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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겨울 봄 여름 가을 역자 후기 |
Arthur Philli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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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그녀를 위해서라면 난 무슨 일이든 했을 거다, 줄리언.” (……) 그때 불쑥 그 생각이 디밀고 떠올랐다. 저 여자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고. 노랫말 속에서 그녀는 연인을 실은 배가 귀항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물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프도록 듣고 싶었던 그 음악을 그녀가 ‘그에게’ 불러주고 있었다. 머지않아 바다를 건너 전쟁터로 떠날 그가, 그녀가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는 연인이기라도 하듯이. 그리고 이 생각은 방금 맞은 화살처럼 그의 몸에 꽂혀 파르르 떨렸다. 왼쪽에 서 있는 장교든, 오른쪽의 젊은 처녀든, 누구든 죽여버리고 싶었다. 이상한 생각이라는 건 자기도 알고 있었다. 훗날 아버지는, 폭력적인 사람이 아니었는데도 바로 그 순간 사랑이란 게 그렇게 느껴지더라고 했다. 음악적 황홀경의 정점까지 떠받쳐져 올라가서, 인간들의 속세를 내려다보며 말살을 생각하게 되더라고. --- p.12
줄리언 도나휴의 세대는 휴대용 헤드폰 음악의 선구자였기에, 그는 열다섯 살부터 어디를 가든 일상의 사운드트랙을 휴대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스물세 살 처음 뉴욕에 와서는 브루클린 하이츠 산책로를 배회하면서 자기가 이곳을 처음 발견했다고 주장했고, 무수한 시간과 워크맨을 동원해 식민지로 삼았다. 그는 처음으로 사창가를 찾은 남자가 노련한 창녀와 사랑에 빠지듯 맨해튼의 스카이라인과 사랑에 빠졌다. 해질녘에, 새벽녘에, 또 캄캄한 한밤중에, 새카만 이스트 리버에 비친 자기 그림자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상념에 잠겼고, 그럴 때면 높은 탑마다, 거미 다리처럼 길게 뻗어 보석처럼 반짝이는 브루클린 다리마다 걸려 있는 후광들이 모두 어떤 의미를, 비로소 음악으로 소리를 얻고 가사를 통해 해독되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의미들을 품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멈추지 말고 돌아가, 워크맨아, 계속, 계속, 리와인드해서 차고 넘치는 의미를 내게 전해줘. --- pp.27-28 지금 줄리언은 기우뚱, 방향을 트는 지하철의 오렌지색 좌석에서 그럭저럭 예쁘지만 눈이 번쩍 뜨일 정도는 아닌 맞은편 자리 소녀를 뜯어보고 있었다. (……) 세상에는 그런 남자들이 있다. 딱 맞아 떨어지는 노래만 있다면 (적어도 정신 차리고 생각이라는 걸 하기 전까지) 지하철 맞은편 자리에 앉은 소녀도 자기와 같은 걸 듣고 느낀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도록 생겨먹은 남자들이. 그리고 그런 남자들한테는 이 로맨스로 반질반질 덧칠된 풍경 속에서 저 소녀가 운명의 상대역으로 점지되었다고 느끼지 않는 쪽이 오히려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소녀는 이제 눈길을 들고 위를 올려다보고 있다, 미소가 살짝 번지는가 싶었는데, 아니, 자기 아이팟에서 자기 노래를 듣고 있을 뿐이었다. --- pp.55-56 아버지는 그에게 훈계하곤 하셨다. 위대한 음악은, 종종 참담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현명한 팬은 의미심장한 음악의 창조자들에 대해서 뭔가 알아내는 짓은 조심스럽게 피해야 하고, 마티네 재즈 드러머들이나 반유대주의 작곡가들의 전기에는 눈을 감아야 하며, 적나라하게 두드러진 낭만적 청춘을 보낸 지겹게도 오래 산 팝스타들과 점심을 함께 먹는 일은 피하는 법이라고. 차트에서 급상승 중인 소녀와 사랑에 빠졌다고 하면 아버지는 뭐라고 하셨을까? --- p.341 “하지만 팬들이라는 건 말이오, 줄리언…….” 그는 비틀거리다가, 나뭇가지에 몸이 걸렸다. 나뭇가지는 체중에 휘청거리며 구부러졌고, 무릎이 한 번에 하나씩 꺾였다. 카우보이 장화에는 뭔가 잔뜩 튀어 묻어 있었다. “……그리고 내가 하는 말 잘 들어요. 나는 내 몫을 누렸으니까. 이 선이라는 게 있는데, 이게 아주 미묘하고 멋진 거란 말이지. 케이트와 나, 우리는 팬들에 대해 어쩌면 당신 같은 사람은 상상도 못할 일들을 알고 있단 말이오. TV 광고니 그 많은 아이스 라테들이니.” (……) “자기가 모르는 팬들은 사랑한다 이 말이오.” 그는 손을 줄리언의 어깨에 얹었다. “자기 소개를 하는 팬들은 ‘끔찍하게 싫어요’. 락스 맛 젤리빈처럼. 법칙이지…….” --- p.4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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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광고 감독 줄리언 도나휴는 심각한 ‘중년의 위기’에 빠진 남자다. 두 살배기 아들을 잃은 후 결혼생활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결국 아내 레이첼과는 별거에 이르고 만다.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 치는 그에게 유일한 안식처는 빌리 할러데이의 노래에서 재즈, 락에 이르기까지 매일 아이팟으로 듣는 음악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들른 브루클린의 클럽에서 그는 케이트 오드와이어라는 아일랜드 출신 밴드 보컬의 노래를 듣게 된다. 줄리언은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와 자신의 삶을 통째로 읊조리는 듯한 음악에 빠져버린다. 줄리언은 조언이 담긴 짤막한 팬레터를 술잔 받침 뒷면에 적어 보내거나 온라인에서 그녀의 일정을 확인하는 열성적인 팬이 되지만, 그녀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를 망설인다.
