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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무는 조용하다
나무는 조용하다 | 나그네는 믿음으로 떠난다 | 어디서 밥이 될 것인가 | 돌아오는 길 | 내가 나에게 | 꽃차를 마시며 | 아버지의 편지 | 사랑하는 딸에게 | 뉴스 | 무엇이 우리를 훔쳤는가 2. 사랑 하나 붙잡고 나그네로 살며 | 떠나면서 | 고향집 나무 | 2015년 십자가의 춤 | 누가 무소유를 말하는가 | 밥을 먹는다 | 사랑 하나 붙잡고 | 나래쉬 | 절박한 마음 | 차 한 잔으로 3. 저는 만주로 갑니다 저는 만주로 갑니다 | 731부대 이시이 | 1894년 조선의 고통에 응답하다 | 우리의 큰 죄 | 조선독립전쟁 | 승전을 위한 기도 | 천진 거리에서 | 이토 히로부미에게 | 촛불 감사 | 골리앗 4. 빨간 눈물 21세기 출애굽 | 도시 정글 | 촛불 묵상 | 하얼빈에 갑니다 | 너무 다른 기도 | 우리가 산 시대 | 조국에 대한 묵상 | 질문 | 죽창이다 | 빨간 눈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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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들에 담긴 격정은 역사의 변방으로 밀려난 이름 없는 달리트들을 가슴에 품고 몸부림쳤던 그의 삶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 그가 이해한 복음은 철저한 복음이었다. 그의 복음은 피의 복음이다. 그래서 그의 시도 처절하고 철저하다. 이 땅의 모든 고난의 뿌리를 파고든다. 시집 후반부가 과격해 보이는 이유다. 원래 ‘Radical’이란 말은 ‘Root’란 말에서 왔다. 문제를 뿌리로부터 보기 때문에 Radical한 것이다. 복음으로 비뚤어진 세상을 전복하고자 했던 그의 선교적 불꽃은 이 시집 속에 여전히 타오른다. 식지 않은 그의 뜨거운 가슴이 시 속에 오롯이 담겨 있다. 그 심장의 온도가 심상치 않다. 멀지 않은 장래에 누군가의 밥이 되어 살아가는 치열한 삶으로 우리 앞에 성큼 나타날 것만 같다. 전혀 낯설지 않은 모습으로.
--- pp. 8~9 카페에서 미리 시를 읽어본 분들이 시어는 아름다워야 하며 읽으면 입가에 미소가 번지며 낭만적인 기분이 들어야만 읽히는 시, 성공적인 시가 된다고 조언을 해주었다. 어쩌랴! 뜻대로 할 수 없는 것을 어쩌랴! 시인은 하늘이 주는 대로 쓸 수 있을 뿐이다. 특별히 몇몇 시의 내용이 너무 비분강개해서 달리트 선교사 이옥희만 아는 교우들과 후원자들이 상처를 받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였다. 충고해주는 그분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시를 삭제하거나 내용을 바꿀 수는 없었다. 인도를 떠나온 후로 식민지였던 근대한국과 아시아, 아프리카 구석구석의 고통과 아픔을 머리가 깨지고 심장이 터지도록 맛보게 하신 하나님의 뜻과 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 pp. 10~11 익숙한 것들을 / 떠나면서 / 죽음을 사는 거지 // 버리다 보면 / 아침 오듯이 / 이슬 내리듯이 / 자연스레 / 사랑 하나 붙잡고 / 별처럼 사는 거다 // 어딜 가나 / 따라오는 그림자 있어 / 도란거려도 / 바람 숲 지나고 / 광야의 도시 / 소란한 침묵 / 사라진 별빛 아래 / 지친 사랑이 운다 // 님이여 / 외로운 님이여 / 사랑 하나 붙잡고 / 함께 가며 / 홀로 가는 님이여 // 그대 등 뒤로 / 하얀 눈이 내리고 / 인간사 어둠이 / 깊어만 가는데 // 봄은 / 멀리서 / 느리지도 / 빠르지도 않은 / 걸음으로 / 꿈처럼 오고 있다// --- pp. 60~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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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고 물으며
