면 거기엔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맛이 생성돼 있다. 섞어야 맛볼 수 있는 맛의 깊이에 빠지면, 그림처럼 아름다운 일본의 흩뿌림초밥마저 석석 섞어 먹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기 힘들다.
---「손으로 만든다 : 한국의 맛」중에서

여행지에서 뜻밖의 진미와 조우했을 때만큼 흥분되는 순간은 없다.
멀리 오지 않으면 결코 만나지 못하는 맛이 있다.
---「여행 일기 : 한국의 밥
“차 한잔해요.” 이 말을 입에 담는 것도, 누군가 이렇게 말을 걸어 주는 것도 굉장히 좋아한다. 기다렸어요. 뭐랄까 그 순간, 정답을 맞힌 듯한 분위기로 뿅 하고 바뀌잖아요. 하릴없이 빈둥대는 것처럼 흘러가던 일상의 무대가 확 달라지는 것이다.
---「차 한잔해요」중에서

더위가 한창인 그런 날은 역시 카레로 결정한다. (……) 매운맛 속에서 여러 가지 맛이 복잡하게 터져 나오는 그 순간을 생각하면 흥분이 끓어오른다. 맥주를 차게 준비해 놔야지. 카레를 만들어야지. 여름 카레로 기력을 북돋운다.
---「여름은 역시 카레입니다」중에서

장마철쯤부터 조금씩 면을 삶는 날이 늘어난다. 복날 즈음에는 아주 열심히 후루룩거리고 싶다. 장어로 기력을 찾고 한편으로는 면을 산뜻하게 후룩후룩. 여름이 되면 역시 면이다.
---「면을 후룩후룩」중에서

삶아도 안 된다. 볶아도 구워도 안 된다. 다른 조리법으로는 어떻게 해도 그렇게 진한 육즙이 살아 있는 맛을 낼 수가 없다. 복잡한 맛을 접시 위에 그대로 농축시키려면 결국 찌는 방법밖에 없다. 그렇다. 찌지 않으면 만들어지지 않고 맛볼 수도 없는 어떤 맛이 확실히 존재한다.
---「찜 요리의 달인이 되고 싶다」중에서

그토록 맹렬히 피어오르던 숯불도 때가 되면 급속히 식어 천천히 그 끝을 맞이한다. 푸스슥 푸스슥 쓸 곳 없는 하얀 재로 바뀌며 흙풍로 속에서 떨리는 숯의 마지막 모습은, 일 하나가 끝났다는 안도감보다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직전의 애석함이 느껴져 가슴 아프다.
---「숯불을 피우다」중에서

사람은 먹고 싶을 때가 있는 것처럼 먹고 싶지 않을 때도 있다. 먹지 않으면 힘이 나지 않으니 먹고 싶지 않다는 건 힘을 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럴 때 ‘힘내라, 힘내라’ 등을 떠미는 것은 더욱 괴롭다. 동물은 컨디션이 나쁠 때 그냥 누워서 몸을 둥글게 말고 상처를 치유하며 조용히 회복을 기다린다. 인간도 똑같다. 먹는 데 신경도 에너지도 쓰지 않으면서 컨디션을 회복할 수도 있지 않을까.
---「오늘은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아」중에서

혼자 먹는 맛을 알고 나면 누군가와 함께 먹을 때의 맛은 그만큼 깊어지고 고마워진다.

---「혼자 먹는다, 누군가와 먹는다」중에서

출판사 리뷰

히라마쓰 요코가 다져 온 맛의 영토
나의 냄비, 세상의 냄비 속을 들여다보며
맛에 대한 감각을 단련하다


“스스로 밥을 짓자. 스위치에 맡기지 않고, 불을 조절해 맛을 만들어 가면서 따끈따끈하게 밥을 짓고 싶다. 그런 단호한 생각이 들었다.”
―‘맛있는 밥을 짓고 싶어’에서

히라마쓰 요코가 맛에 대한 감각의 영토를 다지기 위해 움직인 행동반경은 꽤 넓다. 이 책을 읽는 소소한 재미 중 하나는 일본 각지는 물론이고 한국, 태국,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음식에 대한 정보가 생생하고 충실하다는 것이다. 그가 자신의 부엌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부엌을 찾아다니며 들여다본 풍경을 보고 있으면, 마치 음식에 관한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감상한 기분이 든다. 그의 맛 탐험가로서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나는 측면이다. 이렇게 발로 뛰며 체득한 맛이기에 그의 문체에서는 섬세함과 뚝심이 느껴진다.