한편 케이트 역시 알 수 없는 누군가가 보내는 메모에 점점 빠져들고, 그녀에 대한 비판과 애정을 솔직하게 담은 그 메모를 쓴 사람이야말로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조언자라고 생각한다. 둘은 직접 만나는 대신 이메일과 온라인 방명록, 전화 등으로 끊임없이 소통한다. 줄리언은 케이트를 스토킹하고 케이트는 그가 자신을 더욱 가까이 스토킹할 수 있도록 기꺼이 내버려두는 상황에서 두 사람은 자신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주고 열정을 주는 긴장감이 깨어질까봐 두려워 거리를 유지하면서 기묘한 술래잡기를 펼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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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
《워싱턴포스트》 ‘2009년 최고의 소설’ 빌리 할러데이에서 데이빗 보위까지 시대를 관통하는 대중음악을 배경으로 삶의 지표를 잃은 두 남녀가 마침내 찾아낸 영혼의 음악, 그 속에서 얻는 진정한 구원의 신곡神曲 ‘더 송 이즈 유’ 현재 미국 문단과 독자들에게 가장 주목받는 작가 아서 필립스의 신간 『더 송 이즈 유The song is you』가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 필립스의 이 소설은 《뉴욕타임스》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과 《워싱턴포스트》 ‘2009년 최고의 소설’로 각기 선정되면서 세계 각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저자는 “최근 십 년간 등장한 미국의 소설가 중 최고”(커커스 리뷰)라는 평가에 걸맞게 첫 장편소설 『프라하Prague』로 최고의 데뷔소설에 수여하는 ‘아트 사이던봄 상Art Seidenbaum Award’을 받은 것을 비롯하여, 두 번째 소설 『이집트학자The Egyptologist』와 세 번째 소설 『앤젤리카Angelica』가 수많은 단체에서 ‘올해의 소설’로 선정되며 21세기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급부상했다. 저자는 치밀한 서사와 현대적 감각을 독창적으로 살린 새로운 문체로 아이팟 중독자인 고독한 중년 남성의 내면의 파고를 따라가며 우리 삶에 미치는 대중음악의 영향력과 디지털 시대의 소통과 사랑의 의미에 대해 탐구한다. 휴대용 음악기기를 통해 자신만의 사적 공간을 확보하였으나 오히려 전 세대보다 더 외로워지고 소외되어가는 현대인에게 저자는 속 깊은 이해와 위로를 보내며, 영혼을 위로하는 음악을 통한 구원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장난기 넘치고, 영민하며, 호감 가고, 창의적이다.” 《뉴욕타임스》에서 이 작품을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으로 뽑으며 격찬한 말이다. 음악을 통해 한 남자의 방황과 외로움, 그리고 구원에 이르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아서 필립스의 이 소설은 화려하면서도 독창성이 풍부한 산문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문체로 한 편의 시처럼, 몸을 휘감는 재즈 선율처럼 독자들에게 다가온다. 특히, 독자적으로 신조어를 만들어 사용하고, 문장을 역동적으로 비틀어 환치시켜 가장 영어다운 유려한 문장을 구사하는 작가의 문체는 ‘트루먼 카포티만큼이나 정확하고 매끈하다!’(라이브러리 저널)는 평가를 받았으며, 최근 미국에서 주목받는 젊은 작가들의 특징과, 현대 미국 소설의 경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더 송 이즈 유』는 유행가 가사가 자신의 이야기라고 느껴보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큼 대중음악이 불가항력적으로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순간, 그 찰나의 전율과 환희를 완벽하게 짚어내고 있다. 