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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옮긴이의 글_예측은 가능할까?

서문_예측에 얽힌 과학과 사회학
폭풍우의 해부-천재인가 인재인가
미래를 지도에 담기-날씨, 건강, 부는 예측 가능한가
나비를 비난하지 말라-예측과학에 숨은 사회학
예측여행을 위한 오리엔테이션

제1부 과거(PAST)

제1장 돌팔매질과 화살-예측의 시작
가이아-최초의 예언가
피타고라스, 아폴론의 화살을 얻다
수(數)-최고의 예지도구
신성한 오른쪽의 기원
우주의 조화=천구의 음악
아카데미아-플라톤학파의 요람
수리생물학의 탄생
제1차 그리스 원 모형
아리스토텔레스-세계의 스승
제2차 그리스 원 모형
점성술-하늘에서 땅의 미래를 읽다

제2장 빛이 있으라-튀코 브라헤와 예측모형의 아버지들
중세의 어둠을 지나-다빈치와 코페르니쿠스
튀코 브라헤-최고의 육안 관측가
케플러-우주의 비밀에 한발 다가선 이론가
타원궤도라는 ‘애통한’ 발견
예측 가능한 것은 오직 행성뿐
갈릴레이-운동과 변화를 찬양한 혁명가
시간제 과학자 뉴턴, 운동법칙을 정립하다
미적분법-수학적 예측도구의 탄생
데카르트-인류에게 좌표를 선사하다

제3장 나누고 정복하라-결정론적 과학의 복음
과학, 일직선으로 행군하다
다윈, 맬서스, 애덤 스미스-선택과 조절의 메커니즘을 탐구하다
산업혁명과 과학혁명-시간을 금으로 만드는 연금술
혼돈-질서정연한 세계에 태클을 걸다
아인슈타인-결정론적 과학의 호흡기를 떼다
자유의지와 예측 가능성
복잡계-아폴론의 화살을 부러뜨리다
예측 가능한 할리우드 공식과 이별하기

제2부 현재(PRESENT)

제4장 나비와 허리케인-날씨 예측하기
기온, 기압, 습도의 관측가들
점성술로부터의 독립을 위한 분투
비에르크네스-날씨예보의 과학적 기초를 닦다
리처드슨-최초의 수치예보에 성공하다
GCM-날씨예측 모형의 탄생
로렌츠-대기흐름의 혼돈적 특징을 발견하다
나비, 모든 예보오차의 주범이 되다
날씨예보-자본주의 사회의 막강한 신탁
사라지지 않는 오차
오차를 낳는 무수한 요인들
모형오차가 예보에 미치는 영향
랜덤워크-날씨는 갈짓자로 나아간다
예측모형을 보호하라
새로운 출발-지구계의 복잡성 존중하기

제5장 유전자 안에 있다-건강 예측하기
골턴-천성이 양육에 우선한다
정규분포의 우생학적 함정
멘델-완두콩에서 유전법칙을 발견하다
이기적 유전자의 중심원리
인간유전체계획으로 밝혀진 뜻밖의 진실
유전검사의 딜레마
다시, 천성인가 양육인가
자료냐 모형이냐
일반세포모형 따위는 없다
모형화를 어렵게 만드는 복합요인들
끝없이 이어지는 세포들의 상호작용
예측 불가능성은 진화의 산물
유전정보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제6장 상승과 하락-경제 예측하기
버블의 탄생
회계의 함정
가치란 무엇인가
주식시장의 혼돈
무작위적이지만 효율적인 시장
지상의 모든 분석가들
세계자본모형 따위도 없다
냉정하고 합리적인 투자자?
검은 월요일과 프랙털
예측경제학, 복잡한 사회역학을 외면하다
위험평가 기법들의 위험성
수학모형이 시장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살아 있는 경제
날씨, 건강, 부-세 자매의 만남

제3부 미래(FUTURE)

제7장 큰 그림-날씨, 건강, 부는 어떻게 연관되는가
역사적 사례들-이스터 섬 대 티코피아 섬
과거-인류역사와 함께한 세 자매의 여정
현재-60억 소비자에게 봉사하는 세계
거품 속에서 살아가기
날씨-점점 따뜻해지는 지구
복잡한 되먹임 고리들
순환하는 물의 세계
점증하는 불확실성
종의 이주
부-점점 뜨거워지는 경제
건강-점점 끓어오르는 질병
우리는 모른다

제8장 처음으로 돌아가라-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이해하기
화산폭발과 지진해일의 해부
원인과 결과의 분석
극단적인 과학
주체 대 객체
자기조절하는 지구
의미심장한 이야기들
우리는 묻는다

제9장 수정구슬에 묻다-2100년의 우리 세계
2100년에 대한 예측
예고된 미래(비수학자들만을 위한)
소크라테스의 변명

부록주석
용어설명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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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