그는 한국을 삼십 년 가까이 드나들며 서른 번이 넘은 시점에서는 세는 걸 아예 그만 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유독 한국 맛의 정체와 특징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 주는 부분에서 무릎을 치게 된다.(‘손으로 만든다 : 한국의 맛’ ‘여행 일기 : 한국의 밥’) 돌솥비빔밥, 비빔냉면, 회덮밥, 쌈밥, 김밥 등을 먹으며 “섞은 맛. 이것이 한국 요리의 진면목”이라는 점을 간파한다. 비비고 섞는 맛의 포인트가 어디서 유래했을까를 고민하다가 한국의 전통적인 숟가락을 고찰하기도 한다. 제주도(성게국?자리물회?오분자기구이?옥돔구이?꿩샤브샤브), 목포(산낙지?홍어회), 해남(떡갈비)에 가면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알고 있고, 냉면은 여름이 아니라 휘몰아치는 찬바람 소리를 들으며 따뜻한 온돌방에서 먹어야 제맛이라는 것까지 알고 있다.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맛에 대한 정보력과 포용력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맛의 근간을 쥐고 있는 맛국물과 소금 그리고 밥 짓기에 관한 기록도 별미다.

먼저 맛국물부터. 가쓰오부시, 다시마를 우린 맛국물은 물론이고 오키나와 소바의 돼지고기 육수, 닭뼈와 말린 가자미를 우린 홍콩 완탕면 가게의 국물, 베트남 호치민에서 새벽 5시부터 대성황을 이루는 쌀국수집 국물 등 그 맛의 비밀이 뭘까 싶어 냄비 속을 살펴본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어느 독신 할머니 집에서는 통조림 올리브가 국물을 내는 데 뛰어난 식재료라는 것도 알게 된다.

이 책에서는 염전의 풍경도 만난다. 히라마쓰 요코는 자신의 부엌을 책임지고 있는 천일염 제조 현장을 방문하여 한여름 새벽, 아직 온기를 머금은 소금 낱알 하나를 맛보기까지 생생한 과정을 그대로 전달한다. 맛있는 밥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진 시점에 전기밥솥을 버리고 불 조절과 씨름해 가며 십 년간 벌인 밥 짓기 소동 에피소드도 곱씹을수록 맛있다.

먹는다는 것에 대한 각성이 집요해질수록
또렷해지는 인생의 맛


“잼은 새벽의 고요함 속에서 졸인다. 세상이 완전히 어둠에 싸여 소리를 잃은 밤 살짝 씻어 꼭지를 딴 딸기를 통째로 작은 냄비에 넣고 설탕과 함께 끓인다. 그것뿐이다. 그러면 밤의 정적 속에 감미로운 향기가 섞이기 시작한다. 어둠과 침묵 속에서 천천히 누그러지는 과실을 독차지한 행복감으로 벅찬 기분이 든다.”
―‘한밤중에 잼을 졸이다’에서

사실 히라마쓰 요코는 ‘찐 맛’을 제대로 즐기고자 전기밥솥을 버리기 전에 이미 전자레인지도 버렸다. 신발장 속 놀라운 탈취제 숯을 보면서 문득 숯불을 피워 봐야겠다 싶어 흙풍로를 사서 ‘불 맛’을 즐기기도 한다. 히라마쓰 요코에게는 먹고 싶지 않은 기분도 하나의 맛이고, 혼자 먹는 것도 함께 먹는 것도 하나의 감각으로서의 맛이다. 차 한잔의 여유도, 계절 변화에 맘껏 취하는 것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맛이다.

그는 잠이 오지 않는 밤 소박한 안주를 만들어 혼자 술 한잔하며 자신이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시간 보내는 법을 터득하고, 아끼던 옻그릇이 박살났을 때 사람과 마찬가지로 물건과도 헤어지는 방법이라는 게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뿐인가. 과일을 맛있게 먹는 타이밍에 대한 감각과 경험을 들려주며 잼을 만드는 것 또한 과일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임을 일러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단순히 음식 이야기가 아니라 먹는다는 것에 대한 각성이 집요한 사람이 살아 온 경험을 공유하고 공감한 기분이 든다. 히라마쓰 요코의 글이 담고 있는 맛과 인생에 대한 충실한 감각 때문이다. 그가 자기만의 맛을 찾아 부엌에서 생각하고, 때로는 세계 곳곳을 직접 발로 뛰어 채록한 그 맛이 그대로 그 사람 인생에 녹아들어 진한 향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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