“때로 격정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신의 삶의 주인이 자신이 아님을 알기에 그는 하늘의 뜻을 묻고 물으며 엎드리고 또 엎드렸다. 이 시집은 그런 고통스런 침잠의 시간의 산물이다.” 이옥희 목사의 시집 『나그네는 믿음으로 떠난다』는 고난을 축복으로 고백하는 기도 시집이다. 시인이 피땀으로 일군 20여 년의 사역과 강제로 결별한 절망이 개인의 체험을 넘어 지역과 역사를 넘나들면서 하나님을 향한 울부짖음으로 알알이 맺혀 있다. 그러나 단순히 격정만을 토로하는 것이 아니다. 역사를 거꾸로 읽으며 철저하게 고통받고 억압받는 자의 편에 섰기에 고난이 결국 축복임을 고백하게 된다. 시어는 아름답다는 편견을 깨는 것을 넘어 우리의 신앙생활을 기초부터 흔드는 강렬한 간증을 만날 수 있다. 무너지지는 않는다 “타고난 성정을 거스르며 주인의 부름을 따라 나그네가 된 나는 믿음 때문에 떠나면서도 몸살을 앓았고 속울음 울었지만 나그네로 살기에 세상에 대하여 자유롭다. 그러나 때로는 세상의 어둠과 폭력에 위축되고 자신의 무능과 무력감에 상처받아 지나온 인정과 사랑과 고향을 그리워하며 운다. 그렇다고 무너지지는 않는다.” 몸살을 앓지만 무너지지는 않았다는 시인의 말은 이 시집에 담긴 정서를 그대로 대변한다. 여기에 실린 시가 신앙에 관한 묵상의 산물이자 간절한 기도이지만 신앙생활을 넘어 우리 삶 전반에 감동을 주는 것은 이렇듯 삶에 대한 강렬한 도전 정신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믿는 사람은 그 힘의 근원을 알 수 있다. 때론 강렬하고 때론 서정적인 모든 시에서 마침내 깨달을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손길과 임재이다. 갑오년에서 촛불 집회에 이르기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격변조차 역사적 성패보다 중요한 것이 주님의 섭리와 변치 않는 사랑임을 이 시집을 통해 고백하게 된다. 누구의 밥이 될 것인가 “황무한 데칸고원의 / 가시덤불 아래서 / 뒹구는 돌덩이 / 불볕더위에 타버린 / 달리트의 가슴 / 에이즈로 부모 잃고 / 자기도 병든 / 샨띠홈 아이들의 눈망울 / 나를 부른다 // 나는 어디서 / 누구의 밥이 될 것인가” 격정과 침잠, 지역과 역사를 넘나들고 있지만 시인의 마음은 오로지 누구의 밥이 될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다. 그것이 예수의 삶과 가르침을 따르는 가장 확실한 길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낮은 곳으로 임한 주님처럼 자신을 끝없이 낮추는 과정이 이 시집에 오롯이 담겨 있다. 절망에서 좌절로 빠지지 않고 그것을 넘어 새로운 곳으로 향하는 나그네의 발걸음은 이 시집이 읽는 이의 가슴속에 남기는 강렬한 영상이다. 넘어지고 흔들리면서도 십자가 사랑에 잡혀서 주어진 길을 뚜벅뚜벅 가는 시인의 삶이 큰 감동을 준다. 이옥희 목사의 『나그네는 믿음으로 떠난다』는 일반적인 신앙 시집과는 결이 많이 다르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 격정에 놀랄 수밖에 없지만 종국에는 시인과 똑같은 마음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그것을 간절히 구하게 된다. 이 시집을 읽어야 하는 중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