데이비드 오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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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한마디
우리의 경제체제부터 우리가 자연 및 자신의 신체와 맺는 관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은 초기 예측가들, 모형작성자들, 인가관계 추정의 대가들에게 깊은 영향을 받아왔다

David Orrell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 출생. 앨버타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예측모형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기예보가 자주 빗나가는 것은 혼돈(나비효과) 때문이 아니라 날씨예측 모형 자체의 오류 때문이며, 혼돈은 비교적 미미한 영향을 끼칠 뿐이라는 그의 연구결과가 '뉴 사이언티스트', '파이낸셜 타임스', BBC 라디오, ABC 라디오(호주), 내셔널퍼블릭 라디오 등에 소개되면서 대중적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혼돈효과를 걸러냄으로써 모형오류를 증명한 그의 연구는 기상학계에 대한 일종의 도발이었고, 이후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 경험을 계기로 예측과학 전반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 출생. 앨버타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예측모형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기예보가 자주 빗나가는 것은 혼돈(나비효과) 때문이 아니라 날씨예측 모형 자체의 오류 때문이며, 혼돈은 비교적 미미한 영향을 끼칠 뿐이라는 그의 연구결과가 '뉴 사이언티스트', '파이낸셜 타임스', BBC 라디오, ABC 라디오(호주), 내셔널퍼블릭 라디오 등에 소개되면서 대중적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혼돈효과를 걸러냄으로써 모형오류를 증명한 그의 연구는 기상학계에 대한 일종의 도발이었고, 이후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 경험을 계기로 예측과학 전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예측이 가장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그 영향력 또한 가장 큰 세 분야, 즉 날씨, 건강, 경제의 실질적인 예측 가능성을 파헤친 결과물이 그의 책《거의 모든 것의 미래》다. 현재 밴쿠버에 거주하면서 주로 대중과학 및 경제 분야의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동전의 이면The Other Side of the Coin》(부제 : The Emerging Vision of Economics and Our Place in The World), 《경제신화Economyths》(부제 : Ten Ways Economics Gets It Wrong), 환경문제를 다룬 묵시록적인 스릴러 소설 《가이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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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했고, 전문적인 과학 지식과 인문적 사유가 조화된 번역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 전문 번역가로 인정받고 있다. 케빈 켈리, 리처드 도킨스, 에드워드 윌슨, 리처드 포티, 제임스 왓슨 등 저명한 과학자의 대표작이 그의 손을 거쳐 갔다. 과학의 현재적 흐름을 발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과학 전문 저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바스커빌가의 개와 추리 좀 하는 친구들』, 『청소년을 위한 지구 온난화 논쟁』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인에비터블, 미래의 정체』, 『제2의 기계 시대』, 『인간 본성에 대하여』,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늦깎이
서울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했고, 전문적인 과학 지식과 인문적 사유가 조화된 번역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 전문 번역가로 인정받고 있다. 케빈 켈리, 리처드 도킨스, 에드워드 윌슨, 리처드 포티, 제임스 왓슨 등 저명한 과학자의 대표작이 그의 손을 거쳐 갔다. 과학의 현재적 흐름을 발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과학 전문 저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바스커빌가의 개와 추리 좀 하는 친구들』, 『청소년을 위한 지구 온난화 논쟁』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인에비터블, 미래의 정체』, 『제2의 기계 시대』, 『인간 본성에 대하여』,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등이 있다. 『만들어진 신』으로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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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1월 29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540쪽 | 827g | 145*215*35mm
ISBN13
9788901115030

책 속으로

앞으로 50~100년은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며, 우리에게는 지침서가 필요하다. 여러 방식으로 과학은 우리를 현재와 같은 곤경에 빠뜨렸다. 그런데 여기서 빠져나가도록 과학이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설령 과학이 세계가 정확히 어디로 나아가는지는 말해줄 수 없다고 할지라도, 우리의 장래 건강이나 주식시장의 흐름을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 않을까? 이런 질문들에 답하려면 과학자들이 어떤 식으로 예측을 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과학의 역사와 사회학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여느 복잡한 과정들이 그렇듯이 예측은 경로 의존성을 지닌다. 즉 우리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 p. 25

피타고라스학파에게 수는 단순한 예지도구가 아니었다. 그것은 인간의 이성을 자연의 활동과 통합하는 매개체였다. 각 수는 고유의 특성을 가진 일종의 신비한 실체였다. 이런 특성을 이해한다면 세계의 활동을 이해하고, 미래를 내다보고, 신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터였다. --- p. 51