상실감에 시달리는 주인공 줄리언은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노래하는 듯한 케이트의 음악에 완전히 빠져버린다. 이 둘은 서로 만나지 않은 채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을 벌인다. 『롤리타』를 연상시키는 이 대목은 낭만적인 사랑으로 보이기도 하고 혹은 스토킹 같기도 하여 은근한 스릴감과 서스펜스를 불어넣는다. 그리고 이런 기이한 행각 끝에 주인공이 과거와 화해하고, 마침내 구원에 다가가는 과정은 바로 『실낙원』, 그리고 『신곡』의 현대적 재해석이라 할 만하다. 이 작품은 사이렌에 유혹당한 방랑자의 이야기, 즉 대중음악과 뮤지션들에 경도된 한 ‘팬’의 『오디세이아』이기도 하다. 점점 조직화, 거대화되는 현대의 연예 산업은 틴에이저 집단뿐만이 아니라 성인층까지 흡수하며 ‘팬덤’을 확장하고 있다. 줄리언과 케이트의 관계를 통해 저자는 무감동한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어른’들이 어떻게 대중문화와 셀리브리티의 매혹에 빠져드는지 생생하게 묘사하며 통찰한다. 스타를 흠모하며 이래도 괜찮은 것인지 끊임없이 자문하고, 자괴감까지 느끼면서도 ‘팬심’을 놓지 못하는 주인공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에는 열정을 잃어버린 지친 현대인들에 대한 연민이 묻어난다. 프랭크 시나트라를 비롯한 수많은 가수들이 커버한 유명한 재즈 넘버에서 제목을 가져온 것에서 보듯이 이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음악’으로, 작가 자체가 하버드 대학 출신이면서 버클리 음악대학에서 수학하고 재즈 뮤지션으로 활동했던 경력이 있을 만큼 음악광이다. 음악은 재즈에서 로큰롤까지, 작품 전반에 걸쳐 흐르며 텍스트에 청각적 심상을 더해주는 동시에, 때로는 쓸쓸하게 때로는 희망적으로 주인공이 밖으로 표현하지 못한 욕망을 분출시키며 위무한다. 중년의 쓸쓸한 삶에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이 작품은 그야말로 비극, 소외, 갈망, 그리고 치유에 대한 가슴 아픈 송가이자, 음악으로 구원에 도달하게 하는 항구적 사랑을 드러내보인다고 할 수 있다. 추천의 글 아서 필립스의 글쓰기는 장난기 넘치고, 영민하며, 호감 가고, 넓은 범위를 아우르며 창의적이다. 소설 전체가 신선한 통찰과 영감으로 충만한 글쓰기를 통해 쌩쌩하게 살아 있다. 《뉴욕타임스》 최근 십 년간 등장한 미국의 소설가 중 최고이다. 《커커스 리뷰》 필립스는 얼핏 황량해 보이는 현재를 항해하는데, 이 현재는 결국 뜻밖의 은총으로 충만한, 풍요롭도록 인간적인 것으로 밝혀진다. 등장인물들에 대한 필립스의 묘사는 깜짝 놀랄 만한 농도의 열정으로 채워진다. 《워싱턴포스트》 마지막에, 나는 그 느리고 은밀한 보속과, 모호한 에로티시즘과, 자의식적이면서도 부정할 수 없는 영악함에 두 손을 들고, 아, 그렇다, 심지어 투덜거리면서도 작가의 팬이 되고 말았다. 《보스턴글로브》 어떤 책들은, 어떤 노래들이 그러하듯, 서서히 당신을 침공한다. 결코 행동하지 않는 줄리언의 우유부단은 가히 햄릿 수준에 이르는데도, 이 책은 희한하게 서스펜스로 넘친다. 《페이스트 매거진》 작가는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며,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줄리언의 감각적 정보를 서늘하고 유연한 산문으로 옮기는 일을 기막히고도 멋지게 해내고 있다.《퍼블리셔즈 위클리》 이 책은 고독, 소외, 중년과 소위 ‘한 물 간’ 기분, 그리고 과거에 짓눌린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파헤친다. 그러나 이토록 진지한 주제들에도 불구하고, 필립스의 찬란히 반짝이는 산문 덕분에 이 책은 진짜 제대로 재미있게 읽힌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온라인 뮤직의 시대에 사랑을 바라보는 대담무쌍하게 독창적인 시선. 《더 데일리 캔디》 이것은 당신이 기다려 왔으나, 찾기 힘들었던, 그런 소설이다. 《버팔로뉴스》 |