뉴턴은 여러 선배 과학자들의 연구를 종합하여 일종의 유일교적 우주론을 만들어냈다. 사과에서 행성까지 모든 것이 하나의 법칙 집합을 통해 통합된다는 견해였다. 케플러는 행성들이 타원궤도를 돈다는 것을 발견했지만, 그것을 피타고라스 대칭성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았다. 뉴턴은 중요한 것은 운동의 모양이 아니라 그 밑에 깔린 역학임을 보여주었다. 궤도는 타원일 수 있지만, 법칙은 단순하고 명쾌하다. 그 결과 과학자들은 갑자기 임의로 쓸 수 있는 엄청난 예측능력을 지니게 된 듯했다. 별을 도는 행성의 운동이 단순한 방정식으로 표현된다면, 단지 숫자를 대입하는 것만으로도 미래의 어느 시점에 행성이 어느 위치에 있을지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이곳 지상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이 비슷한 원리에 따라 일어난다면, 그 역시 수학을 통해 모형화할 수 있을 터였다. --- pp.120-121

19세기 말에 과학 자체는 장엄한 세계관으로 진화하고 있었다. 그것은 종교에 맞선 일종의 세속적 신앙이었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그쪽으로 돌아서고 있었다. 그토록 오랜 세월 경외심과 수수께끼의 대상이자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자연은 이제 피고석에 앉혀져 심문당하고 낱낱이 파헤쳐지는 신세가 되었다. 자연법칙들은 다방면으로 응용되었다. 다윈의 진화론을 통해 과학은 자신의 창조신화도 갖추었다. 자연은 스스로 성장한 것이라고 말이다. 이로부터 자연을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비롯되었다. --- p. 137

어떤 존재가 자유의지를 가졌는지에 관한 우리의 인상은 그 행동이 예측 가능한지를 알아내는 정도에 달려 있을 때가 종종 있다. 어떤 계가 전적으로 예측 가능하거나 전적으로 무작위적이라면, 우리는 그것이 외부 힘에 따라 움직이는 수동적인 대상이라고 가정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양쪽 사이의 어딘가에서 작동하여 행동은 일종의 식별 가능한 패턴과 질서를 갖지만 그래도 예측하기가 어렵다면, 우리는 그것이 독자적으로 행동한다고 믿는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존재한다고 가정하는 자율성은 계의 복잡성을 알려주는 척도라고 할 수 있다. --- p. 154

진부하고 지나치게 공식에 충실한 영화처럼, 그러한 과학은 세계를 예측 가능한 대상으로 상상하고 제시한다. 삶의 수수께끼나 마법이나 놀라움 따위는 전혀 없다. 생물과 사물의 중요한 차이점은 예측 가능성이다. 우리는 돌을 차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안다. 하지만 벌을 찰싹 때리면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자연을 객관화함으로써 우리는 자연을 죽이고 탈신화화한다. --- p.163

최초의 기상 담당 부서는 1854년 영국에 설치되었다. 오늘날 기상청(Met. Office)이라고 불리는 이 부서의 첫 책임자는 로버트 피츠로이 제독이었다. 비글호의 선장으로 다윈을 태우고 전세계를 항해했던 바로 그 사람 말이다. 전직 선원이었던 그는 일기예보가 뱃사람들에게 폭풍우가 닥칠 것임을 미리 경고해줌으로써 생명을 구할 수 있음을 알아차렸다. --- p. 175

비행선과 비행기가 정규비행을 하게 되었다는 것은 관측자료가 향상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비행술, 장거리 포술, 독가스전 같은 새로운 군사기술들은 모두 날씨에 영향을 받았다. 기상학자들은 군사계획 입안자들이 갑자기 자신들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서로 다른 공기덩어리 사이의 경계를 뜻하는 ‘전선’이라는 말은 제1차 세계대전 때의 군사용어에서 나왔다. --- p. 178

혼돈현상은 1972년 로렌츠가 미국과학진흥협회에서 강연을 할 때 초기 조건의 민감성을 묘사하기 위해 ‘나비효과’라는 귀에 쏙 와 닿는 용어를 쓰면서 더욱 관심을 끌게 되었다. 1990년대 초 이 나비의 알은 과학자들의 정신 안에서 완전히 부화했다. 한 신문은 이놷 결론을 내리기까지 했다. “예보 오류는 주로 대기의 불안정성 때문에 빚어지는 오차(설령 초기 오차가 아주 작다고 할지라도)에서 비롯된다.” --- p. 195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날씨를 예측하는 우리의 그다지 경이롭지 않은 능력은, 이를테면 달에 사람을 보내거나 DNA를 발견하는 일에 비해 격이 떨어지는 듯 보인다. 날씨가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이해하는 쪽으로는 뿌듯해해도 될 만큼 엄청난 발전이 이루어진 것이 사실이지만, 연구 노력이 집중되고 컴퓨터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음에도 이러한 발전이 정확한 예측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아무튼 일기예보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과학의 위대한 성과 중 하나다. 지난 세기 초에 이룩할 수 있어 보였던 것과 오늘날 실제로 가능한 것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것은 과학자들의 자질이 아니라 문제의 복잡성을 반영한다. --- p. 223

기상학의 가장 큰 공헌은 아마도 폭풍우 같은 단기적인 현상에 경보를 발령하거나, 더 최근 들어 우리가 우발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듯한 기후계의 취약성을 경고해왔다는 점일 것이다. 대기과학자들은 종종 인류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의 위험을 지적하곤 했다. 누군가 나서서 오존층이나 대기 이산화탄소를 측정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오존층이 감소하고 대기 이산화탄소가 증가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을 것이고, 그에 관한 모형을 만든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면 지구에 그런 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거의 몰랐을 것이다. --- p. 225

키가 유전된다면 원리상으로는 수명, 지능, 범죄성향 같은 복잡한 형질도 그럴 수 있다. 골턴은 범죄자들의 사진들을 모은 후 그들의 외모에서 상관관계를 추출하기 위해 ‘지도와 기상의 기록에 자주 썼던’ 방법을 적용했다. 더 성공을 거둔 범죄대책 기술은 신원확인 수단인 지문채취였다. 그는 복잡한 소용돌이와 무늬로 이루어진 지문의 분류체계를 개발했고 그것은 오늘날까지 쓰이고 있다. 지문 자체는 기상도의 폭풍을 연상시킨다. 따라서 정체성도 대기와 똑같이 지도에 담고, 예측할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 pp. 238-239

DNA의 구조가 규명됨으로써 많은 수수께끼가 거의 한꺼번에 풀리는 듯했다. 그것은 유전정보가 어떻게 저장되고 유전되는지를 설명해주었다. 새로운 세포가 형성될 때 그것이 어떻게 복제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진화하는지도. 우리는 정보가 어떻게 단백질로 번역되며, 나아가 우리의 장래 건강을 어떻게 예측할 수 있는지도 배웠다. --- p. 244

특정 유전자가 복잡한 병의 원인이라는 통계에 기반을 둔 주장은 대개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점이 입증되어왔다. 생물학자 데이비드 무어는 “완벽하고 완전한 인간유전체 지도를 얻는다고 해도 우리는 한 인간에게 나타날 형질들(또는 질병들)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썼다. 지금까지 파킨슨병, 자살, 동성애의 유전자는 발견되었다가 즉시 파기되었다. 후속 실험을 통해 이야기가 더 복잡하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 pp. 259-260

복잡한 생물은 그런 식으로 진화했기 때문에 예측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다. 파스퇴르연구소의 생물학자 앙투안 당섕이 말하듯이, 생물의 흥미로운 특성은 “설령 우리가 그것의 결정론적 특징을 부정하지 않는다 해도 우리가 알 수 있는 지식으로 그 생물의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생명은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다루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예측 불가능한 존재가 되는 것뿐임을 발견한 물질과정일 뿐이다.” --- pp. 275-276

가치는 확고한 고유의 특성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변하는 유동적인 특성이다. 금괴의 가치는 무게가 아니라 금시장이 용인하는 정도에 따라 정해진다. 결국 가치는 시장의 복잡한 관계에 의존하는 사회적 과정 속에서, 즉 사람들을 통해 결정된다. 그것은 객관적이기보다는 주관적인 것, 고정되어 있기보다는 움직이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종종 가격 자체보다는 가격의 변화에 더 민감한 듯하다(유가가 솟구칠 때마다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라). --- p. 294

전반적으로 EMH는 경제이론을 일종의 논리적 토대 위에 올려놓은 듯했고, 경제학자들이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옵션가격을 매기고 위험을 정량화할 수 있게 해주었다. 자산의 온당한 가치를 예측하는 ‘모형’은 그저 시장이 정하는 가격이었고, 그것은 언제나 완벽했다. 설령 모든 투자자가 100퍼센트 합리적이지는 않다고 해도, 대량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기 위해 구축된 새로운 컴퓨터 시스템은 적어도 심리적 문제만큼은 전혀 없었다. 아마도 시장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위험을 포함시킬 수 있게 된 것은 이때가 처음일 것이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이 정통이론의 배경에 놓인 가정들이 합당하다고 보았다. 적어도 1987년 10월 19일까지는 말이다. --- p. 315

정통이론을 옹호하는 논거 하나는 그것이 시장이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을 제대로 예측한다는 것이다. 시장이 비합리?이라면 합리적인 투자자는 한결같이 시장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효율시장이 예측 불가능성을 의미하긴 해도, 그 역은 참이 아니다. 예측 불가능성이 논리적 평온함의 증거로 인용된다는 점은 사실 좀 기묘하다. --- p. 327

지역통합기후경제(RICE, Regional Integrated Climate-Economy) 모형을 이용하여 지구온난화의 총비용을 예측하고자 한 연구가 있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행동을 전혀 취하지 않는, 하던 대로 산다는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때의 비용은 4만 8,200억 달러였다. 한편 인류가 최상의 행동을 취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총비용은 4만 5,750억 달러라고 나왔다. 겨우 5퍼센트 절약되는 셈이었다. 곧 이 추정값이 다른 비슷한 모형들이 내놓은 결과들과 잘 들어맞는다는 이유로 그것을 신뢰할 수 있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 p. 379

인구가 꾸준히 상승추세를 탄 것은 산업혁명 이후부터다. 부유한 세계에 속한 우리는 지금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건강하게 오래 살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지구의 모든 이에게 영향을 끼치듯이, 지구적인 범유행병에서 벗어나 있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고도로 얽히고설킨 현대 사회와 경제에서는 더욱 그렇다. 질병은 보건담당기관이 미처 대응할 시간도 없이, 단 며칠 만에 전세계로 퍼질 수 있다. 그리고 황급히 검역을 비롯한 조치들을 취하다가는 무역이 중단되어 세계경제가 파탄날 수도 있다. 다음에 올 주요 폭풍은 기후나 금융이 아니라 생물학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 pp. 383-384

우리 모두는 앞으로 100년 동안 땅과 하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고 싶어한다. 우리는 화산 아래에 살고 있을까? 지구온난화나 인간이 야기한 또 다른 일이 대재앙을 촉발할까, 아니면 그런 위협이 세인트헬렌스산처럼 그냥 꺼져버릴까? 하지만 우리가 보유한 가장 뛰어난 날씨, 건강, 부의 모형들도 단기 현상조차 예측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중요한 질문은 아마 다음과 같을 것이다. 우리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단지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다 우리의 정신 자세에서 뭔가 근본적으로 비뚤어져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엉뚱한 곳에서 답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닐까? --- p. 401

우리는 늘 자신의 역할을 재평가해왔다. 우리는 창조주의 소중한 창조물이었다가, 또 하나의 유인원이었다가, 지금은 질병이 되어 있다. 이런 관점은 불필요할 정도로 숙명론적이기도 하다. 즉 우리는 선택권이 있고 미래를 통제할 수 있다. 우리 본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며, 재앙은 우리 유전자에 들어 있지 않다.

--- pp. 420-421

출판사 리뷰

델포이 신탁에서 2100년 세계의 미래까지
미래 예측의 도그마를 매혹적으로 파헤치다!

좀처럼 걷히지 않는 불확실성의 그림자,
우리는 미래로 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을까?

인류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인기상품을 꼽는다면, 그것은 바로 ‘미래’다. 미래는 언제나 위기와 기회를 한몸에 품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알 수 있다는 의미이고, 그럴 수만 있다면 위기도 기회가 된다. 그러나 미래는 좀처럼 그 실체를 인간에게 보여주지 않는다. 갤브레이스가 ‘불확실성의 시대’를 이야기한 지도 30년이 훌쩍 넘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미래라는 불확실성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사스(SARS)와 신종플루 같은 범유행병, 허리케인 카트리나, 아이티 대지진 같은 대규모 자연재해, 그리고 2008년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 수 세기에 걸쳐 과학을 발전시키고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왔건만, 이처럼 불시에 들이닥쳐 우리 삶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버리는 대재앙 앞에 속수무책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별다를 바 없다. 21세기의 첫 10년을 넘어가는 지금, 미래로 나 있는 길을 찾고, 미래의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을 위기와 화해하는 길을 찾을 수는 정녕 없는 것일까?
《거의 모든 것의 미래》는 예측이 가장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그 영향력 또한 가장 큰 세 분야, 즉 날씨, 건강, 경제의 예측에 얽힌 함정과 도그마를 파헤침으로써 그 해답을 모색하고 있다. 저자 데이비드 오렐은 피타고라스에서 아인슈타인까지, 고대 천문학에서 최신 복잡계이론까지, 우생학에서 이기적 유전자까지, 버블의 탄생에서 효율시장이론까지 과학과 철학, 경제학을 종횡으로 넘나들며 예측이론의 어제와 오늘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책에 담긴 지식의 깊이와 폭이 만만치 않지만, 손꼽히는 과학 전문번역가 이한음 씨의 능숙한 조리를 거친 덕분에 독자들은 이 보기 드문 지식의 만찬을 한결 편안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인류가 걸어온 예측의 역사
이 책은 먼저 델포이의 신탁 시대부터 점성술이 판치던 중세를 거쳐 경제예측이나 날씨예보가 일상화된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걸어온 예측의 역사를 살펴본다. 최초의 예언가였던 대지의 여신 가이아에게서 신탁을 탈취하여 예언의 신이 된 아폴론과 델포이의 비밀스런 신탁의식, 기원전 7세기에 아폴론의 마법화살(산과 강을 단숨에 건너고 전염병의 확산을 막게 해주었다는)을 얻었다고 전해지는 피타고라스와 그의 학파가 신봉한 수 예측체계, 스승 소크라테스가 폭로한 무지를 극복할 방법은 오로지 수를 활용하는 길뿐이라고 믿었던 플라톤과 훗날 과학적 방법론의 토대가 된 삼단논법의 창안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첫 주인공들이다. 이어서 코페르니쿠스와 튀코 브라헤, 케플러 같은 천문학과 우주모형의 아버지들, 운동과 변화를 찬양한 혁명가 갈릴레이와 중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 인류에게 삼차원 좌표를 선사한 데카르트가 등장한다. 그리고 19세기 들어 신을 밀어내고 예측의 왕좌를 차지한 과학의 거침없는 행군이 이어지는 듯했으나, 질서정연한 우주라는 믿음에 태클을 건 카오스의 발견과 결정론적 과학의 호흡기를 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원인과 결과가 일대일로 대응한다는 산뜻하지만 단순한 공식을 무너뜨린 복잡계이론의 등장으로 예측은 또다시 인간의 손에서 멀어진 것처럼 보였다.
저자는 묻는다. 지나치게 공식에 충실한 할리우드 영화처럼, 지금까지 과학이 세계를 예측 가능한 대상으로 상정하고 분석해왔다는 데 오히려 근본적인 위험이 있는 것은 아닐까? 날씨, 경제, 우리의 몸이 과연 낙하하는 돌처럼 속도와 시간을 계산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대상일까?

날씨예측의 오류는 정말로 카오스 때문일까?
오늘날 날씨예측은 농업, 에너지, 운송, 유통 등 날씨의 영향을 받는 모든 산업 분야와 언론에 최신 예보를 제공하는 수백억 달러의 사업으로 성장했다. 청량음료, 아이스크림, 영화, 의약품 등 많은 상품들이 날씨에 따라 소비량이 변한다. 전력회사는 예보를 바탕으로 수요량을 추정하여 발전기를 추가할지 등을 결정한다. 금융회사가 판매하는 날씨파생상품은 세계적으로 시장규모가 50억 달러를 상회한다. 날씨예보는 자본주의사회의 막강한 신탁이 되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날씨예보만큼 욕을 많이 먹는 신탁도 드물다. 자주 틀리기 때문이다. 대체 왜일까?
전문가들은 날씨예보에 오차가 생기는 것은 카오스효과 때문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GCM(General Circulation Model, 일반순환모형)을 이용한 수치예보의 초창기에는 단순한 모형공식 때문에 예보오차가 생겼지만, 모형이 훨씬 더 정교해진 오늘날에는 대기의 카오스적인 불안정성 때문에 생기는 오류가 예보오차를 지배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묻는다. 날씨가 과연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 한 번으로 지구 반대편에 허리케인을 불러올 만큼 그토록 미세하게 조율되는 계일까? 혹시 예측모형 자체에 오류가 있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저자는 카오스효과를 걸러냄으로써 예측모형의 오류를 증명해 보였다. 대부분의 기상예보 오류는 모형에서 비롯되며 카오스는 비교적 미미한 영향을 끼칠 뿐이라는 점을 말이다. 왜냐하면 날씨는 너무나 복잡하고 다양한 변수들 간의 상호작용을 토대로 하므로 몇 개의 방정식 집합으로 이를 모형화하기란 불가능하며, 매개변수를 더 많이 동원한다고 해도 모형과 현실의 차이는 좁혀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연구결과가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그는 기상학계로부터 니케아공의회에서의 아리우스파처럼 이단 취급을 받았고, 이후 그는 예측모형을 보호하는 데 관심 있는 분야는 비단 기상학계만이 아님을 발견하게 되었다.

유전자에서 미래의 건강을 읽어낼 수 있을까?
하늘에서 땅의 미래를 읽던 시대에는 아이의 운명이 출생 순간에 태양, 달, 행성들, 별들이 정렬한 위치에 따라 정해진다고 생각했다. 그 시대에 부모들은 자세한 별점을 쳐달라며 케플러나 튀코 같은 점성술사에게 돈을 지불했지만, 오늘날 우리는 의사를 찾아간다. 그들은 천체를 읽는 대신에 DNA 가닥을 훑고, 양수천자검사 등을 통해 태아를 대상으로 다양한 유전병 검사를 한다. 인간유전체계획이라는 생물학적 성배 찾기에 성공하면서 예측의학의 미래는 다른 어느 분야보다 밝아 보인다.
인간유전체계획의 목표 중 하나는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수십 개의 생명공학기업들이 우리의 장래 건강을 예언할 수 있는 DNA 검사법을 찾고 있다. 컴퓨터를 토대로 한 생물학적 예측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실제로 멘델유전병처럼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발생시키는 질병에 대한 예측력은 높아졌다. 그러나 불행히도 아직 치료법까지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만일 우리가 결함 있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면, 그것은 몸의 모든 세포에 들어 있을 테니 손쉽게 교정할 수가 없다. 또한 모든 질병이 명백한 유전적 뿌리를 갖는 것도 아니다. 암, 심장병, 천식, 당뇨병 등 유전적 요소가 있는 질병의 대다수는 유전요인과 환경요인의 조합에서 비롯된다. 허리케인이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듯이, 대다수의 질병도 몇 개의 악당 염기쌍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는 없다.
예측의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DNA 언어를 해독하고, 유전정보를 토대로 형질을 예측하는 수학모형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생물학적 모형에서는 측정할 수 있는 양보다 훨씬 더 많은 매개변수가 존재하며, 세부사항을 추가할수록 매개변수의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대장균 같은 단세포생물을 모형화하는 것조차도 엄청난 도전과제인데, 약 100조 개의 세포들이 계층구조를 이루면서 서로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받는 인간을 대상으로 그 생명활동을 모형화하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저자는 말한다. 유전이 중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유전자가 우리 미래를 돌에 새겨놓지는 않는다고.

미국 연준위 의장이 기계로 대체되지 않은 이유
1720년 영국에서 ‘큰 이익을 약속하지만 무슨 일을 하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수수께끼 같은 회사들이 설립되었다. 그중에는 정부 고위층과 국왕 조지 1세까지 연루된 남해회사도 있었다. 확실하지만 느린 수익에는 결코 만족할 수 없었던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광기 어린 투자환경이 조성되었고, 뒤이어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기록적인 수치의 파산을 불러오면서 영국 의회는 1921년 ‘버블법’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21세기 초입, 또다시 ‘큰 이익을 약속하지만 무슨 일을 하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회사들이 나스닥에 상장되면서 세상은 인터넷 버블이라는 재앙에 휩싸였다. 전세계의 기업, 정부, 대학뿐만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같은 거대기구들이 경제적 사건들을 예측하기 위해 수천 명의 경제학자를 고용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남해교역의 버블로 많은 재산을 잃었던 아이작 뉴턴은 이렇게 고백했다. “나는 천체의 운동은 계산할 수 있지만, 사람들의 광기는 그럴 수 없었다.” 경제적 폭풍우를 미리 알려줄 수 있는 경제예측 모형은 정녕 불가능한 것일까?
이른바 ‘효율적 시장’이라는 신화는 1960년대에 유진 파머가 효율시장가설(EMH)을 내놓은 이후로 현재까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통 경제이론의 주요 발판이 되고 있다. 이 가설에 따르면 시장은 ‘개별 주식의 미래 시장가치를 예측하려고 애쓰는, 적극적으로 경쟁하는 수많은 합리적인 이익극대자들’로 이루어진다. 시장의 변동은 무작위적인 외부충격의 결과이며, 시장의 반응은 합리적인 법칙들에 따라 통제된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 이론이 두 가지 이유로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첫째는 효율시장이론이 시?을 ‘정상’으로 보기 때문에 통제가 가능하다는 착각을 심어주며, 동시에 미래에 닥칠 금융폭풍의 진정한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시장은 언제나 옳다’, 즉 시장이란 모든 탁상공론가나 정부의 규제 담당자를 이길 수 있는 일종의 초합리적인 존재라는 암묵적인 개념이다.
이 책은 시장이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경제는 떨어지는 돌처럼 모형화할 수 있는 죽은 물체가 아니라, 주식중개인들이 흔히 말하듯이 나름의 생명을 지닌 일종의 초유기체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의 변동은 개별 투자자들의 결정에 따라 일어나며, 그들은 고도로 연결된 사회망에서 활동하는 상호의존적인 행위자다. 투자자들은 독립적이지도 동일하지도 않다. 따라서 정규분포가 가정하듯이 그들을 ‘정상’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며, 시장도 마찬가지다. 시장은 현실뿐만 아니라 허구도 다루며, 숫자뿐만 아니라 단어도 다루는 사회적 과정이다. 컴퓨터가 사회 추세를 파악하거나 이야기를 해석하는 일에 뛰어나지 않은 것처럼, 수학모형도 시장예측에는 그리 탁월하지 않다. 저자는 이것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아직 기계로 대체되지 않은 이유라고 뼈 있는 농담을 던진다.

통합적인 미래 예측의 중요성, 그러나……
저자 데이비드 오렐은 과학적 예측의 세 영역, 즉 날씨, 건강, 경제는 마치 자매 같다고 말한다. 우선 점성술이라는 같은 기원을 가졌고, 함께 성장했으며, 몇몇 같은 인물들을 통해 발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늘날 이 세 분야는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 예컨대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가져온 경제적 충격은 9.11 테러보다 훨씬 컸다.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활동과 인구에 영향을 받으며, 그로 인한 기후변화와 환경스트레스는 질병의 발생과 전파에 영향을 미친다. 즉 오늘날 이 세 영역은 거의 모든 사건에서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원인이자 결과가 되고 있다. 통합적인 예측이 필요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러나 우려할 만한 사실은 우리가 스스로 처한 문제의 규모에조차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에서는 모두가 제1세계 기준의 생활양식을 누린다면 지구의 환경용량이 1930년의 인구인 약 20억 명에 불과하다거나, 2050년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생활양식을 유지하려면 약 세 개의 지구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한다. 반면 또 한편에서는 지구온난화와 인구과잉에 대한 경고는 인류역사상 가장 안전한 시기에 살고 있으면서 자신이 대면한 도전과제가 특별한 것이라고 믿을 만큼 자기중심적인, 신경증적 사회의 병적인 창안물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지구온난화가 경제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계산법도 제각각이다. 교토의정서에 서명을 하기 전에 푸틴은 약간의 온난화는 러시아에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는데, 부시가 교토의정서에 서명하지 않으려 한 것은 실제로 미국 정부가 기후변화를 흡족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 과학자들은 극단적인 기후변화가 전쟁, 갈등, 불안을 야기하겠지만 “다양한 생장 기후, 부, 기술, 풍부한 자원을 갖춘 미국은 짧아진 생장주기와 혹독한 기후조건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며, “지속되는 위기상황에서도 미국은 타국에 비해 우위에 있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반면 중국과 인도는 농업피해와 주민의 대규모 이주에 더 취약할 것이며, 유럽은 북아프리카를 비롯해 각지에서 밀려드는 난민에 대처해야 할 것이다.

사정이 이러할진대, 컴퓨터 예측모형이 미래에 관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줄 수 있을까?

미래는 선택할 수 있다

저자는 우리 행동이 지구의 핵심 조절망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받아들인다면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있으며, 이를 통해 미래를 통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지구를 병원 응급실에 실려 온 희생자라고 하자. 그런데 우리는 과거에 이런 질병을 가진 환자를 접한 적이 없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전문의는 최신 장비를 동원해 전신을 새로 싹 훑으라고 말할 것이고, 반면에 비용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병원 관리자는 검사 여부가 전적으로 환자의 마음에 달려 있다고 말할 것이다. 현재의 지구온난화 논쟁은 이처럼 과학적 전문성을 갖고 있으며 대다수 직원의 지지를 받는 전문의와 인맥이 탄탄하고 논리가 잘 짜여 있으며 목소리가 더 큰 관리자가 응급실 복도에서 벌이는 실랑이를 닮았다. 그러는 사이에 병상에 누워 있는 환자는 점점 악화된다.
저자는 둘 다 옳은 동시에 둘 다 틀렸다고 말한다. 전문의는 지구의 생명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말할 때는 옳지만 기술을 이용해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점에서는 틀렸고, 관리자는 전문의의 분석이 과거에 부정확했으며 미래에 대한 믿을 만한 지침이 못 된다고 주장한다는 점에서는 옳지만 미래에도 그럴 것임을 절대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명백히 불가능한데도 이를 고집한다는 점에서는 틀렸다. 그리고 둘 다 환자를 의학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대상’으로 간주한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동안 예측모형들은 세계를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대상으로 전환함으로써 그것이 생명임을 부정해왔다. 그리고 자연에 감정이 개입하는 것을 차단함으로써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결정을 취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하지만 날씨와 건강과 경제, 그리고 이 모두를 포괄하는 세계는 살아 있는 시스템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예측 불가능성의 표지이며, 이는 생명의 심오한 특성이다. 행동이 지나치게 예측 가능한 생물은 죽고 말 것이다.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역동적인 내부질서를 유지하면서 창의적으로 행동하는 능력은 생명체의 선결조건이다. 생명은 풍성하고 복잡한 구조를 향해 진화하며, 그 구조는 단순한 분석을 거부한다.
이 책은 그럼에도 우리는 예측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예측과학은 가상의 실험을 수행하고, 가능한 시나리오들을 살펴보며, 취약점을 인식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아폴론의 화살은 미래로 날아가거나 전염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수는 없다. 그러나 위험을 가리키고 예측 불가능한 세계에서 우리가 항해하도록 도와주는 나침반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설령 폭풍을 예측할 수는 없다고 해도, 폭풍에 대처할 우리의 능력은 예측할 수 있지 않겠는가?

추천평

중세 점성술사의 시대 이래로 숱한 이들이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경제학에서 의학과 기상학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예측과학은 어느 분야에나 있다. 예측능력에 대한 과대선전과 그것을 팔아먹는 장사꾼들도 어디에나 존재한다. 데이비드 오렐은 우리가 미래에 관해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진실을 알릴 의지와 능력을 지닌 몇 안 되는 전문가다. 이 책은 지난 20년 동안 출간된 가장 중요한 과학서 중 하나다.
로버트 매튜스(영국 애스턴대학교 교수, 《기상천외 과학대전》의 저자)
이 책은 미래예측이 지닌 중요성과 문제점을 폭넓고도 인상적으로 다루고 있다. 또한 쉽고 명쾌한 문체로 과거의 성공 및 실패 사례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미래예측에 관한 다양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내 예측은 이렇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독자들은 분명 흥미를 느낄 것이고, 책장을 덮을 때쯤이면 우리가 진정으로 예측해야 할 미래는 무엇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제프리 로젠탈(《1% 확률의 마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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